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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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TX는 세계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년 전 프랑스 SNCF사로부터 TGV(떼제베)를 들여와 세계 5번째로 고속철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한국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산 고속철도 차량 구매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5번째 고속열차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고속철도를 급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열차 운행빈도와 운영 효율성 덕분이다. 좁고 한정적인 국토 특성을 반영해 열차 운행빈도를 높이고 운영과 유지보수의 효율을 고도화했다. KTX는 유럽의 여느 고속열차보다 약 40% 많은 수준인 연간 50만km를 운행해 지난 20년간 약 6억3000만km가 넘는 거리를 달렸다. 평택~오송 간 병목구간에서도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의 열차를 5분 간격으로 운행할 정도로 효율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고속철도를 이끌어 온 KTX는 10년 후면 수명을 다한다. 긴 시간이 남은 듯하지만 속사정을 보면 사실 여유가 없다. 입찰과 부품조달, 시운전 등의 과정에 상당한 시간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기후 변화 대응이다.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많은 국가가 탄소 중립을 목표로 무탄소 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후퇴하고 이에 따라 관련 산업과 기술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우려로 이차전지 관련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석유 등 화석에너지가 풍부하게 공급되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자력의 장점이 희석돼 모처럼 되살아난 원전 건설의 열기가 사그라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견 그럴듯한 전망이지만 길게 보면 인류의 생존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해나가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원자력은 탄소 배출 없이 막대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에너지원이다. AI(인공지능)와 결합한 데이터 센터는 기존 설비와 비교하면 훨씬 더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 전기차 수요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인해 지출 여력이 떨어져 재량지출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경직성 예산인 '의무지출'이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5년간 의무지출 중 복지분야 연도별 법정 의무지출 예산을 보면 2020년 122조748억원에서 불과 4년 만에 170조9506억원(71.9%)으로 늘었다. 매년 10조원 이상씩 증가하고 있단 의미다. 이것은 정부재정에 포함되지 않는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제외한 수치다. 더구나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올해 5200만 명에서 2072년 360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 비율을 뜻하는 총부양비는 올해 42.5명에서 2072년 2.8배인 118.5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야말로 1대1 이상 부양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고령 인구가 급증하며 노년부양비(청장년층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최근 뷰티·헬스케어 시장에서 '저속 노화'가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저속 노화란 정제곡물, 단순당의 섭취를 줄여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을 의미한다. MZ세대(1980~2000년생)는 '슬로 에이징', '얼리 안티에이징' 등 일찍이 피부 노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항노화 효능을 지닌 것으로 잘 알려진 글루타치온, 레티놀 등 성분 외에 마이크로바이옴,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등 신규 성분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생애주기에 따라 피부 컨디션에 잘 맞는 성분의 화장품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부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먼저 확실하게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꼽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피부암과 조기 피부 노화의 위험을 낮추는 방안으로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를 모두 차단하는 SPF(자외선
올해 무역협회는 K-소비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볐다. 베트남 호치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에서 프리미엄 소비재전을 개최했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했다. 전시회를 찾은 바이어와 소비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의 문화와 상품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중동의 한 바이어는 "드라마와 노래 등 한국문화를 적극 소비하고 있는 중동 소비자들은 충분한 임상 연구로 안정성과 효능을 보장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K뷰티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높다"고 치켜세웠다.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가공식품 기업과 수출계약을 체결한 프랑스 바이어는 "높은 품질 수준과 안정성을 겸비한 한국 식품은 유럽 소비자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분히 맞추고 있다"고 K푸드의 우수성을 평가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재외 동포 기업인은 "노벨 문학상 수상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이며, 식품과 화장품 등 한국 소비재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고
팬데믹(pandemic)이 발생한 지도 5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도 3년이 돼 간다. 이 기간 한국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공급망 차질로 인한 경기 침체, 유가와 식량 가격 폭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급등,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우 큰 충격과 변동성을 경험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경제성장률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2024년 하반기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변동성 모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난 5년간의 이탈에서 벗어나 새로운 균형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회복된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한국경제는 저성장·저물가로 특징되는데, 이러한 특징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대비해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불렀다. IMF
민사소송엔 '증명책임'이란 개념이 있다. 민사소송에선 양쪽이 주장한 내용과 증거만으로 재판하는 변론주의가 지배한다. 이 가운데 증명하고자 하는 사실이 진위불명인 경우, 즉 법관이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주요 사실에 대해 확신하지 못할 때 어느 쪽에 불이익을 돌릴지에 대한 문제다.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는 사실이라면 그 사실의 진위불명에 대해 원고에게 불이익을, 반대의 상황에서는 피고에게 불이익을 돌려 승패를 결정하게 된다. 증명책임의 소재는 매우 중요한 문제고 이 때문에 대법원은 어떤 법률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이 양 당사자 중 누구에게 있는지를 선언하는 판시를 하곤 한다. 조세소송도 기본적으로 변론주의를 따르고 그 절차엔 민사소송법이 준용되므로 증명책임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다만 조세소송 당사자는 납세자와 과세관청이 된다. 과세관청은 과세처분을 하기 위한 세무조사권한을 갖는 등 납세자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게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크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관세 인상 조치가 한국 수출 기업들에 미칠 타격이다. 이러한 관세 인상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경제 대국 간의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고 한국 경제 역시 여러 방면에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해 왔다. 그리고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모든 국가 수입품에 전면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천명했다. 지금까지의 한국 수출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 GDP는 약 0.31%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중국의 보복성 대미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의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
가스안전 50년의 역사는 안전관리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여정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가스안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가스산업계, 정부 그리고 공사가 하나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한 결과다. 지난 반세기 역사를 돌아보면 국내 가스산업은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정부의 에너지 다변화 정책에 따라 태동했다. 정부는 1974년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설립하면서 가스안전이라는 씨앗을 뿌렸으나 액화석유가스(LPG)와 도시가스 수요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제도와 안전의식이 확립되지 못하면서 가스사고가 빈번했다. 1994년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1995년 대구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 등으로 전 국민이 커다란 슬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안전관리 제도의 기반을 단단히 다져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가스산업은 또한번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안전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안전의식이 둔감해지고 있어 가스안전관리에 경
올해 9월4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공인회계사(CPA) 시험 합격자 1250명을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100명에 비해 150명이나 늘어났다. 발표 이후 2개월이 지났는데도 상당수의 합격자가 적절한 수습처를 찾지 못해 합격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공인회계사들은 회계법인에서 2년, 혹은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의 회계 및 세무 관련 부서 등에서 3년을 근무해야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받아 정식 등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습 공인회계사들은 수습처로 회계법인을 선호한다. 회계법인이 공인회계사로서 필요한 실무 경험을 쌓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기업은 수습 공인회계사 채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일반기업은 충분한 실무 경험을 갖춰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등록 공인회계사를 선호한다. 기껏 수습 공인회계사를 채용하더라도 이들이 회계법인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기에 수습 공인회계사 채용할 가능성은 작고 선호하지도
지난 9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시해 온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주 5일 출근한다는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불만은 어느 정도 예견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불만이 커보인다. 아마존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계속할 수 있다면 승진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67%에 달했고, 절반에 가까운 49%는 현재급여의 10~20% 삭감도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근로자들은 유연하고 자율적인 근무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사용자들은 성과 극대화를 위해 통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둘 사이의 긴장 관계는 동기부여 연구의 출발점이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는 유연하고 자율적인 근무방식 쪽에 손을 들어주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또 FWI(the Families and Work Institute·가족과 직장문제 연구소)에서 미국 근로자 15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근무 시간과 일
2003년부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쓴 지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올해 연세대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행사에 참석한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정신건강은 실로 국가의 존망을 논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요즘 인구학자들은 한국인들의 출생률이 워낙 낮아서 머잖아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고 엄중 경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마음의 고통이 심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웃이 이렇게 많은데도 국민 대다수가 무감각하다는 점을 이보다 더 무섭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작년에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으로 전년 대비 1072명이나 증가했다. 매주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대한민국 국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필자가 미국 유학 시절 심리상담을 처음 배울 때 지도교수는 우울증을 종종 '영혼의 흔한 감기'라고 부르곤 했다. 감기는 죽을병은 아니지만 대신 자신의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