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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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를 짓누르는 악재는 여러 개다. 금리 인상, 환율 상승, 대어(LG에너지솔루션) 등장으로 꼬인 수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내외 변수는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때론 '불확실성 해소'라는 반대편 재료가 되기도 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짜증을 키우는 요인은 다른 데 있다. 지난해 5월, 코스피200·코스닥150 대표지수 종목에 한해 재개된 공매도다. 악재가 걷히고 상승 탄력을 받을라치면 어김없이 공매도가 등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 대표 선수가 됐고 카카오게임즈 등도 공매도 세력의 일방적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공매도 부분 재개 1년이 다가오는데 논의 수준은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 '외국인 먹튀' 등 뻔한 레파토리가 되풀이된다. 그러면서 개미들은 '공매도 폐지'를 외친다. 공매도 필요성을 말하고 싶은 금융당국은 여전히 '눈치보기' 모드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까' 입조심한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CCS(탄소포집저장) 사업이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지만 아직 초기단계고 냉정히 말하면 다같이 동일한 시작점에 있다. 정부의 적극성이나 제도, 인프라 구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기술 수준은 유사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탄소중립 시대를 열기 위한 열쇠로 꼽히는 CCS 사업에 도전장을 낸 한 대기업 경영진의 말이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이라 안심해도 된다는 말로 읽히진 않는다. 오히려 이제 막 커갈 신사업인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눈치 싸움과 투자·기술 개발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에너지 패러다임 변혁기에 고만고만한 시작점에 선 물밑 경쟁이 어디 CCS뿐일까. 수소, 이차전지, 폐자원 순환 등 곳곳에서 암투가 벌어진다. 수준이 비슷하다는 건 뛰고 있는 여건과 환경에 따라 경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정부의 지원, 제도 마련, 인프라 구축이 얼마나 빠르게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크게 앞지를 수도, 크게 뒤처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잘 하시겠죠. 그보다 더 좋은 분이 오시긴 어렵지 않을까요." 이창용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금융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 24일 청와대는 이 국장을 신임 한은 총재 후보로 낙점했다고 발표하면서 윤석열 당선인 측과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0분 후 윤 당선인 측에선 한은 총재 인사를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자 지명 등을 놓고 신구 권력간 신경전이 이어진다. 겉으로는 '협치'를 내세웠지만 한은 총재 지명을 두고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중앙은행 수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문제는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에 따른 환율·유가 급등, 5개월 연속 3%대 물
'K푸드, K라면, K소주, K만두, K맥주, K뷰티, K패션, K팝, K리그, K방역' 10년 이상 기사를 작성하며 썼던 K(KOREA) 파생어다. 설명할 필요 없이 모두 한국산임을 강조한 표현이다. 세계에 한국 문화가 퍼지고 제품 수출이 늘면서 'K~'는 자긍심의 의미로 쓰였다.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이 6억7000만 달러를 넘어 최대치를 경신했을 때나 K팝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 제품 선호도가 올라갔을 때 'K~'는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K를 향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됐다. K푸드를 다룬 최근 기사에 "그만 좀 K K 거려라!!! 무슨 K K K 냐!!" "K좀 붙이지 마라" 등의 날 선 댓글이 달린 게 단적인 사례다. 이를 촉발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COVID-19) 발발로 시작된 'K방역'으로 짐작된다. 정부·여당이 방역 자신감을 보였지만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K방역을 비꼬는 반응이 널리 퍼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신년
삼국지 촉한의 승상 제갈공명은 북벌에 나서기 전 황제에게 전쟁의 명분과 당위성을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 유명한 '출사표'다. 출사표에서 명분 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내정 담당' 인선이다. 공명은 동윤, 비위, 곽유지, 상총 등 자신이 전투에 나가있을 동안 나라 살림을 맡아줄 이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그들의 세평을 보고하는 데 긴 문장을 남겼다. 전투는 군사력만으로 결정나지 않는다. 일선에서 전투부대가 잡념 없이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급도 원활해야 하고, 무엇보다 나라 안이 안정돼있어야 한다. 이른바 내정의 중요성이다. 나라가 어지러우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병참도 혼란에 빠진다.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창업자 이해진과 김범수가 직접 지휘봉을 들었다. 각 그룹은 라인과 픽코마로 일본을 정벌하고, 이제 유럽과 북미 등 거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두 창업자 역시 내정을 챙기기
"정부 초기 모습을 보면 정부 임기 말을 알 수가 있다고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국민의 눈 높이에서 문제를 풀어가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대통령 취임식까지 꼭 50일 남은 인수위 활동에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각오가 와닿는 대목이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인수위는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방역 대책과 이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글로벌 안보 위기 속 남북관계, Y(윤석열)노믹스 등 진영과 정파를 뛰어넘는 과제와 마주해야 한다. 특히 청와대 이전을 필두로 정부 조직 개편, 총리를 비롯한 부처 장·차관 등 조각 등도 핵심 과제다. 이런 난제를 앞에 두고 인수위가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위주로 꾸려진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인수위 측은 "당선인의 경륜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인사 원칙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합친 수도권 인구(2596만명)가 사상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명)를 앞질렀다. 당시 통계청이 발표한 서울 전입 사유를 보면 직업을 찾아 전입한 사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교육이 꼽혔다. 젊은 세대들이 나홀로 직업이나 학교를 찾아 서울로 이동한 사례도 특징으로 나왔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서울공화국'을 해소하자며 각종 정책이 쏟아지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꿈을 안고 탄생한 세종특별자치시부터 전국 11개 혁신도시에 이르기까지 지방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물도 나왔다. 거의 모든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들도 지방으로 이전했다. 정부와 공공기관 이전 기간엔 수도권 유입도 잠시 둔화했지만 지방 이전이 마무리된 이후부턴 다시 더 나은 일자리와 교육환경을 찾아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발길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거의 20년간 이뤄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수
"경험을 선사합니다." 명품 광고에서나 보던 문구가 요즘엔 모든 마케팅의 핵심이 되고 있다. 소폭 할인보다 재밌는 경험을 쫓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경험 마케팅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체험형 매장이나 스포츠 브랜드의 마라톤 대회처럼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곤 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경험을 통해 상품의 기능, 효과를 강조하기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는 가'하는 것이다. 2030들의 눈길을 끌어 인터넷 상에서 이슈가 재생산되길 바라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대면활동이 줄어 들면서 SNS는 2030세대의 놀이터가 됐다. 얼굴 한번 보기 힘든 회사 동료보다 함께 취미를 나누는 랜선친구가 가깝다. 쇼핑업체들은 '콘텐츠 커머스'를 내놓고 편의점, 화장품 기업들은 NFT(대체불가토큰) 한정판매를 위시한 이벤트에 나선다. 수프라, BCC 등 메타버스 세계관을 도입하는 패션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뮤직카우는 원작자에게 사들인 음악저작권을 특정 회사에 위탁한 뒤 '음악 저작 청구권'의 형태로 변형하고 이를 지분으로 쪼개 1주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쪼갠 저작 청구권을 경매처럼 매입하거나 이용자간 거래할 수 있다. 선풍적 인기를 끌자 비슷한 유형의 조각성 투자 플랫폼이 등장했고 금융당국은 이 플랫폼과 상품의 성격을 고민에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성 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증권성 여부를 심사했고 뮤직카우는 그 첫 대상이 됐다. 법률가, 교수, 자본시장업계 전문가 등은 증권성이 높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적으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공식 의결하는 순서만 남았다. 문제는 성격 규정이 아니라 시간 소모와 이후 대응이다. 뮤직카우가 '증권'이 되면 자본시장법 대상이다. 이에 따르면 미인가 증권판매 영업행위를 해 온 기업이 된다. 투자한 80만명 회원들도 나름 '범법자'가 된다. 금융당국은 유예기간과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만들겠
누구나 계획은 있다, 입에 주먹을 맞기 전까지는(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현역 복서 시절 자기 주먹을 과시하며 남긴 말인데, 계획의 허망함이나 실력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경구처럼 회자된다. 대북 전략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효과를 냈다면 온 국민이 보지 않아도 됐을 장면이 펼쳐질 조짐이 보인다. 군 당국에서 북측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 징후를 두고 하는 말이 "언제 쏴도 이상하지 않다"다. 심지어 북측의 핵실험 징후도 포착됐다. 한반도 정세의 악화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몰표'를 던진 '이대남'이 살얼음판을 딛는 듯한 긴장 속에 병영 생활을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사일 발사 징후가 높아지면 미사일 관련 대응 부대에 '비상'이 걸린다. 군 관계자는 "즉시 대응해야 하는 부대의 경우 대기 태세를 강화시킨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문
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가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경찰 내부가 뒤숭숭하다. 경찰 역사 60여년 만에 이뤄낸 '수사권 독립'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4일 '검찰과 경찰 수사단계에서의 책임수사체계 확립'을 골자로하는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는데, 여기엔 △사건 송치 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고 △경찰이 2차 재수사 후 불송치 결정한 사건 중 범죄혐의가 있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실수사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검찰이 경찰의 수사에 광범위하게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상 검찰이 수사권을 독점하던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윤 당선인이 "수사권 조정은 없다"고 말하고 최종 공약집에서도 관련 공약은 제외됐지만 검찰 출신 최초의 대통령인 만큼 다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분위기다. 검찰이 가진
"여가부 폐지 등에 대한 2030 여성들의 '우려'가 2030 남성의 '분노'를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대 대선 하루 전날 한 정치 평론가는 이같이 평했다. 부동층인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예측하면서다.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가 적극적으로 여심에 구애한 터였다. 이 평론가는 젊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 정책에 분노를 느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윤 후보의 반여성 정책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감정은 '우려'에 머문다고 봤다. 그는 덧붙였다. "윤석열에 대한 비호감이 이재명보다 월등히 높지도 않지 않느냐." 틀렸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감정은 우려를 넘어 공포에 가까웠음이 드러났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 33.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30대 여성의 49.7%가 이 후보, 43.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의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 대비 20대 여성의 두 후보 지지도 격차는 2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