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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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으레 기다려지는 게 벚꽃축제다. 구만리 떨어진 미국 워싱턴D.C.에서도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미국의 벚꽃축제인데 보도는 미국 언론이 아닌 일본 언론에서 더 많이 나온다. 사실 일본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벚꽃축제는 1912년 일본이 미국에 3000여 그루의 왕벚나무를 기증하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이를 통해 미·일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홍보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벚꽃은 일본과 미국의 유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미국 부부의 인터뷰를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 벚꽃축제에선 일본 문화를 알리는 행사도 열린다. 우리나라 벚꽃축제도 거슬러 올라가면 시작은 일제 시대이다. 1920년대 문화통치로 노선을 바꾼 일본은 창경궁에 벚나무를 심고 1924년부터 벚꽃놀이를 시작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벚꽃축제의 시초다. 의도는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일본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기 위함이다. 우리야 이런 유래를 알기 때문에 의미를 되짚어보며 벚꽃축제를 즐기지만
소상공인들 사이에 ‘백종원 열풍’이 불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이어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방송을 한 번 탔다 하면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덕분에 방송에 출연한 가게뿐 아니라 이웃 가게들까지 낙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백종원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만난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중기부도 백종원처럼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긴 것이다. 여기엔 그 나름 고심해서 정책사업을 내놓는데 소상공인들이 이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푸념도 섞여 있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정부의 정책사업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했다. 2016년 정부가 전통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전국 14개 지역에 127억원을 들여 조성한 청년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청년몰의 평균 폐업률은 15.3%에 달했다. 특히 이대앞스타트업상점가 청년몰
“만약 상피법(相避法)이 없었다면 (…) 중인 이하는 반드시 공정하지 못한 데 빠지기가 쉬우니 상피하는 법을 잘 참작하고 절충해 아뢰라.”(세종실록 47권, 1430년 2월23일) 가까운 사람이 많은 곳에 벼슬을 내리지 않고 지인과 관련된 송사를 막는 게 상피제다. 고려 시대부터 있어 왔지만 세종 때 와서 정립됐다. 공직자의 외부 유착을 통한 부정부패를 막고 권력기관에 대한 백성의 신뢰가 깨지는 일을 막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였다. 공직자가 한곳에 오래 머물다 보면 가까운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대부분이 몇년 주기로 보직을 순환하거나 근무 지역을 바꾸는 건 그래서다. 2003년 도입된 지역법관제도(향판제도)가 시행 11년 만에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역법관제도는 원하는 판사에 한해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한 제도였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판사가 ‘좋은 재판’을 하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원래 판사들은 2~3년 단위로 지역을
지난 9일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수상 소식을 쏟아냈다. 12년 연속 단 한 번도 안 놓치고 이 상을 받은 기업은 예사고, 심지어 어떤 회사는 21개 제품이 무더기 수상하는 진기록도 나왔다. 단순히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만 상을 받은 것은 아니다. 국내 한 아이돌 그룹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도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 연차보고서와 면세점 전용서체(글씨체)까지 상을 받을 정도로 수상 부분(34개)이 많다. 그런데 이번에 상을 받은 기업조차도 정확하게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상을 받았는지, 전체 상이 몇 개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마디로 "솔직히 상(賞) 장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상이 남발됐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출품비용을 건당으로 받는다. 출품비용 자체는 수십만 원 수준으로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보통 수십개의
“한 동만 따로 남겨두면 아파트단지 전체가 말끔하게 신축되는 것보다 경관이 지저분해 보일 것입니다. 환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원은 ‘아파트 한 동의 흔적’을 보존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소위원회의 요구를 듣고 이같이 한탄했다. 조합은 한강변 잠실대교 남단 근처에 있는 523동(총 15층) 중 4층가량을 보존키로 했다. 도계위는 지난해 잠실주공5단지에 있는 굴뚝을 남기라는 요구도 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나 강남구 개포주공1·4단지도 재건축을 위해선 일부 동을 보존해야 한다. 아파트 재건축 시 일부 동을 보존해 후대 유산으로 물려주자는 계획은 도계위의 권고사안이기에 조합은 재건축계획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위원들은 어쩌다 한번 낡은 단지를 찾은 외지인의 시각으로 건물을 바라보고 이색적인 흥취를 느꼈는지 모르지만 주민들은 아파트 특정 동이 중
국내 3대 투자·배급사 쇼박스가 영화에 직접 투자하는 책임투자비율을 상향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쇼박스는 평균 30%대를 유지한 책임투자비율을 최근 50%대로 높였다. 책임투자비율 논란은 2017년 1000만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에서 시작했다. ‘택시운전사’가 올린 958억원의 매출과 비교해 쇼박스의 이익이 적다며 모회사인 오리온그룹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결정은 쇼박스가 티켓파워가 있는 스타감독과 배우 중심 영화에 집중투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간 투자예산이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대작 투자비중은 커지고 중저예산영화 투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조3200억원 규모의 한국영화 시장은 양극화가 심각하다. 상영 영화 중 단 3편이 전국 극장의 60%를 차지하는 구조와 대작영화 쏠림현상이 심해서다. 개봉영화 10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는 작품은 3편 정도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모태펀드를 활용한다. 민간자본과 모태
‘페이스북을 고치겠습니다(fix Facebook).’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겸 CEO(최고경영자)가 2018년 새해 다짐으로 한 말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은 학대와 증오로부터 우리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있는지, 국가의 간섭을 막아내고 있는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저커버그의 말은 탈중앙시스템인 블록체인 개발을 염두에 둔 발언이지만, 동시에 페이스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기에 최근 일련의 상황을 겪으며 다시금 곱씹어보게 된다.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되는 페이스북.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장인 저커버그를 비롯해 페이스북의 임원들은 진짜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이번 사태가 터진 후 페이스북의 대처는 실망의 연속이다. 사과에는 인색했고 시스템 보완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보호 관리 체계 개선은 안일하다. 저커버그는 지난 5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투자자 및 이용자에게 자신의 잘못
"단속이 심해져서 안내 포스터 붙여 놓고 비닐봉투 값을 받고 있는데 욕하는 손님들이 많아요. 괜히 공짜로 비닐봉투를 줬다가 단속에 걸리면 수십만원 과태료를 내야하는 상황이라 참 갑갑합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주) 최근 중국발 '폐비닐 대란'에 서울시가 편의점을 대상으로 비닐봉투 무료 제공 단속을 강화하면서 비닐봉투 값 실랑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일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폐비닐 처치가 곤란해지자 단속에 나선 것. 사실 비닐봉투 유료 판매가 법으로 시행된 건 한참됐다. 2001년 정부는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일회용 비닐봉투를 돈받고 판매하도록 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17년 간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없어 편의점 공짜 비닐봉지는 관행처럼 굳었다. 실제로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편의점에선 비닐봉투 사용 빈도가 높다. 대형마트의 경우 2010년 환경부와의 협약으로 비닐봉투가 매장에서 사라졌고, 백화점은 비닐봉투를 판매하고 있지만, 종이봉투는 무료로 제공하고
“어떻게든 오는 6월 지방선거 전에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선거 이후에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의 추가 규제안이 나올 것 같거든요.” 최근 만난 한 블록체인업체 임원이 정부가 올초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핵심으로 하는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으며 한 말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한 달에도 몇 개씩 신규 가상통화가 생겨나고 거래 실명제 이후 은행들이 신규 가상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데도 문을 열고 영업에 나서는 거래사이트들도 있다. 이들 신규 거래사이트는 금융당국이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법인계좌 형태의 입출금계좌로 돈을 관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에는 법인계좌로 투자자들의 돈을 관리하던 코인네스트 대표가 검찰에 구속됐다. 이 업체는 가상통화가 없는데도 가상통화가 있는 것처럼 모니터상으로 속여 투자자들끼리 거래를 하게 만들었고 투자자들이 가상통화를 매입하려 거래사이트가 제시한 법인계좌에 입금한 돈을 대표나 임원 개인 계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월급은 절반에 못 미치는 근로자들이 있다. 희망퇴직을 하면서 받는 위로금은 20분의 1도 안 된다. 수차례 법원으로부터 해당업체의 직원이 맞다는 확인을 받았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바로 한국GM 사내하청 근로자들이다. 대법원은 2013년, 2016년 이들이 한국GM 근로자가 맞다고 판결했다. 이들을 불법파견 상태로 방치한 전 경영진에 대해서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최근 인천지법의 판결도 이들의 근로자 지위는 확실해졌다. 이런 터라 지난 1월 완료된 한국GM 창원공장 근로감독은, 이곳의 사내하청 723명과 부평·군산공장의 사내하청 500여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직접고용 명령은 근로감독 세 달이 지나도록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까 봐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무조정실이 고용부의 발표를 늦추도록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와 GM이 한국GM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2015년 세운 '수소전기차 2020년 9000대 보급' 계획은 공수표가 됐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추가 편성에서 수소전기차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격차가 너무 크다. 지난 3월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는 이미 보조금이 바닥났다. 정부 보조금(2250만원) 지급 가능 대수인 240대의 4배가 넘는 1000명 이상이 예약한 상태다. 정부가 세운 계획은 올해 2500대를 신규 보급하는 것인데 보조금은 240대가 전부다. 상위 240명에 들지 못한 후순위 예약자들은 앞쪽에서 예약 취소가 발생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사실상 올해 국내에서 ‘넥쏘’ 판매는 240대로 끝난 셈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보조금 없이 수소전기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보급된 수소전기차는 177대에 불과하다. 올해 판매될 240대롤 포함해도 420대가 안 된다. 산술적으로 2019년과 2020년 8000대 이상을 보급해야 하는데, 이는 현대
"셀트리온과 카카오가 코스닥을 떠난 것을 후회하도록 만들겠다." 지난달 길재욱 코스닥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언장담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부응해 외국인과 기관 등 이른바 '큰 손'을 적극 유치하고 코스피의 2부 리그정도로 취급되는 코스닥을 보란듯이 키워내겠다는 포부였다. 코스닥 기업의 투자보고서 확대, 유망 코스닥 기업의 발굴 및 상장 추진, 코스닥 기업의 국내외 IR 지원 등 다양한 세부 육성 계획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이 같은 호언장담과 달리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지금껏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 개발이나 관련 펀드·선물 등 금융상품이 출시되는 데 그쳤을 뿐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코스닥 시장의 온도는 여전히 냉랭한 모습이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808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1월 한 달 간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34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