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소장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키워드는 단연 가계부채다. KDI 경제정보센터에 따르면 가계 부채가 9월 우리나라 경제 주요 키워드로 올해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최근 11월에는 물가 인상, 금리 인상에 이어 3번째 중요 이슈로 두드러졌다. 주요 언론은 현재 우리나라 가계 부채의 규모와 증가 속도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많이 다루고 있다. 사실, 가계 부채의 부실은 대내외 충격에 따라 경제 전반에 걸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도 가계 부채 대책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13일 '가계 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DSR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50년 만기 대출이 악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즉시 시행했다. 즉, 대출자의 부채상환 능력을 입증하기 어려울 때는 DSR 산정 시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한 것이다. 그리고 특례보금자리론 공급도 9월 27일부터 축소했다.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했던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상품 지원자와 일시적 2주택자의 신청을 중단한 것이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증가는 경제의 현상이지 가계 부채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규모에 있어서 규제가 필요하다면 이는 주택시장의 구조와 흐름 그리고 주택정책의 변화 안에서 문제의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주택시장은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과 움직임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부동산 경착륙을 막고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 지역 해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및 안전진단 기준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합리적인 조정, 민간택지 내 분양가상한제 지정 해제 등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 주택시장의 최근 흐름은 어떤가? KDI는 12월 경제동향에서 "10월 주택시장은 매매가격의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수요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으로 진단했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률은 전월대비 0.2%를 기록했고 수도권 주택가격상승률이 0.32%를 기록하였다. 매매가격의 상승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와 연결된다. 다만 최근 매매가격의 상승 폭은 지난 9월에 비해 전국과 수도권이 각각 0.05%P, 0.1%P 축소된 모습이다. 사실 한국은행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가격의 상승 폭이 축소된 모습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반면, 주택 임대시장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9월 0.32%에서 10월에는 0.36%로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된 것이다. 전세가격의 상승은 전세대출의 증가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전세대출의 증가 속도는 빠른 편이다.
그럼, 향후 주택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택 공급 물량의 감소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10월 주택준공 물량이 전년동월대비 56.5% 감소한 2만 호에 그쳤다. 주택착공 물량은 전년동월대비 57.4% 감소한 1.6만 호(전년동월에는 3.7만 호)에 불과했다. 현재 주택착공물량의 감소 추세는 2년 이후 주택시장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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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50년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대출을 축소하는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물론 이는 단기적으로 주택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수요 감소가 주택공급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주택착공 물량을 더 감소시키는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택공급시장은 사업성에 민감하다. 주택공급시장은 특히 주택수요가 줄어드는 사업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문제는 오히려 질적 구조의 취약성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가계 부채의 구조는 변동금리 위주의 단기식 거치 상품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대외충격에 취약한 변동금리 중심의 단기식 거치 상품을 고정금리 중심의 장기식 분할 상품으로 구조 전환을 장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