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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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는 스프링복(Springbok)이라고 부르는 영양이 있다. 성격이 온순하고 조심성이 많은 초식동물로 군집생활을 한다. 사자나 표범과 같은 천적들이 공격해오면 서로 경고음을 울리며 생존해간다. 평상시에는 서로 의지하며 평화롭게 살아가지만 무리가 점점 커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수천 마리가 떼지어 다니기 때문에 후미에 있는 영양들은 신선한 풀을 먹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후미에 있는 스프링복들은 신선한 풀을 먹기 위해 좀 더 빨리 앞으로 이동하려 하고 이로 인해 선두의 양들도 점차 빨라지기 시작해 무리의 전체 이동속도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결국 영양들은 뛰기 시작하고 마침내 미친 듯이 무리 전체가 달린다. 이 광란의 질주는 절벽이 나타나서야 끝나는데 이미 이때는 멈출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다. 결국 수많은 영양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어서야 끝나는 '스프링복의 비극'이 발생한다. 원래 후미에 있는 스프링복이 조금씩 빨리 움직일 때 목적은 신선한 풀을 얻기 위해서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축소를 거론하자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짧게는 코로나 발생 이후 2년간, 길게는 금융위기 이후 13년간 완화적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긴축이 강화되면 무엇보다 자산가격이 위험해진다.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코로나 발생 이전과 이후가 달랐다. 2019년 11월부터 코로나 발생 이전까지 5개월 동안은 1% 상승에 그친 반면 코로나 발생 후 20개월 동안 83% 올랐다. 코로나 발생 이후 풀린 유동성과 낮은 금리가 가격을 올리는 역할을 한 건데 긴축은 이 구도가 약해진다는 의미가 된다. 2015년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0.5%일 때 장기금리인 국채 10년물의 평균은 1.8%였다. 기준금리가 1%와 2%일 때는 2.3%와 2.5% 정도 됐다. 현재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1.7%대니까 금리를 한 번 인상한 것까지 가격에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네 번 정도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어딘가를 오고 가다 보면 여러 차례 체온을 측정하게 된다. 화면에 얼굴을 들이대거나 삐쭉하니 솟아 있는 체온계의 센서에 손바닥을 들이밀지만 숫자를 눈으로 확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을 챙겨보라고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기차역에서는 승차객과 하차객이 엇갈리지 않도록 화살표로 구분해놓았지만 바쁘게 뛰어가는 사람들로 유명무실해지곤 한다.'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문득 궁금해지곤 한다. 에스컬레이터의 핸드레일에는 어느 순간 소독기가 부착됐다. 수많은 사람의 손이 닿는 핸드레일을 짧은 시간에 바이러스를 하루종일 제거할 정도로 소독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궁금해지곤 한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에는 언제부터인가 바이러스살균필름이 부착됐다. 사람들의 손이 닿아도 살균작용이 유지될지 궁금하지만 누구도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강타한 지 2년이 돼간다. 누구도 이
농업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신입생들은 '식량안보'라는 것을 배우게 되는데 국가가 일정한 수준의 식량이 항상 공급되도록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한다는 사실을 낯설어한다. 주변에 항상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를 사는 젊은 학생들은 먹거리는 공기처럼 항상 넘쳐나는 것으로 느끼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매년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다는 현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식량안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 간혹 배추가격이 폭등해서 "김치가 금치가 됐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거나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해외 어느 국가에서 식량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호소를 듣는 것 외에는 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한 나라에서 소비되는 전체 식량 중 국내에서 생산된 식량의 비중을 뜻하는 식량자급률 현황을 우리나라의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쌀과 감자는 100%를 넘거나 근접하고 대부분 채소류나 과실류, 축산물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새해지만 안좋은 소식이 있다. 코로나19가 올해도 우리와 함께 한다. 벌써 2년이 넘었다. 올해는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모든 것이 정상화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은행들은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그런대로 괜찮은 실적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은 어려웠지만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디지털 전환의 압박은 더 거세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또 생기면서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폭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도 강화되었다. 이런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국내은행의 이익은 괜찮았다. 비경상적 이익이 컸던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도 작년 3분기까지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12.9조원을 기록했다. 2020년 같은 기간의 9.8조원에 비해 31.6%나 증가한 것이다. 작년 3분기말 부실채권비율도 0.51%로 2020년 3분기말 0.65%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익과 건전성이 모두 좋아졌다. 올해도 기대해볼만
'부모찬스'에 분노하는 2030세대는 '능력주의'를 공정의 원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참에 능력주의가 공정한 원리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능력주의 함정'(The Meritocracy Trap)이란 책을 쓴 대니얼 마코비츠는 능력주의가 세습 귀족주의에 대항하는 진보적 이데올로기였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태어날 때 신분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원리로 20세기 초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습 귀족주의에 대항하는 진보적 이데올로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의 경제력과 인적자본의 힘이 자손에게 대물림되고 계급화해 새롭게 신흥귀족을 만들면서 능력주의는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로 전락했다. 저자는 능력주의가 심화하는 원인을 '엘리트 교육'과 '엘리트 중심의 고용'으로 본다. 즉, 과거 귀족이 땅과 재산을 통해 세습됐다면 현대 엘리트들은 자녀에게 제공되는 집중적인 엘리트교육을 통해 계층세습이 된다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공정이라는 착각'(The T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 개시 이후 도리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과연 올해는 반복되는 악몽을 이겨내고 위드 코로나, 즉 코로나와 공생이 가능할까. 사실 위드 코로나는 위다웃 코로나가 불가능한 데 따른 자구책에 불과하다. 새해 대선을 앞두고 민생이나 경제 걱정이 앞섰겠지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풀린 각종 지원조치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컸다. 따라서 단계적 방역완화를 통한 일상회복과 더불어 경제와 정책 정상화를 위한 출구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최근 방역 재강화에서 보듯이 출구전략은 울퉁불퉁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공생전략이다. 오미크론이 코로나 종식의 서막이라는 낙관론도 나오지만 앞으로도 장기간 코로나를 안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가 지배적이다. 나아가 자연생태계나 기후변화와 맞물린 신종 전염병 창궐이나 자연재해의 위험은 더이상 변수가 아니라 아예 상수로 정착한 모습이다. 당장의 코로나 퇴치나 출구전략 이상으로 이러한 낯선 도전과
문재인정부는 경제도 정부가 주도하려 했다. 법정 최저임금을 올리면 소득이 늘어나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를 민간이 만든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라고도 했다. 그 결과 6.9%(2010년)였던 민간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0.3%(2019년)까지 떨어졌다. 많은 비판에도 임기 내 이러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 결과 시장의 보복을 당했지만 남탓과 환경탓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6대 기업 총수에게 투자를 당부하면서 좋은 일자리는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는 놀라운 발언을 했다. 차기정부도 경제영역은 시장논리에 맡기고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맡기기 바란다. 전두환 전 대통령 비판자도 당시 경제정책을 경제관료에게 맡겨 경제가 발전한 것은 인정한다. 경제발전 초기에는 정부가 개입하면 선진국을 캐치업하기 유리하지만 경제가 성숙단계에 들어간 후에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옛 소련과 달리 한국은 비교적 빨리 민영화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853만7000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16.5%를 차지하며 2025년에는 20.3%가 고령자에 속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통계청, 2021년). 이중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고령자 수는 약 159만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의 22.5%로 이들 5명 중 1명이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8년). 인지기능은 기억력·공간지각력·계산능력·판단력 등의 지적 능력을 말하는데 이런 기능이 감소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을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고령자의 경우 인지·판단능력이 저하되면 금융기관에 가기 어렵거나 금융거래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빈번하다. 선택의 의사결정은 물론 자산의 관리·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빈번한 주민등록증의 분실로 예금의 입출금마저 쉽지 않고 송금 사기나 다단계 투자 사기의 표적도 되기 쉽다. 더욱이 고령자의 전체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한다는 보고
제도가 만들어지면 허점을 뚫으려는 사람이 꼭 나온다. 주식시장의 우선주가 그랬다. 현재 존재하는 우선주는 대부분 1988년 이후 몇 년 동안 상장된 것들이다. 주식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기업 지배권이 넘어가는 걸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는데 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약간의 배당을 더 주는 것을 내용으로 했다. 우선주는 대주주들에게 금맥이었다. 지분 걱정 없이 필요한 자금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자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엄청나게 늘어난 우선주가 주가를 압박했고 외국인들이 의결권 없는 주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선주 가격이 폭락했다. 우선주는 대주주에게는 최고의 선물, 소액투자자들에게는 최악의 존재로 남았다. 또하나 제도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는 기업분할이다. 기업분할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인적분할로 회사를 둘로 쪼갤 때 기존 주주에게 두 회사 주식 모두를 나눠주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물적분할이다. 분할된
역사책 속 지도를 들여다보던 딸아이가 물었다. "전라 좌수영과 우수영, 경상 좌수영과 우수영의 위치가 바뀐 것 같아." 이걸 어떻게 설명할지 잠시 생각하다 딸아이가 보던 책을 거꾸로 돌렸다. "이것 봐. 이제 좌우가 바뀌었지? 서울을 기준으로 남쪽을 바라보면 좌수영과 우수영의 위치가 바뀌잖아." 서울 중심적 사고는 그 역사가 깊다. 고려시대부터 중앙에서는 12목(牧)에 수령을 파견해 지방을 통제했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다. 한양은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다.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팔도의 선비들은 몇 날 며칠을 걸어 한양으로 향했다. 금의환향은 타지에서 성공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인데, 여기서 타지는 반드시 한양이어야만 했다. 심지어 귀양을 보낼 경우 더 중한 죄일수록 한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조선시대 5가지 형벌(五刑) 중 유배형(流配刑)이 사형(死刑) 바로 다음으로 무거운 형벌이었음을 고려한다면 한양도성에서 먼 곳의 삶이 얼마나 열악하고 궁핍했는지를 가
중세를 끝낸 것이 흑사병이라는 연구가 있다. 흑사병으로 인구가 급감하면서 인건비가 올랐고 생산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과학적 탐구를 촉진해 르네상스 시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상당히 설득력 있다. 세계는 지금 100년 전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에 필적하는 코로나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물론 사망자 수는 중세의 페스트나 스페인독감보다 경미하지만 지구촌이 받은 경제적 충격과 심리적 트라우마는 막대하다. 그중에서도 다음의 3가지 현상이 두드러진다. 첫째, 놀랍게도 디플레이션이 끝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모든 주요 중앙은행과 정부는 디플레이션과 싸웠다. 아닌 말로 헬리콥터에서 돈을 살포할 정도로 디플레이션과 전쟁에 총력을 쏟았다. 일본과 독일은 아직도 거의 마이너스금리를 유지하면서 '디플레이션'형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한다. 주지하다시피 디플레이션은- 대공황부터 가깝게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사례에서 보듯-경제에 치명적이다. 물론 일시적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