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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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으로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 13일 부랴부랴 '인공지능 개발 콘트롤 타워'(가칭)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300억원 규모의 예산 반영 계획도 논의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AI 육성 전략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정부의 AI 육성 정책은 한 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AI를 떠오르는 IT(정보기술) 트렌드로 보고 자금을 투입해왔다. 구글은 2001년부터 AI에 관심을 쏟았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인수 한 건에만 4800억원을 쏟아부었다. 미국 벤처캐피털 전문 조사 기관인 CB인사이츠(CB insights)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4년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자금 규모는 3억900만 달러(약 3677억원)다. 2013년에 비해 3배 늘어난 수치다. 전기차 테슬라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 도 지난해 AI 연구소인 '오픈
"신약 개발 단계에만 머물고자 하는 바이오벤처는 아마도 없을 겁니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이하 크리스탈) 회장은 의약품 생산공장을 마련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크리스탈은 당초 공장 없이 연구개발만으로 신약 판매를 허가받은 최초의 바이오벤처다. 이 회사는 원료의약품 생산업체 화일약품을 인수한데 이어 의약품 제조업체 비티오생명제약도 품에 안았다. 공장을 갖춘 바이오벤처로 거듭난 것. 크리스탈의 변화는 신약 성과를 하나둘 내기 시작한 바이오벤처 업계가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점이다. 지금까지 업계 화두는 '신약 개발'이었다. 하지만 개발된 신약을 판매하는 시점에서는 '판매수익'에 대한 고민도 시작된다. 원료와 약품 생산, 판매를 외부에 맡길 경우 수익이 반 토막 나기 때문이다. 바이오벤처가 자체 수익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온전한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술수출을 위해 공장 마련에 나선 바이오벤처도 나온다. 지속형 당뇨치료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1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국내 첫 공개,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145개 참가업체... 김대환 국제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올해는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듯 1, 2회에 비해 풍부해진 행사에 대한 안팎의 기대가 크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을 앞세워 ‘2030 탄소제로(0)’를 꿈꾸며 ‘세계 전기차 테스트베드(시험무대)’를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열린 제2회 IEVE 현장 취재 이후 1년간 제3회 엑스포 준비 작업을 지켜본 기자의 눈에 비친 ‘조급함’은 이런 비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심마저 들게 만든다.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제외한 순수전기차(EV)로 열리는 IEVE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와 조직위가 발벗고 나선 건 인정할만 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를 직접 다녀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제
온통 바둑과 인공지능(AI) 이야기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AI로봇 알파고의 대결 때문이다. 대결을 앞두고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설마 정부가 당장 AI산업 육성하겠다고 나서는 것 아니냐." 아뿔싸. 예상은 현실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인공지능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추진단'을 설립, 향후 5년간 연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왜 '우와'가 아닌 '아뿔싸'일까. 관 주도의 산업 육성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의 정책은 양적인 지표나 외형적 성과만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출판산업진흥정책이 단적인 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도서관 건립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일단 개수를 늘리는데 치중할 뿐 내실이 부족하단 평가다. 한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 관계자는 "분관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추가로 파견해야 하는데 인력도 예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네서점을 살린다는 취지로 만든 '문화융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GE써모메트릭스코리아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 에피소드를 꺼냈다. 출근 첫 날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하는데 미국 본사에서 대뜸 "후임자가 누구죠"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속으로 언짢았다고 한다. 후임자를 묻는다는 건 짐 쌀 채비하라는 말로 받아들일 법한게 우리 정서다. '무례'한 질문을 한 이유는 이렇다. 대표 한 사람에게 집중된 구조는 그 자체로 리스크다. 경영방침과 철학을 공유할 후임자 후보군을 거느려야 떠난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위험분산 차원이기도 하지만 후임자를 얼마나 잘 키우느냐도 최고경영자(CEO)의 덕목과 능력으로 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 청장은 그래서 늘 잠재적인 후임자를 살피고 육성한 뒤 성과를 보고했다고 한다. 자신의 평가도 이와 직결됐다. CEO가 바뀔 때마다, 더 크게는 기관장이나 장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느라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했을까. 이를 감안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삼성그룹 순환출자 문제 해결에 나선 지난달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의 움직임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삼성SDI는 그동안 보유했던 삼성물산 주식을 팔고, 이 부회장이 이 중 일부를 사들였고 이 거래로 새로 형성된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공정위는 이를 확인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일 삼성이 처분 시한(3월1일)을 넘겼다면, 행정력의 낭비가 불가피했다.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한해 4000건에 달하는 사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삼성까지 조사를 하려면 내부적으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삼성의 결단으로 공정위의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에 힘이 실렸던 것 역시 삼성을 반긴 이유였다. 공정위는 가이드라인이 결국엔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이 정부 방침을 지켰는데, 다른 대기업들이 이를 어기진 못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앞으로 순환출자 등 몸집 불리기에 돈을 쓰기보다는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카드 뒷면과 같은 서명 부탁드립니다." 지난주 한 SPA 브랜드에서 결제를 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자 직원이 말했다. 카드 뒷면 서명이 어떻게 돼 있는지도 잊어버리고 있던 터라 뒷면을 확인하고 나서야 전자서명패드에 또박또박 이름 석자를 새겼다. 생각해보니 다른 가게에서는 한 번도 서명을 제대로 해 달라고 요구 받은 적이 없었다. 신용카드 결제시 서명은 본인 인증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절차다.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신용카드 종이·전자전표에 서명을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가맹점주는 결제시 신용카드 뒷면의 본인 서명과 전표에 기록되는 서명을 비교하는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신용카드 뒷면 서명과 전표 서명을 비교하는 가맹점이 거의 없어 서명식 결제가 본인 인증 효과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명식 결제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본인 인증 방식은 PIN(비밀번호 입력)방식이다. PIN방식 결제는 시중은행에서도 쓰이는 방식으로 카드 결제시마다 본인인증을 할 수
“한국은행 정문에서 청와대까지 지원자를 줄을 세워도 될 정도다”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새로 뽑을 때마다 관가와 학계 안팎에서 나오는 우스갯소리다. 4명의 금통위원이 오는 4월20일 동시에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한은도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추천 기관에 공문을 보내며 신임 금통위원 임명 절차에 들어갔다. 금통위원은 각 기관의 추천을 받지만 최종 낙점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한다. ‘청와대에 줄을 선다’는 비유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억7000만원이 넘는 고액연봉, 차관급 대우와 고급차, ‘7인의 현자(賢者)’라는 명예로운 별칭이 붙는 금통위원은 그야말로 ‘좋은 자리’다. 그러나 금통위원을 ‘좋은 자리’의 하나로 인식하는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기 악화라는 흐름 속에서 저성장, 가계부채, 금융시장 불안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지난해부터 금융권에 핀테크 바람이 불면서 각종 앱카드와 페이가 쏟아져나왔다. 결제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결제가 간편해지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70개국에서 수집한 결제정보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사용을 대체하는 전자결제가 1% 증가한 것만으로도 1040억달러의 재화와 용역이 창출된다. 결제서비스 불편함만 사라져도 해외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국내 온라인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수출길이 열리는 셈이다.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면서 줄어든 비용은 연구개발이나 새로운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앱카드와 페이를 온라인 결제에서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만 오프라인 결제에서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카드사 직원조차 앱카드 등을 오프라인 결제에 활용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카드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놓은 뒤 결제하는 것이 지갑에 여러 카드를 꽂아 넣고 꺼내 쓸 때보다 간편하다. 그렇다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쓰는 익숙함을 넘어서진 못했
한국 정치에서 '제3당'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선거의 여왕'이자 '정치10단'이라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조차 '제3당'에 고개를 저었다면 말 다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가 반년 만에 이를 접고 다시 한나라당으로 들어갔다. 2008년 친박(친 박근혜)계에 대한 '공천학살'이 이뤄졌을 때 박 대통령이 끝내 탈당하지 않았던 것이 이 때 경험한 '제3당'의 쓴맛 때문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거느렸다는 박 대통령마저 실패했다면 '제3당'이 얼마나 성공하기 어려운 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무엇보다 현재 5년 단임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여야 일대일 구도를 깨기 어려운 한계 때문이다. 삼권분립이라지만 국회 역시 대통령 권력의 영향력이 지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목도했듯이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거슬렀다는 이유로 내쫓기는 것이 현실이다. 야당
"전시장 입구에서 100미터는 족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더니 그냥 내리라지 뭡니까? 주차장이 혼잡해서 들어갈 수 없다나요?" 최근 일산 킨텍스서 열린 한 전시회를 찾았을 때 한 관람객이 바이어를 붙잡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대화역에서 내린 뒤 전시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는 그는 택시기사의 불친절함과 더불어 킨텍스의 낮은 접근성을 성토했다. 그의 말은 얼핏 투정처럼 들리지만 사실 국내 전시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점점 국제화되고 대형화되는 게 최근의 전시회 트렌드지만 국제 전시회라고 당당히 내세울 만한 게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전시회 규모도 마찬가지다. 국내에 10만㎡ 이상 규모로 열리는 전시회는 단 2개에 불과하다. 전체의 95%가 3만㎡ 미만 전시회다. 10만㎡ 이상 전시회가 56여개인 독일은 물론 14개인 중국과 비교해도 초라한 수치다. 전시산업이 국가적으로 갖는 중요성은 적지 않다. 전시산업
"정말 절박한 문제입니다. 생존을 위해 뭐든 해야 할 상황입니다." 유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유만 팔아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커피, 초콜릿, 치즈 등 돈이 될 만한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한국야쿠르트는 수입치즈와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몇 년 전부터 커피 부문을 늘려가던 남양유업도 지난해 하반기 수입치즈 시장에 진출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커피, 수입치즈, 와인 등 기타 부문 매출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51%)을 넘어섰을 정도다. 이러한 사업다각화 덕에 남양유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일유업도 소폭이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문제는 사업다각화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매출비중이 높은 우유사업 적자가 누적될 경우 기업의 생존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어서다. 게다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뛰어든 커피, 치즈 등도 기존 식품·음료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렇다고 기존업체보다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