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재정준칙 도입방안 및 예비 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9.13.](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9/2022091510371299265_1.jpg)
개인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빚을 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재정준칙은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법으로 정해 놓는 일종의 기준선이다. 정부에 따르면 세계 총 105개 국가가 재정준칙을 운영 중이다. 38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 튀르키예 등 2곳뿐이다.
우리 정부·국회도 여러 차례 재정준칙 도입을 시도했다. 정부 차원의 첫 시도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0월이었다. 당시 정부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재정건전화법안'을 발의했다. 같은 해 12월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이름의 법안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5월에는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이 동일한 이름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듬해 문재인 정부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내놨다.
보수·진보 정권, 여·야를 막론하고 재정준칙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입법화 작업은 다른 정치 현안에 밀리거나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이 불거지며 번번이 실패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3일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입법화 시도로 따지면 '3수'째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한도를 GDP(국내총생산) 대비 -3%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하면 -2%로 축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건전성은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이자 안전판"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재정 씀씀이에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건전재정 기조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 발언에서 절박함이 묻어나는 것은 우리나라 재정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준칙 도입을 처음 시도한 2016년과 올해 말을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638조원에서 1069조원으로 불어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9%에서 50%로 높아진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9조원에서 111조원으로 커진다.
나라 살림에 켜진 경고등을 계속 무시하면 훗날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돈을 푸는 대신 나라곳간을 걸어잠그는 이유를 국회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