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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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초영어, 공무원.’ 최근 교육업계 신사업 트렌드를 요약하면 이와 같다. 학령인구 감소와 새 정부 교육개혁 정책의 영향권에서 비켜난 덕에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교육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55년 전통’의 영어교육업체 YBM도 이 같은 전망을 고려, 이들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2년여 지난 YBM의 성적표는 시장의 성장세와 동떨어져 있다. YBM넷(와이비엠넷)은 2014년 1월 YBM재팬을 설립한 뒤 지난해 ‘오사카 영어마을’을 개장하며 해외진출을 본격화했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영어붐이 일고 있다”는 회사 입장과 달리 YBM재팬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YBM재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억400만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억3600만원으로 지난해(16억5100만원)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부진으로 지난 3월 기준 부채총액(158억원)이 자산총액(135억원)보다 많은 완전자본잠
"도대체 스팩이 뭐냐." '페이퍼컴퍼니'라는 부정적 인식을 넘어 바야흐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의 시대가 왔다. 올해 최대 규모 스팩합병상장이 확실한 가운데 대박 종목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스팩 열공'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그동안 스팩은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팩은 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로 적당한 회사를 찾아 합병하는 게 목적이다. 주로 증권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상장한다. 상장 이후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2009년 제도 도입 뒤 지난해까지 합병상장에 성공한 스팩은 36개다. 상장 스팩 107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5년엔 피합병법인에 대한 내부정보를 활용한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서 신뢰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러 스팩이 상장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일부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까지 상장폐지된 스팩은 12개다. 스팩은 합병실패로 상장폐지 되더라도 공모가 수준의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투자자는 통상
최종구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인사청문회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좀 더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은 뭐라 말씀드리기 이르다”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현안 파악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심지어 한 의원은 좀더 강하게 맞서야 하지 않겠냐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예로 들며 ‘반격’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이 내놓은 유보적이고 조심스러운 답변들에 의원들이 다소 답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금융업계, 금융소비자를 두루 아울러야 하는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소심하게까지 보이는 최 위원장의 태도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 정책 결정을 위해서는 때로 강한 결단이나 과감한 추진력이 필요하지만 그 전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법까지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했던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만 해도 보험업계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발표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최 위원장이 소신
“뼈 아프게 생각한다.” 서울시내 버스업체 비리 사건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밝힌 소회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한 식당에서 이뤄진 동행기자단과 저녁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시내버스 불법 개조 의혹은 한 버스업체가 불법으로 택시와 승용차를 천연가스(CNG) 차량으로 개조해 1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다.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제공한 ‘선물리스트’가 발견됐고, 뇌물 혐의로 조사받던 전·현직 공무원이 목숨을 끊었다. “뼈 아프다”고 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2014년 10월부터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 일명 ‘박원순법’을 시행하면서 비리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0월 금품수수·음주운전 등 공무원 비위 건수가 38% 줄었고 공직비리 신고가 5.6배 증가했다는 내용의 ‘박원순법 시행 전후 2년간 분석 결과’를 자신 있게 내놨을 정도니 허탈할 만도 하다. 박 시장은 “청렴하고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올해 2.8%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처음으로 2%대로 하락했다고 인정했다.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부정하던 태도를 바꿨다. 한은이 추정한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은 2.8~2.9%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쓸 수 있는 자본, 노동력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할 경우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쉽게 말해 국가 경제 ‘기초체력’인 셈이다. 잠재성장률 2%대 하락은 예전처럼 연 3~4%대 성장이 버거워졌다는 의미가 있다. 아직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체력이 너무 빨리 떨어진 셈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생산성 저하 때문이다. 신규 일자리가 노동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에 집중됐고 지나친 시장규제, 지식재산권 보호 취약으로 경제 역동성이 약해졌다. 경기 악화 때마다 반복된 건설업 위주의 부양책도 성장잠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들이 점심을 먹는다.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하는 모양새다. 여야 당 대표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참석 의사를 전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거절했다. "토라져 있을 때가 아니다" "좀팽이, 놀부심보" 등의 비난이 이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홍 대표가 내세운 불참 사유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과정에서 남은 앙금"이다. 홍 대표는 "2011년 11월 한미 FTA를 통과시켰을 때 나를 보고 민주당에서 불공정협정이고 제2의 을사늑약이고 매국노라고까지 비난했다"며 "이번 5당 대표회담에서 그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정권 출범 후 첫 대면에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미 FTA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이던 2007년 4월 타결됐다. 이후 정권이 바뀌었어도 추가협상
"한국과 나쁜 거래(bad deal)를 하고 있다. 어제 한국과 재협상(renegotiating)을 시작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는 도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내뱉은 말이다. 보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기자들과 나눈 대화인데 백악관이 이를 공개했다. 실상은 한미 FTA 개정협상을 위한 공동위원회 개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요구한 정도다. 개정협상을 돌입하는데에도 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나쁜 거래를 수정하기 위해 협상을 다시 시작한 것처럼 표현했다.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이다. 불과 5개월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고맙다 삼성,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며 삼성이 미국에 가전 생산공장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함께 링크했다. 기정사실화를 통해 압박하는 사업가 출신 다운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 때문이었는지는
‘230원’ 최저임금위원회의 노동계와 경영계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최저임금안 격차다. 불과 3표차로 7300원을 제시한 경영계는 7530원을 제시한 노동계의 안에 밀렸다. 위원회 최초안은 노동계 1만원, 경영계 6625원이었다. 최초안 격차 3375원에 비하면 230원은 껌값이나 다름없다. 실제 ‘껌값’도 안되는 돈이다. 양측의 격차가 이처럼 좁혀질 것으로 예상치 못했지만 더 놀라운 건 경영계가 올해 대비 12.8%의 인상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다. 경영계의 최초 제시안은 2.4%였다.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의 1만원 공약의 영향을 받은 공익위원의 예고된 움직임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표결에서도 지면서 경영계의 부담은 더 커졌다. 개인의 시간당 230원은 푼돈이지만 노동자 전체의 연봉으로 환산하면 적지 않다. 1년을 52주로 보고 연장근로 포함 주당 52시간 일한다고 할 때 사용자는 최종 제시액보다 62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20명이면 총 부담
‘3060억원’ 대 ‘300억원’. 네이버의 뉴스 전재료를 놓고 네이버와 언론계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안민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 뉴스 소비 지수’를 활용, 네이버의 적정 전재료가 3060억원에 달한다며 전재료를 지금의 10배 가량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PC,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포털에 체류하는 시간 중 약 40%가 뉴스 이용과 관련됐다는 조사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네이버는 “뉴스를 소비하는 시간이 전체 체류 시간의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근거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의 전재료 산정기준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계의 오류가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이제껏 뉴스 이용 데이터와 관련 매출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던 포털 책임도 없지 않다. 사실 네이버와 언론계의 근본적인 시각차는 뉴스 콘텐츠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언론계는 이용자 유입 효과 등 뉴스 콘텐츠가 유발하는 부가가치를 포함해
"계란 한 판에 3000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마트 전단지에 어김없이 등장했던 문구다. 그 때는 아까운 줄도 모르고 세일 할 때마다 사다 놓고, 상하면 버리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제는 계란 후라이 서비스 하나에 단골 식당을 바꾼다. 계란값 만원 시대가 열린 지 반년이 흘렀다. 누구나 좋아하고 쉽게 사먹을 수 있어 '국민 식품' 지위를 놓치지 않았던 계란은 이제 2배 뛴 몸값을 자랑한다.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계란 값만 오르니 박탈감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계란 값이 저렴했던 과거가 그립다. 그러나 저렴한 계란값이 농가에 치명타였다는 것을 최근 취재 과정에서 새삼 깨닫게 됐다. 계란은 우리나라 농축산물 가운데 100%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품으로 공급량이 넉넉했다. 그래서 농가들은 항상 '을'이었고, 가격 결정권을 쥔 '갑'은 중간유통상이나 유통업체들이었다. 계란 한판에 3000원이라는 가격은 그렇게 만들어졌던 것이다. 이 때문에 양계농가들은 AI 피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검사라고 다 같은 검사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서열’이 있다. 고소·고발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형사부 검사보다 범죄단서를 선제적으로 찾아 ‘인지수사’에 나서는 특수부 검사를 더 높게 쳐준다. 인지수사권을 쥔 검사들의 최대 과제는 ‘거악 척결’이다. 문제는 거악이 누구냐는 건데 그동안 대통령의 정적이 곧 거악이 됐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정치검찰’, ‘하명수사’란 말이 탄생한 건 이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에서 검찰은 줄곧 하명수사 논란에 시달렸다. 이명박정부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자원외교, 포스코그룹, KT&G 수사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잇단 무죄 선고로 정권 구미에 맞춘 ‘무리한 수사’란 비판도 덤으로 얻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달라졌다. 첫 번째 거악을 ‘국민 공공의 적’인 ‘갑질’ 회장과 기업으로 삼았다. 시선이 대통령에서 국민으로 옮겨갔다. ‘공익 수호자’로 사회 정의를 세우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게 검찰의 본령이지만, 최근의 모습은 다소 생경하다. ‘힘없고
문재인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도시재생사업이 정권 초기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국토교통부 산하 ‘도시재생사업기획단’이 정식 출범해 첫발을 내디뎠다. 기획단은 기획총괄과, 지원정책과, 경제거점재생과, 도심재생과, 주거재생과 등 5개과, 44명으로 꾸려졌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도시재생은 일종의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낙후된 주거지를 한꺼번에 밀어버리고 대규모 주택을 짓는 종전 방식과 달리 해당 지역의 특성과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사업을 진행하는 게 가장 큰 차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출범식에서 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민하는 ‘따뜻한 재생’을 주문했다. 또 사업과정에서 영세상인과 저소득 임차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지 않게 해달라며 각별히 당부했다. 도시재생은 맞춤형 재생이라는 면에서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그만큼 의견수렴과 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