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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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적 외풍에도 끄떡없는' 성역(聖域)을 주장하기 앞서 성역(性域)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 공연 관련 일을 하는 한 20대 여성의 절규다. 문화예술계는 최근 한바탕 풍파를 겪었다. 정부가 반정부·진보 성향의 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 즉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거리로 나갔다. 정치적인 상황이 이렇다면 문화계 내부는 어떨까. 핍박받는 문화계에서 을 중의 을로 통하는 여성들은 지난해 말부터 '#문화계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고발 활동을 시작했다. 성폭력은 주로 작가와 작가 지망생, 교수와 학생 등 권력 구도가 명확한 관계에서 발생했다. "문단과 영화계 등 문화예술계의 남성중심적인 분위기와 도제식 시스템 때문에 부조리한 일을 당하고도 소리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연출가 A씨)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가 실시한 '2016 출판계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업
“검찰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믿기 어렵다.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 딱 3달 전인 지난해 11월20일 박근혜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자신을 피의자로 입건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해 특검에서는 조사를 받겠다는 말에 방점을 찍고 기다리자’는 여론도 비등했다. 기다림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한 만료 8일을 앞둔 상황에서도 보답받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특검과 대면조사 일정을 합의해놓고 조사일정이 공개됐다는 이유로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무산시켰다. 공식·비공식적 방법으로 ‘특검의 수사가 일방적이고 정치적’이라는 의견만 흘러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대면조사와 관련해 특검에 비공개 및 참고인 신분 조사, 조사시간 제한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부 특검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우선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시켰다. 이 상황에서 박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일반적으로 협업이나 협력으로 해석되는 단어다. 예술계나 산업계에선 복수의 주체가 만나 진행하는 공동 작업이나 그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의미한다. 각자의 독립된 주체들이 만나 서로 다른 강점들을 잘 조화시켜 높은 시너지를 구현해내느냐가 최대 관건인 활동이다. '콜라보'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되는 작품이나 제품들이 적어도 '1+1=2'라는 단순 합산을 넘어 무언가를 더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식품업계에서 불고 있는 식품업체 간 또는 유통업체, 패션뷰티업체와의 '콜라보' 열풍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출시된 한국야쿠르트, 오리온의 '콜드브루by 바빈스키 디저트 세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로 대표되는 방문판매 채널과 창립 61주년의 제과 기술력이 만난 합작품이다. 소비자들은 '콜드브루' 커피와 어울리도록 특화된 디저트를 함께 구입하기가 쉬워졌다. 쟈뎅과 크라운제과, 세븐일레븐이 협업한 '죠리퐁카페라떼', 동원F&B와 팔도, 세븐일레븐이 합작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Super Cycle) 시대는 정말 내년에 막을 내릴까.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업계에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보고서 하나가 시장의 호황이 한동안 이어지는 것을 뜻하는 슈퍼 사이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글로벌 IB UBS가 지난 8일 SK하이닉스의 내년 업황에 대해 "올해 고점을 기록한 뒤 2018년 영업이익이 36%나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즉각 반응하며 10일 5% 이상 급락했고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료 시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달아올랐다. 일각에선 UBS가 훨훨 날던 반도체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사실 UBS의 이런 보고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 데다 자체 추정치(estimate)인 만큼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는 일단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영
"1조원이 부족한데 자구안으로 애매하게 7000억원을 갖고 오면 어떡하나. 그렇다면 살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다." 지난해 8월초, 금융위원회와 채권단은 한진해운을 두고 이런 고민을 했다. 한진해운의 기존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족자금은 1조~1조3000억원. 용선료 조정, 선박금융 유예, 사채권자·채권은행 채무조정 등 4가지 과제를 성공한다고 전제할 때 필요한 부족자금이었다. 한진그룹측이 자구안으로 1조원에 다소 못 미치는 7000억원을 갖고 온다면 어떡하나, 금융당국은 고민을 했다는데 결과적으로 쓸데없는 고민이 됐다. 한진측이 지난해 8월24일, 25일, 29일 세 차례 수정해 들고 온 자구안은 많아야 5000억원이었다. 그것도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2000억원 밖에 없었다. 대주주는 경영권에 대한 미련도 끝내 못 버렸다. 게다가 4가지 채무조정은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입장에선 조금 억울하긴 했다. 침몰하는 한진해운을 떠맡아 이미 8000억원이
"국내 증권사들은 은행, 보험 등에 비해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연초부터 증권사 이해관계 대변에 나섰다. 법인지급결제를 증권에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은행권에 "금융투자 영역을 넘보지 말라"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등 집권 3년 차의 광폭 행보가 돋보인다. 속사정은 이렇다. 자산운용사를 위한 성과는 일부 달성했지만 정작 협회비 납부 비중이 큰 증권사를 위한 성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증권에 대한 불합리한 대접을 해소하겠다”며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황 회장 재임 중 최대 성과로는 자산운용사를 위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도입이 꼽힌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하나의 성과로 거론되지만 ISA 창구 중 은행권으로만 자금 유입이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은행권에서 일임형 ISA 취급인가를 받으며 증권사 고유 영역을 뺏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투협 협회비 450억원 가운데 대형증권사 5개사 부담이 150억원을 상회한다. 지난해 증권사간
“사실이라면 한국에 영어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최근 기초영어 교육업계의 ‘광고경쟁’에 대한 한 교육업체 대표의 우려다. 그는 “톱스타들이 나서서 2개월이면 영어로 말할 수 있다는데 사지 않고 배기겠나. 무작정 따라갈 수도, 넋 놓고 바라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최근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기초영어 교육업체들의 물량공세가 이어진다. 디지털마케팅 미디어렙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시원스쿨’을 운영하는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은 지난해 PC 배너광고(DA)에 58억1900만원을 투입하며 교육업체 중 이 분야 광고비 1위를 기록했다. 메가스터디나 에스티유니타스, 이투스교육 등 한 해 매출액이 수천억원인 대형 교육기업보다 높은 수치다. 동종업계 2위 ‘스피킹맥스’를 운영하는 스픽케어도 PC DA에 16억7100만원을 투자하며 교육업체 중 PC DA 광고 순위 5위에 올랐다. 지난달 모 포털사이트 검색어 조회 수에서 시원스쿨을 제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야나두’도 교육업체 생
최근 P2P(개인간) 금융업계 1위인 테라펀딩이 투자 유치 작업을 중단했다. 누적 대출 규모가 931억원으로 조만간 P2P 금융업계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들린 얘기라 그 배경이 궁금하다. 벤처투자 시장에서 P2P 투자 물꼬를 튼 곳은 테라펀딩이었다. 지난해 초 P2P 사업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을 때 업계 최초로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그 후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P2P업체에 몰렸다. 테라펀딩은 올초 1년 만에 다시 벤처투자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자 고속 성장을 뒷받침할 실탄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돌연 투자 유치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발표한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다음달 하순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P2P업체가 자기자본으로 대출을 해준 뒤 투자를 받아 채우는 식의 '선대출'이 금지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테라펀딩은 투자를 받아 자기자본을 늘린 후
"노동개혁이 현 정부의 공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의원들이) 적극 나설 마음이 없는 것 같다"던 정부 고위관료의 말은 현실이 됐다. 그의 예언(?)처럼 이번에도 빠졌다. 실업급여 인상, 산업재해 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자들을 위한 노동개혁 법안이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심의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다. 이는 곧 노동개혁이 박근혜정부의 성과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임시국회는 짝수달(2,4,6월) 1일에 30일 회기로 자동 열리는데 4월 대선정국에 노동개혁법안 처리가 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9.8%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현안을 풀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꼬여만 가고 있다. 실업급여 상하한액 역전현상이 그 한 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올해 실업급여는 상하한액 구분 없이 하루 4만 6584원이 지급된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그 정도 인력 감축은 실현 불가능할 것입니다. 임단협이 진행 중인 노조 압박 카드로 보입니다" 정부가 지난달 조선 3사의 의견을 취합해 발표한 연내 직영인력 1만4000명 추가 감축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이같이 답했다. 연초 수주 회복 조짐이 감지돼 앞으로 일감이 늘어날 것이 뻔한데 실제로 저 정도의 업계 인력감축이 실현되겠냐는 것이다. 사실 1만4000명 감축안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직영인력 규모를 감안하면 매우 강도가 높다. 지난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이미 7000여명을 감축한 조선 3사의 현재 직영인력은 4만6000여명 수준. 이 가운데 30%를 올해 감축해야 한다는 뜻이어서다.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안이 노조에 단순한 '압박 카드'로 보일 만큼 업계 사업환경이 개선됐는지는 의문이다. 일단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달 2개월 연속 중국을 누르고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달간 한국의 수주실적은 약 46만CGT(
정권교체와 탈고립’ 호남민심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다. 여권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와야 한다는 ‘정권교체’의 가치는 호남의 염원이다. 5·18 민주화운동 등 고립의 트라우마를 벗어야 한다는 소망도 있다. 호남이 ‘탈고립’의 가치를 실현해줄 정치인을 찾는 이유다. 이런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번지’가 되면서 최대 격전지가 됐다. 대세론을 굳혀야 하는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뒤집기를 노리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입장에서도 ‘정권교체와 탈고립’이라는 두 입맛을 맞춰져야 한다. 후보들이 내놓은 첫 요리를 보자. 안 지시가 꺼낸 메뉴가 ‘대연정론’이다. ‘탈고립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다만 “새누리당과도 손 잡을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면 상대적으로 ‘정권교체’를 뒤로 미룬 것처럼 보인다. 한 호남출신 야권 관계자는 “호남인들은 더 ‘화끈한’ 것을 원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화끈한’ 메뉴는 문 전 대표가
"우리나라 대기업 종사자는 전체의 12%도 안 된다고. 88%가 중소기업 일자리란 말이야. 그러니까 중소기업이 잘해야 해."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중소기업을 찾아 한 말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747'을 국정 목표로 정한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연 7% 경제성장에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10년 이내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자 국민들은 투표로 화답했다. 그가 성장동력으로 삼은 300만개 일자리에 '내 것'이나 '내 자식 것'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가 이 전 대통령이 얘기한 10년이다. 그 사이 박근혜정부가 들어섰으니 정책기조는 유지된 편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다. 정규직은 줄고 임시직만 늘면서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는 포기할 게 더 늘어 7포(내집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포기)까지 내몰렸다. 우리 사는 시대에 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