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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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행의 시대가 열렸다. 어느 산업이나 커다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가 있는데 여행은 딱 지금이다. 섣부른 추측일 수도 있지만 여행산업은 코로나19(COVID-19)라는 전대미문의 혹한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전부터 움직임은 있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창궐을 기점으로 과거와는 다른 '초개인화 여행' 시대가 앞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른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로 접어들면서 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과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전후 여행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 들려오는 분위기도 그렇다. 앞서 여행업계는 2019년 축배를 준비하던 중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9년 해외여행(아웃바운드)과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 모두 사상최대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해외여행객(2800만→420만명)과 방한 외국인 관광객(1700만→250만명
지난 2000년 동안 종이는 문명 발전에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 온라인·디지털 시대가 시작된 21세기 들어 다양한 수단이 종이를 대체한다. 전자문서가 대표적이다. 카드·통신비 명세서와 공문서를 이제는 이메일(e-mail) 수신함에서 확인한다. 대다수 국민이 손 안에 작은 컴퓨터(스마트폰)을 하나씩 들고 있는 상황에서 종이는 짐이 됐다. 그러나 일찍부터 문서 전산화가 가능했음에도 10년 넘게 소수의 조직화된 이익집단 때문에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게 있다. 실손의료보험금(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다.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그동안 수 차례 드나들었던 병원과 약국에서 관련 서류를 모두 받고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또는 직접 보험사에 내야 한다. 청구할 돈이 소액일 경우 절차가 번거로우니 포기도 한다. 서류뭉치를 준비하기 귀찮아 권리를 내려놓게 유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요즘 같은 시대에 왜 종이를 일일이 받아서 다 내야 되는 거야"라는 불만은 커진다. 병원이나 약
지난 7월 김부겸 국무총리가 재난지원금 선별지급에 대해 설명하면서 "고소득자들에겐 돈 대신 자부심을 드린다"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사람들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자부심보다는 정작 살림살이에 보탬이 될 돈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도입한 '반려해변제도'의 핵심도 자부심이다. 반려해변은 기업이나 단체, 학교가 전국의 해변 하나씩을 맡아 자율적으로 청소하고 관리하는 제도다. 참여하는 기업이나 단체에는 담당 해변에 입간판을 세워주고 언론에 홍보하는 게 사실상 인센티브의 전부다. 이를 제외하면 '해양생태계를 깨끗하게 지킨다는 자부심'만 남는다. 근로자들은 자부심만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답답한 사무실과 공장을 벗어나 바다를 바라보며 쓰레기를 줍고 마음까지 깨끗하게 만드는 기분은 그 무엇보다 상쾌하다. 근무시간에 일상적인 업무 대신 환경정화 활동에 나서는 기분도 남다를 수 있다. 그런데 경영자의 입장은 다르다. 좋은 취지에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생산성에는 차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시작부터 요란하다. 회생 계획을 내기도 전에 차(車)보다 땅(공장부지) 문제가 불거졌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MOU(업무협약)을 맺으며 평택공장 터를 '준주거지'로 용도변경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법원이 에디슨모터스와 MOU를 맺기 전에 산업은행은 법원에 '산은 대출조건 요구는 M&A 무효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냈다. 산은으로부터 받으려는 대출도 결국 공장 부지가 주요 담보인 까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의 MOU 체결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나오고 있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지 여부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5만㎡ 크기의 쌍용차 공장부지는 9000억원 가량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미 공장부지 주변은 도시개발구역으로 최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게다가 쌍용차 공장이 이전되는 것은 그것 자체로 개발 호재가 된다. 땅값도 달라진다. 최소 5000억원 이상의 개발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에 유감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유 실장은 "늦었지만 정부가 지난주(11월 첫째 주)부터 굉장히 빨리 움직여 단기간에 대응을 잘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다른 관료도 아닌 대기업(LG CNS, 포스코경영연구원) 사장 출신인 유 실장이 이렇게 말한 것은 사실 변명에 가깝다. 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인데 이를 30년 넘게 관리해온 그의 답변치고는 궁색해서다. 만약 기업에서 현 정부처럼 요소수 품귀 사태를 대처했다면 신상필벌 대상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유 실장이 잘 알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를 필두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환경부, 국가정보원(국정원) 등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일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제한을) 10월21일에 인지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지 100일 동안 여의도는 예상보다 고요했다. 취임 직후 정 원장은 외부 일정을 최소화 하고 조직과 현황 파악에 집중했다. 사모펀드 사태부터 금융사 종합감사 등 자본시장의 굵직한 이슈들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채 전임 원장이 떠나서다. 특히 여의도 증권업계는 시장조성자제도에 참여했다 수백억의 과징금을 통지서를 받으면서 대참사가 벌어졌다. 기획재정부 시절부터 '정책통'으로 유명했던 정 원장은 당장 금감원 임원들을 소집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정 원장이 오기 전부터 금감원이 검토하던 사안이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법적 검토 결과가 나오기 전 증권사에 과징금을 사전 통보부터 한 건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9월 금감원 직원들은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지적을 받고 혼이 '쭉' 빠질 정도로 일을 했다고 한다. 정 원장의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오지 못해서다. '과징금 결정이라 함은 법 위반이라는 건데 명확한 위반 근거 결론이 나왔나', '만일 그
인식조사 : 최소 2000명 이상 우리 국민 대상,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현안 관련 △해당 과거사 이슈에 대한 인지도 △문제해결 시 중시하는 가치 등 조사 외교부가 다음달 완료를 목표로 이달 착수 예정인 '한일 과거사 현안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사업의 내용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경색됐던 한일관계 돌파구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풀기 위한 '막판 반전카드'를 고민 중인 셈이다. 관련 보고서는 다음달 나온다. 실제 위안부·독도 문제, 징용공 배상 판결 등 각종 현안으로 한일 관계는 전례 없이 냉랭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주변국들에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강하다고 밝히며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와의 첫 통화에 대해 "아주 좋았다"고 했다. 그런데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지 이틀만에 A급
"집회·시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우리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최대한 보장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단체나 노동조합 관계자의 말이 아니다. '위드코로나(단계적일상회복)가 시행되면서 집회·시위가 많이 늘어 걱정이 크겠다'는 얘기에 돌아온 최관호 서울특별시경찰청장의 답이다. 경찰은 전통적으로 집회·시위를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봤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숨진 것도, 용산 재개발 현장에서 경찰과 철거민의 대치 중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친 것도 이같은 시각에서 비롯됐다. 시위 과정 속 발생하는 '불법' 행위는 응징해도 된다는 기조가 깔려있다보니 '과잉진압'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경찰의 시각도 변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공공의 안녕과 이익을 따져보겠다는 기조다. 최 청장은 "집회·시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서 우리 경찰은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일부 위법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인내할 것"이라며 "그리고 국민이
지난주 넷플릭스의 딘 가필드 정책총괄부사장이 국회를 찾았다. SK브로드밴드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읍소 전략을 펴기 위해서다. 가필드 부사장은 과방위의 이원욱 위원장,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망 사용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넷플릭스 트래픽이 미미하다거나 해외에서 한국 기업들도 똑같은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동통신사들과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언급도 있었지만, 자사의 망 사용료 지불이 부당하다는 인식은 그대로였다. 가필드 부사장은 국회 방문 다음 날 "한국 정부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전송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까지 했다. 넷플릭스가 국회까지 찾아와 망 사용료 지불의 부당함을 호소한 이유는 패소와 규제 입법이라는 두 가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가필드 부사장의 표면적인 방한 목적은 '오징어게임' 흥행이었지만 실제로는 망 사용료 문제 해결을 위한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제
최근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는 한 업체의 파격적인 채용방식이 입방아에 올랐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분야 유망 스타트업 A사는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부족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하는 곳 중 하나였다. 최근 투자에도 성공하면서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이었다. 개발인력 채용도 이런 일환으로 필요했다. 개발자가 절실한 만큼 '높은 몸값'을 부르는 건 필수였다. 시니어급 개발자들에게 기본급으로 최소 1억원을 내걸었다. 주니어급한테는 최소 5000만원을 제시했다. 여기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성과급 등을 고려하면 흔히 업계 최고로 쳐주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에 못지않은 처우였다. 그러나 사람들을 정말 놀라게 한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인력영입 방식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A사의 개발자 영입을 추진한 헤드헌터는 우수한 개발자가 많은 한 IT(정보기술)회사로 직접 찾아갔다. 그는
갑작스런 한파로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랜차이즈업계가 양상추 수급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양상추 빠진 햄버거'로 이어졌다. 시작은 '한국맥도날드'다. 지난달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대신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고 알렸다. 양상추 없는 햄버거를 받아든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고기 마카롱이냐" "'정크푸드'인데 몸이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다" "대체 가능한 채소를 넣어야지" 등 불만이 쏟아졌다. 맥도날드는 "내부 품질 기준에 맞는 양상추만 써야 해 다른 채소로 대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후 '버거킹'도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양상추 대신 '너겟킹' 3개를 대신 주고 있다. 실제 4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등급 양상추 10㎏의 평균가는 2만1511원으로 전년 동월 동일 대비 161.0% 올랐다. 그런데 모든 업체들이 맥도날드처럼 대응한 것은 아니다. 롯데GRS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상황이네요." 얼마전 독자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최근 작성한 초전도케이블 관련 기획 기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담겨있었다. 그는 한국의 초전도케이블 기술력에 감탄하면서도 앞으로에 대해선 걱정했다.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높은 초기비용 탓에 시장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생반사의 고양이에 빗댔다. 초전도 케이블은 극저온에서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초전도체를 활용해 만든다. 기존 구리 케이블보다 송전용량을 5배 이상 늘리면서도 송전손실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저전압으로도 대용량 송전을 할 수 있어 변전소도 필요없다. 초전도케이블이 '꿈의 전선'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초전도케이블 총괄기술을 확보하고 실증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4개국 5개사(한국 LS전선·프랑스 넥상스·일본 스미토모·후루까와·미국 울테라)에 그친다. 이중 LS전선은 단연 최고다. 보유 제품의 성능과 라인업 모두에서 앞섰다. 상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