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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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출범과 함께 집권여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인으로 지적된 대통령과 여당의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수직적인 당정관계가 계속된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당 지도부를 포함한 중진의원, 친윤계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포함해 국회의원 10% 감축,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배제, 국회의원의 법적 구속이나 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세비삭감을 2호 혁신안으로 내세웠다. 이것은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제안된 진정성 없는 단골공약들로 정평이 나 있다. 2호안의 핵심은 '영남 중진의원 수도권 출마론'과 '동일지역 3선 연임 금지론'이다. 이런 2호안의 핵심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마디로 수직적인 당정관계 혁신을 비켜간 꼼수로 보인다. '미국식 예비경선제'와 같이 당 총재의 공천권을 해당 지역 주민에게 넘기는 공천권 혁신을 회피하고 '윤심 공천'을
경제환경이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노령화에다 성숙경제의 수확체감 현상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각종 지정학적, 지경학적 갈등까지 겹치며 우리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 향방에 적신호가 켜졌다. 따라서 생산성 제고를 위해 기술혁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크다. 땜질식 수요부양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혁신동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생산성 측면에서 기술혁신이 강력한 돌파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저 기술혁신의 수혜만을 강조하는 '테크맹신론'은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기술혁신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파급효과, 특히 경제 전반에 미치는 반향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세계적 경제석학으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 대런 애스모글루의 진단이 주목을 끈다. 40여년 동안의 기술혁신이 소득불평등 심화, 또 전반적인 경제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신간 '권력과 진보'에서 기술혁신의 효과가 기술 자체의 내재적 속성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선택의 문제라는 점을
최근 사회와 기업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이란 용어가 국내외에서 부상하고 있다. 다양성·형평성·포용성 가치를 구현하는 조직만이 지속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양성은 성, 인종, 연령, 지역, 사회적 계층 등의 통계적 다양성과 인지적 다양성을 포함한다. 형평성은 구성원 모두가 동등한 출발선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공평하고 공정한 것을, 포용성은 모두가 존중과 지지를 받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전환의 시대처럼 기술의 변화주기가 짧은 시기엔 특히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하다. 주류의 의견만이 아니라 소수나 약자의 의견 등 다양한 사람의 경험, 정보, 의견을 받아들여 혁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들은 DEI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략을 마련하며 다양성 최고책임자 선임, 성과보고서 발간과 임직원의 DEI 실행노력들을 KPI로 관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DEI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사회(S) 영역에서 강조
마트에 가면 참으로 많은 식품의 인증표시가 상품 포장에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농산물의 경우 유기농이나 무농약 등의 친환경 농산물 인증표시는 이제 꽤 익숙하지만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유전자변형 농산물표시(GMO), 저탄소 인증은 어디선가 들어는 봤으나 정확히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축산물 또한 유기축산이나 무항생제 등의 친환경 축산물 인증표시 외에 동물복지 인증이 가끔 눈에 띄고 수산물은 유기수산이나 무항생제 등의 친환경 수산물 인증, 수산물 HACCP 인증, 우수 천일염 인증 등의 표시가 있다. 가공식품도 예외가 아닌데 유기가공식품 인증과 HACPP 인증은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전통식품 인증, 식품명인 인증, 술품질 인증,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등은 낯설다. 식당에 가도 인증표시를 접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음식원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식품의 인증표시가 대부분 정부가 도입해 운용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농축수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우리 모두는 풍요로움을 꿈꾼다. 모자람이 없는 넉넉함은 오랫동안 인류가 꿈꾼 이상이었다. 그렇기에 능력과 기회만 있다면 더 많은 것을 만들고 소유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이 돼왔다. 산업혁명과 기술혁명의 시대를 거치면서 과잉생산이라는 혹독한 경험을 하도록 만들었다. 주기적인 공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자본주의의 수정과 변화를 가져왔고 사회주의라는 대안적 체제가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20세기 후반 기술의 발전과 중국의 세계 시장 편입은 인류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중국의 급속한 성장은 누군가에게는 재앙이 됐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는 영역은 과잉생산으로 몸살을 앓았고 기존 생산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몰락하거나 퇴출되는 과정을 거치게 됐다. 처음에는 제3세계 국가간 경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여겼지만 점차 중국 산업이 성장하면서 선진국들의 전유물로 생각한 영역에서도 이러한 일이 반복됐다. 특정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획과 의지에 따른 시장의 형성과 기
의대증원에 대해 여야의 의견이 일치하고 국민여론도 의대증원에 많은 찬성을 표한다. 아무리 다수의 의견이라 해도 국민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문제이기에 다각적 분석이 필요하다. 의대증원을 주장하는 이유로는 응급실에서 중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소아과에 아침부터 오픈런 현상이 있고 필수의료분야에 의대 졸업생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정원을 늘리자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응급실 중환자 인수거부를 해결하기 위해 처벌하겠다는 행정조치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 원인은 응급환자 분류 및 후송체계 부재 때문이지 의사수 부족으로 몰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본도 2008년 도쿄에서 산모가 분만 도중 의식이 저하돼 후송을 위해 8개 대학병원에 연락했는데 다 환자를 받을 수 없어 결국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사후진단은 뇌지주막하출혈이었다. 당시 일본은 이 사건 때문에 의대정원을 늘리지는 않았다. 대신 재발방지를 위해 캐나다의 응급환자 분류 및 후송체계를 벤
몇 년 전부터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친환경 노력을 홍보하면서 언론이나 비영리단체의 '그린워싱'에 대한 감시와 소송 등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1년간 구글 검색량을 보면 그린워싱 키워드가 5년 전보다 655% 증가했다.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지난 9월 애플은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자사 최초 탄소중립 제품임을 강조하며 '애플워치 시리즈9'을 공개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언론에서 그린워싱을 지적했고 유럽소비자단체는 '탄소중립' 홍보문구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조사에 나섰다. 애플이 탄소중립을 소재로 광고하며 소비자를 현혹했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생산을 위해 발생하는 탄소를 상쇄하고 탄소중립이 어떻게 달성됐는지를 정확히 측정하는 외부기관이 부재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위의 시각으로만 보면 그린워싱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가치사슬 전반
가을은 나타냄의 계절이다. 여름까지만 해도 산이며 골짜기며 온 세상이 푸르렀는데 어느 새 나무와 풀들은 자기만의 색으로 온 산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왕성했던 생명들이 동면과 휴식으로 들어가기 전에 숨겨진 자신을 드러낸다. 30년 다니던 직장을 나오던 그 해 가을 유난히 아름다웠던 단풍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단풍은 무슨 색깔인가?' 우리 모두는 각자가 신의 창조물이다. 산속의 나무가 수없이 많아도 똑같이 생긴 나무는 하나도 없듯이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나무들처럼 색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나에게도 분명히 색깔이 있을 것이다. 창조주가 나를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었을 때 심어놓은 남과 다른 그 무엇,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나의 색깔, 나의 스타일. 매년 연말은 기업들의 정기 인사철이고 자리의 이사철이다. 직장안팎에서 수군 수군 인사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도 없다.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 경기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해 다가올 연말 정기 인사
최근 국세청이 실시하는 소위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2020년 1월 '상속·증여세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한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 주된 내용은 납세자가 꼬마빌딩 등을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 따른 보충적 평가액으로 신고한 경우 시가와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중심으로 국세청이 직접 감정평가를 해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증세법은 재산평가 때 시가를 우선 적용하고 시가가 없으면 보충적 평가액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즉, 부동산의 경우 매매가액이나 감정가액 등이 있으면 그 가액을 시가로 하고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 토지는 개별공시지가, 주택은 주택가격, 건물은 기준시가 등을 보충적 평가액으로 적용한다. 통상 보충적 평가액은 시가보다 낮아 보충적 평가액을 적용할 때 세금이 적게 나온다. 단순하게 보면 시가가 없는 경우 감정가액이 시가에 가장 가까울 것이므로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해 과세하는 것은
2023년부터 보험사들은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을 적용했다. 지난해까지의 이전 회계기준 실적 대비 순이익이 크게 늘었고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간간이 제기됐다. 감독당국이 다소 늦게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3분기부터 본격 적용됨에 따라 상당수 보험사의 재무제표가 수정될 것이라는 점도 이러한 의혹을 강화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했으니 보험사들의 주주환원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는 듯하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실적을 평가하는 잣대이므로 회계기준이 변경돼 달라진 기업의 재무제표는 보험사의 영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장이 달라질 수는 없고 보장을 구매한 고객들이 지불하는 보험료도 그대로다. 심지어 보험사 영업의 한 축인 보험설계사나 대리점에 지급되는 수수료도 같다. 실질은 변한 것이 없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재무제표가 달라진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IFRS17 이후 바뀐 재무제표는 보험사의 실체를 제대로
캐나다 몬트리올이 멋진 단풍 때문에 유명한 것만은 아니다. 요즘 몬트리올은 북미지역 핀테크산업의 성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런데 핀테크산업은 제조업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산업이 아니다. 핀테크는 말 그대로 금융과 기술이 융합돼 나타난 신생산업이다. 그러면 몬트리올에서는 어떻게 핀테크산업이 이처럼 단기간에 발전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몬트리올인터내셔널의 핀테크 담당자를 만났다. 몬트리올인터내셔널은 일종의 몬트리올투자공사라고 할 수 있다. 몬트리올도 과거에는 제조업이 강한 도시였다. 그런데 2010년 무렵부터 주요 제조업체들이 미국 캘리포니아나 텍사스로 이전하면서 몬트리올의 제조업 공동화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때 몬트리올이 주목한 것은 외국인 직접투자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해외 전문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채택한 전략이 조세정책이었다. 우선 몬트리올은 e비즈니스(e-business) 세금공제 제도를 도입했다. 외국계 기업에만 제공하는 이 제도는 인건비에 대해 최대 30%의
근대 사법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무엇일까? 중요한 가치가 많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헌법과 형사소송법도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수사와 재판에서 피의자, 피고인이 유죄추정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모든 '원칙'이 그러하듯, 실제는 안타깝게도 무죄추정에 반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공인들이 언론에 보도되는 혐의사실로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 이미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거나, 일반인도 수사와 재판에서 무죄추정에 따른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흉악범죄와 같이 이미 범행이 충분히 확인되었거나 범죄자가 적법하게 자백한 경우에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보호해 주어야 하는지에 관하여는 논란의 여지도 있겠지만, 적어도 피의자나 피고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수사나 재판을 통해 혐의사실에 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건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