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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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로스쿨 도입한다고 할 때 법대생이고 법조인이고 대부분이 반대했죠. 그런데 그 때 판·검사나 변호사가 파업했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정치인은 이렇게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분야 확충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에 반발해 일부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을 떠나고 수업을 거부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국민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을 비판하며 나온 말이다. '의사와 법조인을 동일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 발언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응급실에 의사가 모자라 환자들이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는 뉴스가 터져나오지 않나. "이번 연휴엔 아프지 말라"는 말이 추석 인사말이 됐다는 웃기 힘든 농담까지 들린다. 문제는 이런 혼란이 언제 해결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문제를 풀어낼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했고 꽤 긴 시간 봉합이 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불편만 커
"2035년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이걸 못해낸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존 리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한국이 제4라그랑주점(L4)에 목표기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우주청 개청 100일 기념 간담회 자리였다. 우주청 임원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잘 담기지 않는다며 답변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달라는 요청이 있은 뒤다. 간담회장을 빼곡히 채운 기자 앞에 홀로 선 리 본부장의 발언은 덕분에 더 극적으로 들렸다. 라그랑주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안정적인 상태가 되는 지점이다. L4는 모든 라그랑주점 중 가장 안정적인 '완전 평형점'이다. 지금까지 L4에 탐사선을 보낸 국가는 없다. 리 본부장은 임무본부장으로 부임하기 전 이미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주청의 과제로 L4 탐사를 제안했다. 그로부터 1년 뒤 L4에 세계 최초로 우주관측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은 실제로 우주청의 첫 과학탐사 임무가 됐다. 간담회에선
지난 달 29일 낮 12시 전남 영광터미널 시장.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등장하자 조용했던 시장 골목은 금새 시민들과 유튜버, 지지자,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현장 방문은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1박2일로 예정된 조국혁신당의 의원 워크숍 중 첫 일정이었다. 조국당은 오는 10·16 재보궐 선거에서 전남 곡성·영광군수 후보를 낸다.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영광 시민들의 표정에는 반가움과 신기함이 가득했다. 40대 즈음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시장에 함께 있던 일행 두 명에게 "조국혁신당 뽑아야겠는디"라고 말했다. 퇴근길 인사에 나선 조 대표를 향해 일부 지지자들은 수화로 'I love you'를 뜻하는 손 모양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함성을 질렀다. 길 가던 학생들도 조 대표에게 사진을 찍자며 너도나도 다가왔다. 그러나 미온적인 반응도 있었다. 조 대표를 멀찍이 바라보던 50대 안팎의 한 택시기사는 "한번 좀 봐야겠다"며 말을 아꼈다. 실제 지역기자 간
40대 남성 김모씨는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재직중이다. 결혼 후 자녀 2명을 낳아 키우며 4인가족을 꾸렸다. 집없는 설움이랄까. 2년 혹은 4년마다 전세 보증금 올려주거나 이사를 해야했다. 그러면서도 '강남 입성' 희망은 놓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청약통장 가입기간과 무주택 기간이 늘면서 청약점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씨가 청약통장을 만든지 15년이 흘렀다. 드디어 4인가족 기준 만점 69점을 채웠다. '로또 청약',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들의 청약소식에 설렘은 커졌다. "그래도 만점짜리 통장인데". 손만 뻗으면 잡힐 것 같았다. 청약결과가 나왔다. '광탈'.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서 69점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였다. 13개 주택형 중 전용면적 137㎡B 하나만 최저가점이 69점이었다. 이 아파트 당첨자 평균 가점은 76.6점에 달했다. '방배 디에이치' 역시 탈락이었다. 일부 주택형 최저가점이 69점이었지만, 당첨운은 김씨의 몫이 아니었
한국웹툰산업협회와 인도의 웹툰 플랫폼 대시툰이 최근 업무협약을 맺었다. IT(정보기술) 강국으로 알려진 인도가 웹툰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궁금해 직접 인도에 다녀왔다. 벵갈루루 켐페고다 국제공항에 내리자 가장 먼저 벽면에 둘러처진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다. 전광판에선 생성형 AI(인공지능)로 만든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생성형 AI로 만든 인도호랑이가 생동감 있게 뛰어다녔다. 대시툰은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웹툰을 만드는 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생성형 AI 웹툰제작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창작자가 그림을 못 그려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웹툰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시툰은 웹툰제작 과정도 공개했다. 과정은 의외로 단순하고 쉬웠다. 스토리만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알아서 주제를 찾고 여러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창작자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선택해 세부적인 수정만 더하면 됐다. 대시툰 생성형 AI 담당자에게 저작권 문제는 없는지 질문하자 그는 "저작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때이른 무더위가 한창이던 6월초 서울 모처에서 식사 구독서비스 스타트업 A사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벤처캐피탈(VC)과 엔젤투자자 등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주총에서 A사 대표는 추가 자금투입을 요청했다. 현재 자금만으로는 악화된 실적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주들은 난색을 표했다. 100억원이 넘는 시리즈A 투자가 완료된 2022년 3월 이후에도 추가 투자금을 납입했다. 그럼에도 실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주들은 구조조정과 피봇(Pivot, 사업모델 전환) 등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그리고 주총 이틀 뒤 A사 대표로부터 받은 답은 파산이었다. 경영이 어려워진 스타트업의 파산은 흔한 일이다. 상법상 이사회 결의만 거치면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소통이다. A사는 주총이 열리기 며칠 전 이미 이사회에서 파산을 결의했다. 그러나 주총에서 파산에 대한 언급
"그거 다른 상임위원회 소관 아닌가요?" 티몬·위메프 사태로 소상공인의 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했을 무렵 의원들에게 국회 차원의 대응 계획을 묻자 상당수가 이같이 되묻곤 전화를 끊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듯 했다. 이후 보도가 쏟아지자 일부 의원은 태도를 바꿔 특정 상임위만의 일이 아니라며 본인이 속한 상임위 차원의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이 주최한 간담·토론회에 부지런히 출석하는 이들도 있었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놓고도 정치권은 뒤늦게 팔을 걷어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주문한 지난달 27일이 기점이었다. 여당 소속 위원장이 이끄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딥페이크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예고했고 복수의 야당 의원들은 각각 딥페이크 관련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사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오래 전에 시작됐고, 우리 주변에서 진화를 거듭해오고 있었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음란 사진에 연예인 얼굴을
지난 2월 전공의 1만 2000여명이 집단 사직하자 '세계 최고'를 자신하던 우리나라 의료가 뿌리째 흔들렸다. 의사가 없어 외래 진료, 수술이 미뤄지고 병상 가동률은 한 때 50%까지 떨어졌다. 중증·응급 치료의 최전선에 있는 대학병원 상당수는 경영난을 이유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반년이 지났지만, 전공의 90%는 여전히 병원 밖에 있다. 지친 전문의(특히 필수 의료 분야)들은 병원을 떠나고 대학병원 응급실이 폐쇄되는 등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회송료 지원, 응급 진료 수가와 같은 '한시적' 지원으로는 환자의 걱정을 없앨 수도, 의료진의 아우성을 진정시키기도 한참 모자라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의료개혁 실행방안'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달 30일 1차로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전공의 수련 혁신 △의료사고 안전망 확충의 4대 실행방안이 나왔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2차·3차의 '의료개혁 로드맵'을 착실히 그려가야 한다. 지금의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소비자와 판매사 피해가 점차 커지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판매 대금 정산 주기를 축소하고, 대금을 별도로 보관해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대책의 주요 골자로 삼았다. 이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 및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이하 온플법) 제정 논의가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티메프 사태 TF 1호 법안으로 온플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여당도 가세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최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티메프 사태 대응 관련해 독자적인 온플법 제정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온플법이 티메프 사태의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온플법의 제정 취지는 일정 규모의 플랫폼 기업을 '사전지정'해서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 금융당국이 은행과 소통했고 은행은 손 쉬운 방법으로 금리를 올리는 걸 선택했다고 들었습니다.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시장 참가자와 소통하는 과정으로 이해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은행에 더 세게 개입할 것'이란 발언에 대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평가다. 이 원장의 발언이 '관치금융'이 아닌 소통의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이란 의미로 요약된다. 하지만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연기, 신생아특례대출 공급 확대 등으로 가계대출 폭증을 야기한 정부가 이제와서 은행 탓을 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하라고 사실상 부추긴 게 정부이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세에 놀라 은행들에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던 정부가 은행들이 이자를 올리는 쉬운 길을 택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궁색하다. 그래놓고 금융당국은 또다른 쉬운 길을 택하는 모습이다. 대출이 과도한 은행들의 내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연금개혁 방안을 발표한다. 윤 대통령이 발표할 정부안에는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이고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안이 공개되면 또 다시 백가쟁명식 논쟁에 불이 붙을 것이다. '더 내고 더 받기' 또는 '더 내고 그대로 받기' 등 국민연금 모수개혁만으로도 의견이 분분한데, 세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하거나 출산·군 복무 등에 대해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방안까지 한꺼번에 합의하는 게 쉬울 리 없다.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은 장년층에게 연금보험료를 더 많이 부과하는 제도다. 예컨대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장년층은 매년 1%포인트씩 올리고, 청년층은 절반인 0.5%포인트씩 올려 목표치에 도달하겠다는 것이다. 50대부터 단계적 인상이 아닌 인상 목표치를 즉시 적용하는 방식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과 군 복무 등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에 보상을 주는 차원에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출산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와 미래 경쟁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던진 첫 메시지의 핵심이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동안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지난해 4분기 반짝 흑자전환했다. 올 1분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영업손실 4694억원, 2분기 영업손실 937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1조원 내외였던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고강도의 비용감축 활동을 벌인 덕분이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중국 광저우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매각 협상에 돌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CSOT와 배타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매각 대금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보고 있다. 취임 첫 해인 올해 단기적 성과에 치중해왔다면 이젠 두번째 핵심 목표인 '미래 경쟁력' 확보로 넘어가야 할 시기다. 대표적인 과제는 AI(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