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63 건
"전세계적으로 학교폭력 대책 중 가장 효과가 없다고 알려진 방법이 처벌 위주 정책이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 대화에서 처벌로만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는 우리나라 정서를 꼬집었다. 이제껏 징계와 처벌 위주로 만든 대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답은 '회복'에 있다고 말한다. 빠른 변화와 숫자에만 집중한 각종 대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교가 사법기관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을 정도로 잘잘못을 따지고 징계 내리는 데에만 열중한다. 부산 학교폭력 가해 학생은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아직 중학생이다. 치료와 교육을 통해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크다." 물론 큰 공분을 산 가해 학생을 정신과 치료와 상담이 필요한 대상으로 보려는 시각 자체가 어딘가 불편하다. 화가 가득한 사회에 누구도 섣불리 나서서 가해 학생들을 치료하자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재발 방지에 엄벌주의는 답이 아니다. 하지만 누가 이런 말을 듣고 싶겠나? 오히려 뭇매 맞기
"글로벌 플레이어답지 못하다." 최근 메모리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도시바의 M&A(인수합병) 협상 태도에 대한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 13일 도시바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본격적인 협상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 대상자로 결정하면서도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다른 컨소시엄과의 협상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약혼은 당신과 하지만 더 좋은 결혼 상대가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갈아타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황당해 보이는 이 매각의 협상 방식이 빈축을 산 것은 도시바가 이미 상대방의 '뒷통수'를 친 전례가 있어서다. 지난 6월 당초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지난달에 다시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측 등과도 협상 중이라고 밝혀 인수전을 원점으로 되돌린 게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우선협상자 선정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대목이 빌미가 됐다. 실제로 이번 13일 이사회가 열리기 하루 전까지도 가장 유력
"금융당국이 처음에는 자격만 갖추면 다 허용해 줄 것처럼 말하더니 최근에는 너무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자기자본을 늘려놨는데 되려 경영에 악재가 될까 걱정됩니다."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초대형IB(투자은행) 제도와 관련,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삼성증권이 초대형IB 핵심인 발행어음 업무 심사에서 '보류' 결정을 받자 증권업계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대형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를 대상으로 초대형IB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본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초대형IB 업무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적으로 지원해 줄테니 자본을 늘려 모험자본 투자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유상증자, 내부유보금 확대 등을 통한 몸집 키우기(자기자본 확충)에 열을 올렸다.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자본 규모가 클수록 시장 선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국 입장은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꺼내놓은 고민이다. 문 대통령도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 같다"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두 달이 돼가는 지금, 상황은 오히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그사이 중국 현지 합작사(베이징현대차)의 파트너 베이징기차와의 갈등설은 확산 중이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설립한 첫 합자 자동차기업 베이징현대차는 두 회사가 절반씩 지분을 가지며 15년간 각각 생산, 재무를 도맡아왔다. 이런 협력 속에서 중국은 현대차의 최대 해외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기차는 올 들어 사드 이슈가 불거진 이후 부품사들에게 20~30%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며 현재 최소 4개월 이상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그나마 '아쉬울 게 없는' 프랑스·독일
금융감독원 노조는 최근 금감원장 인선과 관련해 성명서를 세 차례나 쏟아냈다. 세 성명서의 공통된 키워드는 신임 금감원장이 아닌 '금융위원회'였다. 노조는 최흥식 금감원장이 내정되기 전인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금융위 출신 금감원장이 오면서 금융위 산업정책에 비판을 제기할 수 없게 됐다"며 "철옹성 같이 견고한 재무관료에 대항해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원장이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금융원장 내정자로 거론되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환영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6일 조 전 사무총장이 아니라 최 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노조는 곧바로 반대 성명을 내놨다. 반대의 가장 큰 이유 역시 금융위였다. 노조는 "(최 원장이 임명되면) 금감원장은 금융위 관료의 허수아비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장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 11일 내놓은 성명서에서도 금융위가 빠지지 않았다. 노조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 원장 임명을 제청하며 "금감원은 시장의 규제완화 요구에 부응해
“수도권에서 산림 및 부순 모래는 당초 계획 대비 30% 이상 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바닷모래 채취중단사태로 골재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골재원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어족자원 고갈 등을 이유로 바닷모래 채취사업 허가에 소극적으로 나서자 국토부가 뒤늦게 부족분을 육상모래 등으로 채우겠다고 발표한 것. EEZ(배타적경제수역)와 연안지역의 골재채취 허가는 국토부와 지자체 소관이지만 해수부의 동의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해양생태계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하천과 산림파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는 국토부가 9개월이나 지난 이달 초 발표한 ‘2017년 골재수급계획’에도 나타난다. 국토부는 올해 건설현장의 골재수요 등을 고려해 전년 수준(7026만㎥)인 7077만㎥ 규모의 모래 채취를 허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이중 바닷모래량은 2700만㎥로 전년(4104만㎥) 대비 34.2%
지난 4일 가이 라이더 ILO(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과의 오찬간담회에 노사정 관계자들이 모였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정위에서도 모이지 않던 노사정이 이렇게 다 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짓으로 ‘노’엔 자신을, ‘사’엔 박병원 경총 회장을, ‘정’엔 문성현 노사정위 위원장을 가리켰다. 노사 양측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장관이, 스스로를 노동계 인사로 여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사실 김 장관의 이 같은 인식은 간담회 전부터 모습이 엿보였다. 간담회장에 일찍 도착한 라이더 사무총장과 양대 노총 위원장, 문성현 위원장이 모인 가운데 김 장관은 “오늘 한 명(박회장)을 빼고 다 노동이야”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대로 통역을 통해 ILO 총장에게 전해 졌고 그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바뀐 신분을 망각하는 것은 비단 김 장관만은 아니다. 김 장관의 ‘노동’ 발언과 같은 날 공대 교수 출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를 박삼구 회장
"제가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이라는 금기를 건드리니 '갑자기 OO박사가 돌았나', '보수 꼴통됐나'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가 지난달 한 포럼에서 한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핵무장론'의 입지는 ‘꼴통’쪽이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의 현실, 국제 정세를 모르는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2012년 6월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공포의 균형'을 내세우며 핵무장을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을 때, 지난해초 원유철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핵무장을 주장하며 '핵포럼'을 발족했을 때 귀를 기울인 이는 거의 없다. 이런 ‘허튼 소리’가 최근 정식 의제 대우를 받는다. 상황이 급변한 건 북한의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 이후다. 후보시절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을 거론했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술핵 재배치와 한·일 핵무장 용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이같은 흐름은 필연적이다. 미국의 본토 안보,
"지난 2분기 순익이 1분기 대비 반의 반 토막이 났어요." 한 저축은행 직원이 최근 저축은행업계 상황이 너무 안 좋다는 취지로 하소연하며 한 말이다. 금융당국이 올초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대출총량제를 적용하고 지난 6월부터는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도록 주문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도 현행 연27.9%에서 24%로 인하돼 갈수록 영업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정부가 저축은행의 부정적인 면만 확대 해석해 규제를 늘리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저축은행을 향한 정부와 세간의 부정적 시각이 다른 누구도 아닌 저축은행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 저축은행 중 상당수는 대부업과 별반 차이 나지 않은 최고금리 선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순익이 크게 줄어든 저축은행 대부분은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 비중이 큰 곳이었다. 지난 6월부터 고금리 대출에 대
"27번째인가 28번째였다고 하더라고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에 이어 역사관 논란이 커질 무렵 한 경제단체장은 기자에게 이같이 귀뜸했다. 청와대가 검증한 중기부장관 후보군이 30명에 가까웠다고 하니 박 후보자의 순번(?)은 대충 그쯤 되는 듯하다. 그만큼 청와대가 초대 중기부장관 인선에 애를 먹었단 얘기다. 실제 중기부장관 후보자 인선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106일 만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하마평에 오른 인물을 손에 꼽기도 벅차다. 한때 유력했던 정치인 입각은 현장 전문가를 우선한다는 방침에 따라 기업인으로 기울었지만 직무 관련 주식을 백지신탁해야하는 공직자윤리법이 바리케이트처럼 작동했다. 이 때문에 상당 수 기업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발표일인 지난달 24일 인선과정은 그동안 청와대가 후보자 지명에 얼마나 고심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하루 동안 청와대는 후보자 발표를 '할 수 있다'고 했다가 곧 '없다'고 확정한 뒤, 다시
“피해 청소년은 물론 가해 청소년까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자활을 돕겠다”, “처벌 위주로만 논의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등 최근 잇단 청소년 중대 범죄가 일어 나자 지난 7일 기자실에 찾아와 한 말이다. 청소년 보호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발언 취지는 일면 이해된다. 그러나 지금 화두는 소년법 개정이다. 만 14세 미만은 이른바 촉법소년으로 범죄 경중에 관계없이 형사 처벌이 면제된다. 만 14~18세의 경우 최대 형벌수위가 20년으로 제한된다. 인천에서 8세 여자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죄자는 만 18세 미만이어서 검찰이 20년을 구형했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가담자 중 한 명은 촉법소년이어서 어떤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국민은 공분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있는 소년법 개정 제안에 지금까지 30만명 넘게 동의했다. 범죄의 잔혹성이 사
17살 민철(가명)이는 친구 6명과 함께 만취한 여중생을 집단강간해 붙잡혔다. 민철이는 "집단강간이 큰 죄인 줄 몰랐다"고 했다. 누구도 그게 왜 죄인지, 피해자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싶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사회에서 방치된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김광민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은 "오랜 시간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범죄 의식 자체가 낮다"고 말했다. 청소년 강력범죄가 잇달아 일어나며 미성년자 처벌 연령을 낮추고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오른 '소년법' 폐지 청원에 24만여명이 찬성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이들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논의는 없다. 개개인에 대한 비난만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족과 사회공동체 해체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8년째 청소년 재판을 맡고있는 천종호 판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