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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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참담·유감·우려·외면 첫 문장부터 이런 단어들을 늘어놓은 건 이유가 있다. 내년부터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을 줘야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과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대기업들로 구성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경영자협회(경총)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톤은 보다 강하다. 이들에게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의 무게는 다르다. 대기업들은 인건비가 늘어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표현한다. 냉면 한 그릇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선 고물가 시대에 제대로 된 점심 한 끼도 사먹기 어려운 돈 이지만 누군가에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액수란 얘기다. 적절한 최저임금을 정하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했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내는 소리는 읍소나 호소를 너머선다.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는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다.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사
"지나치게 달고 짠 음식은 몸에 해롭다. 특히 요새 배달음식이 늘어나면서 나트륨과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생긴다. 사람들은 주로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먹는다. 그러므로 배달앱에서 소금과 설탕의 양을 조절하도록 하자." 굉장히 간단한 발상이다. 그런데 시행하기는 불가능하다. 우선 요리는 배달앱이 아닌 음식점이 만든다. 주문별로 당도와 염도를 차별화한다는 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표준 레시피에 따라 조리하기 때문에 조리법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배달앱에 '일회용 수저 빼주세요'를 체크해도 지켜지기 힘든 마당에, 소금과 설탕까지 조절하라는 건 무리다. 배달앱이 가게들에게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다. 배달앱이 소금과 설탕을 조절하라는 건, 간단히 반박되는 수준의 주장에 불과하다. 다만 이 같은 발상이 강제력을 지닌 정부로부터 나온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제3차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에 이 같은 배달앱 규제방안이 들어갔다.
국민의힘 '반도체사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28일 첫 회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반도체를 필두로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조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특위 설치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반도체 드라이브'에 대한 입법 지원 사격의 의미도 있지만 국가·경제안보와 직결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집권 여당이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당초 이날 반도체특위에 참석 일정이 없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내며 반도체가 지도부 차원의 의제임을 시사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반도체특위를 야당 출신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에게 맡겼다.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반도체 현안만큼은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세액공제는 반도체 업계의 최대 숙원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 초기 여당 주도의 특위가 가동됐음에도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반도체특
'원리금 상환액이 부담스러우면 처음엔 이자부터 갚자', '상환기간을 늘려 매월 갚는 원리금을 낮추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라는 큰 틀의 규제를 둔 채 대출 한도를 늘리려다 보니 은행과 금융당국 할 것 없이 조삼모사(朝三暮四) 처방전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조삼모사'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규제를 피해 대출금을 늘릴 순 있지만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결국 불어난 이자 청구서를 받는 사람은 금융소비자다. 은행과 정책금융이 내놓은 만기연장을 보면 매달 갚는 원리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보다는 '원리금을 줄였으니 그만큼 대출을 더 할 수 있다'에 초점이 맞춰진다. 월 3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DSR 40%를 적용받으면 40년 만기, 연 4.6%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약 2억60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2억8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당장 2000만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만기연장 효과가 크지만 자칫 필요하지
"저희가 뭐 따로 전에 받은 건 없고요. 당선인도 아마 그러실것(보고를 받았을것)이라고 짐작은 하는데 (제가) 모르니까. 몰라서 그렇게 말씀드린거예요." 지난 4월17일 당시 기자가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에게 북한의 발사체(신형전술유도무기) 관련 정보 전파 경로에 대한 군 당국의 입장과 배 대변인이 이날 일일 정례브리핑에서 했던 발언이 다른 이유를 묻고 받은 답변이다. 당시 브리핑에서는 북측의 전날(4월16일) 발사체 발사 소식과 관련해 '윤석열 당선인이나 인수위가 보고 받은 시점' 등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배 대변인은 "보고를 정확히 언제 받으셨는지는 제가 확인할 수 없지만 당연히 (윤 당선인은) 보고를 받으셨겠죠. 그 외 모든 인수위 구성원들은 오늘 오전 보도를 보고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기자가 군에 알아본 결과 군은 인수위 외교안보분과에 북측의 발사체 발사 당일 해당 탐지 소식을 공유했다. 인수위 대변인실은 이와 관련한 추가 질의를 받자 뒤늦게 "군이 제원
"조선업에 취업하면 일단 여친과 헤어지고 시작입니다." 조선업에 종사자들 사이에서 흔히 듣는 농담이라고 한다. 대형 조선사 초봉은 5500여만원 수준이다. 사회초년생 평균연봉이 2600여만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있다. 한 취업사이트의 조선업 근무 후기를 보면 장점은 '높은 연봉', 단점은 '거제도'라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높은 연봉을 주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다고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지진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인 셈이다. 전문가들도 수도권 쏠림과 지역소멸을 일자리에서만 찾는건 너무 단순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단순 일자리 문제라면 지방에 고소득 일자리가 있어도 젊은층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설명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핵심은 일자리가 아니라 지역 경쟁력에 있다는데 공감한다. 지난 22일 대한민국시도협의회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같은 맥락
코로나19(COVID-19)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사회 전반에 짙게 배어 있다. 기술 진보에 따라 소비 문화가 변화하면서 흐름을 따라 가지 못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패션업계도 예외는 아니며 메타버스 상에서의 의류산업, 메타패션 등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정부도 "메타패션을 통해 우리의 염원인 패션 선진국 진입을 이룰 수 있다"며 한술 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말 메타패션 제작 발표회를 열고서 오는 11월까지 메타패션 30벌을 출시한다고 했다. 정부는 디자이너 3명이 10개씩 제작한 의상에 대해 디지털화 비용을 지원하고 KT는 이를 거래할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 KT는 자체 예산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수익금은 디자이너와 분배한다. 정부가 자신하는 것은 한국의 기술력이다. 구체적인 플랫폼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하고, AR(증강현실)을 이용해 메타패션을 투영하는 등의
"검사도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다. 기재부 출신 공무원이 산업부 장관을 하듯, 검찰 공무원이라고 부처 기관장을 못 할 이유는 없지 않나."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지명에 대한 '심플'한 설명에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공무원의 기관장 발탁은 '이례적'인 게 아니다. 부처간 이동도 적잖다. '적재적소'는 언제나 옳은 인사 원칙이다. 이 원장의 실력과 품성도 문제될 게 없다. 그의 검사 평판은 좋다. 그는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삼성의 최순실 뇌물의혹 등 굵직한 재계 금융범죄 사건에 참여했다. 선배 검사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할 만큼 강직하다는 평가다.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당시 "의혹이 사실이라면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지면 된다. 직권남용 등이 확인되면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금융과 가깝다. 대학 전공이 경제학이고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땄다. 게다가 검사 경험의 대부분이 금융 범죄 수사다. 자금의 모집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산하 정책자문위원회 분과인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 통제 방안을 담은 권고안을 21일 정부에 제출한다. 권고안에는 경찰권 통제를 위한 치안정책국(경찰국)을 행안부 조직으로 신설해 인사·예산·감찰 등 경찰과 관련한 업무를 맡기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그동안 경찰 일부를 파견 받는 식으로 치안정책관실을 운영하면서 경찰 업무에 관여해왔다. 정식직제에도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그 범위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경찰과 행안부간 소통 창구정도의 역할에 그쳤다. 앞으로 경찰국이 공식직제화하면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인사와 조직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자문위는 법무부 검찰국에 비해 현행 경찰의 견제 장치가 약하다는 이유로 경찰국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 경찰 인사권은 물론 예산과 감찰권까지 갖는 행안부 조직이 생길 경우 장관의 '경찰 휘어잡기'가 가능해진다. 경찰이 정치권력에 예속될 여지가 생긴다는 얘기다. 국가경찰
"어제 하루 빠졌더니 많이 기다려졌어요?" 오늘도 하루 시작을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사로 시작했다. 현재 대통령실 출입기자에겐 '도어스테핑(약식 문답)'으로 아침을 여는 게 일상이 됐다. 취임 후 40일간 17번 했다. 주말이나 외부 일정으로 용산 청사로 출근하지 않은 날을 빼곤 거의 모든 날 질문을 받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답변은 거침 없다. '즉문즉답'으로 질문을 받다 보니 대통령의 의중이 가감없이 전해진다. 양산 사저 시위에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 답하거나, 검찰 편중 인사에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도배했다"고 하는 식이다. 야권의 '보복수사' 비판에 "민주당 정부 땐 안 했나"라고 답답함을 표하기도 한다. 이전까지 보지 못한 날 것 그대로의 대통령 언어다. 지난 15일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시 동행인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저도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라 말한 것은 널리 회자됐다. 기사엔 악성댓글이 달렸고 야권에선 "단임제란 사실을 망각
명품 플랫폼 발란과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 등 스타트업들이 최근 해킹 공격을 받아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다. 대기업에 비해 적절한 보안솔루션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은 해커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당연히 해커들이 가장 문제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수의 개인정보를 확보한 스타트업이 이용자 정보보호에 소홀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플랫폼은 '대한민국 3대 신산업'으로 주목받으며 국내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함께 대두되는 것이 이용자 보호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이 회사의 성장에만 골몰해 이용자 보호 등 보안과 관련된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보안에 필요한 인건비나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아껴 광고나 마케팅에 쓰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발란은 지난 3월 해킹 공격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웹사이트에 사과문과 조치 계획을 올렸다. 4월에도 해킹 공격을 받아 한국인터넷진흥원(KI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범위 확대를 요구하며 시작된 화물연대의 물류운송 총파업이 8일 만에 막을 내렸다. '일몰제를 폐지하고 제도를 상시화'하자는 화물연대와 달리 국토교통부는 '지속 추진'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장 올해 말 사라질 예정이었던 안전운임제를 연장한다는데는 합의가 이뤄졌다.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올해 말까지 3년간 한시 시행된 제도다.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물차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최소 운임을 지켜주는 내용이다. 화주들의 반대가 컸지만 최소운임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명분으로 도입이 이뤄졌다. 적정운임을 못받으면 화물 기사들이 과속·과적·과로와 같은 무리한 운행에 내몰리고,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안전운임제가 화물차의 과속·과적·과로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효과가 없다면 제도를 시행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