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82 건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옆에 섰다. 이들은 5000억달러(730조)를 AI(인공지능) 인프라에 투자하는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13일 후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태평양 건너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스타게이트를 논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두시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는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인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참석했다. 이날의 주된 논의도 스타게이트와 AI였다. 미국과 일본의 AI산업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서초사옥 방문은 AI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을 보여준다.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한 종합반도체회사이자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를 AI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두 사람의 방한이 '비공개 회동'으로 끝난 건 뒷맛
"글쎄요. 믿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보이는 '우클릭' 행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가 사석에서 한 말이다. 그의 실용주의적 발언들이 진심인지, 선거용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다. 만약 조기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선거는 '이재명 대 반(反) 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이 대표의 우클릭을 믿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조기대선 결과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아직 유권자들이 이 대표의 진심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속도가 붙긴 했지만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하루 아침에 나온 건 아니다. 지난해 당대표 연임 도전 당시 이 대표는 이미 '먹사니즘'이란 신조어를 꺼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이념보다 우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같은 성장 전략도 내놨다. 기자들과 대화하던 중 1가구 1주택에 한해 종합부종산세(종부세) 완화가 필요해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당내 일부 반
서울경찰청이 지난 8일 텔레그램 성범죄 조직 '자경단'을 이끈 김녹완(33)의 신상을 공개했다. 올해 첫 피의자 신상 공개다. 김녹완 등 조직원 14명이 5년간 저지른 이번 범죄의 피해자는 234명이다. 텔레그램을 통해 벌어진 사이버 성범죄 중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다. 미성년자 피해자는 159명으로 68%에 달했다. 피해자 10명 중 4명은 남성이었다. 대부분 여성을 타깃으로 했던 기존 사이버 성범죄와는 다른 양상이다. 경찰이 "대상이 다양해졌고 무차별적"이란 설명을 달았던 이유다. 김녹완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겉모습과 달리 악랄한 범행 행태를 보였다. 자신을 '목사'로 부르며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등 계급을 두는 조직 체계를 갖췄다. 지인 딥페이크 합성물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협박해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조직원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피라미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을 돌며 미성년자 여성 10명을 강간하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며 조직원끼리 유사강간 등 성적
'강사의 정치적 중립'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일타 강사'의 정치적 발언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공무원 입시 학원에서 한국사 과목을 가르치는 전한길(본명 전유관) 강사 때문에 불거진 논란이다. 이에 전씨는 "정치를 하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강사 연봉 60억원 포기할 각오했다"고 말한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 평가는 엇갈린다. 전씨는 지난달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는 제목의 부정선거 음모론 영상을 게시하고 보수 진영으로 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전씨는 최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고, 지난 5일에는 윤 대통령의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가 만든 '국민변호인단'에 가입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침몰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의 만행을 봤다"고 말했다. 반대로 진보 진영으로부터 전씨는 거센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동작경찰서를 찾아가 급기혀 협박 메일이 쇄도한다며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씨의 행보를 두고 같은 일에
금융감독원이 개인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현재 70%로 규정된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폐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퇴직연금 저수익의 가장 큰 원인인 원리금보장형 상품 쏠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퇴직연금 가입자들과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투자 한도가 폐지되면 가입자들은 국내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퇴직연금 계좌에 담을 수 있고, 금융사들은 다양한 투자 상품을 만들 수 있어서다. 한편으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원금 손실을 두려워하는 가입자들이 많은 만큼 단순히 운용 규제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테마 위주의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경우 오히려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두 의견은 언뜻 상충돼 보이지만 해법은 사실 동일하다. 바로 잘못된 투자 문화를 고치고,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퇴직연금 맞춤형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금융
'챗GPT'(ChatGPT) 등장 당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업계를 휩쓴 자체 LLM(거대언어모델) 구축 열풍은 2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 사그라졌다. 조단위를 쏟아붓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와의 '쩐의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LG·네이버(NAVER)를 제외하면 자체 LLM을 연구는 하되 주력 서비스는 해외 LLM을 활용하는 멀티 LLM 전략을 펼친다. 검증된 LLM을 쓰는 게 서비스 안정성, 비용효율성 모두 높아서다. 고래 싸움에 끼어들어 등이 터지느니 고래 등에 올라타겠다는 셈법이다.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본격화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은 '고래 등에 올라타는' 전략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챗GPT만큼 똑똑한 딥시크가 유독 중국 정부에 불리하거나 민감한 질문엔 즉답을 피하는 모습은 특정 국가에 편향된 AI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대만·홍콩 독립 관련 질문에 "중국 정부는 어떠한 형태의 분열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
"항공 여행 마일리지는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겠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문제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입장이다. 양사 합병으로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종식하려는 의도였다. 합병이 결정된 이래 아시아나항공 이용자들에게 양사 합병은 악재로 여겨졌다. 그동안 쌓아왔던 아시아나항공 '충성고객'으로서의 자부심도 그렇지만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 회원으로서 누렸던 혜택들 역시 반강제적으로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전환마저 불합리하게 이뤄진다면 아시아나항공 충성고객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양사 마일리지 통합 비율을 1대 0.7로 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발표처럼 1대1로 마일리지를 전환하게 되면 대한항공 회원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시중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동등
"이창용 총재는 왜 그런데요? 진짜 정치할 것 같나요?" 외부 취재원과의 자리에서 한국은행 출입 기자라고 하면 항상 듣는 말이다. '이번에 금리를 내릴까요?'보다 먼저 나오는 질문이 이거다. 한은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메뉴다. 주로 '정치 욕심보다 경제에 진심인 것 같다'는 답을 했다. 비교적 '가까이에서 자주' 이 총재의 행보를 지켜봐 온 입장에서 그랬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갸우뚱해진 면이 있다. 이 총재가 직접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의도가 있다'고 바라보는 사람이 적잖다. 이 총재의 최근 발언이나 행보와 무관찮다. 정치인들의 잇단 한은 방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문제가 된다는 우려가 적잖게 나오지만 이 총재는 개의치 않는다. 여당 의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한은 본관에서 10여분을 기다리면서, 정치인들의 방문이 잦다는 기자들의 말에 "매일 오는 것도 아니다"라며 웃어넘겼다. 물론 이 총재의 거침없는 행보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는 4월
#1.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27일. 117년 만의 11월 폭설로 항공편 지연과 취소가 속출하며 공항은 마비를 겪었다. 모 항공사 카운터 대기 줄은 아수라장이었다. 지연 끝에 결항 통보를 받고 항공권 환불 또는 변경 안내를 받으려는 승객들과 출국을 앞두고 카운터를 방문한 승객들로 뒤엉켰다. 해당 항공사 직원은 "저녁 시간대라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직원들이 부족하다"는 해명과 함께 "고객센터에 전화해 안내받으라"고 고지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전화는 다음날 오전까지도 문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불통이었다. #2. 제주항공 참사의 아픔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지난 28일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기내 비상탈출 경위를 놓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사측은 "기장은 2차 피해 없도록 유압·연료 계통 즉시 차단 후 비상탈출을 선포했다"고 하지만, 일부 탑승객들은 승무원의 화재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한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비상 상황에 따른 불편 때문에
"김정은은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 한 마디에 한국 외교가가 뒤집혔다. '실질적 핵 보유국'을 뜻하는 '뉴클리어 파워'는 그동안 미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사용한 표현이 아니다. 자칫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어서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해 '뉴클리어 파워'란 표현을 썼을 때 우리 외교부는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핵 보유국을 지칭하는 공식 외교 용어는 뉴클리어 파워가 아닌 '뉴클리어 웨폰 스테이트'(nuclear-weapon state)라는 등의 논리였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외교부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및 대선 과정에서의 언급과 같은 맥락일 뿐 북한 비핵화는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핵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는 아직 그들 스스로조차 명확하지 않을
금융당국이 부실기업인 이른바 '좀비기업' 퇴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우리 주식시장은 상장기업 수나 시가총액 등 양적인 규모는 계속 커졌지만 개별 상장사의 기업가치, 성장성 등 질적인 발전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상장사로서 적절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시장에 그대로 존재하면서 우리 증시 전반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 상장회사 수는 17% 늘었으나 시가총액 상승률은 34%, 주가지수 상승률은 3%대에 머물렀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크다. 같은 기간 미국 상장회사는 3% 증가했지만 시가총액·주가지수 상승률은 각각 80%대에 달한다. 대만도 상장회사 수는 8% 늘어나는 데 머물렀지만 시가총액·주가지수 상승률은 100%가 넘는다. 최근 6년간 국내 주식시장에는 연평균 99개사가 진입했다. 반면 퇴출 기업수는 연평균 25개사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통계는 증시 진입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보다 한층 거세진 강도로 미국우선주의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이 단 하루도 다른 국가에 이용당하게 두지 않겠다며 미국을 최우선으로 둔 정책 시행을 예고했다. 취임 기념 퍼레이드에선 2만여 명의 지지자 앞에서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 및 교서를 전부 폐지하는 등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는 취임 전부터 예고됐었다. 2024년 미국 대선 주요 경합 주에서 모두 승리하고,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든든한 정치적 지지까지 얻은 그에게 걸림돌은 없었다. 특히 트럼프 집권 1기 때의 고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정부 인사와 기업들도 '친트럼프' 기조로 돌아서며 그의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