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을 수 없다"는 한은 총재를 둘러싼 다툼[기자수첩]

"더 좋을 수 없다"는 한은 총재를 둘러싼 다툼[기자수첩]

김주현 기자
2022.03.25 06:28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9년 1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국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청와대 제공) 2019.1.28/뉴스1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9년 1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국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청와대 제공) 2019.1.28/뉴스1

"잘 하시겠죠. 그보다 더 좋은 분이 오시긴 어렵지 않을까요."

이창용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금융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 24일 청와대는 이 국장을 신임 한은 총재 후보로 낙점했다고 발표하면서 윤석열 당선인 측과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0분 후 윤 당선인 측에선 한은 총재 인사를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자 지명 등을 놓고 신구 권력간 신경전이 이어진다. 겉으로는 '협치'를 내세웠지만 한은 총재 지명을 두고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중앙은행 수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문제는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에 따른 환율·유가 급등, 5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스텝 금리인상 시사 등 새 총재가 짊어지게 될 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시장에서는 이 후보자가 학식과 정책 집행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위기를 뚫고 나가길 기대한다.

한은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를 향한 기대감은 높다. 이주열 총재가 해결하지 못했던 낮은 임금인상률과 인사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은 노조 설문조사 결과, 이 총재의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우수했지만 내부 경영에 대해선 C·D등급 평가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신임 총재로 외부 출신을 원한다는 답변이 과반수를 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 있는 이 후보자는 오는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은은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조만간 인사청문회TF(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다. TF사무실은 이미 마련돼 있다. 총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도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까지의 공백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통화긴축의 시대를 맞아 한은 총재의 역할은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 경기회복과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큰 숙제를 안고 시작하는 만큼 차기 중앙은행 수장에겐 정치적 다툼보다 응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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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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