법과 시장
'법과 시장' 칼럼은 각종 송사 현장을 누비는 변호사들의 눈으로 경제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경제 관련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적인 명쾌한 해석과 분석으로 독자들의 안목을 넓혀줄 것입니다. 또 시장에서 요구되고, 통용되는 법 논리와 경제 논리 간의 충돌점과 접점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길라잡이 기능도 합니다. '법과 시장' 칼럼은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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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에서 주가조작 등 증권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도를 담합 등 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에 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집단소송의 확대에 대해 우려어린 시선이 적지 않다. 미국식의 집단소송제도란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집단소송제도(Class Action)는 피해를 입은 집단의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판결의 효력을 피해자 전체가 공유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집단소송제는 지난 2005년 증권분야에 한정돼 도입됐다. 법무부는 최근 집단소송제 대상을 기업의 가격·입찰 담합 비리 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물론 이와 같은 집단소송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법상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50인 이상의 소송인단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 비율이 총 발행 주식의 1만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집단소송으로 인정되면 소를 제기하는 피해자도 소송경제적인 이득을 가지고, 피소당하는 기업역
일을 하다보면 가끔씩 ‘아직도 간통이 형사처벌 대상이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지난 20여년간 여러차례 폐지논란이 있었던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폐지된 걸로 오해하는 것이다. 1990년부터 2008년까지 헌법재판소가 4차례나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려준 덕분에 현재까지도 간통죄는 엄연히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로 남아있긴 하다. 하지만, 간통고소 및 관련있는 이혼사건을 일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필자는 간통을 형사범죄로 계속 남겨두는 게 맞는지 참 의문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0여년간의 변호사 생활에서 목격한 바에 의하면 간통죄는 회복불가능한 뇌사상태에서 생명유지장치로 연명하고 있는 환자다. 일단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달리 간통죄를 저지른 당사자들은 자신이 잘못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간녀와 살기 위해서 집을 나간 남편이 ‘행복추구’를 위해서 이혼해달라면서 먼저 이혼소장을 보내는 경우를 봤다. 남편과의 외도를 따지러 찾아간 아내에게 상간녀가 도리어 ‘당신 남편은 나를
현재 삼성과 애플은 미국에서 갤럭시S3, 아이폰5 등이 계쟁 대상으로 포함된 특허전쟁을 치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동안 특허분쟁 대상으로 있었던 제품군보다 최신인 제품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2차 특허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애플이 첫 소송을 제기한 이래로 양사 간의 특허전쟁은 상황이 계속 변화해 왔다. 법정 공방이 진행되는 와중에 신 모델이 속속 출시되면서 대상 제품도 계속 바뀌었다. 2차 특허전쟁에 앞서 미국 세너제이 법원의 권고에 따라 2014년2월 양사의 최고경영자가 합의를 타진하기 위해 회동했지만 결렬됐다. 결국 삼성과 애플은 재판부가 지난해 9월 제한한 대상제품과 특허권을 놓고 특허분쟁을 벌이게 됐다. 애플이 이번 2차 특허전쟁에서 사용할 특허를 살펴보면, 단어를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특허, 특정 데이터를 구분해서 실행할 수 있는 데이터 태핑 특허, 음성인식 통합 검색 특허(소위, 시리 특허), 데이터 동기화 관련 특허, 밀어서 잠금 해제 관련 특허다. 총 5개의
우리 사회는 고령화, 핵가족 사회로 변화됐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반영해 우리 민법의 혼인 및 상속법 분야도 그간 부부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배우자의 권리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화돼 왔다. 최근 법무부 민법(상속편) 개정 특별분과위원회는 배우자의 상속분을 혼인생활 중 형성한 재산의 절반을 선취분으로 먼저 인정하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는 자녀들과 공동상속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은 유언으로도 선취분을 침해할 수 없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한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는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 생활안정과 출산율 급감으로 인하여 상속의 자녀부양적 의미가 사라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안에 대하여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유언으로도 배우자의 선취분을 변경할 수 없다는 규정은 피상속인의 생전 유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 또 60-70대 황혼재혼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개정안과 같이 배우자의 선취분을 인정하게 되면 자칫 중년 또는
최근 카드사 등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 징벌적 과징금 도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런 중에 생명보험사 등에 내린 1000억원대의 과징금이 위법하다는 법원판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이 과징금제도가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도의 운용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과징금은 위반행위에 따른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금전적 제재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공정거래법에서 이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은행지주회사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으로 확대됐다. 놀라운 점은 그 금액수준이다. 예를 들어 카르텔의 경우 매출액의 100분의 10을 부과하고, 매출이 없으면 20억원을 부과한다. 의아한 점은 천문학적인 금액의 과징금과 피해자 구제조치와는 운영상 상호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다. 관리당국이 위법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제재를 하고 징구한 과징금에서 피해자구제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원스탑서비스화 되는 시대에 규제영역에서도 제재조치와 피해자구제조치가 원스탑서비스로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
요즘 세상은 확실히 남녀평등의 면에서는 진일보한 것 같다. 이제는 '여성우위'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필자의 성장기(필자는 1967년생으로 1980년대에 성장기를 보냈다)보다는 '남녀평등'에 많이 근접한 것 같긴 하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이런 추세는 어디까지나 50대 정도까지만 적용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 연배를 넘어서서 60대 이상이 되면 아직도 그 분들의 사고 속에는 '여자는 출가외인'이라는 사고가 의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본다. 부모들의 '출가외인' 관념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자식들에 대한 재산분배다. 키울 때는 딸들을 애지중지했던 부모도 정작 재산을 분배할 때는 딸들에게 박한 경우가 적지 않다. '출가외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내 품 안에 있을 때야 내 자식이니까 잘해주지만, 일단 시집을 가면 출가외인이니 내 자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모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납득이 안되는 건 아니다. 자식들에게 고루 나눠주면 재산이 작게 나눠져서
최근 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상대로 낸 지식재산권침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내기업이 변론전 전자증거조사단계에서 이메일 기록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미국 법원은 배심원에게 미국기업의 주장에 유리하게 증거판단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이후 국내기업이 엄청난 배상판결을 받게됐다. 이처럼 지식재산권소송에서 변론전 전자증거조사제도에 대한 대응여부는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변론전 전자증거조사제도(E-Discovery)란 무엇일까. 미국에서 비롯된 이 제도는 변론이전에 증인신문, 석명, 문서제출요구, 감정 등 증거조사를 거쳐 변론기일에 집중심리를 유도하는 절차다. 판사앞에서 모든 증거조사가 이뤄지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제도다. 또 디스커버리(E-discovery)는 이를 전자정보에 확대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2006년 12월 1일 미국의 민사소송규칙이 개정되면서 시행됐다. 이 제도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전자정보를 쉽게 삭제할 수 있지만 고도의 과학적인
개인사업체는 물론 기업에 정보기술력과 영업비밀과 같은 무형의 자산은 정보화시대에 있어서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공들여 개발한 기술이나 영업비밀이 경쟁업체에 유출되어 낭패를 당하고, 파산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로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 있다. 하지만 기업은 영업비밀에 별다른 보호방안을 강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술개발에 관여한 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경쟁업체가 동일한 기술을 선점하여 제품을 생산하여 막대한 개발비용만 손해보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업비밀과 관련하여 국내 회사간의 분쟁은 물론 영업비밀의 해외유출에 따른 국제적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시멘트 업계간에 연구소 직원의 기술유출행위에 대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도,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은 만한 기술인가 그리고 과연 연구직원을 통한 기술
최근 특허 못지 않게 상표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작명이 잘 된 브랜드나 인기를 끌기 시작한 브랜드가 있을 경우, 해당 브랜드에 대해 상표출원을 해 놓지 않아 곤란한 경우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해당 브랜드가 상표출원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간파한 경쟁회사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에 편승하기 위해 비슷한 상표출원을 시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해당 브랜드에 대한 상표출원을 해 놓지 않아 경쟁회사가 대신 상표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억울하더라도 해당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제품을 폐기해야 할 수도 있다. 사업자들은 상표권 확보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상표권 확보를 한 후에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에서 상표권을 등록 받아놓고 해당 상표를 3년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표가 죽을 수도 있다. 한국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서, 상표권자 등이 정당한 이유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3년
20여년 전, 필자의 친구 중 한 명이 사업실패 후 돌아가신 아버지의 빚을 떠안고 직장 초년병 시절부터 고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이라는 제도를 잘 몰랐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제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면 부모(혹은 부모 외 피상속인)의 빚을 물려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국민상식. 손 놓고 앉아서 빚을 물려받는 사람은 이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채무상속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 이것부터 어렵다. 상속포기는 말 그대로 상속을 포기하는 것으로, 재산이건 빚이건 모두 상속받지 않는다. 물려받을 재산이 물려받은 빚보다 적은 것이 명백하다면 상속포기 쪽이 간편하다. 상속포기는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민폐를 끼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우리 민법에서 상속인은 직계비속과 직계존속, 형
최근 계열사를 통한 기업어음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 금융소비자단체에서는 금융감독원에 국민검사청구를 신청했고 금융감독원이 이를 수용해 향후 그 검사결과에 대해 관심이 높다. 하지만 검사의 초점이 금융기관의 위법사항의 검사일뿐 피해자의 구제에 초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들려 씁쓸하다. 이미 해당 금융기관에 대한 무기한 검사에 돌입한 상태에서 국민검사청구에 의한 검사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국민검사청구제도는 금융감독원이 금년 5월에 200명이상의 금융피해자가 금융기관의 위법사항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할 수 있게 한 제도이다. 문제는 이제도의 실체가 단순한 검사촉구에 불과함에도 너무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무려 200명 이상의 연서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이와 같이 엄격한 절차를 요구하는 것일까? 또 국민감사를 청구한 피해자들이나 이와 유사한 피해자들의 실효성있는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2004년 일본 동경지방재판소는 세계 최초로 청색 엘이디(LED)를 개발해 니치아화학에 연간 10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안겨준 나카무라 슈지 연구원에게 니치아화학은 20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물론 항소심에서는 보상금을 감액, 84억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했고 이에 따라 화해가 이루어졌지만, 이 재판은 회사의 직원이 회사의 업무와 관련해 발명(소위, 직무발명이라고 함)을 했을 때, 해당 발명에 대한 보상금을 인정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나카무라 슈지 교수가 니치아화학 재직 당시 청색 엘이디를 개발한 보상금으로 최초로 지급 받았던 금액이 불과 2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금 관련해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게 됐다. 직무발명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발명진흥법 제 2조는 직무발명에 대해 종업원(회사의 연구원)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발명한 것이 성질상 사용자(회사)의 업무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