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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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 막바지였던 지난해 5월초. 미국 타임지 표지 모델로 ‘문재인 후보’가 등장했을 때 의아스러웠다. ‘니고시에이터(협상가)’라는 제목부터 ‘뜬금포’로 여겼다. 협상가, 중재자는커녕 ‘코리아 패싱’을 걱정하던 게 당시 대선 유력 후보를 향한 시선이었다. 하지만 10개월뒤 그 제목은 현실이 됐다. ‘운전대나 잡을 수 있겠냐’는 비아냥은 “운전 솜씨가 제법이네”라는 칭찬에 묻혔다. 운전자의 기본은 인내와 끈기였다. 그리고 창의적 발상으로 길을 뚫었다.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발걸음이었다. 김여정의 방남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한번에 이끌어냈다. 진영을 떠나 환호할 일이다. ‘전쟁설’까지 돌던 한반도 기류를 반전시킨 유려한 운전술이다. 문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아웃라인을 직접 짰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듣는 것은 민주적이었지만 결정은 비민주적이었다”고 ‘농반진반’의 말을 했다. 정의용 안보실장 등 참모진은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으면 이행
일자리위원회는 죽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부연하자면 실체로서 일자리위원회는 살아 있지만 상징으로서 일자리위원회는 사라졌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로 탄생했다. ‘일자리 창출’에 일로매진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였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고 회의도 직접 주재하겠다고 했다. 부위원장도 장관급으로 뒀다. 위원장이 장관급인 노사정위원회와 비교하면 그 위상은 더 선명하다.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정책을 발굴하는 컨트롤타워로, 부처간 정책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로, 현장에서 정책이 잘 되는지 점검하는 확인자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이처럼 심대한 힘과 의미가 부여됐으므로 국민들의 기대감도 컸다. 지난해 6월의 ‘일자리 100일 플랜’, 10월의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등 출범 초기 움직임도 활발했다. 그러나 실질적 사령탑인 이용섭 부위원장이 취임 9개월 만에 광주시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떠나면서 조직은 동력을 잃었다. 이 부위원장만 자리를 내놓은
'역대 최대 규모의 박람회, 방문객수 역대급'.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 42회 프랜차이즈 서울 창업박람회' 얘기다.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일부 프랜차이즈의 갑질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이다. 이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자들과 취업난에 처한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씁쓸하다. '레드오션', '갑질' 등 프랜차이즈의 어두운 면이 잇따라 부각됐지만 상당수 서민이 가맹점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 하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했고, 이 개정안은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필수물품의 가격을 공개토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개정안은 '가맹점 보호', '물류 부문의 투명성 확보',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신뢰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정부가 발표하는 부동산정책이 이해되기도 전에 재건축아파트 규제가 추가됐다. 지난달 재건축을 위한 첫 단계인 안전진단 통과 기준을 강화해 사실상 무너질 정도가 아니면 재건축을 할 수 없게 했다. 정부는 일부 투기세력으로 인해 준공 후 30년으로 정한 연한만 채웠다고 재건축에 나서는 것은 사회적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선 집값 상승 주범으로 인식되는 서울 재건축아파트를 사업 초기부터 잡겠다는 의도라고 본다. 자본력을 갖춘 투기세력이라도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텐데 정부의 시각이 바뀌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재건축과 재개발이 유일한 주택 공급 수단인 서울은 앞으로 주택공급이 더 힘들게 됐다. 시장에선 입지가 좋은 곳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고 이들 지역에 공급이 부족한 것이 집값 상승 배경이라고 한다. 재건축에 수요가 몰리는 것도 기존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새집으로 바뀔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란 것이다. 집 지을
정부가 또다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며 추경 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경제부총리가 직접 추경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오른 9.9%에 달했다. 현재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체감실업률은 22%까지 치솟았다. 청년 10명 중 2명 이상은 실업상태라는 뜻이다.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 세금을 쓴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방법이다. 정부가 지난 5년간 청년 일자리 대책에 쏟아부은 예산만 10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별무성과였다. 같은 기간 청년실업률은 9.3%에서 오히려 역주행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중국에서 살다 보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 중 하나가 탁구다. 아파트 단지 내 야외 탁구장에서 탁구를 즐기는 남녀노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력도 상당하다. 긴 랠리가 이어지고 스매싱도 어렵잖게 받아낸다.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웬만한 선수 못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부동의 세계 1위, 중국 탁구의 저력이 이런 넓은 저변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동호회도 활성화돼 있다.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단에도 탁구 모임이 생겼다. 다른 운동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운동량도 많아 인기다. 자칫 삭막할 수 있는 타지 생활에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동아리에 가입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탁구 실력이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동네 문방구에서 산 몇천 원 짜리 탁구채 탓인가 싶어 채를 바꿔 보기로 했다. 추천을 받아 탁구용품 전문점을 찾았다. 진열돼있는 많은 탁구채들이 가게의 내공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10만원쯤이면 충분히 좋은 걸로 살
# 누군가 전화로 묻는다. 의도가 뭐냐고. 반문한다. 발뺌이 아니다. 진짜 무엇을 묻는지 몰라서다. 또 의도를 묻는다. 생각한다. 의도가 있었던가. 없다고 답한다. 이번엔 이유를 물어온다. 다시 반문한다. 무엇을 묻는지 몰라서다. 생각한다. 의도는 없었는데 이유는 있었던가. 없다고 답한다. 의도도, 이유도 없었으니 솔직한 답이다. 질문이 한 번 더 온다.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되묻기 전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특정 사안, 특정 정당, 특정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이해가 간다. 지지자 입장에선 표현 하나, 사진 한 컷이 주는 상처를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때론 과한 피해의식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신뢰잃은 언론을 자책하며 넘긴다. 다만 ‘의도’에 매달리는 모습이 남긴 씁쓸한 뒷맛까지 사라지진 않는다. # ‘의도’를 떠올린 것은 ‘김어준 발언 논란’을 접하면서다. 방송인 김어준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예언’했다.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
한국GM은 대우자동차가 아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주채권은행이 아니다. 한국GM은 GM이 최대주주인 외국계 기업이고 산은은 지분 17.2%를 보유한 2대주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부가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를 선언한 GM의 지원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건 최소 15만개 넘는 한국GM과 협력사의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게다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은 한국GM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표심을 헤아려야 한다. 민주노총은 금속노조의 핵심 중 하나인 한국GM지부를 저버릴 수 없다. GM은 정치·경제적 지형을 샅샅이 읽고 압박한다. 정부의 협상력은 그만큼 떨어진다. 더욱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부처를 맡았다. 조선업처럼 이른바 ‘산업논리’로 푼다는 의미지만 대우차가 아닌 다국적 자본 GM의 구조조정에서 산업부가 할 일은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외엔 없다. 일련의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정부나 산은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며 습관처럼 정부나 산은 탓을 한다. 정부
라이벌은 숙명이다.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하늘이 내린다고 했다. “하늘은 이미 주유를 내시고 어찌 또 공명을 냈단 말인가!” 삼국지에서 오(吳)의 맹장 주유는 임종 직전 촉(蜀)의 제갈공명과 같은 시대를 살게 한 하늘을 원망했다. 동시대에 발을 딛고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는 천운이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빛이 바랬지만, 랜스 암스트롱은 ‘투르 드 프랑(Tour de France)의 사나이’였다. 암을 이겨내고 세계 최대 사이클 경기 대회에서 7연패를 달성했다. 그에겐 숙명의 라이벌 얀 울리히가 있었다. 같은 기간 준우승만 3차례 차지했다. ‘만년 2 인자’였다. 2003년 대회였다. 암스트롱이 또 선두를 달렸고, 울리히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결승점 9.5km를 남기고 암스트롱이 관람객의 가방끈에 걸려 넘어졌다. 울리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달리지 않았다. 속도를 늦춰 암스트롱이 자세를 추스르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레이스를 다시 시작했다. 결과는 패배였다. 암스트롱이 승리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두고 KDB산업은행(산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GM의 지분 17.02%를 가진 2대 주주인데도 GM의 이번 결정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 요지다. 실제로 산은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조차 미리 통보받지 못한 채 GM의 발표를 통해 알았다. 하지만 역으로 한국GM이 그간 한국에서 공장을 폐쇄하지도, 철수하지도 않은 것은 산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GM의 자산 처분·양도에 관한 산은의 비토권이 지난해 10월 사라지자마자 GM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얼마 뒤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 증거다. 산은은 2000년 11월 부도난 대우차(한국GM)를 2002년 10월 1여년간 줄다리기 협상 끝에 GM에 팔았다. 포드, 다임러, 피아트, 현대차 모두 인수 포기한 상황에서 GM은 대규모 실업과 금융회사 동반 부실 등의 경제적 파장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남은 구원투수였다. 대우차 매각 협
잇단 규제 발표에도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선 부동산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진다. 특정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져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고 금리인상기를 맞아 집값 하락으로 유발될 수 있는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정책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제도 보완 없인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집값이 급등한 원인을 투기수요 탓으로 돌리지만 시장에선 ‘똘똘한 한 채’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망지역으로 평가되는 곳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본다. 투기와 투자는 얘기하는 사람이 놓인 상황과 의도에 따라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론 같다. 다만 투기는 비이성적 판단에 따른 행동이고 투자는 합리적인 근거에 따른 결정이라고 본다는 점이 다르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수한 것만을 두고 투기로 몰아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주관적인 가정에 따라 현재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생각되면 대출 또는 전세를 끼고
정치권의 시계는 선거에 맞춰져 있다. 우리의 생활 사이클과 다르다. 분당(分黨), 창당(創黨) 등의 뉴스가 나오면 선거 시즌이 다가온 거다. 큰 선거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지방선거 정도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선거 2번(2018년, 2022년), 총선 1번(2020년)을 치른다. 1998년, 2002년 2번의 지방선거와 2000년 총선을 치른 김대중 정부 사이클과 같다. 지방선거는 여당에 불리하다. 과거 여섯 번의 지방선거 중 여당이 이긴 게 딱 한 번이다. DJ 집권 4개월만에 치러진 1998년 지방선거 때다.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광역단체장 6명을 배출한다. 야당인 한나라당(6곳)과 동수였다. 그나마 공동정부를 구성했던 자유민주연합이 4곳을 차지하고 서울시장(고건)을 국민회의가 챙겨, 여당의 승리로 평가됐다. 새 정부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을 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여당의 ‘신승’이다. 나머지 지방선거는 모두 여당의 패배였다. 2002년 지방선거 때 여당은 4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