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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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고, 훔치고, 주가 뻥튀기까지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국 바이오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임상계획서와 다른 성분이 들어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사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 출처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등을 지켜본 한 외국계 제약사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는 ‘사건·사고’의 연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허가신청 당시 인보사를 구성하는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유래세포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최근 검사결과에서는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세포)인 것으로 나왔다. 심지어 회사 측이 2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 출처 논란도 몇 년째 계속됐다. 핵심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쳤느냐다. 지난 2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논란이 해소되는 듯했다. 그러나 메
5~6년 전이다. 출입처와의 식사·술자리가 많았던 때다. 그 날도 늦게까지 여럿이 모인 술자리가 있었다. 옆자리 A 홍보팀장(男)이 나를 불렀던 모양인데 소란스러워 못 들었다. A 팀장이 내 옷 팔목 소매 끝을 가만 잡아당겨서야 알아챘는데 그 일이 기억에 꽤 남는다. 잘 알던 사이임을 감안하면 팔목이나 어깨를 쳤어도 그냥 넘어갔을텐데 뭘 그렇게까지란 생각이었다. 최근 이 기억이 떠오른 것은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성추문에 휩싸이면서다. 어깨에 손을 얹었거나 뒤통수 키스, 얼굴을 맞대 코를 비볐단 증언도 나왔다. 동의없이 한 행동에 '불편했다'는 폭로였지만 고소는 없었다. 바이든의 행동들이 애매한 영역에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바이든은 "정치인으로서 친밀감의 표현으로 악의는 없었다"고 했고 여성들 사이에서도 '징그러운 조'냐, '정많은 할아버지'냐를 두고 의견들이 갈렸다. 미국 연예매체 롤링스톤지가 "그의 행동이 범죄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동의'에 대한 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검찰에 대한 불신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논의되는 이유에 대해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검찰은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지금까지 놓쳤다"며 "셀프개혁으로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보편적 생각이기에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같은 날 법무부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검찰총장 임명 절차를 시작했다. 앞서 2년 임기를 채운 김진태 전 검찰총장보다 20여일 빠른 일정이다. 일각에서는 문무일 총장이 수사권 조정에 '항명'하자 정부가 차기 총장 인선 일정을 앞당겨 버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이같은 정부의 태도가 단순히 현임 검찰총장에 대한 경고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검찰총장이 정부에 쓴소리를 하자 마치 정부가 검찰총장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 부모 도움 없이 자금 조달이 가능한 30~40대가 몇 명이나 될지 의문입니다” 최근 부동산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이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 말에 동의한다. 정부가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 제도를 개편했지만, 치솟은 분양가로 서울 직주근접 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수요층에겐 점점 '그림의 떡'이 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564만원이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25평(전용 59㎡)은 6억원대, 34평(전용 84㎡)은 8억원대다. 2~3년 전보다 2억원 가량 뛴 수준이다. 하지만 대출 규제 강화로 여윳돈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금융권에서 융통할 수 있는 자금 한도는 오히려 대폭 줄었다. 흥행 보증수표였던 서울 아파트 단지 청약에서 올해 들어 미계약분이 대거 발생한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5월은 '잔인한 달'이 됐다. 지난 4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작업장 위에서 떨어진 1.5톤 자재에 깔려 숨졌다. 2년 전 5월 1일 노동절에 크레인 사고로 숨진 6명의 추모 주간에 벌어진 일이다. 이쯤 되면, 근본적 문제는 관리 시스템 미비가 아닌 듯 싶다. 2년 전 크레인 사고 발생 후 삼성중공업은 '안전 실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각종 대책을 내놨다.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서 35년간 안전을 담당한 전문가를 안전경영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물러난 대표의 후임이 안전품질담당 경력이 있었던 현 남준우 대표다. 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남는 것은 시스템을 움직이는 경영 마인드다. 안전경영 인식의 부족이다. 이는 남 사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엿볼 수 있다. '원가경쟁력', '자재비 절감', '납기 준수' 등 단어로 구성된 신년사에 '안전'은 빠졌다. 배경은 '턴어라운드'다. 수년간 불황을 뚫고 온 삼성중공업은 올해 흑자전환 기로에 섰다. 비용을 줄여 이
오는 20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WHO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표준질병분류 개정판(ICD-11)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WHO 총회에서 개정판이 확정되면 2022년부터 각국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국내 게임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보고서에 따르면 WHO의 결정이 시행될 경우 2023년부터 국내 게임사는 매년 2조~5조원대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게임산업 관련 협회와 단체 27곳은 게임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며 WHO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과학·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중독의 정의와 중독에 빠지는 성향, 환경 등 질병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정부의 대응이다. 국내 산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정
지난 8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급하게 경남 창원 출장길에 올랐다. 경남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 심사를 앞두고 찬반 공방만 가열되자 박종훈 교육감의 호소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경남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는 벌써 3번째다. 학생인권조례란 학생의 존엄과 가치가 교육과정에서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정한 조례다. 경남도가 2009년 제정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후 경기교육청(2010), 광주교육청(2011), 서울교육청(2012), 전북교육청(2013) 등 전국 4개 교육청이 제정에 성공했다. 학생인권조례는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학생의 자유권, 평등권을 포장하고 학교자치 참여권과 교육 복지권을 강조한다. 학생이 성별이나 종교, 임신, 출산,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으며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용모에서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이미 헌법과 UN 아동권리협약이 보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왜 교육계는 이를 별도로
"정부도 관광산업 경쟁력을 위해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육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데 정작 제주는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하고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지난달 23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조례 개정 토론회를 마친 뒤 제주 관광업계 관계자가 내놓은 하소연이다. '카지노 대형화,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날 토론은 관광업계와 제주 지역사회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갈등의 시발점은 오는 하반기 완공 예정인 롯데관광개발의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입점 예정인 LT카지노의 확장이전 여부다. 일부 제주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청정 제주' 이미지가 도박 도시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며 확장 반대와 카지노 규제 강화를 촉구 중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시민단체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논리적 납득하긴 어렵다. 카지노는 외국인 대상 영업장인데 도민의 도박중독까지 염려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 최근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관광진흥 측면에서 대응책과 함
수출이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벌써 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말 그대로 비상이다. 반도체·석유화학 업종 수출 단가가 하락한 게 주원인이라지만 세계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교역조건도 만만치 않다. 회복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은 흔히 우리 경제 버팀목으로 불린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44%에 달했다. 정부가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장에 공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FTA는 급변하는 대외 통상환경에서 안정적 수출을 돕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한국은 2004년 첫 FTA(한·칠레)을 발효한 후발주자였지만 지금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52개국과 15개 FTA를 발효한 ‘FTA 모범생’으로 불린다. 하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미, 한·유럽연합(EU) 등을 제외하면 FTA 활용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수출활력 제고의 핵심이 될 전략시장인 동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지하주차장 3층엔 운행하지 않는 차가 한 대 있다. 마이바흐 62S 랜덜렛.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애마(愛馬)다. 이 회장은 2009년 함께 구입한 롤스로이스 팬텀보다 이 차를 더 즐겨탔다. 이 회장이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였을 때 탔던 차도 이 차다. 2014년 5월10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한달여 전 96일 동안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했을 때다. 2013년 점검 때 주행거리가 2만㎞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쓰러진 뒤 이따금 차량 유지·보수를 위해 운행하는 것을 제외하면 줄곧 지하주차장에 서 있으니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창때 멈춰선 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차다. 삼성에서 마이바흐는 고급 승용차 이상의 의미로 통했다. 이 회장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삼성 바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마이바흐를 탔지만 유독 '마이바흐는 이건희'였다. 오는 10일이면 마
"금융은 당국의 입김이 워낙 커서 당국이 주도하면 은행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권에 '혁신금융' 바람이 거세다. 진원지는 금융 당국이다. 부동산 담보와 가계 대출 위주인 기존의 금융 구조를 바꿔 지식재산권(IP)이나 동산 등을 담보로 한 금융 서비스를 활성화하려 한다. 금융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첫 시도의 하나로 당국은 은행권의 기술금융 실적 평가에서 IP 담보대출 부문을 떼어 내 별도 집계하기로 했다. 은행별 IP 담보대출 실적을 상반기 은행 평가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같은 IP 담보대출 활성화 정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IP 담보대출 실적 평가가 자칫 ‘줄 세우기’식으로 흐를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IP 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고 리스크가 높지만 당국이 드라이브를 걸면 은행은 좇아갈 수 밖에 없고 부실이 생기면 책임은 결국 은행이 진다는 것이다. 은행 평가 순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은행들은 부랴부랴 IP 담보대출
아이티엠반도체, 펌텍코리아, 올리패스, 코리아센터. 이들은 모두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수천억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알짜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장외에서 '유니콘' 후보로 꼽히는 야놀자, 직방, 리디 등 벤처기업 역시 줄줄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가 유니콘 IPO의 원년이 될 것"이란 말이 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일컫는다. 유니콘의 IPO(기업공개)는 자본시장에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을 의미한다.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과 활약은 시장 활성화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니콘 IPO를 통해 스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투자자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니콘 후보 기업의 적극적인 IPO 행보가 반가운 이유다. 정부 역시 4년간 12조원 규모의 '유니콘 전용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