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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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한국에서 기업 하기는 정말 어렵구나’라는 것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급급한데 권력 실세들에게 불려다니며 거액의 정치자금을 헌납하고 찍히면 오너 가족이라도 직책을 반납하고 해외를 떠돌아야 하니 정말 기업 하기 힘든 나라 아닌가. 물론 기업이 자금을 바친 대가로 특혜를 입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오지만 기업 입장에선 권력 눈치 보지 않고 돈도 바치지 않고 쓸데없는 간섭도 받지 않고 특혜도 받지 않고 그저 공정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여건에서 열심히 제품 만들어 팔고 서비스 제공해서 돈 버는 것이 최고로 좋을 것이다. 문제는 이번 게이트에서 나타난 권력의 집적거림은 예외로 친다 해도 일상적인 법 제도나 규제에서조차 합리적인 상식을 벗어난 것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때로는 규제가 서로 상반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표적인 예가 기업소득 환류세제다. 환류세제는 기업의 한 해 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투자, 임금
# 전세계 인구 74억여명 중 한명의 죽음일 뿐이었다. 세계 230여개국 중 한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벌써 20여일이 지난 모로코의 생선장수 무흐친 피크리의 죽음 얘기다. 트럼프 당선이라는 이변(?)을 낳은 미국 대선 같은 숨가쁜 일정에 지나쳤다. 한명의 죽음이라는 점에서는 같았지만 태국 국왕 서거는 전세계가 주목했다. 피크리의 죽음은 비극 그 자체였다. 10월28일(현지시간) 피크리가 운영하던 노점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어종 보호 때문에 올해 판매가 금지된 황새치를 팔았다는 혐의였다. 경찰은 압수한 황새치 500㎏을 모두 쓰레기 수거트럭에 처넣었다. 피크리는 전 재산인 생선들을 건지려 트럭 안으로 몸을 던졌다. 그 순간 쓰레기 분쇄기가 작동했고 그는 결국 숨졌다. 분쇄기 밖으로 머리와 팔이 밖으로 드러나 있는 피크리의 시신 사진이 소셜미디어로 퍼지자 시민들은 분노했다. 이집트, 리비아 등 중동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 시절에도 꿈쩍않았던 모로코에서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0
불과 6일 전 서울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100만 촛불민심은 대통령 ‘하야’와 ‘퇴진’에 있었다. 대통령은 이 집회 뒤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무거운 마음으로 들었다. 국정 정상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통령의 고심은 말바꾸기와 시간벌기를 통해 100만 촛불민심에 대적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내치를 맡기는 책임총리와 2선 후퇴와 관련해선 헌법에 근거규정이 없다고 하더니 하야와 같은 즉각 퇴진과 질서있는 퇴진 요구에는 헌법에서 보장한 5년 임기를 위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선출되지도 않은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국정의 일익을 맡긴 건 헌법상 국민주권주의를 위배한 것이란 사실은 쏙 뺐다. 지난 4일 2차 사과 때 스스로 약속한 검찰 조사까지 회피하고 있다. 검찰이 최초 지난 16일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지만 변호인을 통해 사실상 불응했다. 검찰이 다시 최순실 기소일 이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으나
2014년 7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빚 권하는 사회’의 개막이었다. 이른바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그의 정책은 부동산 경기를 띄워 내수를 살리고 소비를 활성화하는 게 핵심이었다.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수출이 줄고, 제조업이 망가지는 상황에서 성장률을 끌어 올리기 위한 시도였다. 그 해 8월부터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가계부채도 급증했다. 경제규모가 쪼그라 들지 않는 한 가계부채는 늘 수 밖에 없지만 문제는 10%를 넘는 증가속도였다. 이같은 정책기조는 유일호 경제팀이 들어선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3분기 GDP 성장률 지표는 부동산으로 성장률을 떠받치려 했던 의도가 관철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1분기 전보다 0.7% 확대된 3분기 GDP의 성장기여도는 내수 1.3%포인트, 순수출 -0.6%포인트였고, 내수 중 건설투자(0.6%포인트)의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금리를 낮추고 주택담보대출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며 세계 양강인 미·중 관계에도 새 바람이 불 전망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 입장에선 ‘트럼프 정부가 아무려면 오바마 정부 때보다 힘들겠느냐’며 내심 반기는 눈치”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오바마 정부는 2011년부터 ‘아시아 재균형 전략’(피봇 투 아시아)을 통해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안보 전략 측면에서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는 정책을 펴왔다. 중국이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과 영유권 갈등을 빚을 때마다 미국은 주변국 편을 들며 중국을 피곤하게 했다. 오바마의 중국 압박은 경제 분야라고 예외는 아니다. 세계 7강(G7) 중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가 미국과 일본 2개국 뿐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IB가 무엇인가? 중국 ‘대국굴기’(대국으로 우뚝 일어섬) 외교 정책의 핵심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구축)의 자금줄 아닌가. 결국 미·일이 연합해 AIIB에 가입하지 않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국정과제들까지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개입 사태에 사과하면서 한 말이다.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만큼은 꺼뜨리지 말아달라”고도 호소했다. 아마도 ‘창조경제’ 정책을 두고 한 말일 게다.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를 상징하는 1순위 국정과제다. 열일 제치고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꼬박꼬박 참석했을 정도로 대통령의 애착도 남달랐다. 이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의 불똥이 창조경제 정책 전반으로 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대통령 본인에겐 뼈아플 듯 싶다. 용어의 모호성 때문에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정권 초기 ‘창조경제’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 기반 조성 사업과 중소기업 재도전 프로그램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창업가들을 옥죄였던 수많은 규제들이 풀리면서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 평가가 엇갈리기
"지금이 5공 때도 아니고…" 상식을 벗어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흔히들 하는 얘기다. '최순실 게이트'로 부르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부르건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30여 년전 5공 시절이 연상된다.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각종 비리 속에서 2013년 벌어졌다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퇴진 압력은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버틸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검찰)수사까지는 안 갔으면 좋겠다"며 조폭 수준의 협박을 한 인사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던 조원동씨로 드러났다. 그는 "VIP로부터 직접 들었다, VIP의 뜻이다"라며 이 부회장 사퇴요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을 압박한 정황은 드러났지만 대기업 경영권까지 간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라는 최고 권부가 대기업 돈을 뜯어내는데 동원됐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사기업의 경영권까지 좌지우지
# 미국 워싱턴 포토맥 강변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호텔(Watergate Hotel).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6년 10월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 취재차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그 곳을 들른 적이 있다. 당시 그 호텔 앞에서 한 무리의 미국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었는데, 교사는 학생들에게 '게이트'와 '크룩(crook·사기꾼)'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아픈 역사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1972년 이 호텔에서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재임 중 물러난 대통령이 됐고, 이후 정치권력이 연루된 대형 비리 스캔들에 '게이트'라는 말이 접미사처럼 붙게 됐다. 당시 닉슨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I'm not a crook)"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닉슨 최측근들이 도청공작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진상을 은폐한 닉슨은 결국 크룩(crook)이 돼 버렸다. # 워터게이트 사건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하다.’ 유명한 광고 문구를 패러디한 이 문장이야말로 지금 대한민국 상황에 걸맞지 않나 싶다. 더 놀랄 일이 남았을까. 아니 이제부터 시작인가. 지난달 28일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영란법)이 발효된 지 한 달 됐다. 한 국립대는 교수가 반경 몇 킬로 이상 나가는 경우 ‘외근’으로 간주해 휴가계를 내도록 했다. 이 학교 교수는 “앞으로 정부 부처는 자문 따위를 요구하지 말라”고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는 월 3회 이상 외부 활동을 못 하게 한 사문화된 교수지침을 ‘영란법’ 덕분에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한 법학 교수는 “매주 금요일은 신고의 날”이라며 “외부 활동이 기록으로 남아 성향 관리까지 당하게 생겼고, 지방 사립대에서 이미 조짐이 보인다”고 개탄했다. 영란법이 교수의 인권이나 개인정보 보호는커녕 제자로부터 커피 한잔도 못 받게 해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시절이다. 그래도 국민은 최선을 다해 지키려 애쓴다. 그런데 한 달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지난 해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메르스(MERS) 공포’는 대단했다. 듣도 보도 못한 신종 바이러스에 보건당국이 허둥지둥하면서 쉽게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국민들 살림살이에 미친 경제적 파장이 예상을 뛰어 넘었다. 그 피해가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메르스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해외 손님들의 입국 취소가 잇따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물론 신용카드 승인액이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그 어디에서도 탈출구를 찾기 힘들어 보였다. 한 마디로 오리무중(五里霧中) 이었다. 실제 메르스 발생 한달여 만에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당시 아모레G와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회사의 시가총액이 6조 4000억 원이 줄어 드는 등 곳곳에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시 ‘경기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정도였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더 엄청
게임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언론을 보면 그랬다. 역사상 가장 흠결 많은 두 후보의 추악한 싸움이라는 평가를 듣는 미국 대선 얘기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별 차이 외에 정치가와 기업가, 인사이더(워싱턴 정가에 20년 이상 머물며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 역임)와 아웃사이더(정치경력 1 ~ 2년에 불과) 등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사전투표는 한창 진행 중이다. 실제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11월8일)를 코앞에 둔 지난주 금요일까지 AP통신과 독일 여론조사기관 GfK의 공동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51%)이 트럼프(37%)에게 14%포인트 차이로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지지율에서 그럴뿐 당선확률은 더 명확했었다. 선거 예측 모델의 클린턴 후보 승리 가능성을 종합(26일 기준)한 결과 평균 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게임이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미국
30일, 83일. 박근혜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실명보도가 나간 이후 30일 만인 지난 20일 엄정한 처벌 등 공식적 입장을 표명했다. 하루 전인 19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학생들이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철회를 주장하며 농성한 지 83일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그동안 시중에는 갖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국정감사는 파행으로 문을 열었고, 뒤늦게 정상화된 감사에서도 ‘미르·K, 최순실, 정유라, 이화여대특혜’ 관련이 민생이슈를 집어삼켰다. 따로 시작된 두 사건은 같이 얽히면서 복잡해졌다. 그래서 이 사건은 일단락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들을 보인다. 최 총장은 사임의 뜻을 밝히면서 “ 정씨(유라)의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는 없었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농성을 풀었지만 하나의 관문만 넘겼다며 2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은 정유라 입시비리 조사 촉구에 이어, 교수협의회 중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