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토교통부 세종 정부청사에서 행복주택 관련 백브리핑이 열렸다. 박근혜정부가 목표로 한 행복주택 15만 가구 입지를 최종 확정했다는 내용이었다. 브리핑 말미에 국토부 담당 과장은 "향후 2만 가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간단히 덧붙였다.
당초 14만 가구였던 행복주택 공급 목표는 지난해 말 15만 가구로 증가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17만 가구까지 공급목표가 상향된 것인지 중요해 보였다. 정권이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이 나기 전이었다)에서 공급 목표를 늘리는 것은 정부의 행복주택 추진의지가 강력하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목표가 17만 가구로 늘어나는 것이냐"고 몇 번을 되물었지만 담당 과장은 애매한 말로 대답을 회피하다 결국 이렇게 실토했다. "정권이 바뀌면 행복주택의 운명도 어떻게 될 지 몰라 17만 가구라고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그 동안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태우정부가 추진했던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25만 가구 공급 정책은 문민정부 들어서 사라졌다. YS는 대신 5년·50년 공공임대주택을 추진했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는 새로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시작했다.
이명박정부는 '보금자리 주택' 시행과 동시에 영구임대주택도 부활시켰다. 목표는 '반값 아파트' 공급이었지만 청약 과열 등 부작용이 많아 정부가 바뀌면서 사라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행복주택을 내놓았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신혼부부 등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높은 주거비에 부담을 느꼈던 청년들은 환호했고 이는 높은 청약경쟁률로도 이어졌다.
큰 호응을 얻고 있음에도 국토부 담당 과장이 확답을 하지 못한 것은 역대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변천 과정을 지켜봐 온 학습효과 때문이다. 좋은 의도의 정책이라도 정권 입맛에 따라 또 다른 정책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행복주택 대기수요만 18만명을 상회한다. 아직도 높은 임대료와 주거 불안으로 고통받는 청년층이 많다는 의미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행복주택이 사라지는 불행은 없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