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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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에서 가장 오랜 분열기로 꼽히는 춘추전국시대. 그중에서 오나라와 월나라의 대립, 이른바 ‘오월쟁패’는 한국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래 오나라는 월나라보다 훨씬 강했다. 그런데도 오나라는 월나라의 공격을 받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간신 중의 간신, 이른바 ‘국가 간신’(국간)인 백비라는 인물 탓이다. 일찍이 오나라 6대 왕 합려는 인재를 중용했다. 그 중 초나라 출신의 재략가 오자서와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가 오나라 군대의 부흥을 이끌었다. 하지만 합려는 아첨에 약했다. 시대의 간신으로 꼽히는 백비를 최측근에 뒀다. 백비의 간교함을 간파한 오자서와 손무가 합려에게 수 차례나 백비를 제거하라고 간청했지만, 그럴수록 합려는 이상하리만큼 백비를 신임했다. 백비는 급기야 월나라에게 오나라의 정보를 팔아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아 챙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왕의 신임이 워낙 두터워 누구도 백비를 건드릴 생각조차 못했다. 기원전 496년. 오나라 왕 합려는 10년
# 서울시 종로구 재동(齋洞) 초입에 있는 헌법재판소. 재동의 이름에는 조선시대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단종 1년, 수양대군이 단종을 보필하던 황보인 등을 참살한 계유정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이들이 흘린 피가 내를 이루고 비린내가 진동해 마을 사람들이 집에 있던 재를 가지고 나와 길을 덮어야 했는데, 이게 재동의 유래다. # 헌법재판소 마당에는 제중원(濟衆院) 설립 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제중원은 1885년 4월 개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이다. 1884년 갑신정변의 시발점이 된 우정국 사건 당시 민영익이 중상을 입었는데, 그를 서양의술로 살린 사람이 미국 의료선교사 알렌이다. 고종은 알렌의 건의를 받아들여 홍영식의 집(헌법재판소 자리)에 서양식 국립병원을 설립했다. 이 병원 명칭은 설립 당시 광혜원이었는데 2주만에 제중원으로 바뀌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어서 그런지 재동과 제중원의 이 같은 역사를 보면 자
19일, 전국에서 살 처분한 닭, 오리의 규모가 2000만 마리에 육박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발병,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2000년 초반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전염이다. 보건당국은 AI 방역단계를 최고등급인 ‘심각’으로 격상했지만 속수무책이다. 최근 페이스북에 재미있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고양이가 앞에서 ‘까부는’ 쥐를 두고 어찌할지 궁리하는 틈에 커다란 닭이 뛰어와서는 바로 쥐를 물더니 급기야 이리저리 패대기를 치며 ‘사냥’을 끝냈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이 사건에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일갈했다. “닭은 살아있는 공룡”. 닭은 날지 못하는(지붕 정도까지 나는 닭도 있긴 하다) 새다. 새의 조상은 공룡이다. 그러니 닭이 살아있는 공룡이란 말은 틀리지 않는다. 어릴 때 닭을 키운 기억이 난다. 닭은 절대 순하지 않았다. 탐색하는 표정과 갑작스러운 공격이라니. 서열 싸움도 대단했다. 하룻밤 자고 나면 암탉 한 마리가 초주검
금융위원회가 매년 오르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잡겠다며 공청회를 통해 개선안을 발표했다. 권한의 범위 내에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나 근본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 금융위의 실손보험 개선안은 크게 2가지다. 첫째, 과잉 진료가 많아 실손보험료 상승의 주범이 되고 있는 도수치료 등은 보장을 원하는 사람만 보험료를 더 내고 가입하도록 특약으로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실손보험을 암보험 등 다른 보험과 묶어 팔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보장만 제공하는 실손보험만 월 1~3만원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일견 획기적인 개선안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함정이 숨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실손보험에서 특약으로 분리되는 진료를 3~4개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매년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과잉진료를 유발해 보험료 상승을 촉발하는 제2의 도수치료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과잉진료를 유발하지 않는 일회성 진료라
정치공학은 탄핵 이후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버티기’도 결국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친박’의 정치공학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탄핵’ 투표 과정에서도 폐족을 모면하고 생존하려는 새누리당 친박이나 어떻게든 친박 중심의 질서를 바꾸려는 ‘비박’간 이전투구가 처절했다.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부정적이면서 거국내각조차 못 꾸린 야당 모두 자당 패거리의 유불리만 따졌다. 정치게임에 골몰하느라 국가경제는 뒷전이고 경제부총리라도 먼저 정하자는 호소는 후순위로 밀렸다. 경제나 민생문제를 놓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건 당위론일 뿐이다. 야당은 경제가 망가질수록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 4분기 경제가 마이너스성장하고 내년 실업률이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높아지는 건 대선에서 정부·여당을 공격할 좋은 재료다. 집권 뒤 성과를 내기 위해선 나쁜 게 차라리 낫다. 그러니 겉으로 “경제를 살리자”고 외치면서 뒤로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게 대선 승리 공식일 수 있다. 이미 그
새해에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대통령을 갖게 해주소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조항을 마음에 새긴 대통령, 자신의 생각을 글과 말로 표현하며 토론할 수 있는 대통령, 높은 수준의 정치철학과 경제적 식견으로 무장한 대통령, 그럼에도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포용할 줄 아는 대통령, 휴일도 잊은 채 집무실에서 늦은 밤까지 일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대통령, 주름살 늘어가는 것에 개의치 않고 국민들에게 헌신하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을 갖게 해주소서. 새해에는, 한국경제가 ‘성장 같은 성장’을 하게 해주소서. 빚더미 위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을 짓는 일이 없게 하시고, 궁극적으로는 살아야 할 집이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주소서. 경제부총리가 할 일이 경제적 강자를 위한 ‘해자’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약자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데 있음을 알게 하소서. ‘정권의 성과’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의 해리 프랭크퍼트 교수가 최근에 쓴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라는 책이 있다. 80쪽이 채 안 되는 이 책은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독특한 철학서다.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와는 달리 꽤나 진지하게 개소리를 탐구하고, 분석한 철학적 담론 정도로 보면 되겠다. 저자는 개소리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말도 안 되는, 하지만 단순한 헛소리와는 달리 말하는 이의 교묘한 의도가 숨겨진 말’이라고 정의한다. 우리 사회를 슬쩍 둘러만 봐도 이곳저곳 ‘개소리쟁이’들이 넘치기 때문일까. 구구절절 제법 설득력이 있다. 누구든 개소리의 의도나 수작이 뻔히 보여서 헛웃음이 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지 않는가. 개소리인 줄 알면서도 속아주는 척 해주는 방조자, 또는 그 개소리를 적극 활용하는 기회주의자적 자세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인의 기본이 됐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피곤해지기 때문에 그
3일 6차 집회에 횃불이 등장했다. 416개 횃불이 청와대 앞 100 미터까지 진출했다. 구호와 시위 문구도 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보다 즉시 퇴진과 탄핵, 구속이 많아졌다. 또 ‘최순실’ 이름이 사라지고 ‘박근혜’만 남았다.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여의도 국회 앞으로 향했다. 새누리당에 걸린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라는 현수막은 시민이 던진 달걀로 얼룩졌고 붉은 깃발은 찢겨졌다. 비등점에 다다른 듯한 국민의 분노와 의지는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사상 최대 232만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여당발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론을 잠재울 것이다. 정치권의 꼼수가 참여도를 더욱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 세금과 국정 시스템을 개인 네트워크에 이용해온 대통령을 4월까지 직무를 보게 해야 할 근거가 없다. 여당 일부에서 말하는 퇴진 시점을 밝히는 것과 동시에 2선 후퇴 공언도 지금으로선 신뢰하기 힘들다. 2선 후퇴하겠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정치적 약속일
“이(위)대한 국민 여러분. 학(확)실히~~ ” “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 한국 야당(또는 민주화세력)의 대명사로 불렸던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 말들은 경상도 억양이 강한 YS와 전라도 사투리가 짙게 밴 DJ의 육성이라기보다는 그들을 코미디(개그)소재로 삼은 이들의 작품성격이 더 짙다. 개그맨들이 코미디 소재로 쓰면서 DJ와 YS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젊은 층에게까지 친근감을 줬다. 본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을 코미디의 소재로 써도 좋다’는 말을 던짐으로써 대통령에 대한 개그의 물꼬가 트였다. 물론 소재로 인기가 더 있던 이들은 노태우보다는 YS, DJ였다. 노태우는 김종필 (JP) 전 국무총리에게도 밀렸다. YS는 집권 초기 자신을 소재로 한 유머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YS는 못 말려’가 히트를 치자 ‘YS는 끝내줘’ 라는 속편까지 나왔다. 이런 식이었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 창업거리에 들어서면 불과 30m 사이를 두고 상징적인 카페 2곳이 눈에띈다. 수많은 젊은 창업자들에게 창업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한 곳은 2011년 이 거리에 처음 생긴 처쿠카페이고, 다른 한 곳은 후발주자인 3W카페다. 먼저 중관촌의 터줏대감인 처쿠카페. 차고라는 뜻의 이 카페는 스티브 잡스가 차고에서 애플을 시작했다는데 착안해 이름 붙였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도 이곳에 자주 들려 샤오미의 사업 아이디어를 가다듬었다고 한다. 처쿠카페 사장 수띠는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건물 2층에 카페를 열었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100여개 좌석마다 빈 자리 하나 없이 꽉 차 있는 것에 깜짝 놀란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데도 이 카페가 망할 뻔 했다는 점이다. 달랑 25위안짜리 커피 한잔을 시키고, 하루 종일 사무실처럼 쓰는 손님 때문에 임대료를 내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처쿠카페가 조만간 없어진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부랴부랴 중관촌을 관장하는 하이덴구
정보미디어과학부장과 문화부장을 겸임한 지난 2년 ‘갸웃’하면서도 “오호” 하는 탄성을 몇 번이고 내지른 기억이 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과학자가 쉽게 말하고 쉽게 글을 써서다. 과학적 근거를 들이미니 설득력 있고 재미있다. 과학자들의 강연에 가면 소재가 과학이지 인문학이 던지는 메시지와 전혀 다르지 않아 문화 측면에서 다룰 만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출판시장에서도 그 흐름은 그대로 나타났다. 쉽고 재미있는 과학책이 늘고 독자 역시 느는 건 당연하다. 알라딘은 올해 과학책 판매량을 11월 현재 대략 36만5400여권으로 집계했다. 지난해엔 32만4600여권이었다. 4만여권 더 팔렸다. 시장점유율이 더 높은 교보문고나 예스24를 합치면 올해 과학책은 지난해 대비 못해도 10만부가량은 더 팔릴 것 같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대중의 과학화’를 이야기했다. ‘과학의 대중화’에 익숙한 터라 다소 생소했다. “과학의 대중화가 대중에게 과학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우연(偶然)이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혼란 못지않게 요즘 농민들을 애태우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단초가 발견된 건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였다. 지난 달 28일 충남 천안 풍세면 남관리 인근 봉강천을 찾은 건국대 연구팀은 주변에서 야생원앙 분변 시료를 채취했다. 연구팀은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이를 종란에 접종했고, 종란 속 병아리가 죽자 이를 이상히 여겨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였고, 유형도 H5N6형으로 판명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H5N1형, H5N8형이 주로 발견돼 왔는 데 고병원성 H5N6형 AI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역당국이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AI 바이러스가 발병할 때마다 정부는 재발방지를 내 놓았지만 그 약속은 늘 공약(空約)이 됐다. 지난 해에도 AI 바이러스 주범으로 추정되는 철새 도래지에 대해 상시예찰과 모니터링을 통한 AI 예방과 차단을 호언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