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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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이 단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5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글을 피츠버그대학의 존 카밀루스 교수가 재인용하면서 다수의 관심을 끌게 됐다. 카밀루스 교수는 조직이 끊임없는 변화나 전례 없는 문제에 직면할 때면 종종 사악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언급하면서 사악한 문제의 가장 큰 특징으로 '기존 절차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달리 설명하면 원인도 셀 수 없이 많고, 설명하기 어려우며, 이렇다 할 정답도 없는 문제가 바로 사악한 문제며 대표적인 예로는 현재 우리 곁에서 벌어지는 환경파괴, 테러리즘, 빈곤 같은 것을 상정해볼 수 있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사악한 문제들은 기존 프로세스로는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기존 절차로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소지도 다분하다 하겠다. 결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누적되면서 나타난 여러 문제가 바로 사악한 문제인데 여기에 한술 더 떠 '극도로 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으로 당내 계파갈등이 다시 격해졌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할 수 없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하지 않겠냐"고 분당(分黨)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분당설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집 떠나면 춥고 배고픈 법이다. 난 분당을 한번 해본 사람이다. 분당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한테 물어보라"며 말렸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도 "일부 당의 인사가 탈당과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분당을 그 누구보다 걱정하는 사람은 혁신위원회를 만든 이재명 대표일 것이다. 혁신위가 출범한 이유가 이재명 사당화·돈봉투·김남국 사태 등으로 위기에 빠진 당의 정체성을 혁신하는 것인데 별다른 대안제시가 없다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 과연 혁신위는 계파갈등·공천학살에 따른 분당을 막을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계파분열의 원인이 공천권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혁
한때 일본을 필두로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을 이끈 원동력으로 '아시아적 가치'가 집중조명받았다. 서구의 자본주의 발전을 견인했다고 평가되는 프로테스탄티즘을 대신해 동아시아판 근면성실의 대명사로서 전통적 유교문화에 기반한 '유교자본주의'라는 테마가 각광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이러한 아시아적, 유교적 가치는 부패와 불투명성으로 얼룩진 '정실자본주의'의 다른 이름으로 격하되면서 경제발전사의 무대에서 사실상 퇴장하고 말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시아적 가치가 또다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무대가 인구위기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OECD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장기간 인구 고령화에 시달린 일본은 물론 이제 인구감소가 시작된 중국, 또 우리와 유사한 인구압력에 허덕이는 대만 등 동아시아 주요국들이 공통적으로 인구위기에 직면하면서 그 배경으로 역시 유교문화에 의존한 보수적인 가족 형태, 만연한 성차별, 입신양명과 학력주의의 폐단 등이 주
인공지능은 지속 가능한 사회, ESG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속 가능성,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 한편에서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라는 화두는 용어는 다르지만 현재 사회가 환경과 사회 상황을 개선하면서 경제발전을 지향하는 것을 말한다. 즉 지속 가능성은 환경, 사회, 경제 3가지 관점에서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1987년 유엔의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WCED)가 공표한 미래세대의 욕구를 만족하면서 현재 세대의 욕구도 만족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인 SDGs는 2015년 유엔이 채택한 어젠다다. 2030년의 기한을 두고 17개 영역의 문제를 사회문제로 제시하고 그 해결을 의식하면서 경제개발을 꾀하고 있다. ESG
1990년대 이후 아파트나 빌라가 우리 집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집이 많았다. 하루종일 목줄에 묶여 있으면서 먹다 남은 밥이나 처리하는 강아지와 쥐를 잡으라고 집 주변에 풀어놓던 고양이는 주인 입장에선 애완동물이기보다 필요한 가축에 가까웠다. 산업화와 함께 진행된 우리나라의 인구 및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강아지와 고양이로 대표되는 반려동물의 처지를 크게 변화시켰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뀐 후 1인가구 비중이 35%에 육박하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에 근접하면서 가족끼리 마주 보는 시간이 줄어들자 사회적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이 반려동물에게 애정을 쏟기 시작했다. 또한 경제발전에 따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내 집에 24시간 머물면서 무한한 행복을 아무 조건 없이 주는 '우리 애기'를 위해 사람들은 더 쉽게 지갑을 열게 됐다. 관련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2015년 2조원 수준에서 2023년 4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7월1일 서해선 소사-대곡구간이 개통됐다. 의례적으로 또 하나의 수도권 전철구간이 개통된 것으로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충청남도 도청이 위치한 홍성에서 경기 일산까지 연결되는 서해선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철도망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틀을 유지하면서 확대·개량하는 형태로 유지된다. 이에 비해 서해선은 그동안 철도와 관련이 없던 지역을 연결하는 완전히 새로운 노선이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의 공간을 우리 스스로 온전히 변화시키는 새로운 경험이다. 이번에 완공된 소사-대곡구간은 서해선 가운데 수도권 전철이 운행하는 구간으로 그동안 한강을 사이에 두고 단절됐던 경기 고양시와 부천시 그리고 김포국제공항을 연결하고 기존 개통된 소사-원시구간과 연결돼 고양시에서 안산시에 이르는 수도권 서부를 하나로 연결한다. 공간적으로는 가깝지만 적절한 연결망의 부재로 멀리 떨어진 공간으로 인식되던 지역들이 결합함으로써 이 지역은 새롭게 변화할 가능성이
상속세 개편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그런데 사실 최근 5년간 사망자의 97% 이상은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 국세 중 상속세 비중은 2%도 되지 않는다. 세금을 내는 사람도 별로 없고 국가의 세수 측면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세금이 바로 상속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논쟁이 뜨거운 것일까. 그것은 상속세를 평등이라는 이념의 수호신처럼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 헌법은 평등을 중요한 이념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국가로 하여금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도록 한다(헌법 제119조 제2항). 상속세의 존재이유 역시 '부의 영원한 세습과 집중을 완화해 국민의 경제적 균등을 도모'하는 데 있다(96헌가19). 그런데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이 정말 국민의 경제적 평등에 기여하는 것일까. 조선시대에는 상속세가 없었다. 상속세가 도입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이다. 일본이 조선땅에서 상속세를 부과한 이유는 경제적 평등의 실현과 거리가 멀었다. 해방 이후 1950년 상속세법이 제정되면서 상속
연말연초 직장을 떠난 분들은 이제 서서히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혼자 있는 시간은 어떤 이에게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이한테는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프랑스 가수 조르주 무스타키의 노래 '나의 고독'(Ma Solitude)의 가사에는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고독이 함께 있으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처음에 이 가사를 접하면 외로운 사람이 외롭지 않으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이 떠오르지만 사실 이 노래는 혼자 있는 고독을 즐기는 곡이다.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고독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에게는 외로움을 뜻하는 말로 대체되어버린 탓이다. 번역의 책임이 크다. 사전에는 'Solitude'가 고독으로 번역돼 있지만 진짜 외로움을 뜻하는 'Loneliness'도 고독으로 번역된다. 좋든 싫든 혼자 있는 것이 고독이라는 말로 표현되고 고독사라는 말에서처럼 나쁜 뜻으로 쓰인다. 같은 고독이라도 'Solitude'는 고고(孤高)한 고독이고 'Lonel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국가배상법은 국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그 손해를 배상하게 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법령을 잘 숙지하고 지켜야 할 공무원이 이를 위반해서 국민에게 손해를 가했다면, 고의든 과실이든 당연히 그 손해는 배상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배상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배상법의 제정 취지가 그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법원이 매우 엄격하게 국가배상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법관이나 법원공무원이 법령을 위반하는 실수를 했다면, 공정한 법집행을 믿은 국민들이 느낄 실망감 등을 고려할 때 국가의 책임이 보다 넓게 인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역시 실상은 반대다. 대법원은 "법관의 재판에 법령을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더라도 바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법관이
한국 경제는 구조적 저성장 위기에 직면했다. OECD는 2023년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 초반이지만 2050년이 되면 0.5%로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30년 후에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같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주된 이유는 인구감소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이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생산성과 자본의 기여도도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저탄소 전환은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다. 팬데믹 이후 주요국은 저탄소 전환을 기후위기 대응 정책수단뿐만 아니라 경제회복·성장동력 재건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그린딜 정책, 미국의 IRA, 일본의 그린성장 전략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 국가는 저탄소 전환을 경제성장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저탄소 전환이 성장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은 저탄소 전환은 기후편익 외에 투자편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우선 저탄소
"한국 가수 중 중국에서 공연하는 사람 있나요? … 한국 가수가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지난 11일 태국 방콕에서 공연을 마치고 라이브방송에서 한 말이다. 중국은 한국 연예인에게도, 기업에도 장벽을 여전히 세우고 있다. 매출을 올려야 생존이 가능한 기업에 중국은 무덤이 된 지 오래다. 저렴한 인건비와 큰 시장을 보고 덤벼들었던 기업들, 특히 대기업을 따라 동반진출한 중소기업들이 입은 타격은 회복불능의 지경에 이르렀다. 2016년 우리나라의 사드(THAAD) 배치를 이유로 중국은 관광객 방문 제한 등의 노골적인 보복조치에 이어 각종 규제를 강화해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최근 사례만 해도 부지기수다. 롯데그룹은 랴오닝성 선양의 테마파크를 매각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1000개 이상 화장품매장을 폐쇄했으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도 중국 내 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킬러문항' 언급과 함께 여야의 정쟁이 교육으로 확전된 형국이다. 교육을 위해서라면 세 번의 이사는 기본이고 부부간 생이별도 감수하겠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이상(異常) 교육열이다. 하지만 그 결과 한국 학생들의 능력은 어느 정도 계발됐는가. 그렇게 돈과 정성을 들여 교육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에 나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글을 잘 쓰는가. 말을 잘하는가. 생각을 잘 하는가. K팝계에 겨우 인재들이 보이는 것도 같은데 사실 그 인재들조차 대개는 정규교육 밖에서 길러졌다. 진정한 교육은 지식뿐만 아니라 덕성(덕육)과 신체(체육)를 키우는 것까지 포함하지만 우선 지식(앎) 교육만 이야기해보자. 인간은 선천적으로 공부(앎)를 좋아한다. 인간이 앎에 얼마나 즐거움을 느끼는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의 '형이상학'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간은 본성에 따라 앎의 욕구가 있다. 우리가 감각들(시각, 청각, 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