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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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긍정적 전망에 부풀어 있어야 하는 연초지만 분위기는 싸늘하다. 누구도 희망과 기회를 이야기하지 않고 위기와 리스크를 언급한다. 주식과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 역시 부정적 전망 일색이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공급망의 혼란 그리고 국제공조의 붕괴 등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세계 경제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유럽 역시 에너지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정치적 불안 및 정부의 재정고갈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일각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지만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상태와 급격한 정책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 등을 고려해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같이 중국이 구원투수로 등장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 역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2022년과 더불어 2023년 역시 대규모 무역적자를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고용과 산업 등 경제 전반에 큰 타격으로 다
2~3년 전 '현대화폐이론'(Modern Monetary Theory·MMT)이란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없으니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 경기를 끌어올리자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 만큼 금리도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 거라 믿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2% 밑에 있던 미국 소비자물가가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10%를 바라볼 정도로 변동이 심한데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없다니 말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이 이론은 자취를 감췄다. 현대화폐이론이 거론된 것은 중앙은행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의미가 된다. 중앙은행의 제1역할인 물가안정은 잊힌 존재가 되고 그 자리를 경기조절이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금리가 상승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현대화폐이론이 나올 때 생각에 머물러 있다. 조만간 금리인상이 끝나면 곧바로 인하가 시작될 것이고 그러면 다시 낮은 금리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기대가 타당할까. 미국의 10년물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송구영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해야 할 때다. 하지만 묵은해에 시작되어 아직 끝나지 않은 일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입시다. 작년 9월 수시 원서접수로 시작된 2023년 대학입시는 수능과 논술시험을 거쳐 1월 2일에야 정시 지원이 끝났다. 2월 6일까지 정시 합격자를 발표하고, 2월 말까지 추가합격자 발표가 이어진다. 지난한 과정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님들 모두 고생 많으셨다. 요즘 대입제도는 복잡함의 끝판왕이다. 수시모집의 경우 대학 가는 방법이 수천 가지라고 한다. 같은 대학, 같은 과에도 수시입학 방법이 여러 개다. 정시는 수능 점수에 맞춰 좋은 대학부터 순서대로 가면 되니 간단하지 않겠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학별, 학과별로 수능 과목별 점수에 대한 가중치가 다르다. 즉 지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따라 내 수능점수가 달라진다. 혼돈의 연속이다. 대체로 아이가 어릴 때부터 대입을 목표로 준비하니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가 요구된다. 공부하기
1970년대 말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조망한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씨가 이 세밑에 세상을 떠났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와중에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당시 우리 사회가 가진 불평등과 갈등을 조망한 이 소설은 올해까지 320쇄, 150만부 가깝게 팔렸다고 한다. 당시에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갈등의 원인으로 반민주가 지목됐고 '민주 대 반민주'의 갈등은 어느덧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바뀌어 지금껏 계속된다. 사회갈등은 불평등한 분배에서 비롯된다. 철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보다 정교한 갈등의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갈등의 가장 큰 줄거리는 차등분배에서 시작된다. 현재 사회의 계급을 나타내는 용어로 자연스레 쓰이는 금수저, 흑수저라는 표현도 그 바탕에는 분배의 불평등을 깔고 있다. 사회학에서 불평등한 분배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기능론과 갈등론이 그것이다. 기능론은 차등분배의 원인을 직업의 사회적 기여도 또는 개인의 능력에
내 고향이 특이했는지 모르겠다. 그곳에선 아이들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그냥 이름만 불렀다. 형이니 누나니 오빠니 하는 경우가 없었다. 아저씨니 아주머니니 하는 말도 친척에게만 사용했다. 이후 서울로 이사를 왔더니 초등학교의 상급생들이 내가 형이라고 안 부른다고 야단쳤다. "내 형도 아닌데 왜 너를 형이라고 부르라는 거야?" 난 나대로 화가 났다. 몇 년 뒤 고향에 내려가니 거기서도 이제 "형"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게 됐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 사회가 추구한 '혈연민족주의'의 결과가 아닐까 의심한다. 특히 제국주의 일본으로부터 배운 '가족국가' 이념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일본의 '가족국가'는 쉽게 말해 한 나라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모두 같은 조상을 둔 큰 가족이라는 상상이다. 그들 일본인은 모두 아마테라스 여신의 몸에서 나온 피를 나눈 혈족으로 종가인 '천황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19세기 말 이후 일본은 '가족국가'라는 이념 아래 나라 전체를 하나의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무한책임'이라는 정치적 수사 외에도 구체적 성과로 말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에 성과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니 어느덧 사반세기가 흘렀다. 성과급, 성과연봉제, 성과주의 등의 용어가 폭넓게 사용되지만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과연 '성과주의'는 '성과'가 있었는가. 문재인정권 5년 동안 공무원만 13만명이 늘고 인건비는 9조 원이나 증가했으니 정부는 일을 더 잘하게 된 걸까. 정부와 공공기관의 비대화보다 더 큰 문제는 정작 필요할 때는 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정부와 공공기관의 K성과주의가 삐거덕거리는 이유는 뭘까. 국민에게 화려한 성공을 약속했지만 결국 초라한 성적표만 남긴 채 임기를 마친 역대 정권의 공통점은 성과를 이데올로기화하고 정치화했다는 점이다. 이데올로기화와 정치화의 무기는 선동이다. 선동이 잘 먹혀들게 하려면 국민의 마음속에 숨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집 앞까지 차가 배달된다. 최대 644km까지 운전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주일 내에 리턴하면 된다. 이런 혁신적인 온라인 자동차 딜링 모델을 선보인 카바나는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로 손꼽혔다. 2021년 카바나는 설립된 지 불과 9년 만에 백만대가 넘는 차를 판매하는 신기원을 수립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두 배 넘게 증가했고 최근 4년간 매출은 7배나 커졌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회사로 불렸고 포천 500 기업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눈부신 성장성에 힘입어 주가는 급등을 거듭했다. 2020년 봄에서 이듬해 여름까지 주가는 10배가 넘게 올라 주당 370달러를 넘었다. 1982년생 창업자인 가르시아의 재산도 급증해 10조원에 육박했고 미국 100대 부자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금년 들어 카바나를 둘러싼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최근 주가는 고점 대비 99% 하락해 주당 4달러 초반대로 밀렸다.
한국은행은 집을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가 57만가구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을 냈다. 야당의 반대로 수정돼 국회를 통과했다. 징벌적 과세를 일부 폐지했고 종부세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임대주택시장의 공급자로 인정하고 다주택자를 통해 거래회복과 집값안정을 도모했다. 종부세율을 보유주택 수에 상관없이 단일 세율을 적용해 다주택자 중과를 폐지하려고 했다. 2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는 폐지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중과는 유지됐다. 이번에 개정된 종부세법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투기꾼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투기라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있다. 빌라 1139채를 매입해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빌라왕' 김모씨 사건, 주택 2700채를 차명으로 보유하며 보증금을 가로챈 '건축왕' 사건까지 발생해 다주택자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러나 이는 투기도 아니고 사기다. 다주택자에 대한 사회적
2022년 임인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는 팬데믹의 지속, 경기 침체, 산불·수해 및 이태원 참사 등으로 힘들고 어두운 한 해였다. 부족했던 점을 성찰하며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우선 소모적 정쟁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긴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직후 "대선 승리는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야당과도 협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약속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야당이 내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야당탄압 프레임'에 부딪혀 사사건건 대립과 정쟁의 늪에 빠졌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공방으로 여야가 협치를 외면하고 권력장악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에 몰두하고 있을 때,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된 159명의 넋을 위로하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하는 정치권은 그 순간까지도 책임공방으로 골든타임을 잃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밝은 면도 있었다.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
모두 ESG 경영을 주창하지만 나라별 문화별 조직별로 ESG를 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생겨난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확연히 눈에 띈다. 유럽은 환경규제 측면에서는 단연 진보적이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한다. 2022년 말에는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을 도입할 예정으로 ESG와 관련한 기업의 비즈니스모델, 전략 및 공급망 관련 정보공시를 의무화하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2023년 초에는 기후변화 완화, 생물다양성 보호까지 아울러 기업의 활동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를 결정하는 6가지 기준을 도입할 전망이라고 한다. 유럽의 ESG에 대한 관심영역이 더욱 확대·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 관련 위험요소 공시를 표준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 공화당 의원 및 법무부 장관, 재계 로비단체로부터 만만치 않은 비난을 받는 실정이다. 실례로 2022년 6월에는 공화당 의원들이 규제기관인 환경보호청(EPA)이 규제권한을 남용한다고
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 내년 살림을 꾸릴 계획으로 이런저런 경제전망을 뒤지곤 한다. 하지만 복합위기 여파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앞으로 50여년에 걸친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아득할 따름의 긴 시간이지만 그저 당면한 위험에 고군분투하며 한두 해 버티기보다 장기적인 생존력과 기회의 모색이라는 측면에서 나름 현명한 태도로 보인다. 골드만삭스가 제출한 장기전망은 일단 부정적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3.2%에서 2020년대 2.4%로 둔화하고 2070년대에는 1.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세계화의 둔화와 결부된 생산성 약화도 원인이지만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것은 인구 증가세의 둔화다. 얼마 전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세계 인구 증가율은 이미 지난 50여년 새 연간 2%에서 이제 1% 밑으로 떨어졌다. 2070년대엔 제로 내지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시된다. 실제로 최근
은행의 예대비즈니스에서 지점은 예금을 모으고 대출금 회수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예금획득, 대출규모 확대, 이익확대라는 사이클 아래에서 지점수 증대는 은행수익의 동력이 됐다. 그러나 최근 국내 지점수는 10년 동안 20.7%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지점수 감소가 최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채널 이용증가와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에 따른 은행의 위기감이 디지털화의 가속화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금융소비자의 지점 이용률을 떨어뜨리면서 지점의 존재감이 매우 낮아졌다. 은행에 이는 지점존치의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 갈수록 비용절감의 수요가 커지면서 지점축소가 은행에는 시급한 과제가 됐다. 갈수록 은행들은 지점을 축소하고 공동점포, 복합점포, 창구업무 위탁(우체국, 타 은행), 은행 허브, 이동점포, 고기능 자동화기기(STM) 설치 등을 마련하는 경향이다. 그런데 이들 방안이 금융소비자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고 지점에서 하는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