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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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7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어려움 속에서도 승리의 여신에게 입맞춤 당한 사람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후보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대선이 끝났지만, 모든 게 종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중요하다. 새 대통령은 당선의 축하를 받기에 앞서 앞으로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한다. 새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는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과거문제의 해결로 대선 때 이슈가 됐던 도덕성의 회복이다. 잘못된 과거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정의가 살고 다른 과제도 풀 수 있다. 둘째는 현재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격차해소다. 투자를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시켜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그늘진 사람들에게도 햇볕이 들도록 해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 과대해진 정부를 대폭 축소하고, 실타래처럼 헝클어진 교육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미룰 수 없다. 셋째는 미래 의제인 5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나고 있다. 17대 대통령 선거 유세전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구애가 끊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 환생(還生)의 이유는 ‘표에 대한 구걸’이다. 경로는 2가지다. 하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구애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회복, 특히 일자리 창출에 대한 유권자의 요구다. 박 대통령의 장녀인 박 전 대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선 후보들은 박 대통령 칭찬에 나선다. 박 전 대표가 대구와 경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대 실업률과 ‘사오정’으로 표현되는 40대 후반의 ‘실업자 가장(家長)’의 표를 얻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며 박 대통령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 환생을 주도하고 있는 대선 후보들은 ‘표의 구걸’에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을지 몰라도 심각한 ‘가치의 전도’를 겪는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를 발전시켜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절대빈곤을 퇴치하는 데 기여했지만, 깨끗하고 도덕적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는 게 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기 때문에 나의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현실 사이에는 어떤 왜곡도 없다고 믿는 경향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선택한 것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이 아닌 것이라도 사실이라고 착각한다. 이런 현상을 ‘허위합의효과(False Consensus Effect)’라고 한다. 자신의 의견이나 신념 및 행동 등이 실제보다 더 보편적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을 설명하는 말이다. 17대 대선 과정에서 돌출된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온갖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검찰이 50명이 넘는 수사 인력을 투입해 계좌추적과 문서검증 등을 통해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의혹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검찰 수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방송과 신문 등에서 BBK의혹을 너무 많이 보도함으로써 의혹이 사실이라는 이미지가 광범위하게
“대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김근태 대통합신당 고문의 말처럼) 국민들이 노망들었기 때문입니까?”(한 기업체 사장) “대선에서 후보를 선택할 때 중요한 2개의 기준은 능력(Competence)과 됨됨이(Warmth)입니다. 능력과 됨됨이 가운데 어느 것이 중시되느냐는 그때그때의 대선에 따라 달라진느데, 이번 대선에서는 능력이 중시되는 것일 뿐 국민들이 노망들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노무현 대통령은 지혜로운 프레임(Frame)을 가졌다고 생각합니까? ”(모 전 대사) “노무현 대통령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 가치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나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으며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혜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나의 가치도 수많은 가치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남의 가치도 인정하며 존중하는 것이 훨씬 더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최인철 교수) 5일 아침 서울 명동 은행회관
"가뜩이나 먹고 살기도 피곤한데 정치판의 진흙탕 싸움에 염증이 난다"고 할 일이 아니다. "찍을 자가 없다"고 투표권을 내팽개쳐 버릴 일도 아니다. 대통령선거가 근사하고 품격 있는 행사여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리자. 후보자들이 분바르고, 변장하고, 가면을 쓰더라도 가급적 발가벗겨야 하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유권자는 가만히 있는데 후보자들끼리 서로 발가벗겨 준다면 더없이 고마운 일이다. 대통령선거가 아니었다면 위장취업으로 빼돌린 세금을 토해내게 할 수 있었을까. 병역을 피한 자녀가 외딴 섬에 가서 봉사활동이라도 했을까. 비정규직 자녀 몫으로 돼 있던 주식을 아버지에게 되돌려 주었을까.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수상한 사건이 이처럼 낱낱이 알려질 수 있었을까. 대통령선거가 아니라면 검찰이 국세청장을 감히 구속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선거가 끝나면 후보자들은 가면을 벗고 권력자의 모습을 드러낸다. 유권자들은 힘 없는 민초로 돌아간다. 궁금해도 물어볼 수 없고 수상해도 뒤져볼
“대한민국이 21세기에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까가 고민입니다.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을 투입하더라도 21세기에 먹고 살 기틀을 잡아주는 것이 내게 남겨진 마지막 사명입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1980년 초, 모 대학 정치학과 교수를 불러 털어놓은 얘기라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북한 정치를 오랫동안 강의해 온 그 교수를 찾아 “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그렇다고 하루에 10끼를 먹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이 그 때 그 교수에게 밝힌 ‘21세기에 대한민국이 먹고 살 분야’는 IT(반도체)와 항공이었다. 이 회장은 그 때부터 삼성그룹 계열사를 총동원해 반도체 투자에 집중했다. 그 결과가 바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발전했고, 그 힘을 바탕으로 일본의 소니와 NEC를 따돌리고 세계 제일로 부상했다. 이 회장과 대한민국의 21세기를 놓고 대화를 나눴던 그 교수는 “이병철 회장 등 재벌을 창업한 오너들은 일반인들이
"보험업계도 당초 동의했다. 현재 특정 업체가 반대하고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1곳이다. 대외신인도를 감안해서라도 특정 회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만난 시중은행장은 내년 4월로 예정된 방카쉬랑스 4단계 시행을 연기하자는 보험업계 주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보험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짐작이 어렵지 않았다. 은행들이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 판매가 허용되는, 4단계 방카쉬랑스에 어느 정도 집착하는지도 실감했다. 은행장의 '과감한' 발언은 요즘 은행권에선 공공연히 제기되는 위기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위기의식은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충격이 아니라 수익성의 악화에서 출발한다. 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갈수록 둔화하고, 예금은 증권 쪽으로 이탈하면서 순이자마진(NIM·님)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님'이 0.14%를 기록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시중은행의 '님'은 불과 2년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5만1800달러였다. 1980년에는 6246달러로 영국의 65% 수준에 머물렀지만 1999년에 영국을 따돌렸다. 26년 만에 8.3배나 성장했다. 한국의 1인당 GNI는 지난해 1만8372달러로 1986년(2643달러)보다 7.0배 늘었다. 21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6%에 이른 덕분이다. 아일랜드의 경제도 같은 기간 연평균 5.9% 증가해 1인당 GNI는7951달러에서 5만1800달러로 6.5배 성장했다. 21년 동안의 경제성장률과 1인당 GNI 증가폭에서는 한국이 아일랜드를 약간 앞질렀다. 1990년대 이후 구조조정에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턴 어라운드 국가’로 평가받는 아일랜드와 비슷한 성장을 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1인당 GNI의 격차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1986년의 격차는 5308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격차는 3만3428달러로 확대됐다. 21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경제
금융시장의 궤적을 10년, 20년 단위로 되짚어보면 크고 작은 위기가 되풀이됐다. 마치 호황은 위기를 먹고 자라는 듯 호시절은 급박한 위험을 타고 올랐을 때 찾아왔다. '블랙먼데이'가 만 20년이 된 지난 19일(금요일). 뉴욕증시는 또한차례 악몽에 시달렸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1만4000선을 웃돌던 블루칩(다우) 지수가 월가를 공포에 빠뜨린 20년 전 낙폭의 3분의2 정도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들이 급락한 것이다. 다행히 급락세는 다음 거래일인 먼데이에 멈췄고, '블랙데이'에 대한 우려도 진정됐다. 하지만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해소되지 않은데다 배럴당 100달러를 위협하는 고유가 행진, 잇단 경고음이 켜진 중국경제의 과열위험 등이 지속돼 또한차례 위기가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기는 반복되지만 늘 같은 양상은 아니었다. 최근 증시 급락만 보더라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불안요인이 주식이 아니라 채권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중앙은행에
한국에는 부자가 거의 없다. 물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이르는 선진국이어서 소득 규모만으로는 부자가 적지 않다. 금융자산만 100만 달러(약 9억4000만원) 이상인 부자만도 9만9000명이나 된다. 하지만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재산이 10억원이 넘고 연봉이 1억원에 이르는 사람도 부자라고 느끼지 못한다. 아들과 딸의 사교육비로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쓰고,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의 원리금을 갚고 나면 꼭 하고 싶은 일에 쓸 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자녀 1명을 대학교 졸업시킬 때까지 필요한 돈이 2억3000만원이나 된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자녀양육비는 158만5000원으로 소득의 절반 수준(46.4%)이다. 또 전체 가구의 46.9%는 빚을 지고 있으며 가구당 평균 부채는 274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지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50.1%)다. 사업자금이 필요해 빚을 지는 경우(27.
미래에셋이 신입 사원을 채용하면서 자격증이 많은 응시자들에게 감점을 줬다고 한다. 박현주 회장의 지시였다는 후문이다. '쯩'이라도 내세워 보려고 새벽 학원가를 드나들던 취업희망자들에게 다소 당혹스런 소식일 수 있겠다. 주식시장에서 미래에셋의 투자 방식을 유심히 지켜봤다면 그 이유를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다. 미래에셋의 투자 방식이 인재 선발에도 적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미래에셋이 주식을 샀다 하면 주가가 오른다는 '미래에셋 효과'가 화두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래에셋이 매입한 종목에는 추종매매가 이어져 주가가 더욱 오른다. 미래에셋이 15조원을 굴리는 돈의 힘으로 주가를 좌지우지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현대중공업 주식도 미래에셋이 샀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가가 4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현대중공업 주식을 최근에 사들인 게 아니다. 주가가 7만원대 머물러 있던 3년여전에 이미 샀다고 한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적자상태였다. 현대중공업이 영업이익을 내고
남북 정상이 다시 평양에서 만났다. '첫 경험' 때의 흥분은 7년 새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5개월 정도 남은 탓인지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2000년에 비해서는 약화됐다. 현재는 과도한 낙관도 경계해야겠지만 지나친 폄훼 역시 섣부른 시점이다. 노 대통령이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등의 상징적인 제스처를 차치하더라도 두 정상의 회동은 '역사적'이다. 이번 상봉이 먼 훗날 '코리아' 융성에 또하나의 초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의 두번째 대면은 그 자체로 남북 사이에 놓인 벽을 조금 더 무너뜨린 것으로, 남북 경제교류와 협력을 진전시킬 여지가 분명히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나 스탠더드&푸어스(S&P)의 변함없는 시각은 너무 인색한 것으로 비쳐진다. 이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 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거나 "북핵 불능화 로드맵 마련을 위한 6자회담의 결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