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카드사 등의 개인정보유출과 관련, 징벌적 과징금 도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런 중에 생명보험사 등에 내린 1000억원대의 과징금이 위법하다는 법원판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이 과징금제도가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도의 운용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과징금은 위반행위에 따른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금전적 제재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공정거래법에서 이제도를 처음 도입한 이후 은행지주회사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으로 확대됐다.
놀라운 점은 그 금액수준이다. 예를 들어 카르텔의 경우 매출액의 100분의 10을 부과하고, 매출이 없으면 20억원을 부과한다.
의아한 점은 천문학적인 금액의 과징금과 피해자 구제조치와는 운영상 상호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다. 관리당국이 위법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제재를 하고 징구한 과징금에서 피해자구제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원스탑서비스화 되는 시대에 규제영역에서도 제재조치와 피해자구제조치가 원스탑서비스로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 시대흐름에 부합한다. 특히 관리당국을 국민의 공복으로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리인으로 보는 시각으로 볼 때에 이와 같은 원스탑서비스는 너무나 당연한 의무사항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에서 보면 그간 징구한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피해자구제 등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먼저 과징금을 국고로 귀속시켜 그냥 다른 일반예산과 동일하게 집행하는 현재의 관행은 개선되어야 한다. 과징금을 특별기금 등으로 분류하여 전부 또는 일부가 피해자구제에도 사용되도록 제도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능하면 과징금의 부과요건 및 관련매출액 등의 개념도 좀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
이번 개인정보유출사태의 발생 및 대책논의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실제 피해자인 금융소비자는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나 소외됐다.
이런 차원에서 동의의결제도를 개인정보 관련 법률에서 도입해야 한다. 동의의결제도는 위반사업자가 스스로 피해자구제 및 재발방지를 위한 시정방안을 내고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어 타당한 경우 이에 따른 법적효력을 부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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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의 시장지배자적인 지위남용과 관련하여 이제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인정보 관련법에서도 이를 도입하여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규제영역에서도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고 실제로 바뀌고 있다. 이런 시대흐름에 발맞추어 공공서비스에서도 원스탑 서비스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즉 제재조치와 피해자구제조치가 동시에 융합하여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참여를 보장하여야 한다.
한편 최근 2013년도 부과된 총과징금 3131억원 중 87%가 법원에서 그 부과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 중 21개 회사가 법원에 소송을 내 결과를 받았다. 공정위가 이들 회사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3131억원이었는데 이 중 7개 회사에 대한 2721억원(86.9%)이 취소됐다.
특히 유통 담합을 이유로 정유사에 내린 과징금 취소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법원은 SK이노베이션과 계열사에 대한 1356억원,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754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전액 취소했다. 이처럼 엄청난 과징금이 법원에서 위법하다고 취소되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제도개선도 이뤄져야 한다.
과징금의 역할도 단지 수동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주도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동의의결제도 등의 적정한 활용과 과징금 취소에 대한 현상 고려를 통해 과징금제도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