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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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시작된 멜라민 파동이 우리나라까지 휩쓴 지도 벌써 반 년이 지났다. 당시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멜라민 분유 제조업체 싼루는 결국 파산했고, 중국 정부는 최근 식품안전 관련 법률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우리 식약청도 당초 식품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있어 기준치가 따로 없었던 멜라민의 허용기준을 지난 2일 새로 고시했다. 식약청이 중국산 식품원료를 전수조사하고, 원료에서 발견됐던 멜라민이 완제품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멜라민 파동도 잠잠해진 듯하다. 전 국민의 학습효과로 멜라민에 관해 식품업체가 무턱대고 뭇매를 맞는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아직 남아있지만, 식품업계가 전적으로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5%에 불과하다. 외부로부터의 식품안전 리스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국내 식품업체들의 준비는 사실 미흡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젠 전 세계 위해요소를 모두 파악하고 우리 기준
#"쓰러진 아버지의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급하게 유명 대부업체를 찾았지만 돈을 빌릴 수 없었습니다. TV광고에선 쉽고 빠르게 대출해주겠다고 하더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군요. 결국 불법 사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영업자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얼마전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을 개업했다. 그는 자신이 신용불량자도 아닌데 왜 대부업체에서조차 돈을 빌릴 수 없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부업체들이 돈줄이 말라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지 못하고 있어요. 조달금리가 너무 높은 탓입니다. 금융당국에서 대부업체들의 조달금리가 낮아지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명동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소외자 대책점검 현장간담회'에서 나온 대부업협회 고위관계자의 발언 중 한 대목이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들이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바람에 A씨처럼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자가 현장에서 접한 얘기는 대부업계의 주장과
"요즘 본사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신용등급 'A'급 회사채를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지나요."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가 한 말이다. 자신은 이 채권에 절대 투자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권했다고 귀띔했다. 채권업에 종사한 직원마저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는 것이 최근 신용 채권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이란 이유로 돌리기엔 부족하다. 기업이 부도나 원리금을 갚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보다 문제가 터져도 회사채 투자자들이 손 쓸 방법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이 회사채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더 큰 이유가 아닌가한다. 합병, 영업양수도, 워크아웃 등 기업에 중대한 일이 있을때마다 말썽이 빚어진다. 2년전 동부그룹이 동부일렉트로닉스와 동부한농을 합병할 당시 동부한농 회사채권자들의 이익이 외면당했다. 당시 동부한농의 회사채를 갖고 있던 투자자들은 합병후 신용등급이 떨어져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 질 것을 우려해 담보 등을 수차례 요구했다. 결국 동부그룹이 받아 들여 줬지만 그 과정에서
미 정부가 다시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금융 공룡 씨티그룹을 살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벌써 세번째다. 그간 들어간 돈만 450억달러다. 미 정부가 이 같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지불하고 받은 것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씨티그룹 주식이다. 미 재무부는 28일 씨티그룹과 구제금융 대가로 확보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주는 새 지원책에 합의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은행들이 잠재 부실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조기 국유화 가능성을 일축한 지 불과 사흘만의 일이다. 정부의 씨티 지분은 36%로 상승했고 이사회에서도 정부는 다수가 됐다. 정작 주인인 미 정부는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한때 세계 최대 금융그룹이던 씨티는 이로써 사실상 '국유화'됐다. 이러한 방식은 씨티그룹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통주 전환 가격이 씨티가 요청한 5달러이상에 못미치는 3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이마저 시장가보다는 후한 가격이다. 전체
국회가 다시 파행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25일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 상정한 게 발단이 됐다. 민주당은 반발했고 국회는 또 멈췄다. 여당은 "상정 후 논의"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라며 몰아붙인다. 반면 야당은 "다수의 횡포"라며 맞선다. 지난 연말 봤던 모습, 그대로다. 그런데 의아한 게 있다. 날치기 '통과'가 아니라 날치기 '상정'을 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드는 의문이다. 심의나 토론을 충분하게 하지 못한 채 법안을 처리했다면 비판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법안 심사의 첫 단계인 '상정' 자체가 문제가 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난 13일 미국 하원의 모습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당시 미 하원은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안을 표결 처리했다. 공화당 소속 의원 전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날 상원에서도 법안이 통과됐지만 중도 성향의 3명을 제외하고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했다. 경기 부양안 처리를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생각은 정반대였고 이는 표결
"뇌물 리스트, 로비 리스트, 상납 리스트..." 대형사건 수사에서 '리스트'만큼 흥미를 끄는 단어가 있을까. 정·관계 로비사건의 경우 리스트 존재 여부는 수사 초기, 혹은 취재 시작부터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거론되는 인사들의 무게감이 높아질수록 해당 리스트의 주가는 올라가고 취재 열기 또한 불을 뿜는다. 리스트는 비자금 수사에서 주로 등장하고 권력형 비리사건에서도 종종 존재감을 알린다.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리스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건 역시 문제의 리스트가 실재하는지를 놓고 추측과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존재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리스트 보도가 시작되면 수사기관은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체를 규명하지 못할 경우 '졸속 수사'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기 때문이다. 사안에 따라서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리스트'를 통해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면서 수사기기관은 수사 주도권을 잃게
"강남 아파트 거래가 3∼4배 늘었다는데 우리 집은 왜 몇달째 안팔리는 걸까요. 집이 나가야 새 아파트 잔금내고 입주도 할텐데…. 투기지역 해제는 말 나온지가 언제인데 몇달째 미뤄지고 있고…. 참 답답합니다." (독자 A씨, 서울 서초구 반포동 거주) "12년째 강남에서 전세 살고 있어요. 아이들 학교, 남편 직장과 가까운 곳에 내집을 마련하는게 꿈이죠. 대출 금리 낮을 때 은행에서 부족한 돈 빌려서 집을 사고 싶은데 강남은 여전히 담보인정비율(LTV)이 40% 라네요. 우리 같은 실수요자만이라도 대출 규제 좀 풀어줬으면 좋겠어요." (직장인 P씨, 서울 강남구 대치동 거주)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해 달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데스크에게 독자의 전화가 걸려오는가 하면 기자의 e-메일에는 맞벌이 주부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배달되기도 한다. 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집을 못 파는 것 또는 못 사는 것이 고민이다. 강남이 투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국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KT·KTF 합병에 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필수설비를 독점한 KT의 합병시 독점 폐해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KT·KTF 통합 과정에서 관계회사들과 충분히 (논의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KT-KTF 합병인가 심사와 별도로 KT 필수설비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방통위의 기존 입장과 달리 KT·KTF 합병심사와 연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필수설비제도 방안 검토'에 대한 국회에서 발언과 관련해 "필수설비제도 정비는 KT·KTF 합병과 관계없이 국가통신망 고도화, 시장경쟁 환경, 해외사례 등을 고려해 종합·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통위 관계자들은 한 총리 발언 때와 달리 이번 최 위원장 발언의 진의와 관련해선 "뭐
교육과학기술부가 야심차게 진행해 온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발표'가 곳곳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적으로 성적 조작이 확인되는가 하면 시·도교육청은 기다렸다는 듯 '인사상 불이익' 카드를 꺼내며 일선 학교를 윽박지른다. 평가의 본래 취지야 어떻든 교과부는 교육청을, 교육청은 학교를 때려 잡는 모양새다. 평가결과를 처음 발표할 때만 해도 안병만 장관의 기세는 등등했다. 16일 발표도 일정을 바꿔가면서까지 본인이 직접 챙겼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는 말을 바꿔가며 교육청과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교과부는 발표 당일 기초학력 미달학생 해소방안으로 "2011년부터 학업성취도 향상에 따라 책무성을 묻겠다"고 밝혔다. 교육청 평가 연계, 교부금 차등 지급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소개했다. 바로 다음날에는 '전국 꼴찌'를 기록한 서울시교육청이 대책을 내놨다. 평가결과가 나쁜 교장·교감에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교원평가제와도 연계하겠다는 내용이었
지난해 먹을거리 파동에 발생했을 때 식품업계는 유통망을 총동원해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전직원이 동네 슈퍼마켓까지 일일이 돌았고, 이미 팔린 물건도 리콜조치를 했다. 그렇다면 화장품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제조사와 판매사가 일치한다면 문제가 없다. 화장품도 식품도 제품이미지가 나빠지면 곧추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기업은 눈에 불을 켜고 해당 제품을 회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제조사와 판매사가 일치하지 않는 대다수 저가 브랜드숍의 화장품은 예외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식약청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회수조치가 내려진 화장품의 회수율이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이 3.8%에 불과한 ㈜에뛰드는 "품질 등 화장품 법규 준수 책임은 판매사가 아닌 제조사(ODM업체)에 있다"며 "회수가 끝났고 제품은 단종했다"고 답했다. 4700여개 중 회수된 제품은 180여개. 나머지 4500여개는 이미 팔려서 회수되지 않았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셀트리온이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시스템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셀트리온은 정식 상장을 추진하다 2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6년초 기술성심사평가를 통해 상장을 시도하려고 했다.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되면, 기술성심사평가를 통해 실적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상장이 가능했기에 이를 염두해둔 방법이었다. 당시 코스닥시장본부는 셀트리온이 기술성이 없는 위탁생산공장에 불과하다며 기술성평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려버렸다. 셀트리온은 서류를 내보지도 못하고 꿈을 접었다. 상장신청을 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이례적인 일이었다. 2년이 지난 2008년 2월 셀트리온은 코스피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이번에는 예비심사청구서가 접수됐다. 서류가 접수됐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외형요건은 갖췄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2개월여의 질적심사까지 다 마친 뒤 열린 상장심사위원회에서 매출액 논란으로 다시 상
#"저건 거짓말이야. 사정이 좋을 때는 대출을 더 받으라고 권유하다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곧바로 상환을 독촉하잖아. 은행이 본격적인 자금회수에 나서면 정말 끝이야." 얼마전 식당에서 옆 자리에 앉은 노신사 일행이 나누던 대화 한토막이다. 눈을 돌려보니 TV에서 은행이 기업에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의 광고가 흘러나왔다. #"은행원이 왜 그렇게 많은 보수를 받는 겁니까. 고객에게 받은 높은 이자와 수수료를 자기들끼리 나눠갖는 것 아닌가요." 최근 은행권의 대졸 신입행원 임금이 과도하다는 머니투데이 기획기사를 본 한 독자의 반응이다. 기자는 상대적으로 센 업무강도 등 은행원의 애로를 대신 설명해줬지만 그의 분한 마음은 풀리지 않는 듯 했다. 은행을 대하는 외부의 시선은 이처럼 따갑다. 과거 '꺾기' 등 부적절한 대출관행 등으로 상처받은 고객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은행들이 한동안 의욕적으로 판매한 펀드에 투자한 이들은 수익률이 급락하자 '무책임한 행태'라며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 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