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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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일 '회장'으로서 국제행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데뷔했다. 스스로 회장 직함이 "익숙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1시간 가까운 내·외신 간담회에서 준비한 이야기를 충실히 풀어내고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간담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관계자들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 한진 관계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덕분에 자연스레 판이 깔렸다"면서도 여론에 촉각을 세웠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조 회장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 과정에서 그룹 승계를 둘러싼 가족간 갈등 논란을 겪었다. 그가 ‘항공업계의 유엔 총회’로 불리는 IATA 연차총회에서 의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해낼 수 있을지가 세간의 관심이었다. ‘조양호 회장의 아들’이 아닌 ‘조원태 회장’으로서 글로벌 항공업계 관계자들과 언론을 처음 마주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간담회에서 현안 질문에 단호한
“국민께 좋은 소식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가 파행에 이르는 것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 부분에서 진전이 잘 되지 않았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중간에서 어떻게든 해보려했지만 안됐다.”(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익숙한 결렬 소식, 익숙한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의 발언이다. 국회법에 따라 열려야 마땅한 6월 국회도 열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렬의 연속인데 국민들이 들을 수 있는 해명은 뻔하다.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각당 원내대표들의 발언을 듣지도 않고도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조소가 나온다.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갇힌 지 40일이 넘었지만 그 사이 원내대표들의 협상 태도는 변함없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1시간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졌는데 결과는 ‘역시나’였다. 오히려 화를 냈다. 나 원내대표는 “장소를 누가 알려줬냐”며 회담 직전 찾아온 기자들을 나무랐다. 그는 누군가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작업이 첫 고비를 넘었다. 두 회사를 모두 거느릴 지주사를 만들기 위한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안건이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노사의 물리적 충돌 등 난산 끝 도출한 성과지만, 숨을 고르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당장 현대중공업 노조가 오는 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미 넘은 주총조차 노조는 “위법적 장소 변경”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이달 초순까지 마무리해야 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실사도 난항이 예상된다. 대우조선 노조가 실사 저지에 나서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의 노사 대치가 불 보듯 뻔하다. 이 모든 것을 넘어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 있다. 정부 의지가 반영된 만큼 국내 공정위 심사야 무난하겠지만, EU(유럽연합)·일본·중국 등 다른 국가의 승인은 만만치 않다. 대상국들은 모두 글로벌 조선시장서 경쟁국들이다. 글로벌 점유율 21%, 대형 유조선 점유율 70%의 ‘매머드
"입국장 면세점은 국민의 관점에서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한 과감한 규제 혁신의 결과다"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개장식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이다. 여행 내내 무거운 주류 등 면세품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해소해 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됐다. 유통 업계에서는 부총리의 말이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씁쓸함마저 느낀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일변도 정책 탓에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정청은 지난달 '제3차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복합쇼핑몰 입점 제한을 위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복합쇼핑몰 월 2회 강제 의무 휴업을 추진한 데 이어 이번엔 복합쇼핑몰 입점까지 틀어 막겠다는 것이다. 사실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유통 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형마트는 2013년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으로 6년 째 월 2회 강제 의무 휴무를 하고 있다. 최근 발
매년 2월,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가 개최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 각국에서 수만명이 행사장에 몰려드는 MWC 기간, 바르셀로나는 그야말로 소매치기 천국이다. 유럽 전역의 소매치기들이 이곳으로 원정을 오곤 한다.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00만원선을 재돌파하자 해커들이 다시 암호화폐 거래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페이스북과 스타벅스 등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미국 통신사 AT&T가 통신요금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게 허용한 정책 등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같은 비트코인 열풍이 해커들의 시선을 암호화폐 거래소로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은 최근 일부 해커들이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사칭한 공격도 시작했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사칭한 이메일 공격이 포착됐다. 이메일은 발신인이 업비트인 것처럼 교묘하게 위
"과거 화폐개혁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불안을 이용해 장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장사하는 사람이 문제인가, 그 불안감 가진 사람을 자극하는 게 문제인가. 참 답답하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의 관전평이다. 지난 3월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를 한번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발언으로 시작된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많아 조심스럽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는 가볍게 무시됐다. '부동산폭등설', '기습추진설' 각종 설들이 생겨났다. 국회 토론회에서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관계자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원론적 말이었다지만, 누군가 '정말 할 생각이 있나 보네'하고 받아들였대도 할 말은 없다. 이 총재는 몇 번이나 "검토한 적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며 해명해야 했다. 논란을 끌어온 힘은 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 섰다. 이들은 “정병국 혁신위 안이 현 시기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틀 전인 27일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도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 사퇴 공방을 중지하고 ‘전권 혁신위원회’로 문제를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혁신위원장엔 정병국 의원을 추천했다. 바른미래당 내분 사태는 4.3 지방선거가 끝난 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는 당내 요구를 거부했다. 반대파의 손 대표 퇴진 요구는 2선 후퇴와 ‘혁신위’ 구성으로 바뀌었다. 안철수·유승민계는 “변화 없는 바른미래당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혁신위를 구성해 답보상태에 놓인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바른미래당이 창당한 게 지
2006년, 무료 음원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소리바다'가 전면 유료화됐다. 거센 소비자 반발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강화'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거부할 순 없었다. 소리바다 사건은 우리나라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심는 계기가 됐다. 그 후 13년 이제 음악을 유료로 듣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음원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콘텐츠 역시 유료 결제가 자연스럽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그래도 여전히 예외는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저작물인 애널리스트 리포트 얘기다. 누군가의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리포트는 음원이나 영상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저작권을 보장받아야 맞다. 그러나 저작에 따른 책임만 있고 권리는 없다. 증권사 고객에 대한 '서비스'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무분별하게 재배포돼도 저지하기 어렵고, 유튜브 등에서 뜻이 왜곡돼도 문제 제기하기 어렵다. 유료화에 대한 반발도 크다. 최근 '증권사 리포트, 얼마면 사시겠습니까' 기획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도 마찬가지다. 증권사들
이론상으로는 이사회는 경영진과 주주와 더불어 기업 지배구조의 3각 구도의 한 축을 이루는 존재다. 국가에 비유하자면 국회와 정부, 국민 중 국회에 해당하는 곳이 이사회다.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해 회사 전체와 주주, 나아가 이해관계자 전체의 이익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역할이 이사회에 부과돼 있다. 사외이사도 엄연한 이사다. 상근업무에 종사하지 않을 뿐 역할과 책임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현실은 많이 다르다. 일단 대다수 기업에서 이사회와 경영진, 대주주가 구분돼 있지 않다. 사외이사 역시 '방만·부실경영 감시·감독'이라는 역할에도 불구하고 '거수기'라고 불려왔다. 경영진이 마련한 안건에 기계적으로 '찬성'의 뜻으로 손을 든다는 뜻으로, 대주주나 경영진이 형식적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고자 할 때 사외이사들은 그저 구색으로만 활용돼왔음을 의미한다. 사외이사는 그간 경영진이나 대주주에게만 충성을 바쳐온 셈이다. 상법 등이 이사의 책임을 규정하며 사내·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지만 과거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역구 챙기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3일 3기 신도시 지정에 대한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발표한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대책’ 때문이다. 이 대책은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일산까지 연장하고 대곡-소사 전동열차를 일산·파주까지 연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검단·김포·일산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2023년말 개통 예정)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김 장관의 지역구 일산서구가 포함된 고양시를 중심으로 철도망이 깔리는 것. 고양과 서울을 오가는 자유로 또한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김 장관이 지역구만 챙긴다고 비판했다. 일산을 중심으로 대책이 발표됐고 남양주 등 다른 신도시 대책은 언급하지 않아서다. 앞서 지난 7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지역구민들은 김 장관을 압박하고 나섰다. 일산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시 창릉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 집값이 더 하락하고 슬럼화할 것이라고 주
요즘 젊은이들이 차를 안 산다. 세계 5위의 자동차기업을 이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투자자들을 만나 "아들이 면허 딸 생각을 안 해 설득 중"이라고 토로했을까. 실제 주 구매층인 30대의 차량 소비가 줄고 있다. 2011년 신차구매의 23.7%를 차지했던 30대 비중은 2015년 20.6%로 떨어졌고, 지난해 17.4%까지 줄었다. 50대(18.7%)보다 차량 소비가 적다. 30대의 차량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30대 구매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 취업난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30대가 차량에 쓸 돈이 과거보다 줄었다는 분석이다. 30대는 현재 저축액보다 빚이 더 많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비율이 30대 가구(118.9%)만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100만원 저축했다면 빚이 119만원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2000만~3000만원이 드는 차량 구매는 언감
게임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등재를 결정하면서다. 보건복지부 등 한국 관련 부처도 향후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게임업계는 후폭풍을 우려하며 당혹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이 중독을 유발하고 각종 문제의 원인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돼 규제가 양산되고, 사회전반에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게임사 매출과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도 불가피하다. 한국에 게임 질병코드 정책이 시행되면 그동안 게임업계가 힘을 쏟아왔던 규제 완화, 인식 개선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올 초부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한 토론회,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업계와 일부 의료계 의견은 완전히 상반된다. 정부 부처별 입장도 다르다. 보건복지부와 달리 게임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는 질병코드 등재를 반대한다. 찬반 의견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 여론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