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적 합의 없는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기후저항'

[기자수첩] 국민적 합의 없는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기후저항'

세종=안재용 기자
2021.08.26 06:00

"탄소중립기본법에 명시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인 35%가 해외에 비교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4일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정안 관련,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주재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문이다.

만약 기자간담회를 연 사람이 환경부 장관이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35%가 에너지 수급과 국내기업에 어려움을 준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것이다. 같은 언론사 기자라도 출입처가 다르면 자연스레 생각도 달라진다. 자주 만나는 취재원, 평소 접하는 자료가 다르기 때문일 터다.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기자들도 그럴진대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람들은 오죽할까. 당장 돈을 들여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할 상황이 된 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한국무역협회는 "35%라는 높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과 경제성장률 제고,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환경단체들은 35%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온실가스 35%를 감축해도 잔여배출량이 여전히 많다"며 "국제적으로 합의하고 있는 목표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목표치로 기후악당국 오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독일이 65%(1990년 대비), 미국이 50~52%(2005년 대비), 일본이 46%(2013년 대비)를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생각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온실가스 감축은 피할 수 없는 길이고, 절대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 국론을 하나로 모아 똘똘 뭉쳐도 해낼까 말까 한 도전적 과제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온실가스 감축의 당위성과 필요한 감축 수준, 이를 위한 비용 등 모든 정보를 열어놓고 공론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전기요금이나 일자리, 평균기온 상승분, 해수면 추이 등 국민들에게 와닿는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그런 절차가 없다면 '조세저항'처럼 '기후저항'이라는 말이 등장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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