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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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업의 무관심에 소액주주 속만 타들어 가고 있어요." 상장 기업의 '주가 무관심'에 답답한 가슴을 치던 한 소액주주의 넋두리다. 실제로 일부 상장사들과 주주의 불통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온종일 내선 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대화를 피하는 식이다. 태양금속은 지난 10일 '소액주주들과 회사와의 면담'을 진행했다. 10월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와 자산재평가, 기업지배구조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면담이 진행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친 않았다. 올 봄 한 차례 면담이 예정됐으나 회사 관계자는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만남이 무산되자 주주들은 임시주총개최를 위해 소송을 신청했고, 승소했다. 그러자 회사 측의 제안으로 만남이 성사됐다. 소액주주 측은 "10년 동안 매출은 1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까지 급증했지만, 주가는 제자리"라며 "회사가 주가 부양에 관심이 없고, 제 배불리기에만 급급하다"고 토로했다.
고용절벽으로 인한 청년취업난이 심각하다. 지난 6월 기준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5%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다. 정부가 공무원 채용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정책을 쏟아내지만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 창업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가 주도로 창업정책을 쏟아내지만, 청년창업의 성공률이 높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창업기업 5년 생존율은 27.3%로 창업가 10명 중 7명 이상이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미만의 청년창업의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15.9%에 불과했다. 정부가 장려하는 청년창업이 과연 일자리 창출의 대안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회의적이다. ◆정부주도형 창업지원, 의존성↑ 자생력↓...청년창업 실패구조 대학경제는 5년동안 취재한 2천 여곳의 스타트업을 빅데이터화했다. 그동안 이들의 창업을 응원하고 안부를 묻지만 안타깝게도 약진없는 유지 또는 포기가 태반이다. 특히 젊은 대학생 창업자는 창업이 아닌 다른 진로를 택한 경우가 90%
“지금의 대출규제는 내가 봐도 복잡하다.” 8.2 부동산대책에 대한 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의 고백이다.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지역별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건수별로 세분화하다 보니 혼란스럽게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발표된 6·19 부동산대책에서는 조정대상지역의 LTV·DTI가 10%씩 강화됐다. 이후 8·2 부동산대책에서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가 부활해 지역별 규제비율이 한단계 더 구분되고 주담대 건수별로도 LTV·DTI가 차별화됐다. 서민·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투기수요만 억제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적용 기준이 여러 개로 분화하다 보니 서민·실수요자들마저 큰 혼란에 빠졌다. 이 때문에 8·2 부동산대책 이후 금융당국 담당부처는 하루에만 수백통의 민원 전화를 받아야 했다. 급작스런 대출규제 강화에 대한 불만도 컸지만 어떤 규제비율을 적용받게 되는지 혼란스럽다는 문의가 더 많았다. 8.2 부동산대책이 상환능력심사, 즉 DTI를 무력화시켰다는 비판도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남긴 유산 덕이다. 그가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 기록물 수백 점은 한국 현대사를 뒷받침할 중요한 근거가 됐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접 관리하는 기록물 실태는 어떨까. 전 정권의 대통령기록물 참사를 다시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근 문화재청의 '깜짝 고백'은 대중과 학계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내용인즉슨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 9건의 등재 인증서 원본을 분실했다는 것이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록물에는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해 생산 또는 접수한 모든 형태의 기록정보 자료(문서, 도서, 대장 등)와 행정박물이 포함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증서는 공공기록물 중에서도 역사적, 증빙적 가치가 높아 '영구보존 기록물'로 분류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문화재청의 '깜깜이' 행정에 따른 재발 가능성이다. 문화재청은 국가적 기록물
8월은 막바지 예산편성 시즌이다. 기획재정부 복도에서 군복을 입은 군인 등 외부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년 반복돼 온 풍경이지만 올해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정부의 예산편성을 총지휘할 기재부 예산실장이 공석이다. 박춘섭 전 예산실장은 지난달 17일 조달청장에 임명됐고 이후 빈자리를 채워지지 않았다. 그만큼 다른 간부들의 업무 부담이 늘었다. 새 정부 출범 후 이런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잇따른 고위 관료들의 인사 지연으로 인해 이른바 ‘무두(無頭) 정책’들이 쏟아진다. 리더가 없는 채 정책이 만들어 지고 있음을 빗댄 표현이다. 지난달 발표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도 대표적인 무두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기재부의 경제정책국장과 정책조정국장은 줄곧 공석이다. 두 명의 국장은 일찌감치 청와대로 갔다. 공교롭게도 ‘경제정책방향’은 초안과 비교했을 때 수정이 많았다. 국장들이 없는 상황에서 휘둘린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국장 몫까지 해내야 했던 차관보는 건
#1980년 5월. 서울의 한 택시운전사는 일당 10만원을 벌기 위해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향한다. 뜻하지 않게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그는 어린 딸을 집에 혼자 둔 채 목숨을 걸고 이틀을 꼬박 일한다. 군인들이 쏘는 총탄을 피해 곡예 운전을 해가며 5.18 민주화운동을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한다. 영화 '택시운전사' 속 80년 5월 한 택시운전사 이야기다. # 2017년 8월. 한국의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하루 10시간 안팎을 일해도 1.5~7.3시간만 일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다. '사업장 밖에서 근로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 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는 근로기준법 58조 때문이다. 또 현행 기준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59조의 특례업종에도 지정돼 '무제한 노동'을 피할 수 없다. 그렇게 일해도 이들의 평균 월급은 약 158만원. 스스로 일터를 '막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국회는 최근 택시 운전사들의 근로
“지방으로만 가도 시급 5000원에 일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섭니다. 최저임금 1만원? 이거 현실을 모르는 거예요.” 최근 만난 한 소상공인단체 대표가 최저임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소상공인단체들은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3년 전인 2015년에도 같은 상황이었다. 당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이슈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한 소기업 대표가 “지방은 최저임금 아래로 월급을 줘도 일을 한다는 사람이 많으니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화해달라”고 말했다. 누군가 “지금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인가요?”라고 되묻자 발언자는 손사래를 치며 “아뇨,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깁니다”라고 답했다. 간담회를 취재하던 기자들과 참관하던 노동계 사람들, 그리고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소상공인단체는 매번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한다. 현행 최저임금 준수에 대한 질문에는 “상황
“괴물이 나왔네.” 수능 개편안 시안을 본 한 교육업체 관계자가 건넨 첫 마디다. 교육부가 10일 내놓은 두 가지 방안 중 일부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1안을 두고 한 말이다. 8개 수능 과목 중 국어, 수학, 사회 혹은 과학 선택과목 3과목은 현행처럼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내용이다. 2안은 전 과목 절대평가 안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임명될 때만 해도 교육계에서는 당연히 전 과목 절대평가가 적용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수능 절대평가는 ‘무한 경쟁 타파’를 외치는 진보 교육계의 오래된 과제이자, 김 부총리가 경기교육감 시절부터 주장했던 바다. 하지만 지난 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식석상인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에 대해 “대입정책은 학생과 학부모, 대학 등이 수용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 여당 의원 비서관은 “수능 절대평가에 대해 여당에서도 의견이 좋지 않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대가
"1면에 나왔어야 할 내용인데 기사조차 쓰지 않은 곳이 많더라구요." 지난 2일 발표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두고 한 카드사 임원이 한 말이다. 시행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을 빚었던 '신용카드사의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제도'가 이번 세법개정안에 포함됐는데도 기사화조차 되지 않았다는 불만의 표현이었다. 당시 세법개정안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집값 급등을 잡기 위한 새 정부의 '8·2부동산대책'이 같은 날 발표됐기 때문이다. 모든 매체가 부동산대책을 1면에 배치하는 등 비중있게 다루면서 세법개정안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렸다. 심지어 엠바고(보도시점 유예)도 부동산대책은 오후 1시30분이었던 반면 세법개정안은 오후 3시였던 것이 정부의 '꼼수'라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세법개정안이 이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카드사들은 2019년부터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는 단계에서 일부 업종에 한해 직접 부가세를 원천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해야 한다. 1977년 부가세 제도가 도
한 지인이 어느날 "아파트를 사려는데 이정도 연봉이면 주택담보대출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20대 후반, 입사 3년차 직장인이라 결혼할 목적으로 집을 알아보는 줄 알았다. 이제 곧 갈비탕 먹는 거냐고 물었더니 "갭투자나 해보려고"라는 답이 돌아왔다. 대단한 자본가도, 연봉이 높은 것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주변에서 부동산 투자 얘기만 하니 뭐라도 안하면 나만 바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한 신혼부부는 지난해 신촌의 아파트 분양을 알아보면서 "분양가가 6억~7억원이나 된다"며 주저하다가 "그래도 당첨만 되면 웃돈이 1억원 넘게 붙는다니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또'가 된 아파트 분양권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 돼 버렸다. 최근 몇년 간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면서 이같은 사례를 많이 봤다. 문재인정부가 '8·2 대책' 발표와 함께 '투기 세력'에 엄중 경고했지만 기자가 만난 투기 세력은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 신혼부부, 주부,
최근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한 모바일게임 '프렌즈팝'은 2년째 장기 흥행 중인 스테디셀러다. 이 게임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해 NHN픽셀큐브와 카카오가 공동개발했다. 카카오프렌즈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첫 번째 게임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NHN픽셀큐브의 모회사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간 특허권 분쟁의 불똥을 맞으며 출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카카오프렌즈 IP 사용기한이 이달말 까지인데 카카오가 NHN픽셀큐브의 계약 연장 제의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3월 시작된 NHN엔터와 카카오 간 특허 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NHN엔터는 카카오가 자사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친구 기반 게임 서비스 관련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카카오가 특허 무효심판 청구로 맞서며 두 회사 간 특허 분쟁은 장기화되고 있다. NHN엔터가 특허 권리를 주장할 당시 프렌즈팝은 특허 분쟁의 중심에 있는 카카오의
새 정부 들어 각 부처 장관들이 모이는 회의에는 달라진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점은 여성 참석자 수다. 여성 장관들이 대화를 주도하면서 국무회의도 화기애애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엔 강경화, 김은경, 정현백, 김현미 장관이 임명됐고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김영주 의원이 지명됐다. 김영주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중소벤처부를 뺄 경우 여성 장관 비율은 29.4%다. 중소벤처부 장관도 여성이면 33.3%, 남성이라 해도 27.8%가 된다. 내각 여성 비율을 30%로 채우겠다는 약속을 거의 지킨 셈이다. 이런 비율에서 알 수 있듯 정부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도 획기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무회의나 부처 간 회의를 가면 새 정부 장관들의 성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편이고 성평등이 국가 정책의 핵심 과제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미 문 대통령도 수차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다. 남은 과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