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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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 많아 경쟁률이 수천대 1을 기록하기도 해요. 억대 웃돈으로 로또로 불리는 상황이죠." 이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얘기다.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가 인기다. 땅값을 제외하고도 수억원의 건축비가 들지만 내집 마련과 함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사람이 몰리는 것. 실제 공급만 되면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진행된 경기 부천옥길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22필지 청약에 2만7357명이 몰려 평균 1244대 1의 경쟁률(최고경쟁률 4721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경쟁률은 억대에 달하는 웃돈을 기대한 사람들이 가세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대기수요가 늘자 일부 지역에서는 8억원의 웃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개발택지의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전매는 LH 등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기 전까지는 분양가 이하로만 거래 가능하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에도 소유권 이전 전 수억원의 웃돈 거래가 이뤄지
조선산업 구조조정의 핵심, 회계부실에 이어 분식회계 의혹까지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지금 모습 그대로 살리는 것이 타당할까. 조선업체와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일부 전문가들은 4차 추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대우조선해양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논리는 대우조선해양처럼 '크고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부분 해체는 안되며, 빨리 민간 기업에 매각해 정부와 채권단이 아니라 오너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채비율 7300%, 은행 여신 23조원에 대출로 대출을 갚는 '좀비기업'을 사려는 민간 기업은 없다. 경쟁력있는 분야(LNG운반선, 특수선)를 최대한 살리고 군살을 빼는 구조조정을 해야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2~3년만 버티면 물동량이 늘어나 조선경기가 되살아나므로 조선 3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도 만만찮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제는 과연 옳은 것일까. 최근의 산업 패러다임은 과거와 다르다. 주문이
‘삼권분립’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온다.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기 위해 입법과 사법, 행정 권한을 분리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방송통신 분야가 그렇다. 지난해 있었던 700㎒ 주파수 대역 할당안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회는 행정부 권한인 주파수 할당 결정권을 두고 특별 소위원회까지 만들어 담당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압박했다. 이 결과 700㎒ 대역을 국가재난망과 이동통신, 지상파 UHD 등 3곳으로 쪼개 할당했다. 한정된 공간에 비해 많은 사용처가 빽빽하게 자리를 잡다 보니 각 대역 간 전파간섭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왔지만 소용 없었다. 최근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700㎒ 주파수가 유찰된 것도 이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정부는 최소 7620억원의 세수확보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혼신 우려로 인해 일부 대역을 꺼리는 눈치다. 한 때 ‘황금 주파수’로 불린 700㎒ 대역이 이쪽 저쪽으로 애물단지
기사 교열을 보다 보면 하루에도 몇 차례 바꾸는 단어가 있다. 바로 인치와 평이다. 정부는 2007년 7월1일부터 ‘법정계량단위 사용 정착방안’에 따라 평, 인치, 돈, 말, 되, 근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위반하는 업소나 기업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법정계량단위 사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선 여전히 ○○인치 TV, 아파트 ○○평 등과 같은 비계량단위가 사용된다. 법정계량단위 사용 의무화 10년을 맞았으나 여전히 평은 평이고 인치는 인치다. 아직 인치와 평이 더 익숙하게 사용되다 보니 기업들은 제품 홍보시 비계량단위와 계량단위 중 뭘 써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등장한 게 ‘형’이다. 전자업계는 TV나 모니터의 경우 대각선 길이를 인치로 환산해 32인치 TV, 17인치 모니터 등으로 크기를 표기해왔다. 정부가 법정계량단위를 사용토록 하면서 기업들은 관련 제재를 피하기 위해 숫자는 환산하지 않은 채 인치만 형으로 바꿔 표기하는 편법을 쓰기 시작했다.
일본 여행을 간 한국인들이 한·일 문화 격차를 실감하는 곳 중 하나는 라멘집 입구에 놓인 메뉴 자판기 앞이다. 메뉴를 골라 식권을 먼저 구매해야 식사를 할 수 있다. 한국식으로 무작정 식당에 들어갔다가는 핀잔을 듣고 자판기 앞으로 되돌아오기 일쑤다. 한때 일본을 따라 한국에서도 메뉴 자판기 도입이 유행이었지만 정착되지는 못했다. 한국 정서가 '더치페이(각자내기)'보다는 '한턱내기'에 익숙한 탓이다. 일본 식당 자판기는 내가 먹을 것만 골라 결제하기에 좋다. 상대방이 누구든 대접받는 것을 '빚'으로 여기는 일본 문화에 제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 것만 내면 정이 없다고 여긴다. 한 사람이 밥을 사면 다른 사람이 커피를 사고 다음에는 처음 커피를 산 사람이 밥을 사면서 만남을 이어간다. 9월 시행 예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이 같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져 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법 집행 대상을 구체화하지도 않고 직무 관련 식사접대비 한도를
"아직 변론기일이 잡히지도 않아 손실충당금 반영을 할 단계가 아니다. 회사 측 입장은 법정에서 성실히 소명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회사가 잘못 제공한 정보로 피해를 봤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회사가 내놓은 답변이다. 조선업계가 최근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는 등 경영 위기 극복에 매진하는 가운데, 일부 소액주주들은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회사가 무관심하다고 하소연한다. 먼저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는 말은 틀렸다.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총 4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여태껏 총 319명의 주주가 155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중 지난달 2차 소송 변론기일이 열렸고 오는 12일엔 1차 소송 재판이 예정돼 있다. 핵심은 대우조선이 '분식회계'를 저질렀느냐다. 대우조선은 지난 변론기일에서 "분식회계는 아니다"라는 간단한 입장을 표명했다. 대우조선은 소송과 관련해 아직 손실충당금을 쌓지 않았다. 대우조
5월이 시작되면서 올해 상반기 채용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취업포털이나 각 대학의 채용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접하는 상반기 채용 시장 경기는 지난해보다 한층 더 냉랭하다. 청년고용과 관련한 지표는 '사상 최악'에 가깝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첫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2000명)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신규 채용 청년층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도 2008년 54%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8월 64%로 10%p가 높아졌다. 대학졸업생 5명 중 1명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일자리를 얻은 청년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에 몸담게 되는 셈이다. 직장을 얻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자연스레 공무원이나 공기업 채용으로 많은 인원이 몰린다. 지난 2월 9급 공무원 공채에는 22만명의 인원이 몰려 부문별 최대 경쟁률이 400 대 1을 넘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문제를 놓고 정부와 한국은행의 줄다리기가 거듭되고 있다. 정부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한은 발권력 동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한은은 중앙은행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인사들은 이번 국책은행 자본 확충만을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편성이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국가재정법에 나열된 편성 요건에 부합되지 않고 설령 추경안을 만들더라도 여소야대로 재편된 국회 심의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정부 재정은 세금이기 때문에 국민 부담이 가중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렇다면 한은의 발권력은 국민들이 감내해야 될 부담이 재정투입보다 덜 할까. 한은 설명을 들어보면 이 방법도 재정투입 못지 않게 국민들에게 부담이 된다. 한은이 시중에 본원통화 공급을 늘리면 관리비용이 증가한다. 1.5% 기준금리를 유지하려면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한은이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을 통해 흡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연석회의요? 쉽게 결론 못낼 것 같은데…"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시기를 논하기 위한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한 보좌관은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 보좌관의 말은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당시 더민주의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당내 여론은 6~7월, 8~9월, 연말 등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 더민주에는 정해진 수순이 있다. 연석회의에서 3~4시간 격론이 오간 뒤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 의원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다. 이어 각 의원군마다 마련된 소모임들이 긴급회동을 하고,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는 성명이 오가면서 계파갈등이 확대되는 수순이다. 그런데 이날 연석회의는 30분만에 끝났다. 만장일치로 8월말~9월초 전당대회 개최에 동의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전당대회 조기개최 의사를 밝힌 것도 한 몫했지만, 당의 체질 개선이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는 연석회의를 거론하며 "하나의 이슈
수조원대의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이 논의 중이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산업은행보다는 수출입은행이다. 수은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이 1분기에 9%대로 추락해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금융감독원 기준치 10%를 밑돈다. 오죽하면 산은, 수은 모두 자본확충이 필요한 처지인데도 산은이 수은에 수천억원대 출자를 진행중일까. 수은은 조선·해운업 익스포져가 18조원에 달하는데 대우조선에만 9조원이 물렸다. 원래부터 선수금 환급보증(RG)을 많이 취급한다지만 대우조선 '쏠림현상'은 금융전문가들이 봐도 '미스터리'에 가깝다. "수출입은행이 명색이 '은행'인데 기본적인 리스크관리 능력이 있기나 한지 의심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러 원인분석이 나오지만 "시어머니가 너무 많아 도리어 리스크관리가 엉망이 됐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산은, 수은은 둘 다 국책은행이지만 주무부처는 다르다. 산은은 금융위원회 산하고 수은은 기획재정부 밑이다. 2008년 재정경제부(현 기재부)서 금융정
지난달 2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의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현장. 유리 제조사로만 생각했던 '코닝'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한 유리의 미래, 생활의 미래를 보여줬다. 순간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개봉 당시 홍채인식 기술, 개인 식별을 통한 상품추천, 투명 디스플레이를 놀라워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이 기술들이 곁에 다가와 있었다. ☞코닝의 기술 소개영상 상상이 실현되는 모습이라면 영화 '백투더퓨처'도 있다. 이 영화가 하늘을 나는 호버보드(hover-board)를 설정한 미래가 놀랍게도 2015년이다. 미국에서 개발한 호버보드가 10분간 2㎞를 나는 데 성공, 군용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엔 허영만의 '날아라 슈퍼보드'가 있다. 이런 일들이 주는 메세지는 명확하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언젠가 현실이 된다. 현재에 안주해선 안 된다. 변화를 주도하거나 최소한 잘 대응해야 한다. 정치도 예외
'중소기업청, 한국벤처투자, OO창투…' 영화 첫 화면에 공동투자자로 자주 올라오는 기관명이다. 정부 출연금으로 조성한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인 모태펀드가 영화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운영기관, 중소기업청은 한국벤처투자의 상급기관이다. 지난해 모태펀드는 문화계정(주로 영화를 투자하는 계정)을 통해 영화제작에 89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232편의 총 제작비 4617억원과 비교하면 전체 제작비의 20% 가량을 담당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신력이 높은 모태펀드의 참여 이후 동반 투자에 나선 벤처캐피탈 등의 투자까지 고려하면 영화 제작시장에서 모태펀드의 실제 영향력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투자실적은 신통치 못하다. 지난해 '베테랑'과 '암살'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박을 터뜨리는 가운데서도 한국영화의 전체 투자 수익률은 -7.2%로 처참했다. 수익성 분석이 가능한 영화 73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