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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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유통가의 화두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식재료값과 생활 소비재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도 부담없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한 벌을 사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고가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유통가는 가성비와 함께 프리미엄도 놓칠 수 없는 선택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다른 브랜드보다 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발굴하는게 중저가 브랜드 뿐만 아니라 이를 판매하는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이 돼버렸다. 그런데 최근 중저가 패딩을 중심으로 번진 충전재 혼용 비율 허위 논란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겼다. 제품 안에 표기된 상품 정보가 실제와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격만 보고 제품을 구매해서는 안된다는 불신감이 퍼진 것이다. 정말 해당 충전재가 구스다운(거위 솜털)인지, 소재가 캐시미어인지 직접 눈으로 봐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으로 악화되는 모양새다. 결국 패딩
#1. 2024년 10월1일 저녁 8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곧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준비한 음식을 들고 나왔다. 식사와 함께 여야 정치인 등 시국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계엄 필요성이 논의됐다. 검찰이 지난달 27일 김용현 전 장관의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이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이들을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 사령관 등이 지난 3월부터 계엄 전까지 만난 횟수만 최소 7차례. 대통령 관저, 국방장관 공관, 삼청동 안가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계엄 전 '반국가세력들을 정리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국회가 패악질을 하고 있다' '나라가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수시로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시대착오적 인식은 결국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로 이어
'이슈 메이커' 일론 머스크가 이번엔 유럽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놨다. 기득권 정치인들에 대한 공격을 남발하고 반이민과 규제 완화 등 자신과 노선이 비슷한 극우 세력엔 힘을 실어주면서다. 영국은 머스크가 제대로 꽂힌 나라다. 머스크는 새해 첫날부터 영국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를 향해 사임을 요구하는가 하면 찰스 3세 영국 국왕에게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극우 성향인 영국개혁당과는 정치자금 기부를 논의할 정도로 지원에 진심이다. 나이절 패라지 대표와는 돌연 척을 졌지만. 2월 조기 총선을 앞둔 독일에선 올라프 숄츠 총리를 두고 "무능한 멍청이"라며 비판 여론을 부추겼다. 반면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공식 지지했다. 9일엔 AfD 총리 후보와 대담도 예고했다. 문제는 머스크의 행동을 특유의 '관종' 행위로 넘길 수 없다는 데 있다. 그가 '넘사벽' 세계 부호 1위인 것은 둘째치고 트럼프 집권 2기 실세 중의 실세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초기 스타트업들이 겪는 투자유치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이들 스타트업의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는 AC(액셀러레이터) 업계의 위기도 심상치 않다.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C 등록 말소 건수는 34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등록 말소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AC 업계가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특히 등록 말소 AC 중 3분의 1 이상(12곳)은 2022~2023년 라이선스를 취득한 신생 AC였다. 올해 문을 닫는 AC는 더욱 많을 전망이다. 2016년 11월 AC 제도가 본격 도입된 후 AC들이 속속 결성한 투자 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인데, 안타깝게도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엑싯(투자금 회수) 실적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AC 업계도 혹한기와 맞물려 한동안 거센 구조조정의 바람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 지원금에 기대 보육 사업을 중심으로 연명하며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AC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도수치료 50만원 vs 8000원, 체외충격파 45만원 vs 2만원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병원들의 5대 비급여 진료의 가격을 조사해 상·하위 현황을 6일 발표한 결과다. 도수치료는 병원급에서 최대가와 최소가가 62.5배나 차이가 났다. 경피적 경막외강신경술은 최고가(380만원)와 최저가(20만원) 간 가격 차가 360만원에 달했다. 병원별로 비급여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도수치료는 의사가 직접 수행하지 않는다. 물리치료사가 한다. 체외충격파도 의사가 아닌 간호사 등이 기계를 이용해 통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의사별로 시술 실력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의료기관별로 비급여 진료의 가격 차이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난다. 경피적 경막외강신경술의 경우 최고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의 가격이 275만8300원으로 병원급인 오케이참병원 380만원보다 27.4% 낮다. 국민들은 비급여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고 본다. 경실련이 이날 발표한 성인 1030명의 설문조사에선 84%가 비급여
북한이 지난 2023년 북핵 고도화 목적의 탄도미사일 시험 소식을 선전했을 때 기자가 예상 피해규모를 분석했던 적이 있다. 핵타격 피해 예측에 쓰이는 프로그램 누크맵에 따르면 용산 상공 800m에서 전술핵탄두가 터질 경우 52만명이 죽거나 다친다. 군과 민간을 통틀어 다양한 시설이 피해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걱정과 달리 최근 자본시장은 북한의 도발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023년 3월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전술핵 모의 공중폭발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직후 코스피 지수는 0.69% 하락했으나, 다음 날 0.38% 상승하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의 미치광이 전략은 자본시장에서 변수가 아닌 그저그런 상수가 됐다. 반면 12·3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 자본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했고, 여진은 이어지는 중이다. 계엄 사태 이후 첫 거래일에 코스피지수는 거센 외국인 매도세에 1.44% 떨어졌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2017년 9월 4일 1.19
얼마 전 한 중진의원과의 식사 자리에서다. 이 의원은 "제가 꼰대 같아 보일 지도 모르겠는데"라며 운을 뗐다. "초선은 물론이고, 재선 의원들까지도 상대 정당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봐요. 그게 지금의 국회라니까요." 그는 왜 초·재선 의원이라고 콕 집어 얘기했을까. 이유를 묻자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두 차례의 총선에서 연이어 압승을 거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 쪽의 의석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굳이 상대방과 대화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초·재선 대부분이 상대 정당과 치열하게 협상해본 경험이 없어요" 그러자 한 동석자가 말을 보탰다. "생각해보니 재선 의원들은 코로나19 시절 처음 국회에 들어와 처음에 사람을 만나며 의정활동하는 게 어려웠겠네요." '협치 실종'은 더 이상 여의도에서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젠 협치가 없는 게 '뉴노멀'(새로운 질서)이란 말까지 나온다. 여야 간 소통 단절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2024년 국내 바이오산업은 또 한 발 나아갔다. 의약품 수출 회복 속 기술수출 중심인 플랫폼 기업들은 빅파마와의 협업 확대로 수준을 끌어올렸다. 2개의 국산신약이 추가된 가운데 유한양행 폐암신약 '렉라자'는 국산 항암신약 최초의 미국 허가라는 새 역사를 썼다. 과거엔 연간 매출 1조원만 넘어도 업계 선두권을 넘볼 정도로 영세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작년 연 매출 4조원을 넘기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줄곧 국가 신성장동력 유력 후보로 꼽히던 바이오가 잠재력이 아닌 눈에 보이는 성과로 그 가치를 증명한 의미있는 한 해였단 평가가 나온다. 반면 과거의 병폐를 답습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연말연시 연휴를 앞두고 기업의 부정적 이슈를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올빼미 공시'는 여전했다. 대규모 자금조달이나 임상·허가 실패 등 상대적으로 시장 관심이 낮아지는 시기를 노린 업계 대표적 꼼수다. 국내 산업이 글로벌 성과를 내놓는 다는 건 전세계가 국내 업계는 물론, 그 생태계를
2009년 US에어웨이스의 베테랑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는 '판단착오' 혐의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불려갔다. 설렌버거는 조류충돌로 동력을 잃은 항공기를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시켜 승객을 전원 구출한 사건, 미국 '허드슨강의 기적'의 그 기장이다. 당시 상황은 설렌버거의 자서전과 관련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뉴욕 라과디아공항을 출발한 항공기는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하고 새떼가 양쪽 엔진에 빨려들어가면서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공항 관제탑과 교신하던 설렌버거는 "허드슨강으로 가겠다"고 했다. 당시 녹음본엔 이 같은 통보에 당황한 관제사의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관제탑 컴퓨터 계산에 따르면 항공기는 인근 테터보로공항 활주로에 진입하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설렌버거는 '국민적 영웅'임에도 NTSB의 추궁을 받게 됐다. 컴퓨터의 예측을 어기고 인간이 자의적 선택을 함으로써 엄청난 인재(人災)를 일으킬 뻔했다는 것
"요즘 녹취 기술이 얼마나 좋아졌는데요. "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 모 야당 의원에게 "여당 의원들과도 만나서 대화 하시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렇게 만났다가 몰래 녹취라도 따이면 큰일난다"는 게 그가 여당 의원들과 만나지 못하는 이유였다. 국회는 정치를 하는 곳이고, 정치는 곧 대화와 타협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상대방을 정치적 타협 대상이 아니라 몰래 녹취하고, 언제든 법적으로 공격해올 수 있는 존재로 보는 게 오늘날 국회의 현실이다. 과거엔 어땠을까. 한 번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당시 최전선에 있던 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당시엔 표결을 앞두고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양 진영 사이에 치열한 물밑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전한 지금은 현실은 8년 전과 크게 달랐다. 그는 "요즘은 만나서 커피 한 잔 마시기도 힘들다"고 했다. 20대 국회까진 가능했던 게 22대 국회에선 불가능해졌다. 탄핵 국면 이후 더욱 극심해진 여야 대치 상황도 애초에 정치가 작동했다면 없었을 일이다.
'2024 게임대상'에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7관왕을 하고도 대상을 수상하지 못해 게임업계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업계에선 "게임시나리오, 기획, 음악, 캐릭터 다 좋다. 그런데 대상이 아니라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며칠 뒤 '스텔라 블레이드'가 '게임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TGA(더게임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자 게임대상에 대한 비판이 더 커졌다. 게임대상의 배점비율은 심사위원회 60%, 대국민투표 20%, 전문가투표 20%다. 비율만 보면 게이머와 전문가가 한마음 한뜻으로 투표해도 심사위원회가 아니라면 아닌 구조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이후 TGA에서 수상을 못했지만 PS(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 올해의 게임 시상식에서도 최고의 스토리, 사운드트랙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일련의 사건을 겪고 돌이켜보니 게임대상과 지스타는 요란한 빈 수레였다. 2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규모로 열렸다는 올해 지스타에서 외신기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각 게임사
"집 언제 사야 해? 집값 오를까 떨어질까?". 건설부동산부 기자들이 항상 받는 질문이다. 물론 답은 기자들도 모른다. 집값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수도 없이 많아서다. 대출금리, 정부정책, 수요와 공급은 물론 정치적 상황까지 큰 변수로 떠올랐다. 각 변수를 단순히 더하고 뺀다고 '결과값'인 집값이 산출되는 게 아니다. 미묘하고 복잡한 집값의 향방, 적합한 매수 타이밍을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변수의 변동폭을 줄이며 '오차'를 줄이는 '예측'은 할 수 있다. 최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주시해야 한다. 지난 10월 초 1300원 중반대로 올라선 환율은 이달 초부터는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뚜렷한 상승세, 이달 24일 기준 1459.2원으로 'IMF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1400원대 환율을 뉴노멀로 봐야한다"고 말한만큼, 변수였던 고환율은 상수로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환율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 중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