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당은 대형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하한선을 도입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발점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카드사 노동조합의 요구안이다. 카드사보다 협상력이 열위인 영세·중소가맹점에는 우대수수료율이라는 이름으로 상한선을 정해놓은 만큼 상황이 반대인 연매출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는 하한선을 둬 부당한 수수료 인하를 막아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가맹점의 경우 협상이 1년 내내 계속 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인하범위가 커지면서 노조의 주장도 강경해졌다. 영세·중소 및 일반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덜 받는 만큼 대형가맹점을 통해 그 몫을 상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같은 단순 논리로 시작된 하한선은 실효성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기준이다. 법 개정이 통과되면 하위법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데 카드사마다 원가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수치화하기 어렵다.
대형가맹점 역시 단순히 연매출로 하한선을 정하기에는 업종별로 차이가 크다. 자동차업계의 올해 수수료율은 약 1.85~1.9% 수준인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전체 수수료율 상한인 2.3%에 가깝게 형성돼 있다. 이는 업종별로 비용 구조가 달라서 발생하는 것인데 이를 무시하고 하나의 기준을 정하면 오히려 또 다른 반발과 갈등을 키울 소지가 있다.
이런 면에서 카드사 역시 하한선 도입에 무조건 긍정적이지는 않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하한선이 생긴다고 없던 협상력이 생기지는 않으며 그나마 있던 협상력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한선은 또 금융당국이 결국 카드 수수료율 전체를 결정하는 ‘가격개입’ 논란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카드 수수료율 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현상보다 그 원인부터 짚어야 한다. 우대수수료율이 도입되고 수년째 인하가 이어진 것은 가맹점의 신용카드 결제거부를 금지한 ‘의무수납제’로 인해서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 현재만 보고 대증요법을 취해봤자 다른 부작용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