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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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걸음은 쫓기는 듯했다. 통상 회의가 끝나면 문 앞에 대기하던 기자들에게 길든 짧든 한마디라도 해 주던 그가 입을 굳게 닫았다. 정부는 1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코로나19 관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피해 기업과 민생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관심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쏠렸다. 회의가 끝날 때까지 한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홍 부총리는 답하지 않았다. 당장 답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답이라도 내놓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랐다. 국회 일정으로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라지만 머릿속이 복잡한 탓이 아니었을까. '1분기 추경'이 갖는 무게감 때문일 것이다. 본예산 집행 초기인 1분기에 추경이 편성된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다는 뜻이다. 과거 20여년간 1분기에 추경이 편성된 것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뿐이다. 갑작스레 닥쳐온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경제가 비상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임산부도 있고, 아이 엄마·아빠인 직원들도 있는데…우한 단체 공지조차 하지 않은 게 말이 되나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온 10여 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서울 시내 면세점투어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면세점에서 일하는 A씨는 이같이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대규모 단체가 들어올 때는 그렇게 몇 번씩 공지하더니, 이번엔 아무 얘기 없었다. 최소한 마스크 정도는 쓸 수 있게 미리 알았어야 했던 거 아니냐"고 했다. 이날 아기를 데리고 면세점을 방문했다는 한 소비자도 "도대체 어디였냐"며 불안에 떨었다. 실제 해당 관광가이드를 했다는 B씨에게 확인한 결과 우한 관광객 18명은 지난 22일 입국해 25일부터 롯데, 신세계, 신라, SM,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5곳의 서울 시내 유명면세점을 돌았다.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공포가 확산되자 일부 면세점들은 뒤늦게 명단이 있었다고 밝혔고, 일부는 출국지
"저 5일치 숙박 예약 한번에 날아갔어요!" 지난주 친한 동생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수화기 너머 짜증이 그대로 느껴졌다. 배경은 이렇다. 평범한 회사원이던 그는 그저 그런 수입과 무료해진 업무에서 탈피하고자 8개월전 부업을 시작했다. 숙방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였다. 2개월만에 3곳으로 사업장을 늘리며 월 수입은 대기업 임원과 견줄 정도가 됐다. 애를 낳지 않는 핑계를 넉넉치 않은 월급 탓으로 돌렸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러던 중 돌발 변수가 생겼다. 이미 몇주 전 예약했던 손님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를 이유로 줄줄이 예약을 취소한 것. 그가 생각지도 못한 리스크였다. 취소한 손님들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중국 우한 인근 거주자들도 아니었다. 숙박료의 절반 가량을 수수료로 뱉어야 하는 내국인이었다. 불가항력의 환경에 의한 일이니 받아들이라고 달랬지만 그는 분을 삭히지 못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악재로 작용한 사업은 에어비앤비 뿐만이 아니다. 공유경제의 대표적
17년 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한 통의 감사 편지를 받았다. 당시 중국 전역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어려움을 겪을 때 현대차그룹이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였다. 사스가 창궐했던 2003년은 현대차가 중국에 본격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쏘나타'를 현지에서 판매한 지 채 6개월도 안 돼 사스가 발발하며 현대차 중국 사업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러나 현대차는 현지 공장이 위치한 베이징시 사스 대책본부에 '쏘나타' 10대를 기증하며 사스 퇴치를 진심으로 도왔다. 공장 소독·방역을 철저히 해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사스 청정구역'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덕분에 정 회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베이징시 명예시민으로 추대됐다. 2003년 현대차 중국 판매 목표는 5만대였지만 사스가 창궐했는데 불구, 5만2128대를 팔았다. 17년이 지난 2020년. 현대차는 또다시 중국 사업에서 '신종 코로나'라는 악재를 만났다. 2003
중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라는 변수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연기와 동시에 판호 재발급도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게임업계에선 판호 발급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시 주석 방한시 한중 간 판호 재발급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최근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며 다시금 국내 신규 게임의 중국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中, 신종코로나에 총력전…판호 문제 뒷전으로 밀릴 수도 ━ 30일 현재 중국 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6000명을 넘어섰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당시 확진자 수보다 많다. 중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지인 만큼 시 주석이 직접 사태를 지휘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가 우려하는 게 이 대목이다. 중국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해결에 집중하느라 시 주석의 방한은
"최대주주 또는 최고경영진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계열회사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고자 준법감시실을 신설했다. 또 준법감시의 정도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기업의 준법감시 업무를 수행할 '준법감시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2일 오후에 열린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기일. 주문을 낭독하던 재판장이 "피고인(이 회장)에게 정상 참작의 요지"를 읊었다. 재판장은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수천억 원대 배임과 횡령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보석이 취소되면서 법정구속됐다. 다만, 형량은 1심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이날 양형 참작 사유로 '준법감시 노력'을 언급한 재판장은 다름아닌 '이재용 재판부'의 정준영 부장판사다. 정 부장판사는 재판을 통해 처벌보다는 회복적 사법에 부합하는 심리와 판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복적 사법은 처벌보다는 피해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현 사법체계는 '수감
"사실 사외이사 문제는 법으로 강제하기 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모 연구원은 최근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무부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평소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방안에 대해 연구해 온 연구원조차 우려를 내비칠 정도로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가 된 개정안은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서 6년 이상(계열사 포함 9년) 재직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 오래 재직함으로써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당장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새로 구해야 하는 상장사들의 입장은 난감하다.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전문가 인력풀이 적은 국내 사정상 사외이사를 구할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하나로 한국 기업
"글쎄요, 행사에 참가하는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내달 1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한국판 CES'(세계 최대 IT·가전 쇼) 준비 상황을 묻자 주요 기업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이구동성으로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처음 열린 '한국판 CES'는 올해는 코엑스로 자리를 옮겨 더 크게 열릴 예정이다. CES에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성격까지 더해져 이동통신사들도 대거 참가한다. 아예 행사 간판도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으로 바꿔 달았다. 그러나 참가 기업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낮은 것 같다. 일부 업체는 기자에게 "이 행사와 관련해 어떤 사전 언급도 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할 정도였다. 효과는 미미한데 '졸속 행사'라는 비판이 거세 자칫 논란의 주인공이 될까봐 몸을 사리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하다보니 기업들은 큰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매년 1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CES와 2월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는 전 세계 IT 업체와 전문가, 학자,
"조직의 발전을 위해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는 IBK기업은행의 한 임원이 퇴임 직전 한 말이다. 지난 20일 임상현 전무(수석부행장)와 배용덕·오혁수·김창호 부행장 등 4명의 기업은행 임원이 은행을 떠났다. 각각 기업은행에 첫 출근한 지 39년, 41년, 34년, 32년 만이다. 평균 재직기간 36.5년인 이들의 퇴임일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기업은행은 임원들이 떠날 때 직원들이 본점 1층에 도열해 마지막 퇴근길을 배웅해 주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4명의 부행장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업무를 마치고 쓸쓸히 떠났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명에 반대하며 노조가 25일째 1층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환송행사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퇴임한 부행장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된 뒤 계열사 대표가 됐든, 은행 전무가 됐든 얼마든지 금의환향하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모두가 다 복귀할 순 없다. 은행으로 돌아오기
지난 20일 광주 근처 휴게소. 이날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깜짝 ’ 등장했다. 광주 5·18 민주묘역으로 향하는 도중, 기자들의 식사 자리에 합류한 것. 당초 안 전 위원장과 점심 식사가 예정됐다가 취소됐던 터여서 기자들은 당황했다. 자리에 앉은 안 전 위원장이 입을 떼자 기자들은 모두 숟가락을 놨다. 대신 펜을 들거나 노트북을 폈다. 안 전 위원장과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전까지 안 전 위원장은 질문 개수를 제한했다. 지난 19일 안 전 위원장 귀국에 맞춰 공항에 마중 나간 기자들에게는 3~4개의 질문만 받겠다고 했다. 20일 국립현충원 참배 후에도 4개의 질문만 받았다. 기대는 컸지만 기자들은 다시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15개 질문에 대한 답변 중 11개가 그가 이번에 내놓은 신간 내용 소개나 원론적인 얘기였다. 그가 책을 통해 제시한 3가지 비전인 △행복한 국민 △공정한 사회 △일하는
국내 관광 시장에 활기가 감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5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내친김에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목표로 잡은 올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자취를 감췄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의 조짐이 보인다. 한국 관광이 탄탄대로에 놓인 듯 하다. 숫자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최근 관광업계에선 숫자 너머에 있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숫자에만 매몰돼 양적인 성장에만 치우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관광 선진국이 갖춰야 할 질적인 부분에는 소홀하다는 것이다. 지방관광 활성화를 외치면서 정작 콘텐츠 확충에 소홀한 정부, 지자체를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통영과 여수에서 케이블카 인기가 높아지자 전국 팔도 산과 바다는 지금 케이블카 설치로 바쁘다. 인바운드 활로를 위한 장기적 관점의 원천 스토리나 관광 콘텐츠 개발은 커녕 남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지방관광을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위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인 만큼 개별 기업에 대한 처우나 평가는 냉정했다. 성장성이 있는 기업은 발표 기회를 얻었지만 작은 기업들은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7곳이 발표 기회를 얻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본 행사장에서 가장 큰 발표장을 배정받았다. 대웅제약, 제넥신, 한미약품, 휴젤, LG화학은 본 행사장이 아닌 이머징트랙에서 발표를 했다. 이머징트랙은 신흥국에서 급성장 중인 기업을 소개하는 곳이다. 세계 수많은 제약·바이오기업 중 국내 기업 7곳이 발표장에 선 것은 의미가 있었지만 막상 현장을 찾아가니 아쉬움이 남았다. 우선 국내 기업들의 발표는 모두 JP모간 콘퍼런스 3일째에 열렸다. 날짜가 뒤로 밀리다 보니 행사 첫째 날과 둘째 날보다는 상대적으로 청중 수가 적었다. 이머징트랙에서 발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