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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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나 과일, 해초 등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철저한 채식주의자를 지칭하는 비건(vegan)은 과거 종교 등의 신념과 건강에 관한 말이었으나 최근에는 산업 키워드로 성장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육식을 하지 않는 소비자에게 한정된 먹거리였던 것이 푸드테크의 도움을 받아 식감과 외관이 일반적인 고기와 다를 바 없는 식물성 대체고기로 탈바꿈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나아가 선인장이나 사과 등으로 만든 인조가죽이 '비건레더'(vegan leather)로 불리며 동물 천연가죽의 자리를 조금씩 잠식해나가고 있다. 대량의 곡물을 투입하고 분뇨 등의 환경오염원을 발생시키는 축산업의 대체산업으로 주목받는 비건산업은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의 발암 위험성을 경고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와 육류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심장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미국 심장학회(AHA)의 발표를 등에 업고 건강식품의 이미지까지 형성하면서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
추석과 주말, 국경일과 임시공휴일이 만들어낸 6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났다. 설과 추석이 3일 연휴가 된 것은 1989년 1월이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문화전통을 지키고 고유명절을 살리기 위해 설과 추석을 3일 연휴로 하도록 지시했고 이에 따라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설과 추석은 3일 연휴의 대상이 되었다. 1986년 추석이 이틀 연휴로 바뀐 이후 3년 만의 변화였다. 추석과 설이 3일 연휴가 되면서 귀성과 차례, 그리고 성묘는 국민들에게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됐다. 당시 폭발적으로 보급된 승용차 증가와 맞물린 연휴 지정은 급작스럽게 전통의 복귀를 가져왔다. 홍동백서·조율이시와 같은 차례의 제수차림이 신문에 그림과 함께 제시되고 민속놀이, 한복 등 우리가 추석 하면 떠올리는 모습들이 등장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것으로 간주되던 것들이 전통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재등장하는 모습은 시대가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이었다. 근대와 전통의 대결에서 밀리기
탄소중립기본법에서 '기후위기'를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과 식량 부족,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해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기후위기가 우리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15도 상승했고 북극 해빙 면적은 1850년 이후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를 증명하듯 전 세계는 역대 최강 사이클론과 태풍 등을 마주하며 신음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초 서울은 88년 만에 가장 더운 가을밤을 기록했다. 한국은 가파른 경제성장을 보인 만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208개국 중 7위며 특히 철강산업 부문은 상위 네 번째다.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 책임에서 빠질 수 없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동향은 어떨까. 글로벌 저탄소, 탈탄소 움직
실손보험은 정말 골칫거리다. 2022년 보험료 지급재원인 위험보험료가 11조4000억원인데 지급보험금은 13조4000억원으로 2조원 손해였다. 운영비용을 포함해서 보더라도 수입보험료 13조2000억원에 합산비율이 111.6%였으니 보험사들의 적자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했다. 실손보험은 적자상품이라서 IFRS17 회계에서 판매하는 즉시 발생할 적자가 모두 비용으로 인식된다. 실손보험 신계약 판매로 올해 새롭게 인식되는 손실은 업계 전체로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손보험이 우리 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2022년 건강보험 재정 총지출액이 85조원이었는데 실손보험에서 지급된 보험금이 13조4000억원이었다. 2022년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총급여비가 12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손보험이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매년 실손보험료를 그렇게 많이 올리는데도 왜 실손보험은 적자일까. 건강보험에 비해서도 비용이 많이 증가해서 그렇다.
현주씨는 대학 시절 만난 선배와 결혼했다. 남편의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둘은 1남1녀의 자식까지 두어 남부러울 것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동을 하러 갔던 남편이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만다. 남편이 황망하게 떠난 후 현주씨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일상생활을 회복하던 중 세무서로부터 한 통의 고지서를 받게 된다. 그 속에는 현주씨가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현주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 사망 후 상속세를 다 냈기 때문이다. 현주씨는 수소문해서 남편이 죽기 3년 전에 내연녀에게 10억원을 증여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현주씨는 남편에게 내연녀가 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고 내연녀에게 10억원을 준 것에 분노했지만 그녀가 더 억울하고 황당하다고 생각한 것은 내연녀가 받아간 10억원에 대한 상속세 증가분 3억원을 자신이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주씨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하
위대한 진리는 모두 말로 이뤄졌다.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 그리고 공자 등 위대한 인물들은 그들의 진리를 알아듣기 쉬운 말로 설명했다. 제자들이 스승의 말을 듣고 그 감동으로 후세에 남긴 것이 글일 뿐이다. 글로 남기면서 어려운 표현을 쓰고 번역에 또 번역을 하고 전달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가면서 후세의 사람들은 고생하게 된다. 철학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대학 시절 철학은 멋있으나 극히 일부 암벽등산가만이 즐기는 북한산 인수봉이었다. 당시 유명한 동서양의 철학 번역책들을 읽어보면 난해해서 이해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폼은 잡는다고 끼고 다닌 시절이었다. 철학자의 몇 마디가 멋있게 보여서 술자리 안주로 쓰곤 했지만 그게 진짜 그 철학자가 의도한 게 맞는지 틀린지 확신이 없었다. 이제 와서 철학에 조금 맛을 들이니 젊은 시절 철학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철학교수님들이 제대로 연구를 안 하셨다는 것이 아니다. 젖먹이 때처럼 철학에 관심이 유독 많던 시절 철학이라는
요즘 독일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졌다. 독일 경제하면 하르츠 개혁, 제조업 강국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 2010년대 중반 독일은 경제 슈퍼스타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의 독일은 돌아온 유럽의 병자가 됐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가 이처럼 부진한 요인을 3가지로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수출이 부진한 것을 첫 번째 요인으로 들었으며 두 번째 요인으로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에너지정책 실패, 마지막 세 번째 요인으로는 인구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언급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일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독일이 처한 상황이 우리가 처한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데 있다. 3가지 요인 모두 한국 경제에도 동일하게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코노미스트가 독일 경제의 장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3가지 요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 즉 법·
'지킬수록 기분 좋은 기본', 가수 윤형주가 2008년에 만든 법무부 로고송으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도 소개되어 유명세를 탔다. 법은 어렵거나 불편하지 않고, 우리를 도와주고 지켜주는 '기본'이니, 법을 잘 지켜 '기분'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노래다. 정부는 지난 달 30일 과학기술 R&D 예산을 3조 4000억 원 정도 축소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계는 정부가 과학기술기본법이 정한 절차도 위반하고 관련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하여 장기 계획에 따라 추진 중이던 여러 연구와 사업이 중단되거나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학기술기본법? 법으로 밥을 먹고 살고, 고등학교 동문의 대부분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부끄럽지만 과학기술기본법이라는 법이 있는지 잘 몰랐다. 살펴보니, "국가는 과학기술혁신과 이를 통한 경제ㆍ사회 발전을 위하여 종합적인 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한다(제4조 제1항).", "정부는 과학기술혁신의 바탕이 되는 기초연구를 진흥시키기 위하여
최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소셜미디어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그린워싱 유형으로 자연이미지 남용, 책임전가, 녹색혁신 과장, 기타 유형을 제시했다. 예컨대 항공운송회사가 푸르른 숲, 청명한 하늘 등 자연이 연상되는 이미지와 함께 '친환경' 문구를 사용하거나 가까운 거리 걷기를 소비자가 인증하면 경품을 주는 것. 그리고 녹색혁신기술이라고 하면서 환경에 기여하는 근거를 불충분하게 제시하거나 임직원의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 등의 홍보는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 방식을 용인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친환경 등을 소재로 오인 가능한 광고가 되지 않도록 올해 6월 '환경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개정했다. 즉 종래 광고 기본원칙에 더해 명확성·완전성 원칙을 추가한 것이다. 예컨대 휘발성유기화학물 한 가지만 검출되지 않은 결과를 두고 친환경, 무독성이라는 포괄적·절대적 표현을 사용한 경우 소비자 오인을 유발해 진실성 원칙에 반하며 침대의 매트리스만 친환경
'이도류'(二刀流)의 오타니가 부진하다.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의 이상(理想)을 대표한다. 반면 재일동포 야구영웅 장훈은 한국적이다.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 선수로 일본에서 휩쓸고 있을 때다. 일본 야구의 '레전드' 장훈은 야구계 대선배로 "이도류는 신체에 무리가 되니 투수와 타자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도류를 고집했고 금욕적이고 철저한 단련을 통해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들어서도 시속 160㎞ 넘는 초강속구로 최고투수 경쟁을 펼쳤고 홈런부문에서도 선두를 다퉜다. 그의 활약은 '초현실적'이었고 일본 야구만화에나 나올 법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름에 접어들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몸에 탈이 난 것이다. 아직 오타니의 열정이 옳았는지 장훈의 냉정이 옳았는지는 모른다. 오타니와 장훈을 보면 일본과 한국의 세계관이 어떻게 다
대한민국의 유권자는 왜 야당이 30%의 지지를 받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30%와 그 반대의 30%, 그리고 왜 아직도 여당과 야당을 지지하는 이들이 60%나 되는지 이해가 안 되는 나머지로 구성된다는 참말 같은 우스갯소리가 있다. 정치 양극화는 전 세계적 현상이라지만 정당정치의 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다. 대안정치 얘기가 나오지만 그 또한 갈 길이 멀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여러 국가가 두 세대를 걸치는 50~60년 주기로 정치 양극화 문제를 겪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혼란을 견딘 서구 국가는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반전운동과 좌파운동을 통과하며 안정을 찾은 듯했다. 그러나 빈부격차, 이민자, 인종문제 등으로 다시 내부갈등이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후유증을 앓는 영국이나 지난여름 폭력시위 사태를 호되게 겪은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사회자본(social capital)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퍼트넘 교수에 따르면 남북전쟁 이후 정치 양극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산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특성이 다른 다수의 주식을 포함시키면 주식 상호 간에 상쇄효과가 발생해 개별 종목의 흐름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역분쟁이 점화해 철강 관련주의 주가가 급락했다 해도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서 철강주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역으로 철강주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 그 여파가 시장 전체에 미칠 것이다. 과거 코스피지수에서 2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지수에 대한 영향력이 좋은 예다. 한편, 최근 미국 주식시장도 시가총액이 몇몇 주식에 집중되면서 주가지수의 위험분산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서부영화 '황야의 7인'에서 이름을 빌려 온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이 그들이다. 이름처럼 이들의 면모는 걸출하다. 우선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소매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웹서비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