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6 건
"요즘 애들 왜 그러냐" 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하다보면 종종 듣는 소리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가상현실 속 명품가방을 수백만원에 사는 등 기성세대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일 때 나오는 말이다. '요즘 애들'이란 누굴까. 단순히 MZ세대 또는 2030세대라고 기계적으로 정의하면 될까. 이런 접근법은 권하고 싶지 않다. 특히 혁신을 이끌어가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만큼은 더욱 지양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요즘 애들을 '세대 차이'로 접근하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한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이해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나와 다른 그들'로 손쉽게 규정한다. 이런 기성세대는 요즘 애들로부터 '꼰대'라는 뭇매를 맞는다. 세대 차이로 갈라치기 하면 대립각이 커져 소통이 어렵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생각한다면 손을 맞잡을 수 있다. 요즘 애들의 특성을 세대 차이가 아닌 '시대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요즘 애들이 IT에 능숙한 것은
'30대 명퇴'를 보도한 지 6년이 지났다.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희망퇴직으로 인생이 달라진 청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만 29세라 '20대 명퇴'라고 해도 될텐데 독자들이 믿지 않을 것 같아 '30대 명퇴'로 했다.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서자 다른 기업에서도 유사 사례가 쏟아졌다. 청년세대의 또 다른 불안이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지(혹은 다녀야할지) 확신은 없다. 수년 전 증시를 호령했던 신산업이 오늘날 사양산업이 된다.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산업구조 개편의 일상화다. 좋은 기업들일수록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을 주도한다. 산업구조 개편은 구조조정, 즉 '사람이 잘려나간다'는 것의 다른 말이다. 선택지는 두 가지다. 가슴 깊은 곳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채 타의 혹은 자의(파이어족)로 20~40대에 회사를 떠나가거나 가혹한 경쟁을 체화한 '시장 전사'가 돼 위로 올라간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이렇게 '생존 투쟁'을 한다. 정치권은 어떠한가. 집권에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6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8주년을 하루 앞둔 때였다. 삼성그룹 일부 계열사는 다음날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불명확한 답에 처음엔 의아했지만 곧 이유를 알았다. 신경영 선언일은 그룹 차원의 비전을 선포하는 역할을 해온 행사다.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들이 모여있는 삼성이지만 이날은 총수가 필요한 날이었다.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각 계열사가 일정을 문의할 만한 곳은 없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총수의 메세지를 기다릴 뿐이었다. '총수 부재'라는 삼성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최근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국이 우위를 지켜나가려면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라도 오너의 재빠른 결단이 없다면 그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긴박한 재계의 요청과는 달리 정부의 의사결정은 더디기만 하다. 그 사이
#장면1.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7월부터 6억원 초과 집을 사면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83%가 규제 대상이 된다고 했다. #장면2. 2개월 뒤 금융위가 청년·신혼부부의 내집 마련 지원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만 39세 이하 청년이나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에 40년 만기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발표 이후 여론은 '부글'거렸다. 40년 모기지를 보금자리론에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보금자리론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탓이다.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집을 살 때만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금융위가 7월부터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이 된다고 밝힌 83%의 서울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청년, 신혼부부라 할지라도 40년 만기로 돈을 빌릴 수 없다는 의미다. 나머지 17%에 해당하는 6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조차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당초 보금자리론 도입 당시 취지를 무색케
최근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가 포털 뉴스 편집권 폐지를 골자로 한 언론 개선책을 발표했다. 포털의 뉴스 배열과 추천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가 편향적이며 언론 자유와 뉴스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여당의 인식이 반영됐다. 막강한 온라인 지배력을 확보한 포털이 뉴스 편집권을 활용해 '언론 위 언론'으로 군림하면서 불거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끊이지 않은 포털 뉴스 공정성 논란의 해법으로 편집권 폐지를 제시한 것이다. 포털 뉴스 편집권 폐지는 포털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온라인 뉴스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포털이 운영하는 모바일 첫화면 추천뉴스, 인공지능(AI) 추천뉴스, PC 뉴스 페이지 등 뉴스 서비스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물론 언론사들의 뉴스 유통 전략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소비자들은 익숙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
"미국 미사일에 중국 반도체가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갖고있는 것 같다." 한미 정상회담 물밑 협상에 참여한 한 고위 관료는 최근 미국 행정부의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백도어가 달린 중국 반도체가 미국 무기체계에 숨어들고, 자국의 칼이 무력화되는 사태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터미네이터3와 같은 영화에 나오는 장면일 뿐인데 그들에게는 현실화된 위협인 셈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배제에 주력하고 있는 품목들도 무기 또는 안보와 밀접한 것들이다. 미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반도체와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관련 공급망을 자국 또는 동맹국으로 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4대 주요품목에 대한 100일 검토보고서'를 발표했다. 반도체는 전투기와 전함, 미사일 등 군사무기 외에도 자동차 백미러에 들어갈 정도로 수많은 제품에 쓰인다. 드론 등 각종 무기체계가 무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도 중요한 전략물자다. 각종 전자제품과 원자력발전소에도 사용되는 희토류는 이미 자
"세계적인 수준의 청렴성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민들에게 존경과 사랑받는 경찰이 되겠습니다." 지난 1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반부패 중·장기 추진계획' 대국민 발표회에서 카메라 앞에 선 김창룡 경찰청장이 이렇게 다짐했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폭행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5일 만이었다. 경찰의 단기 목표는 내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경찰청은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이라는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직전해보다 1등급 하락했다. 장기적으로는 2032년까지 세계 10위권 청렴 경찰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경찰의 장밋빛 청사진을 대하는 여론은 차갑다. 경찰이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4개월 동안 '이용구 사건 부실수사'를 조사해 발표했다. "외압이 없었다"는 결과에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당시 경찰이 여권 실세 인사였던 이 전 차관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다. 또 범행 은
최근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전용 84㎡가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아파트의 2년 후 전셋값도 6억원을 넘지 않는다. 같은 평형 전세 시세가 현재 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집의 세입자는 로또 맞은 셈이다. '운좋게'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세 80% 수준인 서울시 장기전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이런 민간임대주택이 대거 사라질 전망이다. 여당은 임대사업자가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며 제도 자체를 없애려 하고 있다. 한때 장려하던 제도를 없애는 '느닷없는 반전'을 지적하려는게 아니다. 잘못된 정책이면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문제는 여러 지표들은 임대사업자제도가 사라져야 할 제도라는 여당의 결론이 '최소한' 일부는 틀렸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등록주택임대사업자들이 실제 계약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취합해 최근 시세와 비교한 결과 대부분 시세보다 30~40%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신고등록 컨설팅 실사가 시작됐다. 등록을 원하는 코인 거래소가 '자발적'으로 신청'하고 금융당국이 직접 찾아가 '컨설팅'해주는 아름다운 그림이다. 업계 '빅4' 거래소 중 코인원과 빗썸, 코빗 등 3곳이 '스타트'를 끊었다. 회사별로 출동한 현장실사팀의 구성은 화려하다.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예탁결제원, 코스콤, 예금보험공사 등 금융유관기관이 총망라됐다. "코인은 금융이 아니다"라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생각이 바뀐 것일까. '컨설팅'에 앞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보안인증(ISMS)을 받은 20곳은 공문도 하나 받았다. 금감원이 보낸 서류인데 '코인 상장폐지 현황'과 '유의종목 현황' 등을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상장일 및 가격 △상장폐지일 및 폐지가격 △상자폐지일 거래대금 △상장폐지 사유 △해당 (상장폐지) 코인 보유자 수 △해당 (상장폐지 코인) 보유자의 보유잔액) 등을 양식에 맞춰 작성하라고
지난 4월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무신사X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벤트 포스터의 손모양이 남성 혐오의 상징인 '메갈' 이미지와 일치하는 바람에 홍역을 치렀다. 무신사는 논란의 '카드를 잡는 손'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작은 물건을 잡는 구도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성난 소비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억울하다"는 즉각적인 해명과 해당 이미지 폐기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사퇴를 선언했다. 같은 달 패션업체 F&F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MLB의 광고에도 성차별 논란이 불붙었다. "런드리샵 가기 좋은 오후, 쌩얼(맨얼굴)은 좀 그렇잖아? 모자는 더 깊게, 하루는 더 길게"라는 문구는 여성이 화장하지 않은 채 외출할 때 모자로 얼굴을 가려야 한다는 뜻으로 읽혀 성난 여성들의 몰매를 맞았다.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MLB 불매하자"는 댓글이 우르르 달렸고 F&F는 광고를 모두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유통·패션·뷰티업계가 젠더(성별) 이슈에 홍역
"요즘 날씨 정말 이상하지 않아?" 예고 없는 비와 종잡을 수 없는 기온 탓에 요즘 대화에서 빈번하게 '낯선 날씨'가 화제로 오른다. '이상한 날씨'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대만에는 반세기 내 최악의 가뭄이 닥쳤고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평년보다 더운 봄을 겪었다. 기후위기가 일상에 와닿을 만큼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발신돼왔지만, 올해가 다른 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논의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G7(주요7개국)은 지난 5일 폐막한 재무장관 회의에서 기업들의 기후 관련 정보 공시 의무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G20의 금융안정위원회가 만든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테스크포스)의 권고를 기반으로 해서다. 시한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곧 G20 차원의 의제가 될 수 있다. 기후 위험과 관련한 중앙은행 차원의 논의도 늘어났다. 이달 초 국제결제은행 주최로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 최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아무도 모른다. 벤처강국 코리아에서 정작 벤처투자 규모가 얼마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 정부도, 투자자도 짐작만 할 뿐이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나 하이퍼커넥트 같이 수조 원씩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기업들이 나오고 신규투자나 펀드 규모가 늘어나는데 정작 신뢰성 있는 통계나 정보는 없다. 모두가 알고 있다. 사석에서 만나면 중소벤처기업부 공무원이든 VC(벤처캐피탈) 대표든 다들 제대로 된 통계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올해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으로 취임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VC 관련 정보를 DB(데이터베이스)화해 활용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기부 공무원은 아예 한발 더 나가 벤처투자 통계를 '오픈데이터'처럼 운영해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실상은 반쪽짜리 통계뿐이다. 중기부가 벤처투자 통계를 자체 집계하지만 창업투자사 통계뿐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신기술금융사 등의 자료는 빠졌다. 재작년 출범하면서 큰 기대를 모은 민간 벤처투자협의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