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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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시와 실무적인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협의가 진척되지 않는다는 관측은 사실과 다르니 조금 더 지켜봐주십시오." 신혼희망타운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안건에 대해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해당 직원은 "수요 확인처럼 지역과 협의를 해서 풀어나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혼희망타운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 등 관련 안건 사업 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간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국토부는 비공개 실무 회의나 공식 행사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협의에 돌입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시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부의 공식 협조 요청이 온다면 신중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최근에야 밝혔다. 정치적 수사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협의가 일방적 소통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린벨트 해제처럼 주민 이해
더 이상 비행기에서 ‘밥걱정’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난 7월 초 아시아나항공 130여편이 밥 없이(no meal) 떴다. 승객들은 비싼 돈을 주고 탄 비행기에서 끼니를 거르는 불편을 겪었다. 울화가 터질 수밖에 없다.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항공운임의 10%(4시간 이상 지연 시 20%)와 마일리지 보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회사와 승객 중간에 서야 했던 직원들의 고통도 간과할 수 없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7일 기내식 대란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다. ‘진작 거취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현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미뤘다’는 게 김 사장의 마지막 말이다. 1988년 창사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아시아나를 지킨 김 사장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많은 문제를 야기한 기내식이 이제 본궤도에 오른다. 12일 새벽 비행기부터 본래 기내식 공급을 맡았던 게이트고메코리아(GGK)가 기내식을 공급한다. 여러 문
3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준정부기관에 감독관청 출신 낙하산이 내려왔다. 한 달 뒤 예고되지 않은 관사 이전이 진행됐다. 7000만원이 더 필요했다. 멀쩡한 지역본부를 이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기서 빼낸 보증금으로 충당할 요량이었다. 2000만원의 이사비가 들었다. 국무조정실 감사가 시작됐다. 부적절하다고 한 몇 명은 소신 발언을 했다. 얼마 뒤 이들은 업무나 연고지와 무관한 인사발령을 통보받았다. 관사 이전 실무를 담당한 직원은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낙하산 측근 인사로 분류된 간부는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2개월 후 간부는 예상을 깨고 승진했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후 드러난 내용은 충격적이다. 직원들은 이미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소진공 내부청렴도는 6.56점으로 외부 8.13점보다 월등히 낮았다. 내부는 직원이 주는 점수다. 특히 부패사례로 가장
내년 3월을 목표로 순항하던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일정이 최근 요동치고 있다. KT가 지난 6일 개최한 ‘5G오픈랩’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이 아닌 올해 12월 동글(USB에 연결하는 외장형 장치) 형태의 단말기를 대상으로 5G 상용화 전파를 내보내겠다고 밝히면서다.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12월 같은 방식의 5G 전파 송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예정인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미국 등 해외 통신사들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당장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이 연내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해 우리 이통사들이 4개월여의 일정을 앞당겨 12월 5G 첫 전파를 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동글 등의 라우터 장치를 통한 5G는 사실상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다. 일반 소비자들이 5G를 체감할 수 있는 전용 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무신사'를 아느냐고. 절반은 알았고, 나머지는 몰랐다. 안다고 답한 사람들은 대개 이런 반응이었다. "오! 무신사", "알지알지, 무신사!"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 3500개, 가입 회원수 300만명을 자랑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17년 전 패션을 좋아하던 사람 몇몇이 모이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과했지만 1020세대의 '쇼핑 놀이터'로 우뚝 섰다. 무신사의 성장 비결은 뭘까. 얼마전 무신사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둘러보고 찾은 답은 '상생'이었다. 공간 곳곳에 유명 광고문구처럼 '같이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이제 막 패션사업을 시작한 디자이너도 기성 브랜드 담당자와 자유롭게 콜라보레이션(협업)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고,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은 무료로 작업실을 쓰면서 마음껏 꿈을 펼쳤다. 무신사는 사업 초기부터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기회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상품 배송에 어려움이 있거나 모방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 한 입점을
최근 정부의 전세자금 보증 강화 정책이 무주택자의 '공분'을 샀다. 정부는 연소득 7000만원 이상 무주택자에게 전세대출 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 정책은 사실 지난 4월 정부와 여당이 함께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 금융지원 방안'에 포함된 정책이었다. 당시엔 다주택자와 고소득자가 받은 전세보증 재원을 저소득·취약계층에 돌리겠다는 취지가 부각되며 호평을 받기까지 했다. 전세보증 요건 강화가 4개월 여만에 도마에 오른 것은 전세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정부의 '섣부른(?)' 판단 때문이다. 무주택 서민들은 "주택가격은 안 잡고 애꿎은 서민들의 전세대출만 조이냐"는 성토가 쏟아졌다. 결국 무주택자 전세보증 강화 방침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의 박탈감은 컸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함께 커졌다. 다음달부터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본격화된다. DSR은 연 소득에서 1년간 갚아야 할 주택
“지금껏 에너지정책에 대해 이렇게 국민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최근 만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동안의 산업부의 키워드는 ‘탈원전’이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였고, 취임 첫 과제로 제시한 것도 ‘탈원전·탈석탄’이었다.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 정책이었던 탓에 논란은 끊임없이 확산됐다. 탈원전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면서 ‘에너지전환’이란 표현을 쓰며 돌파를 시도했지만 ‘기승전-탈원전’이었다. 탈원전을 제외하면 통상 분야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한미FTA 개정이 탈원전을 잇는 이슈가 됐다. 이러는 사이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건 산업정책이다. 과거 산업부는 산업정책을 총괄하며 실물경제의 밑그림을 그려왔던 곳인데,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산업정책 없는 산업부’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간판에서 ‘산업’을 떼라는 소리도 나왔다. 백 장관이 8.30 개각으로 물러나게 된 것 역시
'명품 브랜드 車 반값 할인.' 사실 누구나 혹할 수밖에 없는 자극적 문구다. 얼마 전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의 A3 사례가 그랬다. 지난 7월 말부터 아우디 A3 세단의 40% 폭탄 할인설이 시장에 돌았다. 역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결국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A3 신차를 서류상 인증중고차 형식으로 등록해 팔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 판매 첫날 기자가 찾은 아우디 매장은 말 그대로 도떼기시장이었다. 황당했던 건 그날까지 영업사원들조차 구체적 할인율·방식을 몰랐던 것이다. 막판까지 아우디코리아와 딜러사들 간의 이견으로 협의가 덜 이뤄졌다. 아우디코리아는 괜한 공정거래법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 딜러사들에 떠넘겼다. 이렇게 정보가 불투명하다보니 내부 임직원용 물량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이러니한 건 이런 혼란을 일으킨 게 국내 환경 관련법을 준수키 위해서였단 점이다. 법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차량을 억지로 짜맞추면서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일부 경쟁 브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를 안 팔겠다고 했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은 사겠다고 한다. 대주주가 안 팔겠다는 코웨이를 산다며 웅진그룹이 자금 조달부터 나섰다. 웅진그룹의 유일한 상장사 웅진씽크빅이 충격적 증자에 나선 것이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1690억원 규모, 4200만주를 추가 발행하는 주주배정 증자를 결정했다. 기존 발행 주식 수가 3462만주인데, 발행주식 수보다 더 많은 주식을 찍겠다는 것. 그것도 증자 발표 전일 종가 대비 38.6% 할인된 4025원을 예정 발행가로 제시했다. 1주당 신주 배정 주식 수는 1.02주다. 기존에 100주 보유한 주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102주를 추가로 받으며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 증자 발표 후 이틀간 28%의 주가 폭락으로 대량 손실이 발생한 씽크빅 주주들은 이제 코웨이 인수를 위한 총알받이가 되어 증자금을 납입해야 한다. 예정 발행가가 4025원에 불과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참고로 윤석금 회장의
‘잠자는 아이 확인법’(슬리핑 차일드 체크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어린이가 통학차에서 7시간 방치돼 숨진 사고 뒤 발의된 법이다. 하차 확인 장치 의무화와 정부의 비용 지원을 담고 있다. 여야 가리지 않고 10여건이 넘는 법안들이 쏟아졌다. 쟁점도 없었다. 여야 원내 지도부도 8월 국회 통과에 합의했다. “응당 해야할 법”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손을 맞잡았다. 8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도 통과했다. 법안들이 모두 비슷해 위원장 대안으로 합쳐져 처리됐다. 하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본회의 전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상정조차 안 됐다. 국회법 때문인데 명백히 국회 실수다. 국회법은 상임위→법사위→본회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법사위 회부 뒤 상정까지 5일의 숙려 기간을 둔다. 하지만 긴급한 경우 법사위 간사간 합의에 따라 이를 건너뛸 수 있다. 한 여당 의원은 “간사 중 한 명이라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주 올 상반기에 각각 120억원, 3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핫이슈로 부상한 시점이었기에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 발표가 주목받았다. 적자폭이 작년 상반기보다는 감소했지만 1분기 대비 2분기에는 더 커졌다. 판관비와 마케팅 비용이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출범한지 1년여 밖에 안된 두 은행이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한 부분은 건전성 지표다.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의 6월말 연체율은 0.44%로 1분기(0.17%)에 비해 크게 뛰었다. 중금리대출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영향이다. 은행권 전체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0.40%) 보다도 높았다. 지난해 7월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대출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2분기까지는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3분기에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은행이 편리함, 혁신적 상품 등으로 주목받았다면 앞으로는 은행의 기본인 리스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 같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해 저희한테 전달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네요.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겠지만, 여간 답답한 게 아닙니다" 최근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를 앞두고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과 신규 출점 등을 골자로 한다. 복합쇼핑몰 입장에서는 매출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추진 상황을 보면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우선 당사자인 복합쇼핑몰 업계와의 논의가 부족했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를 들은 건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주관으로 열린 복합쇼핑몰 업계 간담회가 전부다. 산업부는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간담회는 없었다. 애매한 복합쇼핑몰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