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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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신산업에 대한 규제당국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겁니다.” 규제 혁신 법안들이 가까스로 국회 문턱을 넘는 걸 지켜본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대표의 뼈있는 지적이다. 규제 당국 관계자들의 태도 변화에 규제혁신 제도의 성패가 달렸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에 규제 혁파만큼 중요한 과제는 없다.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황당한 규제를 양산한다. 19세기 후반 영국이 시행한 ‘붉은 깃발법’(자동차 앞에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걸어가도록 의무화한 조치)은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불러온 희대의 촌극이다. 이후 150여년간 붉은 깃발법 세력들이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사례가 끊임없이 반복됐다. 전 세계에 4차 산업혁명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오늘날에도 어깃장 규제가 만연하다. 승차공유, 숙박공유, 식품배송 등 세계 각국에서 검증된 사업모델마저 규제 여파에 휩쓸린 상태다. “창업부터 폐업할 때까지 규제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한 벤처기업인의 말처럼
LG전자가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40 씽큐'(이하 V40 씽큐)의 디자인을 소개하는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이날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V40 씽큐 디자인 영상에서는 촉감, 색감, 조형 등 스마트폰 디자인의 3요소를 강조했다. LG전자는 제품을 잡았을 때 손끝으로 느껴지는 촉감을 고려, 제품 후면 강화유리의 표면을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하게 깎는 '샌드 블라스트' 공법을 적용했다. 강화유리의 강도와 경도를 그대로 유지해 시간이 지나도 부드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무광 컬러는 기존 강화유리나 메탈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은은한 색감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빠져드는 듯한 깊은 느낌을 준다. 지문이나 얼룩도 잘 묻지 않아 실용적이다. 반면 제품 측면의 메탈 테두리는 후면과는 달리 유광으로 처리해 메탈 특유의 견고함과 심미성을 강조했다. V40 씽큐는 '뉴 플래티넘 그레이', '모로칸 블루'와 새롭게 선보이는 '카민 레드' 등 3가지 색상으로
이처럼 '편의점 이슈'가 크게 불거졌던 해가 있었을까. 지난 여름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따라 고통을 호소하던 편의점 점주들이 정부뿐 아니라 본사에 대책 마련을 호소한데 이어 최근 추석을 앞두고 '명절 휴무'를 둘러싼 이슈가 번졌다. 다수 점주들이 추석 하루만이라도 '연중무휴·24시간 영업' 원칙을 깨고 명절맞이를 하고 싶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가맹계약에 따라 본사 허가가 있을 때만 공휴일에 점포 문을 닫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편의점 본사들은 "편의점은 공적, 사회적 기능을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이 소속된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지난해 추석 연휴와 올 설날 연휴에 평택·안산·시흥 등 주요 산업단지에 위치한 편의점의 식사 및 대용식 매출 비중이 연휴 직전주 보다 평균 60% 이상 늘었고 안전상비약 판매량도 지난해 추석 연휴에 직전주 대비 약 168%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다수 언론이 이를 보도했지만 일부 산업단
때론 만남 자체가 뉴스가 된다. 예상치 못했던, 혹은 누구도 이뤄질 것이라고 상상치 못했던 만남이나 일정은 당장의 결과물과 상관없이 관심을 모은다. 5개월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회담이 그랬고 이번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북이 그렇다. CNN은 이 부회장의 방북에 맞춰 '삼성의 CEO(최고경영자)는 왜 북한으로 향했나'라는 보도를 냈다. 블룸버그도 이 부회장의 평양 방문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국내 언론은 말할 것도 없다. 상호적대행위 중단과 남북경협 추진이라는 적잖은 성과가 나온 평양 일정에서 이 부회장은 특별수행단의 일원에 그쳤지만 동시에 경협의 아이콘이었다. 황호영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이 방북을 요청했다고 언급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정, 해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삼성은 그동안 대북사업과 인연이 많지 않았지만 건설·조선·상사·바이오 분야에서 가능한 시나리오가 적잖다. 삼성 금융 계열사에선 지난 6월부터 북한 분석을 전담하는 리서치팀을 가
“만졌느냐, 안 만졌느냐.”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연일 화제다. 지난 6일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글로 시작된 이 사건은 남녀간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관련 시위를 준비하는 모임까지 만들어졌다. 쟁점은 곰탕집에서 한 남성이 피해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는지 아닌지다. 당시 사건 현장을 촬영한 CC(폐쇄회로)TV 영상도 2개나 공개됐지만 이를 통해서는 판단이 힘들다.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재판부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남성을 법정 구속시켰다. 과도한 판결이란 비난이 재판부로 향했고, 법조계에서도 실형 구속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강제추행의 양형기준은 징역 6개월에서 2년이다. 가중·감경요소가 없으면 일반적으로 이 안에서 형량이 결정된다. 하지만 법원의 재량이 크다 보니 양형기준 만으로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고무줄 판결’이라는 비판이 계속 나온다. 법관들이 내세우는 법리는 현실과 유리돼선 안 된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기술분석보고서의 지난 100일간 성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연초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한국거래소와 한국IR협의회가 5월 말부터 발간 중인 기술분석보고서를 자체 평가한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거래소는 그동안 변변한 증권사 리포트조차 없던 평균 시가총액 907억원, 시총 순위 400위 밖 코스닥 업체들을 발굴해 분석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코스닥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8월 말까지 보고서가 발간된 총 167개 기업의 발간 전후 10일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5.5%, 1.4% 증가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받던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끌어내는 데 기술분석보고서가 기여했다는 평가는 얼핏 타당해 보인다. 실제 기술분석보고서가 발간된 후 한 달 간 업체당 기술분석보고서 열람 건수는 평균 420건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숨겨진 코스닥 기업을 '재발견'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기술
"1일부터 배달비 2000원 올렸는데, 괜찮으시겠어요?" BBQ 한 매장에 전화로 치킨 배달을 주문하자 돌아온 말이다.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올린 것이냐고 묻자 치킨집 주인은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사실은 그게 아니라 주변 가게들은 다 올렸는데 본인만 올리지 않고 있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보통 치킨 본사는 배달비를 포함해 치킨 가격을 산정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 가맹점 차원에서 최저임금, 임대료, 원부자재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배달비를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치킨 배달비 안 받는 곳 있느냐"고 물어보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관련 내용을 본사에 문의하자 "본사 차원에서는 정책적으로 배달비를 받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이를 강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BBQ, 교촌 등 치킨 브랜드는 9년여째 주요 치킨 가격이 그대로다.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카드사 영업실적에서 처음으로 마케팅 비용이 공개됐다. 카드사의 수익성 약화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마케팅에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제살 깎기식 외형경쟁'이라고 표현하며 "순익 감소에도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카드사 수익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2014년 4조1142억원에서 2015년 4조8215억원, 2016년 5조3408억원, 2017년 6조724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익은 2015년 7.6% 줄어든데 이어 2016년 9.9%, 지난해 32.3% 감소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금감원의 비판이 타당해 보이지만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을 마케팅 비용에서 찾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본질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 증가의 주원인은 카드 사용 증가에 따
정부가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계동향조사 예산이다. 올해 관련 예산은 약 28억원이다. 그런데 내년 예산으로 159억원을 편성했다. 처음 이야길 들었을 땐 귀를 의심했다. 통계조사 예산은 이렇게 갑자기 늘리지 않는다. 대대적인 개편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로 그랬다. 통계청은 내년에 가계동향조사를 싹 바꾸기로 했다. 올해부터 분리했던 지출과 소득을 다시 합친다. 과거 가계동향조사는 문제가 많은 통계였다. 응답률이 낮아 통계청도 내부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소득과 지출 부분을 분리하고, 분기별로 발표하는 소득조사는 올해부터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계동향조사가 부활했다. 정부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걸 추정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 중 분기별 나오는 소득조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스텝이 꼬였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
"현대건설기계 임금교섭, 누구를 위한 교섭인가? 회사 조합원을 위해 교섭이 돼야 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건설장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의 최근 경영소식지 제목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올 상반기 굴착기 판매호조로 호실적을 냈다. 회사는 임금 협상에서 노동조합에 화끈한 보상을 결정했다. 노조가 요구한 것보다 많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도 약속했다. 임금교섭을 조기에 마무리해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도 마찬가지다.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지급을 노조에 제안했다. 하지만 두 회사 노조는 회사 제시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노조 요구안을 능가하는 교섭안을 내놨는데도 말이다. 한 직원은 "조합원을 생각하는 노조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속사정은 이렇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지주 등 4개 회사로 나뉘었다. 이렇게 회사는 나눠졌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규제혁신 1호로 인터넷 은행을 지목했다. 여당 내 일부 반발이 있지만 큰 흐름은 잡혔다. ‘이대론 안 된다’는 절박함이 주된 이유다. 한국 경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면 그렇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 지표로 확인되는 경제 상황 모두 좋지 않다. 집값은 뛰고 소득은 준다. 장사는 안 된다. 불평등은 심화된다. 딱히 앞으로 먹고 살 거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업들도 새로운 동력은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 속 혁신성장은 돌파구이자 당연한 선택이다. 혁신성장의 한 축인 규제 완화는 결국 정부 여당의 의지에 비례한다. 다만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정부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자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달 체계가 약하다.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태펀드는 지난 6월말 기준 18%만이 집행됐다. 지난해말 조성된 벤처캐피털들도 투자집행율이 저조하다. 운용사들이 소극적인 탓이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를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정부
“이영학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형폐지를 논해야 한다.” 이달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말했다. 인권위원 11명이 만장일치로 ‘사형제 폐지 국제규약 가입권고’를 결정한 자리였다. 인권위가 사형제 폐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영애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의 취임 후 첫 전원위원회 의제도 ‘사형제 폐지 권고’였다. 인권위 사무처 관계자는 “현 정부가 올해 유엔(UN) 총회에서 사형제 모라토리엄(집행정지) 결의안에 찬성하길 기대한다”며 의제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인권전담 기관의 사형제 반대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1명을 제외한 모든 위원이 사형제 폐지 의견을 공유했다. 폐지를 반대한 위원도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지만 폐지를 위한 단계적 움직임에는 동의했다. 의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문제는 ‘어떻게 설득하느냐’였다. 위원들은 사무처가 작성한 결의안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초안에는 △생명의 존엄성 △범죄예방 효과 미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