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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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재계 2위의 거대 제조기업 현대자동차를 추월하면서 재계에 적잖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셀트리온의 매출 규모는 현대차의 1%도 안된다. 단순히 덩치나 영향력만 놓고 둘을 비교하면 다윗과 골리앗에 비견될 정도다. 아니, 격차는 그 이상이지만 시장 평가는 달랐다. 주가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얽혀 형성된다. 때문에 이 지표만 가지고 기업 비교 우위를 논하긴 어렵다. 다만 셀트리온 주가에는 현재보단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게 반영됐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돌려 말하면 이 상징적 사건은 현대차를 향한 시장의 주의 시그널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지금은 물론 미래차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따끔한 지적이 기저에 깔렸단 얘기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생존을 건 기술 전쟁이 한창이다. 자율주행·친환경차·카셰어링·커넥티드카에 블록체인까지 경계 없는 무한 경쟁이다. 여기에 '품질'은 기본이다. 물론 현대차도 각고의 노력
한 달 전쯤이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 형사과장과 밥을 먹었다. 비트코인 열풍이 본격화될 때라 밥상머리 화제는 자연스럽게 가상통화로 이어졌다. 형사과장은 뜻밖의 고민을 털어놨다. 부하 직원들이 가상통화 거래를 하는 통에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다. 형사과장은 "돈을 잃었다는 직원도 있고 많이 벌었다는 직원도 있다"며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알아보니 경찰 조직 내 가상통화 거래는 유행처럼 번지는 듯했다. 고위직들은 승진 등 인사에 영향을 줄까 봐 조심하는 눈치였지만 말단 직원들이야 거리낄 것이 없어 보였다. 가상통화 단체 채팅방에 서로 초대하는 건 물론이고 파출소에서 일과 중에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시세를 확인한다는 것이다. 야간 당직을 서면서 거래하는 풍경도 목격된다는 후문이다. 한 경찰관은 "호기심으로 투자해 200만~300만원씩 벌었다는 동료들이 있다"며 "어떤 직원들은 쥐꼬리만 한 월급을 극복하기 위해 진지하게 거래에 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불
가족 중 한명은 보았다는 1000만 영화와 수십만 관객의 뮤지컬을 즐기지 못 하는 이들이 있다. 주변에 한두명쯤은 있음직한 장애인들이 그들이다. 영화부터 연극, 뮤지컬, 클래식 등 공연 극장에서 장애인 관객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1년간 문화·예술행사 관람 경험이 있는 장애인은 100명 중 2명뿐이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산 영화가 늘고, 화제를 낳은 클래식 스타를 보기 위해 수 분 만에 공연티켓이 매진되며, 뮤지컬 시장의 관객 폭이 넓어졌는데도 그렇다. 가장 보편적인 문화콘텐츠로 여겨지는 영화의 경우 시·청각 장애인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음성 화면해설과 한글 자막을 함께 제공하는 영화, 상영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451편 가운데 장애인 편의를 제공한 배리어프리 영화는 28편에 불과했다. 지난달 시·청각 장애인들이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자들을 상대로 "영화 음성 서비스와 한국 영화 자막을 제공해 달라"며 소송을 내 이겼지만 사업자들은 받아들일 수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는 없죠.” 최근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시장이 계속 활황이기를 바라는 관계자들의 장밋빛 전망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정부는 ‘강남’을 전국의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보고 전쟁을 선포했다.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잇단 규제책에도 집값이 오르자 이번에는 아예 규제들을 한꺼번에 풀었다.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꼽히는 8·2대책 이후 서울 집값은 상승폭이 둔화되고 안정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29% 올랐다. 상승률이 한 주 전보다 0.11%포인트 뛰었다. 강남구가 0.81%, 송파구가 0.56%로 강남권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반면 지방은 0.05%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강남 집값을 띄우고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지난 한 주 정보기술(IT) 업계는 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 부사장의 방한으로 떠들썩했다. 마틴 부사장은 부시 정부 시절 미국의 방송통신위원회격인 FCC(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거물급 인사. 그가 하루 남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10시간 이상을 날아온 이유는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으로 불거진 ‘페북 대란’(접속장애) 때문이다. ‘페북 대란’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페북에 접속하면 먹통이 되거나 속도가 느려졌던 사태를 말한다. 망사용료 지급을 두고 통신사와 갈등을 겪던 페북이 이들 통신 가입자의 페북 접속경로(라우팅)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탓이다. 망 사용료 관련해 통신사들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을 협상 도구로 삼은 셈. 이는 해마다 망 이용료로 수백억원을 내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과 역차별 문제로 번지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페북이 직접 본사의 거물급 인사를 파견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은행권은 지난주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은행을 통해 가상통화 거품을 없애려고 하면서 여론의 역풍에 내몰리기도 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통화 거래용 가상계좌 특별검사에 나서고, 11일 법무부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쇄’ 방침을 발표하자 은행들은 ‘눈치’을 보기 시작했다. 이튿날 신한은행이 실명확인계좌 서비스 도입을 미루기로 하고 15일부터 입금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건 각종 규제에 단련된 은행의 당연한 결정이었다. 당국의 칭찬을 예상했던 은행은 불매운동이라는 뭇매를 맞았다. 청와대에 몰려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쇄 반대를 주장한 투자자들이 은행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12일 금융당국이 주재한 ‘긴급 회의’에서 은행들은 당국이 해법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당초 가상계좌 실명확인 시스템 구축 실무를 맡은 IT 담당 직원들이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심상치 않은 여론을 의식해 각 은행은 급을 높여 책임자가 회의를 찾
1987년 경찰은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단순 쇼크사로 덮으려고 했다. 이를 위해 시신을 부검없이 화장시키려 했지만 단 한명이 이를 막아섰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이었던 최환 검사였다. 이 한 사람의 선택으로 진실이 드러났고 역사는 달라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1987'에서 배우 하정우가 연기한 '최검사'가 바로 최 당시 부장검사다. 최 당시 부장검사는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희대의 궤변을 듣고 고문치사를 직감했다고 한다. 검찰 고위 간부들도 몰라서 그를 말린 건 아니다. 검찰 인사권을 틀어쥔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 검찰청법에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조항을 담은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명시된 시절이었지만 최 당시 부장검사는 상부의 만류를 뿌리쳤다. 이후 31년 동안 검찰에는 수많은 '최검사'들이 있었다. 자신의 소신에 따라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용기있게 행동한 검사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개 징계 대상이 되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이렇게 크게 와닿은 적이 없어요. 7년동안 열심히 제과점을 키워왔는데 정말 힘듭니다. 가게를 내놓을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난 10일 서울 한 대학가에서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운영하는 60대 A씨(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면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생을 평일 5명, 주말 5명을 고용하는 A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한 달에 100만원가량 뛰었다며 답답해 했다. 그는 "가격은 올리기 어렵고 매출은 당장 늘기 어려워 '마이너스'(적자)를 보는 달이 지난해보다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메르스 사태, 김영란법 등의 악재로 최근 수년간 자영업 경기가 좋지 못하고 임대료도 매년 급등하는데 최저임금마저 역대 최대치로 인상한 건 너무 성급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
"모래 위 성이 될 수 있다" 지난 9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발표한 후, 한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연 53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낸 기업이 컨트롤타워 부재를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엄살로 느껴질 수도 있다.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구멍가게처럼 될 수 있다"는 경고는 어떤가. 너무 심한 기우같은 이 말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0년 1월, 경영 복귀에 앞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찾아 기자들에 한 말이다. 이 회장은 2012년에도 CES를 찾아 꼼꼼히 전시장을 둘러봤다. CES가 전세계 IT 기업의 각축장인데다 강한 기업들을 비교 분석하고 제 위치를 쥐고 나가야 변화무쌍한 21세기를 견뎌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CES 2012'에서는 "일본은 앞선 나라였기 때문에 힘이 좀 빠진 것 같고 중국은 열심히 따라오긴 하지만 한국을 쫒아오기엔 시간이 좀 걸리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올해 CE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증권사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증권 업계 최초로 초대형 IB(투자은행)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고 리테일 영업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펀드 판매 부분에서는 압도적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연초 이후 한국투자증권의 국내 주식형 펀드 판매 잔고는 27개 증권사 중 1위,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 잔고는 삼성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투자자가 자산을 맡겼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고객 믿음에 제대로 화답하지 못했다. 지난 4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발표한 2017년 펀드판매회사 평가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28개 판매사 중 26등으로 최하위권에 그쳤다.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5개 판매사 중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점 펀드 상담(66.5%) △판매펀드 수익률(20%) △판매집중도(10%) △사후관리서비스 등 기타(3.5%) 등 모든 항목에서 최하위 점
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오르면서 영세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인력감축이 현실화했다. 상대적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고용하는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등은 올해부터 풀타임 기준 근로자 1명당 한 달에 22만원을 더 줘야 한다. 서울 강남대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점장은 “한 달 평균 매출이 8000만원인데 가맹수수료,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손에 쥐는 건 300만원 안팎”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아르바이트생을 줄일지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렇다 보니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달 전국 회원 14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난이나 해고 등을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인력감축이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강도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삼성전자·LG전자 가전제품은 월풀(Whirlpool) 제품과 차별화됐다. 만약 월풀이 한국 가전처럼 혁신을 이끌었다면 애당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청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리 코헨 메릴랜드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 주관으로 열린 '한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최후 공청회' 직후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THE HILL)의 기고를 통해 이 같이 강조하고 "세탁기 무역분쟁은 미국에 이익보다는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제경영학(International Business) 전문가인 코헨 교수는 월풀이 세이프가드와 같은 국제무역 분쟁 대신 삼성전자·LG전자와 경쟁할 혁신적인 세탁기를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미국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월풀은 이날 마지막 공청회에서조차 한국 세탁기에 대해 50%의 관세를 매겨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월풀은 반 년 동안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