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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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오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와서 뒤늦게 알았습니다. 사진 보고 취재해서 공지했는데 일정 순서가 잘못돼 다시 공지했습니다." 15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주말 나들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백화점 신발 구매로 시작, 광장시장에서 떡볶이 등을 포장하고 남산 한옥마을을 산책하며 마무리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 행보는 주말 내내 세간의 화제였다. 기자들도 대통령실 공지가 아닌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진으로 먼저 소식을 접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공개 행보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대통령이 시민들과 가까이 접점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이 또한 하나의 보여주기식 '쇼'란 시선도 있다. 경호와 관련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윤 대통령의 동선이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실시간으로 널리 국민들에게 '감시'되고 있단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적어도 첫 주말 행보를 사전에 탄탄하게 '기획'하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무려 35회 언급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의 역할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강력히 반영됐다. 그동안 기업 활동을 발목 잡던 수많은 정부 규제를 없애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10일 윤 대통령의 취임식을 시청한 한 스타트업 대표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이 같은 말을 남겼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시원한 어퍼컷을 날린 것처럼 불필요한 규제들도 어퍼컷으로 싹 다 날려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닻을 올린 윤석열정부를 향한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기대감의 근원은 단연 '규제개혁'이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연간 신규 벤처투자액이 7조원을 돌파하고 기술기반 창업이 23만개를 기록하는 등 투자 주도형 정책에 따라 '제2의 벤처붐'으로 불릴 만큼 창업생태계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규제개혁에는 지지부진해 질적 성장 기반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역점적으로 추진한 규제샌
"정용진 부회장이 주류사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주류업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와인을 수입·판매하던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엘앤비(L&B)가 발포주, 과일소주에 발을 들인 것에 대한 평가다. 신세계엘앤비는 지난 3월 발포주 '레츠 프레시 투데이'를 출시하며 종합주류유통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발포주의 경우 세율이 30%로 맥주 세율 72%보다 낮은데다 가성비 좋은 발포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달 들어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한류 영향으로 과일소주를 찾는 외국인이 늘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보유한 제주소주 공장을 활용해 조만간 과일소주를 생산한다. 위스키 사업에도 손을 뻗칠 기세다. 지난 3월 특허청에 '제주위스키' 'K위스키' 등 위스키 6종의 상표를 출원했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는 상태이나 위스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
10일 주요 일간지 광고면이 기업들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로 채워졌다.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벌어지는 풍경이지만 5년만의 정권교체, 민간 주도 경제를 내세운 새 정부의 정책 방향까지 더해지면서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새 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경재계 속내는 복잡하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두 정권을 겪으며 의견을 내세우기보단 움츠리는 법을 배웠던 것이 재계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는 여전하다. 일부 대기업 총수가 잇따라 재판을 받았고 총수 공백의 아픔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도 가석방 신분으로, 해외 출장을 위해선 법무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재계와 기계적으로 거리를 뒀다. 그래도 우려 보단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기업을 정책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취임식과 외빈 만찬에도 5대 그룹 총수와 경제6단체장
"기억에 남는 금융 관련 정책이 하나도 없네요." 앞으로 5년 간 대한민국을 이끌 '윤석열정부'가 출범한다. 정부 출범 전부터 금융권에선 '금융 홀대론'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 밑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 50일 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활동에서 금융산업 발전과 관련한 아젠다가 제시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가뭄에 콩 나듯 나온 인수위발 금융 정책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 성격이 짙었다. 대표적인 것이 10년 동안 일정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장려금을 얹어줘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는 '청년도약계좌'다. 문재인정부에서 큰 인기를 끈 '청년희망적금'보다 가입 문턱은 낮추고, 혜택은 늘린다고 한다. 다만 인수위는 재원 마련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수백만명의 청년이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수조원이 예산이 필요하다. 그간 수많은 정부 사업에 '자발적 참여'를 강요당했던 금융사들이 정부 재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
"국장 때부터 노력했는데 부총리가 돼서도 못했다" 4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자처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대 최장수 재임 기간 중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서비스 산업 발전법'(서발법) 입법 실패를 들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재정준칙 법제화 실패에 버금갈 정도로 아쉽다는 홍 부총리의 말에서 꼭 해야하는 일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다는 회한마저 느껴진다. 서발법은 서비스 산업 발전 지원 근거를 담은 법으로 2012년 7월 정부 입법으로 처음 발의됐다. 유통과 의료, 교육 등 7개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 자금·인력·기술 지원, 조세 감면 등 근거를 담았다. 20대와 21대 두 국회에서 논의됐으나 의료민영화 등에 대한 우려로 제정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꾸준히 서발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발법이 국회 소위원회 등에 상정될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관심을 호소했고, 2019년 IMF(국제통화기금)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취재진과
'이재명 인천 계양을 출마설(혹은 차출설)'을 둘러싼 물밑 작업이 정점을 향한다. 일단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인천 지역 의원 상당수는 적극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송 후보의 전 지역구에 출마하고 선거 국면에서 두 인사가 나란히 서는 그림을 기대한다. '송영길은 이재명' 식의 이른바 '커플링'(동조화) 효과다. 대선 후보였던 이 고문이 출마하면 한때 송 후보를 괴롭혔던 대선 패배 책임론도 상당 부분 해소된다. 송 후보가 최근 "이재명에게 뒷방에 갇히라는 것은 이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원내 '이재명계'나 측근 그룹에선 반대 목소리가 적잖다. 인천 계양(분구 전)과 계양을은 선거구가 생긴 2000년 이후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2010년 재·보궐선거 패배로 내준 1년여를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깃발을 꽂았다. 이 고문의 출마는 그 자체로 '무혈입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인천과 특별한 연고도 없다. 이 고문이 비주류 정
닷새째 전면파업 중인 현대중공업에는 과거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이 파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똘똘 뭉쳐 회사와 싸우던 과거 조선소의 파업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MZ세대들에게 더이상 '평생직장' 같은 건 없다. 상황에 따라 여러 직장을 옮겨다닐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임금 조건이 좋다면 초단기직이나 임시직을 선택하기도 한다. 정규직에 목을 매기보다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근무조건 등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가 더 빠르게 노동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젊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시간당 소득이 높고 유연한 근로시간을 보장받는 플랫폼 노동을 선택하기도 한다. 외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는 스스로 일터를 떠나는 자발적 퇴사자가 지난 2월 기준으로 약 440만명에 달했다
새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속도를 낸다고 했지만 맏형격인 분당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6·1 지방선거를 염두한 정치권의 '말잔치'라는 이유에서다. 2024년, 2027년 등 구체적인 이주 시점도 거론되지만 '가짜뉴스'로 여길 정도다. 약 9만7600가구 아파트가 밀집한 분당 지역 평균 용적률은 184%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특별법 개정안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용적률을 300%로 상향 조정한다. 단순 적용하면 지금보다 약 6만1000가구가 늘어난 15만9000가구가 자리잡게 된다. 하지만 물량 확보에 치중한 재건축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주도한 '공공재건축'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이 개발에 참여하면 최대 용적률 500%를 제공하고, 층고 규제를 풀어 최고 50층 건물을 허용했지만 강남권 단지는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실적은 당초 목표한 5만 가구의 3% 수준인 1500가구에 그쳤다. 인수위도 이런 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검찰 수사권 범위를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개(부패·경제)로 줄이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의장실 앞을 점거하고 피켓 시위를 벌였지만 법안 처리를 막지 못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의장실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3일 본회의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를 제한하고 별건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해 '검찰 정상화' 입법을 완수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은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두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지 3주 만에 입법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국무회의 공포까지 이뤄내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해당 법안들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확신을 내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새로
출신·성향도 다른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무조건 추진'을 외친다. 가덕도신공항 사업 얘기다. 이달 26일 사업 추진계획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이 사업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3조7000억원 이상을 들여 바다를 메우고, 3.5㎞ 활주로를 가진 해상 공항을 만드는데 경제성은 '0점'에 가깝다. 이 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5에 불과하다. 한 때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조롱을 받았던 무안공항(0.49)과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13조7000억원은 가장 경제적인 공법으로 책정한 사실상 최소 비용이다. 활주로를 1개 늘리면 6조9000억원이 추가되고 해상구조물까지 설치하면 21조원까지 급증한다.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추진사업단은 "가덕도 신공항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므로, 경제성만 고려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지방 인구소멸을 막고, 부·
"동원그룹이 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평판이라는 게 있다. 이번 합병은 그것을 다 무시한 결정이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법이다. 동원그룹은 소액주주에 대한 최소한의 상도덕조차 지키지 않았다."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을 발표한 뒤 소액주주와 펀드매니저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원그룹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시장의 비난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합병공시에 따르면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는 9100억원,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조2000억원으로 각각 산출됐다. 주식시장에서 동원산업의 장부가 대비 현 주가(PBR)는 0.6배에 그치는 저평가였다. 동원그룹은 이를 시가로 적용해 소액주주에 불리한 합병비율을 산출한 것. 동원산업 가치를 후려치고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부풀려 대주주에 유리하게 한 셈이다. 헤지펀드 전문 블래쉬자산운용에 따르면 공시 비율대로 합병하면 최대주주인 김남정, 김재철 지분율은 각각 3.92%, 1.41%씩 증가하고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