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집단소송제도의 오해와 진실

[법과시장]집단소송제도의 오해와 진실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카이스트 겸직교수
2014.04.14 06:27

법무부에서 주가조작 등 증권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도를 담합 등 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에 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집단소송의 확대에 대해 우려어린 시선이 적지 않다.

미국식의 집단소송제도란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집단소송제도(Class Action)는 피해를 입은 집단의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판결의 효력을 피해자 전체가 공유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집단소송제는 지난 2005년 증권분야에 한정돼 도입됐다. 법무부는 최근 집단소송제 대상을 기업의 가격·입찰 담합 비리 등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물론 이와 같은 집단소송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법상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50인 이상의 소송인단이 있어야 하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 비율이 총 발행 주식의 1만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집단소송으로 인정되면 소를 제기하는 피해자도 소송경제적인 이득을 가지고, 피소당하는 기업역시 관련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글로벌시대, 국경장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국내소비자가 미국 등 해외소비자에 비해 상대적인 역차별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집단소송의 도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집단소송관련 법률은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증권관련집단소송은 미국식의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한 반면 소비자 피해소송은 독일식의 단체소송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소비자 단체소송에서는 판결 효력이 해당 제품의 판매 금지나 불공정 약관 시정 등 기업의 위법행위 금지에만 미치고 손해배상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도입한 개인정보보호법은 부분적인 단체소송제도를 도입하면서 특이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 법은 단체소송에서 피해자가 패소한 경우에 한하여서만 모든 피해자들에게 그 판결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상식선에서 볼 때에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관련법을 검토하여 법체계도 확립하고 소비자친화적인 방향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집단소송사례는 다우코닝사에 대한 제조물책임소송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당시 가슴성형수술의 재료로 사용되는 실리콘의 부작용으로 인해 집단소송이 제기되었고, 이에 피해배상금으로 32억달러를 지급했다. 다우코닝사는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하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 미국에서는 급발진사고로 인해 미국내 집단소송이 제기되어 자동차제조업체가 1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화해한 사건이 알려진 바 있다.

국내에서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2009년 코스닥등록업체에 대한 소송이 대표적이다. 2008년에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키고 파생금융상품으로 상당한 평가손실이 발생되었으나 부실기재되어 이를 믿고 주식을 취득한 주주에게 20여 억원을 지급하기로 화해한 사건이다.

실제로 집단소송을 도입하여 활성화하게 되면 기업에게 지나친 부담을 준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은 글로벌시대에서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이 제도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기업으로 하여금 투명성과 합리적인 지배구조 등을 강제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실효성있는 소비자보호를 위해서,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서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불공정한 행위를 대응할 수 있는 집단적인 힘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집단소송제야 말로 소비자중심적인 제도로서 궁극적으로는 경제민주화를 다지는 기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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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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