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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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호감도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고무적이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감도가 비호감도를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발표되자 캠프 관계자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대선 삼수생'인 이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대선 기간 국민 호감도를 높이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한 아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하자 웃으며 "여기 안 계셔"라고 답하는가 하면 홍삼을 들고 온 한 시민에겐 "이것은 징역 5년"이란 자학개그로 웃음을 끌어냈다. 이 순간들은 기사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바닥 민심에 닿았다. 지지율이 현재 지표라면 호감도는 향후 후보의 지지층의 확장성을 가늠하는 미래 지표다. 호감도가 낮으면 추가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각 캠프 관계자들이 후보의 이미지 개선 전략을 밤 새워 준비하는 이유다. 이른바 '커피 원가 120원' 공방 역시 호감도를 둘러싼 싸움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
1951년생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령이다. 1963년생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와는 12살, 1985년생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는 34살 차이가 난다. 그러나 김 후보와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김 후보는 고루하지 않다.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김 후보는 누구보다도 청년 실무자들에게 많은 권한을 준다는 평가를 들었다. 김 후보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1990년생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한 건 고령에 따른 오해와 불리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승부수다. 당 최초의 30대 비대위원장 선출은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더구나 한때 친이준석계로 분류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보수진영에선 김용태 위원장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걸고 있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또 다시 청년 정치인이 '얼굴마담'으로만 소모될 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후보 이름을 가려두고 자본시장 공약을 보면 누구의 공약인지 구분이 어려울걸요?" 본격적인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서 주요 후보들의 자본시장 공약이 공개되자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온 반응이다.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공통된 공약을 내놨다는 측면에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를 탈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직접적으로 기재하진 않았으나 지난해 창당 당시 발표한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에서 임기 내 '코스피 5000, 코스닥 2000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에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상법개정으로 주주 충실의무를 도입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기업지배구조 선진화를 내걸었다. 다만 상법개정에 대응해 정부가 마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점이 차이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
"영원한 적은 없다."(도널드 트럼프의 미-사우디 투자포럼 연설 중) 중국과 관세 휴전 뒤 13일(현지시간) 시작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국제 정치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적국'으로 여겨지던 시리아와 관계 개선을 공식화하는 등 미국이 더는 전통적 외교 가치나 동맹의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자국 이익에 따라 외교 전략을 변화하겠다는 트럼프식 실리외교 기조를 드러내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도 미국과 20년간 전쟁을 벌인 탈레반과 협상하면서도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협상에서 제외하는 등 가치동맹을 등한시했는데, 이는 집권 2기에서 한층 강화했다. 러시아,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이란 등 전통적으로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는 세력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등 "누구와도 거래한다"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력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는 등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를 지지하
'침체의 늪.' 국내 석유화학 4사가 올해 받아든 첫 성적표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설마 했지만 역시나 올해도 석유화학 기업들의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끝이 보이질 않는다', '돌파구가 마땅치 않다' 등의 토로가 쏟아진다. 배터리, 친환경 소재 등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서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지만 쉽진 않은 상황이다. 희망을 걸었던 건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이었다. 자구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기업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비상계엄, 탄핵 정국을 거쳐 대선에 이르는 동안 후속대책 논의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 사이 국제유가 급등락과 주요 교역국의 경제 둔화가 이어졌고 기업들은 악전고투해야 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된 정도다.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한국화학산업협회가 이와 관련해 진행한 컨설팅 보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
요즘 세종 관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대선 이후 정부부처 조직개편이다. 여러 정당이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특히 집권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의 개편안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대략적인 방향성은 알려진 상태다. 핵심은 쪼개기와 힘빼기다. 기획재정부나 검찰청처럼 힘있는 부처는 기능을 쪼개고 권한이 작은 여러 부서들로 나눠 권력을 분산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같이 정책에 힘을 실어야 부처는 격상을 검토한다. 산업·통상·자원(에너지) 업무가 통합된 거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개편 방향도 눈에 띈다. 산업부, 통상부, 기후에너지부 등 3개로 분리하겠다는 구상인데 현장에선 의문을 갖는다. 통상의 역할을 강화하고 에너지 정책은 기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효과가 날지는 미지수라는 것. 1948년 상공부로 시작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통적으로 산업과 무역의 업무를 맡아왔다. 1977년 상공부에서 자원 부문을 분리해 동력자원부를 신
우리나라의 패션물가는 주요국 대비 비싼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지수 100)을 기준으로 품목별 물가수준을 지수화한 결과 의류·신발은 161, 식료품은 156, 주거비는 123으로 나타났다. 특히 옷 가격이 비싸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국내 의류값이 비싼 원인에 대해 소비자들이 대형 의류 업체에서 만든 브랜드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그 만큼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브랜드 의류들은 여러 유통 구조를 거치면서 비싼값에 팔린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여러 번의 안전성과 기술력 테스트를 거치면서 가격이 올라갔다고 설명해왔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품질에 대한 믿음으로 비싼 돈을 지불하며 옷을 구매해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신뢰를 져버린 사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자체 품질 검사에서 구스다운(거위털) 제품에 덕다운(오리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둘러싼 추가 공사비 대금 문제가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기업의 집안싸움이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전은 지난 7일 한수원이 UAE원전건설사업운영지원용역계약(OSS) 관련으로 한전에 약 11억달러(약 1조5692억원)를 청구하는 중재를 LCIA에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추가 공사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벌어진 갈등의 결과다. 김동철 한전 사장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지난 1월 31일 협상 시한을 5월 6일로 명시한 비밀 협약에 합의하는 등 양사엔 3개월 남짓의 시간이 있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각자의 주장만 하다 끝난 셈인데 정부는 협상 과정에 끝내 보이지 않았다. 양사 간 계약 사항에 따른 문제로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정부의 논리도 이해가 가나 공기업의 다툼을 조율하는 1차 책임은 정부에 있지 않을까. 권한 밖 법적 중재가 아닌 정부의
"어, 총리님 아니세요?" 지난해 12월 말, 서울 이촌동의 작은 식당에서 당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우연히 마주쳤다. 불과 이틀 전 더불어민주당이 그를 탄핵소추했다는 기사를 썼던 터라 나도 모르게 아는 척을 했다. 제주항공 참사가 막 발생한 직후였다. 직무정지가 되지 않았다면 무안 현장에 갔을 그는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도 관련 기사를 읽느라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급기야 일행으로부터 "그만 좀 보고 식사하라"고 소리를 듣고야 수저를 들었다. 50여년 공직생활에 예기치 못한 쉼표가 찍혔지만 여전히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누리지 못하는 그였다. 이후 한 전 총리는 탄핵이 기각돼 직무에 복귀했고, 다시 사퇴한 뒤 지금은 대통령 후보가 됐다. 여러모로 한 전 총리는 여느 대통령 후보들과 많이 다르다. 출마 선언엔 개헌과 통상문제를 3년 내 해결하고 권력을 내려놓겠단 약속이 담겼다. 자신을 딛고 가라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에 가로막히자
의정갈등 이후 소아청소년과는 그야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학병원이 무너진 상황에 이례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백일해·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이 연속 유행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과중한 업무에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준 '동네 의사'들 덕분에 아이들의 건강과 웃음도 지킬 수 있었다. 소아청소년과는 기피과가 된 지 오래다. 의사치고 연봉도 높지 않은 편인데다 까다로운 부모의 요구를 일일이 맞춰주지 않으면 소위 '찍히기' 십상이어서다. 저출산의 직격탄을 피하기도 어려운 진료과다. 그러나, 필수의료의 위기에도 소아청소년과는 오히려 희생하고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도 의정부의 튼튼어린이병원은 최용재 병원장이 사비 약 20억원을 투자해 최근 소아중환자실을 구축했다. 52개 병상을 갖춘 이 병원이 3개 병상을 중환자실로 뺀 것 자체가 적자를 감수한 선택이다. 일반 환자를 그만큼 못 받는 데다 병상을 비운 채로 '상시 대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산하
한국벤처투자가 이대희 전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1년6개월여 동안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 한국벤처투자의 대표직이 채워짐에 따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신임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금 한국벤처투자는 10조원 규모 모태펀드의 미래를 결정하고, 기관 안팎의 불신을 씻어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모태펀드의 중장기 운용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다. 현행 벤처기업특별법에 따르면 모태펀드는 2035년까지만 존속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일반적으로 모태펀드의 출자를 통해 조성되는 자펀드는 만기가 8년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2028년 이후부터는 사실상 새로운 출자가 어려워진다. 자펀드의 만기 이전에 모태펀드가 청산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국회 등을 중심으로 모태펀드의 역할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표의 부재, 비상계엄, 탄핵 등 정치적 변수들로 인해 관련 논의는 본격화하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 우선순위요? 중국이나 러시아, 핵확산도 아닌 기후변화였습니다. 트럼프는 명확합니다. 중국입니다."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지난달 3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2기의 안보정책 우선순위를 이같이 밝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유약하다고 비판하던 그가 유일하게 평가한 성과가 '한미일 협력 강화'였다. 윤석열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연대하는 외교·안보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복원이 이뤄졌다. 오랜 숙제였던 한미일 협력관계를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한미일의 결속은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란 반작용을 불러왔다.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뉴턴의 제3법칙)는 이치는 외교에도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