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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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입자의 거주비 부담 완화와 임대소득을 올리는 집주인에 대한 과세체계를 확립한다며 의욕넘치게 꺼내든 '전·월세대책'(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카드는 사실상 누더기가 됐다. 지금 분위기라면 기존 과세 근거도 없앨 태세다. 결과적으로 보면 애당초 이번 대책을 이끈 기획재정부에 임대소득 과세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이번 과세 방침에 가장 극렬히 반대해온 이들은 한결같이 "시장이 안 좋은데 왜 이런 시점에 과세카드를 꺼내드냐"며 타이밍을 거론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가 꺼내놓은 '타이밍' 발언에 일부 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까지 거들고 나섰다. 이들은 '임대소득 과세'에 대해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새로운 과세체계를 만든다면 이 같은 의견도 충분히 개진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에 버젓이 명시된 과세를 '타이밍' 운운하며 따진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런 식의 논거를 펴는 교수들도 강단에 설 자격이
'국민이 안전한 나라' 1년여전, 박근혜 당선자는 대통령직 취임에 앞서 정부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새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조직의 진용을 짠 것인데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눈에 띄는 '간판'들이 많았다. 이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안전행정부' 였다. 기존 명칭인 '행정안전부'에서 '안전'과 '행정'의 순서를 바꾼 안전행정부의 경우, 얼핏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말은 달랐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조정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했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박 대통령의 약속을 보면서 국민들은 '첫 여성 대통령은 역시 다른 게 있어' '이젠 정말 편안한 나라에 살게 됐구나'라는 바람을 가졌을 지도 모르겠다. '안전만큼은 확실히 하겠다'는게 박 대통령의 자신감이었는지, 표심(票心)을 헤아리는 오랜 정치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는 차치하고, 국민이 피
'일자리가 희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최근 공모한 재취업 성공기를 보면 일자리의 무게가 각별하게 느껴진다. 청춘을 불살랐던 직장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난 중장년층이 새 일터를 찾는 과정은 대부분 고난의 연속이었다. 눈높이를 낮추고, 체면이 깎이는 것을 무릅쓰며 지인에게 부탁을 해보고, 전혀 새로운 기술을 익혀도 일을 구하기가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그나마 이렇게 수기를 쓰게 된 이들은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지만 여전히 '희망'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훨씬 많다. 아예 취업문을 열어보지도 못한 청년층에겐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 전쟁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사실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갈등'도 지금의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그리 먼거리에 있지 않다. 정부가 정년연장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을 법제화하려는 것도 일자리 확대 노력이라는 측면에선 조금은 이해가 된다.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면 일손 부족분을 메
“아직도 양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가?” 소설이자 영화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연쇄살인 사건이 해결된 뒤 박사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는 FBI(미국연방수사국)요원 클라리스 스털링(조디 포스터)에게 이렇게 묻는다. 도살당하는 양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던 스털링에겐 의미심장한 질문이었다. 과연 ‘양들’은 누구이며, ‘침묵’과 ‘울음소리’는 무엇인가. 제목 자체가 성경 구절에서 유래했기에 종교적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양들’은 살인사건의 피해자들, 나아가 무지하고 선량한 대중을 의미하는 게 일반적이다. 스털링은 들리지는 않지만 실재했던, 피해자들의 울음소리를 늘 의식하며 살았다.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런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죄의식이다. ‘두 계모’의 행위와 그에 대한 처벌이 또 한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피해자이자 공범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는 ‘양들’이요
최근 상장기업들의 사업보고서 발표 과정에서 등기임원의 개인 연봉이 처음 공개되면서 '분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누가 더 가져가느냐 덜 가져가느냐'의 논란은 공개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까지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 분배적 정의(正義)의 측면에서 보면 분배는 사회체제의 선택과 관련이 있다.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가 곧 분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경제체제는 사적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고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자유경쟁을 수단으로 삼고 있다. 사회주의는 그 반대의 이상을 추구한다. 4명만이 사는 사회가 존재한다고 치자. 케이크 하나를 놓고 4명이 둘러 앉아있다. 이 케이크는 이들이 공동의 동일한 노력으로 얻은 결과물이다. 인간이 철저히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다고 할 때 이 케이크를 어떻게 자르는 게(분배비율을 정하는 게) 공평하다고 인식할까. 누가 먼저 칼을 잡을지도, 칼을 잡은 사람이 어떤 크기로 케이크를 자를지도, 잘려진 케이크 조각을 누가 먼저 선택할 지도 알
중국의 경찰과 검찰 기능을 맡는 기율검사위원회 왕치산 서기가 지난달 열린 중국 양회 중 하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거론해 화제다. 중국 지도자들이 나랏일을 정하는 회의석상에서 별그대를 주제로 난상토론까지 벌였다니 한국인들은 문화적 우월감을 느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별그대 신드롬으로 가장 큰 쾌재를 부른 곳은 따로 있다. 별그대를 한국보다 2시간 늦게 중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독점 상영한 현지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사이트는 중국 드라마 한편 상영료인 100만위안(1억7000만원) 정도를 주고 SBS로부터 별그대 전회의 독점 상영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치이의 헐값 투자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방영 첫 주부터 조회수가 1000만건을 넘나 싶더니 12회 방영에는 4억건, 15회 방영에는 5억건으로 조회가 밀려들었다. 당연히 아이치이에 엄청난 금액으로 광고를 하겠다는 글로벌 기업들이 줄을 섰다
방금 하려던 얘기를 까먹거나 손에 휴대폰을 쥐고도 휴대폰을 어디에 두었지? 하는 깜빡 증세를 한탄하는 나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기억력 감퇴보다 더 큰 문제에 봉착했다는 생각에 가끔은 멈칫한다. 일명 '디지털 치매'가 심각해진다는 생각에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전화번호를, 노래가사를 제대로 외우지 못한다. 디지털기기와 서비스에 의존하는 생활습관이 아예 정보를 외울 필요가 없게 하고, 이는 기억한 정보조차 빠르게 잊게 한다. 대신 머리에는 '기계조작이나 검색방법'이 입력된다. 연속극 대사처럼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진 지난 SK텔레콤 불통사태는 역설적이게도 이 사실을 극명히 보여줬다. 우리가 얼마나 휴대폰에 의존하는가를, '디지털 치매'에 걸렸음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것을. "당시 속은 터지고 맘은 급했는데 공중전화 찾을 생각은 아예 못했어요. 생각이 났다 해도 동전도 없었고, 요금도 모르고. 그런데 공교롭게 배터리도
우리말에 '총대를 멘다'는 말이 있다. 정확한 어원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총(銃)자루를 멘다'는 것이니 군대에서 나온 '관용어'로 보인다. 과거 전쟁터에서 총대를 메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자기 덩치만한 총자루를 메고 다니면 바로 노출돼 적의 '타깃'이 되기 쉬웠다. '총대를 메다'의 사전적 의미는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에 앞장을 서다' 이지만, 시쳇말로 '책임을 뒤집어쓴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연초 검찰 발표로 드러난 카드3사 고객 정보유출 사고로 카드사 사장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시점 훨씬 이후에 사장이 된 사람도 있으니 누군가 '총대를 멨다'고 볼 수 있다. 카드3사에서 유출된 개인 정보는 1억400만건에 달했다. '단군 이래 최대 개인 정보유출 사고'라는 비아냥 소리도 나왔다. 고객들은 불안했고, 카드 재발급과 해지, 탈회가 하루에 100만 건을 웃돌았다. 카드사들이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보였다. 이러니 누군가 총대를 메서라도 여론을 달래야
"'와우'(wow) 요인이 없다." 출시가 임박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5', 현대자동차의 'LF쏘나타'를 두고 외신에 언급된 촌평의 하나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의욕적으로 준비한 전략상품에 이런 평가가 붙는 게 일견 달갑지 않다. '갤럭시S5'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5번째 모델로,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를 MWC에서 첫 선을 보인 것은 '갤럭시S2' 이후 3년 만이다. 'LF쏘나타'는 1985년 데뷔한 베스트셀링카 '쏘나타'의 7세대이자 2009년 9월 'YF쏘나타'가 나온 후 4년반 만에 재탄생하는 모델로 국내 중형차 시장까지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두 신제품이 공개무대나 시점이 갖는 이런 상징성에도 소비자들을 놀라게 만들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듣는 것은 전작에 이은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 등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오늘도 짧은 치마는 소녀들과 한 몸이다.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붙어 있는 바로 그 치마. “저것은 ‘스판’일까”라는 궁금한 시선은 이내 그들의 몸짓에 빼앗긴다. 온 몸을 더듬고, 훑는 춤. 앳띤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야릇한 표정.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걸그룹의 ‘도발’은 여러 갈래의 생각으로 갈릴 것이다. 그들의 안무를 흉내 내는 아동들이 있는가 하면, 입을 벌리고 보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이상한 죄책감을 느끼는 아저씨들도 있을 것이다. 이제 와서 걸그룹의 노출에 대한 윤리적 분석은 무의미하다. 돌이켜 보라. 자기 자신이 이 ‘관음 사회’에 조금이라도 일익을 담당해 왔다면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가 얼마나 가식적인지를 곧 깨닫게 될 테니까. 걸그룹의 노출을 비판하는 기사에 노출도가 가장 높은 사진을 같이 싣는 작태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건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와 같다. 사실 딱히 건전해야 할 이유도 없기는 하다. 하
'통일대박' 지난달 6일 취임후 근 1년만에 첫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화두였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약속도 보태졌다. 그로부터 한달 보름여만인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과 경제에 대한 '답안지'를 들고 다시 국민 앞에 섰다. 돌아보면, 연초 박대통령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대북문제를, '대박'이라는 파격적인 단어까지 써가며 국가적 담론으로 끌어들인 건 탁월한 정치감각이었다. 문제는 그 뒤. 두 달이 다 돼 가는 동안 국민들은 통일이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차와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중요한 화두를 던질 땐 많은 고민과 내부토론이 전제되고, 담당 부처들은 이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이 뒤따르는 게 통상적인 정부의 일처리 방식이다. '통일=대박'이라는 대통령의 계산을 국민들에게 공감시키려면 남북 공존 방안, 산업별 육성전략, 편익 비용분석 같은 게 뒤따라야 할 터인데, '통일대박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의 미래 가능성이 연일 화제다. 지난 17일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를 받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자본시장이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과거 닷컴열풍 이후 거품붕괴나 바이오열풍의 휩쓸림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사물인터넷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토대로 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시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높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사물인터넷을 위한 RFID(전자태그)칩과 센서를 부착한 시스템이 현재 전세계에 약 100억개 있다고 한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전세계 단말기 1조5000억개의 0.7%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직 사물인터넷으로 연결 가능한 단말기가 99.3%나 존재한다는 의미로 잠재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들도 사물인터넷시장이 앞으로 10년간 19조달러(약 2경원) 규모의 신세계를 열 것이란 희망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