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50 건
"인사청문회까진 지켜봐야죠…"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이 후보가 2017년 당시 의원실 인턴에게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네 머리는 판단하는 머리가 아니다" 등의 폭언과 고성을 쏟아낸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다. 보수정당 국회의원 시절에 있었던 일이지만 이 후보가 현 정부 장관으로 지명되자마자 불거진 논란에 집권여당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는 이념과 가치만큼이나 문화적 차이가 확연하다. 민주당에는 이른바 '형(누나)·동생' 문화로 불리는 특유의 공동체 정서가 있다. 과거 민주화 운동 시절부터 형성된 문화다.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서로를 형(누나), 동생이라고 부르면서 뭉쳤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하기 전까지 술 한잔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비주류의 설움을 씻었다. 동지적 관계를 넘어서는 가족의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동생은 형을 따르고, 형은 동생을 끌어주며 웬만한 허물은 감싸주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마약범죄를 전담하는 '마약청' 설립에 힘을 실었다. 수사·기소·공소유지 기능을 한 조직이 맡는 구상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 문제와 얽혀 잘 정리되지 않고 꼬인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조직을 신설하면서까지 수사기소 분리를 개혁의 대원칙으로 삼았지만 고난도·대형범죄 앞에서는 한 조직이 책임지고 사건을 끌고 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동시에 드러난 셈이다. 분리를 말하면서 일치를 고민하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여당은 특검을 잇달아 추진하며 수사·기소 일치 구조로 진상을 신속하고 명백하게 규명하겠다고 한다.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특검은 예외"라는 답이 돌아온다.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음에도 이 대통령의 "지지부진하다"는 한마디에 검찰이 지휘하는 합동수사본부가 만들어졌다. 특별사법경찰 확대 기조도 향후 제도설계 과정에서 '예외' 문제와 맞닿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도입을 지시했고 금융감독원도 민생범죄 특사경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기존 1개팀 37명에서 2개팀 5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포렌식(전자기기분석)팀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나섰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합동대응단)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근본적 문제의 핵심은 포렌식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라며 "포렌식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현재 합동대응단 내 포렌식 담당 인원은 1명이다. 1명이 모든 사건의 디지털 증거를 분석해야 해 사건 처리에 속도가 나지 상황이다. 지난해 9월·10월 연달아 적발한 1·2호 사건의 포렌식 작업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인력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력 확충을 계기로 연쇄적인 적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업무보고 당시 "인력이 확충되면 1호, 2호가 아니라 10호, 50호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전 세계가 2026년 시작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극단적인 경제·안보 메시지에 긴장과 혼란에 빠지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물가 압박에 밀려 관세 인상을 유예하는 '경제적 후퇴'를 선택하더니, 이튿날에는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하고 대통령을 체포하는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임을 자임해왔다. 그는 협상을 통한 종전 가능성을 강조하며 '평화주의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왔다. 그러나 2~3일(현지시간)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압송을 위해 베네수엘라 수도 등을 공습했고, 이 과정에서 마두로의 쿠바인 경호 인력과 민간인 등 수십 명이 희생됐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새 정부 수립 때까지 국가운영 개입을 선언하는 한편 그린란드, 콜롬비아 등에 대한 공습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제 분쟁 종식을 외치는 동시에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며 군사·정치적 위기를 촉발하는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이중성은 그의 전매특허인 관세 정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쿠팡이 고객정보 유출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김범석 의장의 사과문과 1조700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드러난 모습은 '책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청문회에 참석한 주요 경영진들은 핵심 질문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사과와 보상으로 일종의 셀프 면죄부를 제시한 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자리에서 '모르쇠'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보 유출 규모를 둘러싼 인식 차이는 논란을 더욱 키웠다. 정부는 3370만건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만, 쿠팡은 유출된 정보 중 외부기기에 저장된 규모는 3000건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양측 발표 수치의 차이는 1만배 이상이다. 이 같은 간극은 단순한 해석 차원을 넘어 사건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방증한다. 피해 가능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기업이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쿠팡은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한다. 국정원은 이를 부인한다.
내년도 산업·에너지 정책의 핵심 화두는 단연 '전력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는 구조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반면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정책은 여전히 갈림길에 서 있다. 정부는 원전·재생에너지·전력망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의 시선은 차갑다. 정책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전 정책은 한국 에너지 정책의 민낯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역대 정부마다 기조가 급변했다. 그 과정에서 꺼낸 '공론화' 카드는 갈등을 관리하는 장치이면서도 결정을 미루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고리 5·6호기다. 사회적 합의를 거쳤다는 명분은 세웠지만 공사 중단과 재개 과정에서 비용은 늘고 일정은 지연됐다. 산업 전반에 짙은 불확실성만 남겼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새롭게 탄생한 기후에너지환경부도 같은 전철을 밟으려 한다. 신규 원전 건설을 두고 또다시 공론화 절차를 시작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도 찬성했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내용인데도 말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카카오브레인 대표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으로 주목받으며 창업 2개월 만에 100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한 김일두 오픈리서치 대표의 불법 도박 의혹이 최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앞서 시각장애인을 돕는 사회적 기업 센시의 서인식 대표가 200억원대 투자금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잠적했다는 뉴스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사건이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창업자 일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대규모 투자를 받은 어떤 스타트업 대표가 이탈리아의 슈퍼카를 법인차로 뽑았다든가, 모 스타트업 대표의 배우자가 법인카드로 한 달에 수천만원을 긁었다는 등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동안 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과 혁신'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며 '도전에는 실패가 따른다'는 말로 창업자에게서 비롯되는 리스크의 많은 부분을 용인해 왔다.
백반증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피부가 하얗게 탈색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이 병을 앓았다. 백인이 되고 싶어 표백제를 썼다, 전신 성형했다는 둥 루머에 시달렸지만 사실 병이었다. 실제 그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햇빛을 피하려고 매일 긴팔을 입고 우산을 썼다. 국내 백반증 명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 환자용 '금지 안내 포스터'가 크게 붙어있었다. 햇빛부터 액세서리까지 20개 항목은 됐다. 잭슨이 떠올라 특히 햇빛이 얼마나 나쁜지 물었다. 뜻밖에 '적당한 자외선 노출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도 왜 금지항목에 들어있는지 되물었다. 그는 "환자가 '적당히'를 조절하기 어렵고 기준도 잘 잊어버려서 오히려 탈이 난다"고 했다. 약은 식후 30분에 먹으라고 안내한다. 꼭 식후에 먹어야 하는 의약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약 먹는 걸 자주 까먹으니 삼시세끼 먹는 밥과 연관 짓는 것이다. 하루 3번, 식후 3분 내, 3분간 양치하라는 '3·3·3 법칙'도 의학적 근거는 없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연간 벤처투자 시장규모를 40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면서 정책자금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이를 실제로 운용할 벤처캐피탈(VC)업계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정책자금이라는 '마중물'이 갑자기 커져 이에 상응하는 민간자금을 매칭하고 신규펀드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자금운용 역량을 갖춘 대형 VC엔 자금이 집중되고 그렇지 못한 중소 VC는 펀드결성 자체가 어려워지며 '빈부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이 중 일부를 벤처펀드 출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벤처펀드의 투자 주목적을 설정하고 출자금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앵커 LP(출자자) 역할을 맡게 된다. 아직 세부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 과정에서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해 공동 앵커 LP로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사람만 있네요. " 약 8조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1년 더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직 해군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약 2년간 경쟁입찰, 수의계약, 공동설계 등 사업 추진 '과정'을 논의하느라 정작 해군이 요구해온 신속한 전력화라는 '목적'은 뒷전이 됐다는 한탄이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2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경쟁입찰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며 "위원님들께서 KDDX 사업이 더 이상 지연되질 않길 바란다고 많이 당부하셨다"고 했다. 당부라는 표현에선 문제를 바로 잡겠단 결기보단 팔장 낀 방관의 태도가 읽힌다. 방추위 전 실무급 협의체인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가 올해 하반기 KDDX의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수의계약을 강조한 점은 '위원회 무용론'에 불을 지핀다. 수의계약에 대한 비판 우려가 제기되자 경쟁입찰, 수의계약, 공동설계 등 원안을 방추위에 그대로 올렸다. 책임 방기는 부실한 사업관리로 이어졌고 결국 해군의 2년은 날아갔다.
"요즘은 고객들이 대출을 되도록 안 갚으려고 한다. 대출규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단기간에 풀어질 가능성이 낮으니까 기존에 계약한 대출은 이자를 내면서 유지하려 한다. "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내가 지금 1억을 빌렸는데 1년 뒤에도 1억을 빌릴 수 있을지 알 수 없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출 절벽' 때문이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규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창구를 사실상 걸어잠갔다. 당장 이사가야할 실수요자여도, 신용이 아무리 좋아도 은행에선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 몇년째 반복되니 소비자들은 대출을 갚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올해는 정부가 6·27 대책 때 하반기 가계대출 목표를 50% 감축하는 바람에 연말 대출한파 피해가 더 커졌다. 국내 가계부채 수준과 부동산 리스크를 감안할 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필요성을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어떤 불편을 겪든 정부의 정책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는 식의 접근은 문제가 크다.
중국 26. 9%, 대만 20. 84%, 인도 19. 78%, 한국 11. 36%. 지난달 말 기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EM)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 불안이 고조됐던 지난 3월에는 한국 비중이 8. 99%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 9% 선이 붕괴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차츰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졌고, 지수에서 우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한국이 차지하던 비중보다는 적다. 한국은 21년 전인 2004년 MSCI 신흥국 지수에서 18. 67% 비중을 찍기도 있다. 한국에 대한 비중 축소 원인으로 중국 증시의 부상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한국 시장과 기업이 매력적 투자처로서 어필하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져 왔다. 한국 시장이 외국인에게 장기 투자처라기보다, 언제든 기계적으로 사고팔 수 있는 단기 트레이딩 대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작은 악재에도 외국인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환율도 요동을 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