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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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또다시 논란이다. 10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이름과 달리 시장 불균형 규제로 채워져 있다. 내용인즉,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도시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대출이 사실상 제약됐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낮아지고, 15억 원 이상 주택은 최대 4억 원까지만, 25억 원 이상은 2억 원까지만 대출할 수 있다. 현금이 넉넉한 사람만이 서울의 주택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구조다. 결국 "현금 부자를 위한 자유로운 시장"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 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12·16 대책'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정부는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신규 주담대를 금지하며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를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15억 원 이상 주택의 수요는 현금 부자로 채워지고, 일반 수요는 15억 원대 이하 아파트로 몰리면서 중간 가격대 가격이 빠르게
"그래, 와라 가을아." 25년을 종이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온 만수가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가상칠언' 가운데 한 구절인 "다 이루었다"를 읊조리며 영화는 시작된다. 정작 그에게 닥친 것은 풍요로운 가을이 아니라 해고와 실직이라는 겨울이었다. 영화에서 만수는 우연히 만난 할머니가 툭 던진 한마디, "누군가 빠지면 공간이 생긴다"는 말에서 불현듯 본인의 생존전략을 세운다. 자신과 경력이나 실력이 거의 같은 실질적이고 잠재적인 경쟁자를 모두 없애버리기로 한 것이다. 박찬욱감독의 블랙코미디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자신을 해고하려는 외국인 임원은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어쩔 수가 없다)라 말하고 실직 후 만수는 이마를 두드리며 "어쩔 수가 없다"를 되뇐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집단착각'(Collective Illusion)이다. 주인공 만수는 물론 그에게 죽임을 당
우리나라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폭행당해 사망한 사건으로 국민과 정치권 모두가 격앙돼 있다. 일부 정치인은 군대를 캄보디아에 파견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정치인은 심지어 선전포고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구출문제와 별도로 이 문제를 좀 더 지정학적 구조문제로 차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무엇보다 대국통치의 특징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인구가 14억명이나 되는 중국의 통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국은 소국과 달리 중앙정부가 구석구석까지 촘촘히 통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 치안을 위해서라면 분권을 연방국가 수준까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통치권한을 분산하는 것은 중국 역사가 잘 보여주듯 국가의 분열 위험성을 높인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국가분열보다 변방의 치안부재를 선택한다. 또 다른 대국 미국도 통치에 빈틈이 많다. 미국은 분권이 강한 연방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아직 약해 중
긴 추석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도 정치 얘기는 삼가야 한다기에 화제를 꺼내지 않았지만 연휴 직전 더불어민주당이 "중국인 혐오를 법으로 막겠다"며 반중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블랙코미디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비판세력을 '극우'나 '내란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일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가 그들이 '혐오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반대를 봉쇄하기 시작한 것이 심상치 않다. 이런 도덕적 전체주의 언어는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예속이다. 무지는 힘이다'(War is peace. Freedom is slavery. Ignorance is strength). 이런 허구의 구호가 전체주의 사회에서 통했다는 사실이 섬뜩하다. 포용을 내세워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자유를 억압하려는 이재명식 도덕정치 역시 오웰이 경고한 '이중사고'(二重思考, doublethink)의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정책은 공화당의 전통적 감세와 규제완화 그리고 트럼프 특유의 관세부과와 이민감축이라는 2단 콤보로 요약된다. 트럼프의 콤보정책이 단명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기조로 자리잡을지는 그 경제적 성과에 달렸다. 그 성과는 상호 이질적인 두 갈래 정책의 상충과 시너지 효과가 좌우한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광범위한 조세개혁과 정부개혁 이후 감세와 규제완화는 공화당의 경제정책 핵심으로 뿌리내렸다. 정부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민간의 투자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경제의 공급 측 역량강화에 초점을 둔 레이건노믹스는 성과가 있었다.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성장국면에 진입했다. 감세와 규제완화가 긍정적 성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1980년 미국 GDP의 2.6%였던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GDP의 5%로 빠르게 늘었다. 레이건은 경제가 성장해 세수가 증가하면 재정적자가 줄어든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달랐
다윈의 '진화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적자생존'이다. 모든 생명체는 제한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데 이 중 가장 강한 존재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존재가 살아남는다는 이야기! 이 이론에 따르면 남을 위한 이타주의와 희생심을 가진 생명체는 진화가 힘든 것으로 해석된다. 남을 위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희생하는 개체는 그 유전자를 후세에게 전하지 못하기에 이타주의는 논리적으로 진화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런데 자연계에는 피를 나눈 혈족이 아님에도 이기심 대신 다른 생명체와 협력하는 사례가 여럿 있다. 꿀벌과 같은 사회적 생물이 보이는 자기희생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도 전우를 위해 폭탄 위로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의로운 군인들까지. 이러한 순수 이타주의를 '호혜주의 이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면 상대방도 비슷한 방식으로 보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 개념이다. 이런 '호혜주의를 기반으로 한 이타주의'가 자연적으로도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된다. 검찰청 폐지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 9월부터 시행되지만 신설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혼란이 예상된다. 여권이 검찰청 폐지법안을 급하게 밀어붙이면서 빠진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등 후속과제가 남아 있다. 후속과제 중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2의 검찰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하다. 국무총리실 산하 TF팀은 유예기간에 구체적인 안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여야와 당정 간에 이견이 커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TF팀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여야의 이견사항을 찾고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는 게 최선이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정부를 선언한 만큼 국민주권의 핵심인 풀뿌리 지역주민들의 주민자치가 보장되는 형사사법체계 방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주민자치형 형사사법체계(기소배심제, 판결배심제, 검사장직선제)를 반영할 필요가
태양광이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간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산자락마다, 마을 주변마다, 도심 건물 옥상마다 크고 작은 패널이 들어서는 광경을 두고 사람들은 불편해하거나 심지어 혐오감을 드러내곤 한다. 언론은 난개발이라는 표현을 쓰고, 지자체는 인허가 장벽을 높이려 한다. 그러나 나는 이 풍경을 오히려 고맙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재생에너지라는 기술의 본질이자, 우리 사회가 어쩔 수 없이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의 핵심은 3D, 즉 탈탄소화(Decarbonization),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다. 그 가운데 탈중앙화야말로 지금의 논쟁을 풀어내는 열쇠다. 화석연료 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처럼 거대한 발전소 몇 개가 국가 전력망을 책임지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앞으로는 작은 규모의 발전소 수천, 수만 개가 곳곳에 흩어져 전력을 공급하는 체계가 지배적이 될 수밖에 없다. 태양광이 도처에
탄소중립 달성과 AI 등 첨단산업 육성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추가적인 대형 원전건설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반도체·AI·데이터센터 등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첨단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려면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전력공급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일부 지역에서 송전망 건설지연으로 생산된 재생에너지가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보내지지 못함에 따라 출력을 제어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안정적 전력공급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응하거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충족하려는 기업들은 지역 또는 해외이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과 산업 기반의 약화로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들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앵커기업 유치로 지역경제를 회생해야 한다. 과거 지역발전 정책경험에 비춰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뿐 아니라 획기적 규제개선, 파격적 조세와 재정지원, 정주인프라 제공 등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안한
디지털 전환은 오늘날 모든 산업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점점 더 디지털화하고 네트워크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계속 등장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보안은 단순히 IT부서의 업무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과제가 됐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의 속도에 맞춰 공진화하지 못한 보안대책이 다양한 형태의 보안사고로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가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최근 주요 통신 및 카드사 등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들은 기업의 신뢰와 재무적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이러한 사례들은 네트워크와 시스템 차원의 취약점에 국한되지 않고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의 흐름을 인지한 상태에서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전과 구별된다. 이는 더이상 전통적인 방화벽이나 침입탐지 시스템과 같은 보안장비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이러한 복합적인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보보안'을
지난 9월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됐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9개월여 만에 재개됐다는 점에서, 그리고 연준 이사회가 연내 2차례와 2026년과 2027년 각 1회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 하나 관심을 끈 것은 물가불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단행된 금리인하라는 점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준이 목표로 한 2%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에 금리인하에 부담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춘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금리인하의 가장 큰 명분은 현재의 물가 및 고용상황이 아니라 연준이 판단하는 성장과 물가에 대한 예측전망에서 찾을 수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를 상회하는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연준 이사회는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
올여름 유럽은 폭염, 미국 서부는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한국도 폭우와 폭염으로 이상기후를 실감했다. 기후변화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이제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가 이를 '규제'나 '추가비용'으로만 본다. 그러나 세계의 흐름은 다르다. 탄소중립은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자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기준으로 자리잡았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유럽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한다. 철강·알루미늄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은 탄소배출량이 곧바로 가격경쟁력으로 연결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협력사에 RE100, 즉 전력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한다. 애플은 2030년까지 공급망 전체의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를 협력사 평가에 반영한다.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조달방식을 바꾸지 않는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한국은 다행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