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례행사가 돼 버린 추경

[기자수첩]연례행사가 돼 버린 추경

세종=정현수 기자
2016.07.05 06:32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 1월 인사청문회 때다.

당시 그는 “추경을 하지 않고도 경제성장률 3.1%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경계획을 밝혔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다. 추경을 하지 않을 경우 올해 성장률은 2.5~2.6%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추경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정부는 깊이 고민했다. 엄격한 추경요건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의 한정적인 경우에만 추경을 편성토록 규정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추경요건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 영향을 최소화하고 브렉시트(Brexit) 등 대외여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한다”고 밝혔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다.

 먼저 추경요건으로서의 ‘구조조정’을 살펴보자. 유 부총리는 최근 경남지역 실업률이 높아진 것을 두고 “심각한 실업의 전초”라며 “특히 최근 좋지 않은 고용률 지표 탓에 우려가 더 크다”고 했다. 사실 고용률 지표는 정부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긴 하다. 5월 기준 고용률은 66.3%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목표 달성이 요원해졌다. 그러나 스스로 밝힌 것처럼 경남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국지적 실업이다.

 브렉시트는 더 아리송하다. 브렉시트가 가결된 직후 정부는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몇 차례 강조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을 우려했지만 시장의 혼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구조조정과 브렉시트는 재정을 습관적으로 당겨쓰기 위한 추경의 대외용 명분에 그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추경은 연례행사가 될지 모른다. 추경은 더 이상 ‘남발’되지 않아야 하고, 편성키로 한 추경은 효율적으로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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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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