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5 건
3년 마다 돌아오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재산정의 계절이 왔다. 조만간 최종 수수료율이 공개된다. 사실상 결론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카드사 노조의 반발 등으로 당정이 고심하는 모양새지만 결국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율'이 정해진 답이다.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코로나19(COVID-19)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그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진시점이다. 표 계산을 먼저 할 수 밖에 없다. 은행 상품 금리나 통신사 요금은 물론 하다못해 빅테크(대형IT기업)의 수수료조차 공급업체가 결정하는데 유독 카드수수료율만 정부가 정하는 건 '정치' 때문이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 합의로 시장에서 결정되던 카드수수료율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시작된 건 참여정부 끝 무렵인 2007년이다. 역시 대선 직전이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이명박정부도 대선을 고려해 아예 법제화를 했다. 이를 반대했던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태어나선 안 될 법 조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심리학에 '성공의 함정'이란 개념이 있다. 과거 성공의 망령에 사로잡혀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기존 방식만 되풀이하다 실패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엘렌 랭거 교수는 기업들이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를 △과거의 경험에 집착해 시장 변화를 파악하지 못할 때 △변화를 알더라도 과거 전략을 고수하면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때 △과거의 성공을 이끌었던 구성원이 자신의 지위와 힘을 잃지 않기 위해 과거 전략만을 고수할 때 등으로 설명한다.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도 성공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성공적으로 국가방역전략을 수립했던 우리나라가 그렇다. 당시 세계 최저수준의 확진율을 기록한 한국은 경제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 방역정책으로 팬데믹 국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방역의 성공은 정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고, 더불어민주당이 18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는 '초거대여당'으로 거듭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IT 대기업)는 '혁신'을 입에 달고 산다. 소위 '레거시'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했던 경계와 상식을 허물고, 서비스 간 융합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금융업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은 항상 이를 주장했다. 결제와 송금이라는 서비스를 기본으로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과의 융합, 그로 인해 파생되는 서비스들이 고객을 편리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을 위해 '손해 보며 장사 한다'는 말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 비판을 들으면서 이들을 밀어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스코트 해 가며 기존 금융사들을 넘어설 수 있도록 특혜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규제차익을 안겨 줬다. 손톱 밑 가시가 있으면 핀셋으로 빼줬다. 라이선스도 없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지정대리인 제도를 활용해 대출을 할 수 있었고,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도 짧은 시간 안에 코스피에 상장을 할 수 있던 것도 금융위의 기여가 컸다
"반도체가 석유보다 중요하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중도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CNAS(신미국안보센터) 대담에서 강조한 말이다. 중국과 기술전쟁이 가열되는 상황인 만큼 반도체 산업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반도체 업계에 최소 220억달러(약 26조원)를 지원하는 '칩스 포 아메리카'를 초당적으로 제정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는 자국 기업이 아닌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을 약속한 것만 봐도 반도체 산업에 얼마나 무게 중심을 두는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구 반도체특별법)이 상정되지 못했다. 대선 국면에서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여야 의원이 모처럼 합의한 법안인데다 우리나라가 미·중 기술전쟁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힘들다. 집권 여당 대표 명의로 발의한 특별법이지만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권법' 제정 논의가 개문발차(開門發車)했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던 금융위원회도 법 제정 찬성 입장으로 정리됐다. 규제 논의에 참여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큰 흐름에 이견은 없다. 형식은 '법'이지만 금융위와 복수의 가상자산 거래소, 수십개의 관련 협회들은 일제히 '자율 규제' 방식을 외친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 틀을 참고한다. 발행, 상장, 유통, 공시, 불공정거래 등 단계 유형별로 주식과 코인의 교집합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세부 관리감독권을 협회에 넘기고 '자율 규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협회가 말하는 '자율 규제'는 거래소 인허가와 관리감독, 코인 발행(ICO)와 공시 등 '돈'과 관련한 모든 권한에 집중된다. '자율 규제' 권한만 챙기면 앞길이 탄탄대로다. 금융권역 협회도 '자율 규제' 명분 속 금융당국의 권한 위탁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렇기에 가상자산 관련 협회가 꾸는 꿈은 달콤하다. 하지만 실제 뜯어보면 동네 시장판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사실상 마지막 장성인사가 이뤄지면서 '별들의 위상'에 새삼 눈길이 간다. 최고급 의전인 예포에서 '8인의 대장'은 명실상부 군 수장다운 대접을 받는다. 대통령령인 군 예식령의 부속문서인 예우표를 보면 예비역 대장이 맡고 있는 국방장관과 합동참모의장, 육·해·공군참모총장 등 현역 대장 보직 7명에 대한 예포발사수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등과 동일(19발)하다. 하지만 '도착시'만 예포발사수가 들어간 이들 입법·사법·행정부 요인들과 국방장관·대장은 다르다. '출발시'에도 같은 발사수가 명시됐다. 예우표대로면 국방장관·대장은 총합 기준 국회의장의 2배인 38발의 예포 의전을 누릴 권리가 보장된 셈이다. 도합 42발(출발·도착시 각각 21발)인 대통령·외국 국가원수급 바로 아래다. 그런데 미 육군 규정은 보다 간소하다. 출발시와 도착시 모두 예포 발사수가 명시된 경우는 미 대통령이나 외국 국가원수(이상 출발·도착시 각각 21발) 정도다. 미 부통령, 하원의
"선배 식사 한번 하시죠" 최근 일을 도와준 선배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식사를 제안했다. "나 사실은 백신을 안 맞아서 당분간은 밖에서 식사는 안 될 것 같아." 선배는 거절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서 밖에서 밥을 먹기 두렵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먹을 수가 없다는 의미였다. 최근 정부가 식당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정부의 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백신 미접종 상황을 '커밍아웃' 한다. 방역패스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찬반 논쟁은 뜨겁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방역패스를 식당으로 확대 적용하는 문제를 두고 찬반 논란이 커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원과 도서관 등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문제가 논란이다. 대체로 방역패스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방역패스 확대는 사실상 접종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일부 고3 학생들은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됐던 조동연 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선대위에 영입한 인물이 각종 논란에 휘말려 조기에 사퇴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의아한 건 선대위에서 물러난 지 5일이 지났는데도 각종 사생활 관련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논란은 도덕성 검증을 넘어 11년 전 과거사 폭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공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으로 돌아간 조 전 위원장이 굳이 성폭행 경험을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성폭행범을 수사해 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여야 '벼랑끝' 대선 한복판에서 이념싸움의 전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위원장의 사생활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공당의 선대위원장을 맡기 위한 '자격'이나 검증의 문제를 굳이 언급하진 않겠다. 문제는 정당이 선거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갖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다. 민주당은 왜 조
제2벤처붐의 시대로 불리고 있지만 대선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는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키워드가 정치권의 '표심'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민간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의 과정에서 500억원 이상 감액된 사업 17건 중 3건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창업 관련 예산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모태조합출자'는 6600억원인 정부안 대비 2000억원이 삭감됐다.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다. '혁신창업사업화자금'은 2조4500억원에서 1500억원이 줄었다. '재도약지원자금' 역시 4700억원인 정부안 대비 500억원이 감액됐다. 100억원 이상 증액된 사업 79개 중 스타트업·창업 관련 예산은 단 1건도 없었다. 증액된 사업은 대부분 코로나19 대응 예산이었고,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과 저금리 대출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치권이 대선 표심에 도움이 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살피기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관측이다. 물론 풀뿌리 경제
"불매 해야겠네요." 기업 입장에서 불매란 무서운 단어다. 매출이 급감하며 존폐 위기에 설 수 있어서다. 불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정치 리스크도 그 중 하나다. 기업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입장에 서면 그 반대에 있는 소비자들이 불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던 기업이 정치권에 휘말리며 불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오뚜기 이야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플랫폼 '재명이네 슈퍼'에서 최근 오뚜기 상표를 활용해 이 후보 지지 패러디물을 만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오뚜기 로고와 제품 사진에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지지율' '따뜻한인품잼' '이재명이잼' 등 문구를 넣은 것이다. 해당 홍보물을 본 한 누리꾼은 이 사실을 오뚜기에 제보했다. 오뚜기에 해당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취지의 질문도 한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이 누리꾼에 "허락 없이 오뚜기 로고 상표를 무단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며 "오뚜기는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와
"덩치가 크면 뭐해요. 총이 없는데." 얼마 전 만난 반도체업계 한 임원이 한 말이다. 다들 위기라고들 하는데 설마 삼성전자도 망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반박이다. 과장 같았지만 들을 수록 그럴싸했다.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새 판이 짜여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초일류기업이지만 이제는 기업만의 싸움이 아니다. 미국과 대만, 일본 모두에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되고 있다. 이 임원은 "기존에 갖고있던 경쟁력으로 해 볼 싸움이 아니다"라며 "국가 지원이란 무기를 드는 것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위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숨가빴던 삼성의 최근 3개월을 보면 그렇다. 지난 8월 삼성이 밝힌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는 의기의식이 담겼다.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을 두고 "국내외 비상 상황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미국 공장 설립을 확정짓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도 희망적인 얘기는 꺼내 않았다. 오히려 "현실을 직접 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론을 강조했다. 긴장감
쌍용자동차 매각이 또다시 표류 위기에 빠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정밀실사를 마무리했지만, 연내 본계약 협상 등 인수절차를 종결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에디슨모터스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 탓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 10월 인수자로 낙점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인수자금 1조5000억원 중 8000억원 가량을 평택공장을 담보로 산은 대출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회생계획을 내기도 전 대출부터 받겠다고 하자 산은이 발끈했다. 공식적인 자료를 내서 대출거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강 회장이 산은 지원 없이 시장에서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관건은 에디슨모터스가 밝힌 계획이 과연 쌍용차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살려 낼 만큼 구체성과 타당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에디스모터스는 인수제안서에서 쌍용차를 사들인 뒤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