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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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부터) 언제 연락을 받았습니까”. 장관 내정 발표가 나면 장관 후보자에게 기자들이 묻는 단골 질문이다. 대부분 답을 피한다. “2주전쯤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했다”는 정도가 모범 답안이다. 전화로 내정을 통보받는 게 일반적이다. 과거 정부에선 발표 30분전 연락을 받은 국무위원도 있었다. 새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하루 이틀 전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청와대로부터 ‘인사검증 동의서’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부터 마음의 준비는 한 이들이다. 고사할 마음이 있으면 동의서를 내지 않는다. 시점 다음으로 묻는 질문이 대통령과 ‘관계’다. 소위 측근 인사에겐 묻지 않는다. 관료나 교수 등 비정치인에게 궁금해 하는 지점이다. 흔히 대통령과 ‘일면일식’도 없다는 것을 앞세운다. 사적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인사권자의 면모가 자연스레 부각된다. 한편으론 자신의 능력만으로 발탁됐다는 자랑이 깔려있다. 이런 뻔한 답에 머무는 것은 설명할 ‘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관계는 ‘만남’
‘코드인사’가 나쁜 것은 아니다. 호흡을 맞춰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한다는 뜻이니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코드인사’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에 방점이 찍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드인사’가 적절치 않은 확장성, 무분별한 물갈이, 조직의 의욕을 꺾는 과도한 낙하산으로 진전되면 부작용은 더 심해진다. 이번 정부에선 나쁜 ‘코드인사’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지만 금융권 일각에서 조짐이 엿보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첫째, ‘코드인사’가 있어선 안 될 곳까지 정부 측근 인사를 챙겨주는 행태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던 B씨, J씨 등이 BNK금융그룹 회장직에 외부인사를 앉히려 밀고 있다는 루머가 도는 것이 대표적이다. BNK금융은 민간 회사다. 민간 회사에 정부 측근이 미는 인물이 회장으로 앉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는 이 외부인사가 출중한 인물이라는 것과는 별개 문제다. 인물의 문
언제나 그렇듯 통속적 재미는 정치적·경제적 의미를 압도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부인 루이즈 린턴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사진 때문에 재무부의 감찰까지 받게 됐다. 지난 6월28일 결혼한 이 커플은 54세의 돈 많은 헤지펀드매니저 출신 장관과 그보다 18세 연하인 미모의 배우간 결합으로 주목받았다. 다수 언론의 관심 역시 이 부부에 관한 가십에 집중됐다. 지난달 21일 미국 연방정부의 금괴가 보관돼 있는 포트녹스에 다녀오는 길에 생긴 일이지만 루이즈 린턴의 명품 자랑, 관용기 이용 등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졌다. 그러나 눈 밝은 이들은 왜 므누신 장관이 포트녹스에 갔는지를 따져 보고 있다. 므누신은 포트녹스를 찾은 역대 세 번째 재무장관이다. 1974년 이후 연방정부 장관 중 포트녹스에 간 것은 므누신이 처음이다. 이를 놓고 미국 의회가 정부의 부채한도를 올려주지 않으면 오는 29일 파산한다는 점과 연관 지어 해석이 분분하다. ‘커런시워’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
# 국가예산은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낸 사람은 따로 있지만 생색을 내거나 쓰는 사람은 다르다. 물론 국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다음은 한 예산 관련 사업의 출생과 사망 보고서다. 지난해 봄 정부의 문화 관련 위원회에서 한 참석자가 제안을 했다 ‘도서.산간 등 문화 소외지역 계층을 위해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시설을 두면 어떻겠냐고’. 섬이 많은 외국에서도 의료, 지역주민센터, 공장 등으로 두루 쓰인다는 그 시설은 컨테이너 박스였다. 비바람을 피하는 것은 물론 두툼한 벽만큼 단열에도 걱정이 없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운반·설치가 쉽다는 것도 장점으로 거론됐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보였고 ‘문화융성’이 화두인 정부였던 만큼 사업에는 힘이 붙었다. 아이디어가 알려진지 반년도 채 안돼 정부 주도로 45억원의 예산이 최초 배정될 거라는 안이 짜여졌다.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간뒤 최순실 관련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며 주요 무대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몇몇 부처가 거론됐다. 문체부 예산
올해 가을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는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5년 주기로 열려 중국의 차기 지도부를 결정한다. 흔히 서구 사회의 대통령 선거에 비견된다. 2주 전 베이징 특파원으로 이곳에 온 필자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일반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그리 화젯거리가 못 됐다. 정부 영향력하에 있는 중국 언론들도 조용하다. 당 대회 일정, 절차, 의미 등만 간간이 보도될 뿐이다. '핫'한 하마평은 어디에도 없다. 한국으로 따지면 대선이 두 달 남짓 남은 셈인데 낯선 풍경이다. 정치 지도자들을 직접 투표로 뽑지 않는 데다 정치적 자유가 제한되다 보니 일반인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차분한 중국 내부와 달리 외신들은 보도 경쟁이 붙어있다. 누가 최고 권력기구인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들어갈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관행처럼 돼 있는 나이제한(68세)을 뚫고 정치국
광복절 연휴 동안 백두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파' 정상에 올라 천지를 둘러보는 기회도 얻었다.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개 속에 모습을 드러낸 천지는 웅장함 그 자체였다. 날씨도 좋았고, 묵었던 호텔도 괜찮았는데 3박4일 체류 기간 동안 결제문제가 속을 썩였다. 식당은 물론 특급호텔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다. 비자, 마스타 등 세계 어느 곳에나 통용되는 카드를 이곳에서는 취급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대도시가 아니라 동북지방의 중소도시라서 그런 것 같았다. 한데 체류기간 중 어느 곳에서나 현금이 없으면 웨이신(위챗)으로 결제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바이주(白酒·고량주)에 각종 고기까지 잔뜩 시켜 먹은 한 음식점에서 결제문제로 애를 먹자 식당 주인은 "웨이신 계좌에 돈도 없냐"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기까지 했다. 2011년 시작된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은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톡'과 같은 존재다. 지난해 말 현재 이용자 수가 8억8900만명에 달하는
'값싸고 싱싱한 계란은 없었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알게 된 슬픈 진실이다. 중장년층의 기억 저편에 남아 있는 계란장수의 외침은 애초부터 거짓말이었을 것 같다. 주택가 골목을 누비며 확성기로 "계란이 왔어요. 값싸고 싱싱한 계란이 왔어요~"라고 외쳤던 그 말 말이다. 마트와 슈퍼, 편의점이 활성화하면서 계란장수는 사라졌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지기 전까지 장수의 그 말은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계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파동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포비아'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축산농가 등에 대한 분노는 계란 소비 급감으로 이어졌고 계란 산지가격은 사태 후 1주일 만에 25% 급락했다. '친환경' 타이틀이 붙은 상당수의 계란도 '살충제 계란'으로 드러나면서 계란 소비는 한동안 더 줄 것으로 보여 급락세는 지속될 듯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살충제 계란'을 하루에 126개까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무미건조했다. ‘3무(사전질문‧원고‧편집 없는) 회견’이라고 할 때 이미 예견됐던 바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다 흥미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탄탄한 각본, 치밀한 연출이 재미의 보증 수표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행사가 이랬다. 탁월한(?) 주연 배우도 한몫했다. 반면 회견, 토론은 다르다. 문 대통령의 애드립(즉흥 발언)은 강하지 않다.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준비된’ 대통령답게 준비된 대로 간다. 스타일로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반대다. 노 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을 문 대통령에게서 기대할 순 없다. 참여정부 출신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에겐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문 대통령에겐 해 달라고 건의하는 게 많다”고 했다. ‘3무 회견’을 기획한 참모들의 걱정이 크지 않았던 이유다. 회견에서 돌발 변수는 돌발 답변과 돌발 질문뿐이다. 전자는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 후자는 주최측이 충분히 통제할
지속할 수 없는 것은, 지속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의 초등교사 채용규모 축소 파문은 지속할 수 없는 정책의 최후를 보여준다. 문재인정부와 똑같이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이란 공약을 내건 박근혜정부의 교육부와 ‘청년 일자리’를 강조한 분위기에 묻어간 서울시교육청이 합작으로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출생아 수는 2002년생부터 ‘40만명대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09년부터 초등교사 수를, 2015년부터 중등교사 수를 줄여야 했다. 그렇지만 어느 정부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 않아도 2024년 교실은 더 빈다. 올해 출생아 수가 30만명대로 내려앉는 게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5.1명, 학급당 학생 수는 23.1명이다. 한국은 각각 16.9명, 23.6명이다. 이를 근거로 교사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까닭에 교사 정원을 그대로 둬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빚 탕감 정책이 논란이다. 사실상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가 채권 추심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지만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시그널로 해석돼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하지만 장기·소액연체채권을 탕감해준다고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할 것이란 걱정은 과도해 보인다.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은 크게 2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돼 빚 갚을 의무가 사라진 채권을 소각하는 것이다. 채권을 소각한다는 것은 연체기록까지 완전히 삭제해 빚을 못 갚은 사람이 향후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금융위원회는 이미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금융회사가 보유한 214만명의 소멸시효 완성채권 26조원을 올해말까지 소각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을 정례화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금융회사들이 빚을 받
“괜찮아, 얘들은 공짜야…” 힘도 돈도 들이지 않고 거 져 얻는 물건 ‘공짜’! 어느 장군 부인에게 ‘얘들’은 딱 그 정도였다. ‘누구 덕에 이렇게 편한 곳에 근무하는데’ 이런 왜곡된 인식 속에 무한충성 말고 인격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병장 월급 21만6000원. 최저임금의 15% 수준이다. 징병제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병사들을 거의 무상으로 받아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남의 자식 귀한 줄 모르고 막 부려 먹어도 되는 ‘공짜 인생’으로 여긴 것 아닌가. 남편이 대장이면 자기도 대장이란 비뚤어진 계급 의식에 폐쇄적인 군 문화까지 더해져 역대급 갑질을 저질렀다. “아들같이 생각하고 했다”는 해명은 “딸 같아서 성희롱했다”는 말과 함께 궤변의 ‘넘사벽’ 반열에 올랐다. 장군도 마찬가지다. 군대는 기본적으로 상관에게 ‘충성’하는 집단이다. 이는 곧 맹목적인 복종으로 치환된다. 내 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죽고 사는 부하들. 시나브로 착각에 빠진다. “무슨 짓을 해도 된다. ‘상명하
벤처 기업인이던 그를 만난 건 2001년 가을이다. 바둑 얘기가 기억에 남았다. 그는 바둑 입문서를 50여권 읽은 뒤에야 비로소 실전에 나섰다고 한다. 실전을 경험하면서 서적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특이하다. 초기에는 실패했는데 이론 뒤의 실전 때문인지 입문 1년 만에 아마 2단 수준이 됐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백신 유료화에 성공한 것도 마케팅 이론을 철저히 배운 다음에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인이 된 그를 지난 4월 대선 과정에서 만났을 때 이 얘기를 꺼내니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안철수 스타일’이다. 실전에 나서기 전 미리 연구하고 공부한다. 그런 “안철수가 돌아왔다”고 한다. 혼자 생각한다. ‘어디 갔었나?’ 그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적이 없다. 정치권을 ‘잠시’ 떠난다고 말한 적도 없다.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다. 그래서 ‘복귀’는 거창한 수사다. 냉정하게 말하면 ‘당사에 돌아왔다’, 또는 ‘휴가 복귀’가 정확한 표현일 거다. 대통령 선거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