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은 11%, 아파트값은 14% 올랐다"
역대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김현미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 말이다.
시장에선 "현실 감각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시기 민간 기관이 집계한 통계와는 너무 큰 차이가 난 까닭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값은 KB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평균 9억5000만원이 넘어 현 정부 출범 시기와 비교해 60% 이상 뛴 상태였다.
김 장관은 퇴임 전까지 민간 기관이 조사한 집값 통계에 거품이 끼었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가 신뢰한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가 오히려 현실을 왜곡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전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30만원으로 전월 집계치(9억2813만원) 대비 1억8000만원 급등했다.
집값 통계는 표본 조사 특성상 한 달에 평균 매매가격이 1000만원 올라도 '급등'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 달 만에 이 정도 가격 지표가 차이나는 것은 "이전 통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 외에는 마땅한 해석을 찾기 어렵다.
부동산원은 "확대된 표본 수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직전까지 표본 수가 1만7190가구였는데 이보다 2배 늘린 3만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면서 통계 격차가 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표본을 늘렸더니 통계가 이런 차이를 보였다면 집값 상승률이 가급적 '낮게 보이도록' 표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부동산원 집값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수차례 제기됐다. 거래가 거의 없거나 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홀로 아파트를 표본으로 고집한 이유에서다. 그럴 때마다 부동산원은 "그게 더 현실적인 시장 가격"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현 정부 들어 집값 오름세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 배경은 이 같은 부동산원의 통계에 의존했다.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선 이번 결과가 '배신'이자 '충격'으로 다가올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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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동산원 통계 개편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에선 "이제야 좀 믿을만한 정보"라는 반응도 나온다. 역설적이면서 '웃픈'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