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풍 맞은 그리스 포퓰리즘

[기자수첩] 역풍 맞은 그리스 포퓰리즘

정한결 기자
2019.07.09 17:53

"모든 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주려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7일 열린 그리스 총선에서 포퓰리스트 여당 시리자당의 참패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시리자당이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도 이와 상반되는 성향의 긴축 정책을 고수했고, 일관성이 부족한 정책이 지속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경제 성장마저 더뎌지면서 생활고가 겹치자 유권자들은 결국 등을 돌렸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모두를 실망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시리자당은 집권 4년 만에 의석수가 반 가까이 줄며 중도보수 신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외신들은 그리스의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퓰리스트당인 시리자에 기회를 줬던 그리스가 다시 주류 보수정당으로 회귀했다"면서 "이는 반체제 정당이 급진적인 공약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 인기가 급격히 시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포퓰리즘 실험이 끝났다"고 지적했으며 시드니모닝헤럴드는 "그리스의 비극이 포퓰리즘에 대한 우화가 됐다"고 강조했다. 세계 전역을 휩쓸고 있는 포퓰리즘이 가장 먼저 득세한 곳이 그리스인데, 이번 선거가 포퓰리즘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빠르게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퓰리즘은 조금씩 역풍을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서 모든 민주당 차기 대권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렸다. 독일의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지지율 부진을 겪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자유당은 연립 여당에서 축출됐다.

수년간 포퓰리즘의 득세로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도 확산됐지만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다. 민심은 흔들릴 수 있지만 정권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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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한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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