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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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자 위 하루 달랑 남은 2020년 달력을 쳐다본다.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 평소 같으면 약속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을 12월과 1월 비어있는 공간이 많다. 아무리 뜨고 지는 해가 똑같다 해도 올해는 유독 뭘 하며 보냈나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신체의 일부가 된 마스크를 썼다 벗은 기억뿐이다. 경자년, ‘하얀 쥐의 해’라 그랬을까, 올 한 해 하얀색은 정말 신물 나게 봤다. 깜빡이도 켜지 않고 깊숙이 치고 들어온 바이러스는 삶을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새해를 맞으며 품었던 희망과 계획 모든 것이 뒤틀리고 빛이 바랬다. 여름 휴가는 8월 2차 재확산으로 흐지부지됐고, 주말은 ‘집콕’이 다반사였다. 아무리 되짚어 봐도 뚜렷하게 남는 추억이 없다. 이를 못내 아쉬워했던 아내는 이번 주 스키장을 예약했다. 11월 초 일찌감치 큰 맘 먹고 준비했다. 7살 어린 딸은 생애 첫 스키장 경험 기대로 한껏 부풀었다. 한 뼘은 커 보이는 스키복을 입고 벗기를 반복했다. 이마저도 3차 재확산으
#2020년 주식시장의 키워드는 ‘동학 개미’다. 지난 3월 폭락의 공포를 과감히 지웠다. 개인은 3월 한달간 코스피에서 11조1000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외국인이 내다판 12조5000억원어치 주식을 그대로 받았다. ‘동학개미운동’이란 명칭이 붙게 된 출발점이다. 1400선까지 빠졌던 지수를 2배 가까이 끌어 올린 것은 전적으로 ‘동학 개미’의 힘이다. 올해 개인의 순매수 규모(코스피+코스닥)는 64조원을 웃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연초 30조원 규모에서 60조원대로 급증했다. 올해 신규 개설된 주식계좌만 560만개가 넘는다. 그렇다고 과거의 ‘묻지마 투자’ 광풍은 아니다. 모르는 종목 대신 생활 속 경험한 종목을 택한다. 저가에 코스피 우량주를 매수해 상승장에 팔아치워 수익을 낸다. 애플, 테슬라, 아마존 등 해외주식도 낯설지 않다. 폰 안에선 삼성전자나 애플이나 생활 속 익숙한 종목일 뿐이다. 시장 버팀목 이미지였던 동학 개미는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 개미’가
바이든과 트럼프. 올해 미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었던 두 인물을 꼽자면 단연 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가른 예상밖 인물,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있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연초만 해도 힘을 받지 못 했지만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부각될수록 트럼프 대통령과의 1대1 승부는 어렵다는 비관론이 제기되면서 결국 낙점을 받았다. 이에 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탁월한 경제지표(실업률, 증시, 성장률 등)와 샤이 트럼프(드러내놓고 지지하지 않지만 결국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는 이들)를 기반으로 코로나19(COVID-19) 확산과 인종 차별 시위 등으로 여론조사에는 뒤지더라도 4년 전의 예상 밖 승리를 재현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었다. 운명을 가른 것은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보름여간이었다. 정확히는 9월18일 긴즈버그의 별세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알려진 10월2일까지가 그 기간으로 그 사이에는 9월26일 긴
'조직화된 소수'의 이해관계를 '조직화되지 않은 다수(소비자, 납세자, 국민 등)'가 당하지 못할 때가 많다. 소수집단의 이익을 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은 저서 ‘집단행동의 논리’에서 이런 이익집단이 성장과 번영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례는 국내에서도 목격된다. 35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한 실손보험이 그 하나다. 병원비를 내면서 곧바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24시간, 365일 언제든 앱 하나로 1분이면 된다. 모두가 편리할 수 있는 이 사안이 10여년 동안 진척되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비효율적 절차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게 11년 전인 2009년이다. 금융당국도 긍정적이다.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IT(정보기술) 강국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진영논리로 갈라진 여야가 모두 공감한다.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지닌 시민단체들도 한목소리를 낸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동생이 모 기업 인도 지사에서 3년간 근무하다 이달 초 한국으로 복귀했다. 동생 가족이 인도에 생활하는 마지막 1년 동안 아버지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는 지난 21일 오후 2시 기준 코로나19(COVID-19) 전체 확진자 수가 1005만5569명에 달할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에 놓여 있다. 인도는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고, 하루 확진자 수도 2만4337명을 기록할 정도다. 매일 동생 가족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시던 아버지께서는 최근 동생 가족이 귀국하자 “이제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최근 국내에서 하루 1000명이 넘는 환자가 계속 나오자 “이제 어디도 안심할 곳은 없다”며 “웬만하면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하신다. 요즘 아버지의 최대 관심사는 ‘인도’에서 ‘백신’으로 바뀌었다. 매일 뉴스를 확인하면서 백신 수급에 대한 뉴스를 꼼꼼하게 챙겨 보고 궁금한 점을
"혹시 후회되거나 아쉬운 정책이 있습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죠" "곤란하신게 많으신가봐요. 장관님 뜻대로 안되는게 많았나봐요" "(웃음)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청산유수처럼 말씀하시는 장관께서 이 대목에서 말을 안하세요" "(다시 웃음) 주택정책을 맡고 있는 저의 많은 실수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많고 그렇습니다" ​ 10월23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김현미 장관간 오간 문답이다. 국감장이었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는 '힘들지? 언니한테 힘든거 말해봐'라고 위로해주는 듯 했다. ​ 그날의 문답이 기억에 남은건 시장에선 아우성인 주택정책을 놓고 오간 화기애애한 대화 때문은 아니다. '실수'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그것도 '많은 실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때도 '정책이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뻣뻣했던 김 장관이 실수를 인정한 적이 있었던가. 그는 3년이 넘는 재임기간 무엇을 가장 뼈아픈 실수로 생각할까 궁금했다. ​
# "할머니 뽀뽀 한번 해드려" 해도 머뭇거리며 피하던 아들이었다. 올해 10살.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주로 돌봐 주셔서 그런지 자주 만나지 못했던 할머니는 낯설어했다. 그랬던 아이가 요즘은 '할머니 최고'라고 한다. 해달라는 거 다 해주시고, 항상 칭찬하고 예뻐하시는데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아이의 마음을 돌린 주역은 따로 있다. '할머니표 밥'이다. 언젠가 부터 할머니댁에 가서 밥 먹는 걸 좋아하더니 이제는 연신 "할머니 요리가 최고"라고 한다. 된장찌개, 불고기, 생선구이, 전, 나물에 김치까지 할머니 반찬은 다 맛있다는 아들. 7살 때부터 2년간 해외 생활을 하고 돌아온 이후로는 '증세'가 더 심해졌다. 할머니댁 갈 날만 학수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향 가는 길은 점점 힘겨워진다. 코로나19로 지난 설날 이후 못 뵌지가 벌써 11개월 째다. 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연로하신 어머니, 그것도 어린 아들과 함께 찾아뵙는 모험을 감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요
1 미시간주 도시 앤아버는 겨울 추위로 악명 높다. 체감 온도가 영하 20~30도까지 내려가 한 겨울에는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확 줄어든다. 미시간대 앤아버캠퍼스도 오후 5시만 되면 사람들 발길이 뜸해진다. 이런 추위 탓에 앤아버의 겨울 교통은 최악이다. 도로 전체가 얼어 빙판길로 변하는 데다 눈도 많이 내린다. 버스의 경우 정거장마다 도착하는 시간이 멋대로이고, 어떤 날은 아예 운행하지 않는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미시간대 앤아버캠퍼스에서 공부한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도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온몸을 떨며 버스를 기다린 적이 많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겨울마다 반복되는 이 형편 없는 교통 시스템에 치를 떨었다. 2 페이지는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다. 페이지가 고안한 방법은 '개인용 고속 운송 시스템'. 고객이 신호를 보내면 모노레일을 따라 2인용 캡슐 자동차가 번개처럼 나타난다. 고객은 캡슐차를 잡아타고, 원하는 곳에 빠르게 갈 수 있다. 페
2020년 12월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은 코로나19바이러스(COVID-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거의 돌아왔다. 아이들은 학교에, 어른들은 직장에 정상적으로 다닌다. 식당에도 거리에도 사람들이 넘쳐난다.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것을 제외하면 코로나19의 공포에서 거의 벗어난 듯 하다. 그나마 국가 주석을 포함해 모든 고위층이 모여있는 수도인 베이징은 코로나19 통제는 다른 도시보다 강한 편이다. 지난달 출장을 다녀온 저장성(浙江省)의 성도(省都)인 항저우(杭州)에선 마스크를 쓴 사람도 별로 없었다. 항저우 현지인이 "호텔 로비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베이징에서 출장온 사람들 뿐"이란 우스갯 소리를 할 정도였다. 중국이 여전히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의심받고 있지만 이젠 중국인에게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여름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됐던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수천명이 거대한 풀장에 모여 파티가 벌어졌을 정도다. 중국식 방역은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600명 이상 나오면서 불안이 고조되고 있지만 지난 3월 1차 확산 때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때는 기본적인 방어막인 마스크를 맘대로 구할 수 없다는 현실이 패닉을 불렀다. 부랴부랴 수립한 공적마스크 공급 체계가 작동하고야 불안의 강도를 낮출 수 있었다. 마스크 공급에 숨통이 트이게 한 대기업이 있었으니 삼성전자다.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마스크 완제품 수십만 장을 공수해 국내에 기부하고, 마스크 원자재인 MB필터를 들여왔다. 마스크 제조업체들에게 제조공정을 개선해주고 기술을 전수해 마스크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리게 했다. 이런 사실 중 일부는 지난 8일 무역의 날에 금탑 산업훈장을 수훈한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공적서에 기재됐다. 훈장은 김 대표 개인에게 줬지만 삼성전자라는 기업의 공이다. 연초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급속히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제2의 IMF가 올 거라는 위기감 또한 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2의 외환위기는 없었다. 1997년과 9
#올해도 어김없다. 연말로 접어들자 도심 곳곳에서 크고 작은 관급공사가 한창이다. 멀쩡한 가로수를 뽑아내고 보도블록과 아스팔트를 갈아엎는다. 매년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전대미문’의 코로나19(COVID-19) 사태에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불요불급한 예산집행을 보고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최근 서울역에서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메인 도로와 주변 도로는 출퇴근시간마다 극심한 정체를 빚는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늘었지만 곳곳에서 진행되는 공사로 차량들이 가다서다를 수시로 반복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16일 숱한 논란에도 ‘광화문광장 재정비사업’을 강행했다. 내년 10월 완공 예정인 이 공사에 들어가는 예산만 800억원에 달한다. 실효성이나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떠나 ‘과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창인 지금 시장 권한대행이 밀어붙일 만큼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공사’인지 의구심을 품는 시민이 적지 않다. 서울에서만 연일 200명 넘는 확진자가 쏟
대통령 지지율은 단순 숫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지율은 곧 국정운영의 추동력으로 읽힌다. 이를 뒷배 삼아 칼자루를 쥐고 국정운영을 주도할 수 있지만, 때론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통상 지지율 40%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해나갈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콘크리트’로 여겨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40%가 붕괴됐다. 집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슨 일이든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정확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온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과 이에 대한 집권 여당 내 인식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지율 조사에서 흥미로운 것은 주요 지지층, 이른바 ‘집토끼’가 이탈했다는 점이다. 호남, 진보층, 여성, 50대에서 낙폭이 컸다. 전략적 의미를 지닌 계층과 집단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들이 포착된 것이다.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애매모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