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종 관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대선 이후 정부부처 조직개편이다. 여러 정당이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특히 집권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의 개편안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대략적인 방향성은 알려진 상태다.
핵심은 쪼개기와 힘빼기다. 기획재정부나 검찰청처럼 힘있는 부처는 기능을 쪼개고 권한이 작은 여러 부서들로 나눠 권력을 분산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같이 정책에 힘을 실어야 부처는 격상을 검토한다.
산업‧통상‧자원(에너지) 업무가 통합된 거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개편 방향도 눈에 띈다. 산업부, 통상부, 기후에너지부 등 3개로 분리하겠다는 구상인데 현장에선 의문을 갖는다. 통상의 역할을 강화하고 에너지 정책은 기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효과가 날지는 미지수라는 것.
1948년 상공부로 시작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통적으로 산업과 무역의 업무를 맡아왔다. 1977년 상공부에서 자원 부문을 분리해 동력자원부를 신설했지만 1993년 다시 상공자원부로 통합했다. 1998년에는 통상 부문이 외교부로 넘어가기도 했으나 2013년 산업, 통상, 자원을 다시 하나로 합쳐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에 통상과 에너지를 결합한 이유는 가장 시너지가 잘 발휘될 영역이기 때문이다. 산업과 통상, 산업과 에너지는 서로 분리해 생각할 수 없고 산업을 기반으로 한 통상과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최근 주요 현안인 통상은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앙부처의 한 공무원은 "최근 전세계적으로도 통상은 외교보다 산업 영역에서 중요성이 크다"며 "에너지 부처가 독립적으로 있는 나라는 석유·가스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나라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필요한 조직 개편은 해야 한다. 그렇다고 그 효과가 의문시되는 조직 개편을 행정력을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는 없다. 조직 개편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공무원들의 태도를 단순히 보신주의라고 비판만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