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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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없다던데 진짜야?” 크리스마스(정확히는 선물)를 목빠지게 기다리는 초등학생 아이가 얼마전에 물어와 ‘갑자기 왜 그러지’ 의아했다. 가톨릭 계통 유치원을 나오고 또래보다는 순진한 구석도 있다고 생각해 왔던 터여서 궁금증은 더 커졌다. ‘아이도 이제 많이 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주말 사이 아이 옆에 붙어 있어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TV로 애니메이션 채널을 돌려가며 보던 아이가 아빠에게 알려줄게 있다면서 유튜브 화면을 보여줬다.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 선물을 얘기하던 바로 그때였다. 자주 보던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가 다 모여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른다면서 아빠도 같이 보자고 한 것. 무심코 듣다 귀에 한 대목이 꽂혔다. 유명 유튜버의 목소리로 들려준 한 토막. ‘크리스마스에 트리 주변이나 양말에 친구들 선물이 들어있으면 엄마, 아빠를 꼭 껴안아 주세요. 산타클로스는 없답니다’ ‘아 저거 때문에 그랬겠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이들 눈을 사로
중국이 달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분야는 반도체와 석유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2600억달러로 원유 수입액 1620억달러보다 많았다. 중국이 자급자족할 수 없는 항목에 달러, 석유, 식량과 함께 반도체가 있는 셈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무역적자를 줄이라는 요구는 곧 달러 돈줄을 죄겠다는 말이었고 의도했든 안 했든 미국의 금리인상은 중국으로 가는 달러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는 요인이 됐다. 미국이 지난달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며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살 수 있도록 6개월 동안 예외를 인정했지만 언제든 수입을 막아 유가가 치솟으면 중국이 괴롭다. 중국이 보복관세 목록에서 원유를 뺀 것도 자칫 자해행위일 수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담판에서 중국이 LNG(액화천연가스)와 함께 대두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한 것도 아쉬운 건 중국이기 때문이다. 대두는 브라질산 가격이 더 비싸고 이마저도 미국의 곡물기업이 장악
이른바‘김&장(김동연·장하성)’ 갈등이 불거졌을 때 정부 여당 인사들에게 물었다. 말을 아끼면서도 속내를 감추진 못했다. 평가는 다소 의외였다. 반반으로 갈렸다. 마치 박빙의 투표 결과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했다는 얘기도 된다. 더 흥미로운 것은 두 사람을 향한 지지 전선이었다. 과거 청와대와 부처, 관료와 비관료가 대립할 때면 ‘지지 세력’과 ‘안티 세력’이 확실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청와대, 비관료, 캠프 출신 등에 힘을 실었다. 늘공(늘 공무원)은 당연히(?) 관료를 지지했다. 실세에 대들다 떠밀린 관료 프레임, 또는 관료들의 조직적 저항에 굴복한 개혁 프레임 등이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참여정부 때 386과 부닥친 이헌재 전 부총리 등이 그 중 한 예다. 하지만 이번은 좀 달랐다. 어공이 절반으로 나뉘었다. 청와대 내, 기획재정부 내 늘공도 갈렸다. 김동연을 호위하지만은 않았다. 정치권도 그랬다. 바른미래당의 재선 의원은 장하성을, 자유한국당의
지난달 말 금융당국이 미국 초대형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7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로 공매도 제한 법규를 위반한 혐의다. 당국은 역대 최대규모 과태료라는 점을 강조하고 "앞으로 공매도 위반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이번에 드러난 시스템 허점을 보면 외국인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의 무차입 공매도가 일상적으로 이뤄져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주가하락을 예상해 다른 사람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걸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시장에서 싼값에 주식을 매수해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되고, 빌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골드만삭스 사례는 무차입 공매도가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서울 강남 등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내놓았지만 반발이 거세다. 주택이 공급되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침체되고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시 풀리는 수조 원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시장을 다시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조성된 2시 신도시 주민들도 해당 지역의 교통망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전문가들도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도시 조성보다 광역철도 건설이 사회적으로 이익이 크다고 본다. 신도시 조성 비용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철도 교통망 확충은 택지 공급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통근시간이 줄고 편해지면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할 수 있고 경기악화 시점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최상위 국정과제인 일자리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막대한 투자비다. 1990년대 이후 정부지출에서 차지하는 복지 비중이 커지면서 세수를 통한 철도사업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등은 민
카풀삭제법 국회 통과...출퇴근 상관없이 전면 금지 자율주행택시·트럭도 못 달린다...후진하는 4차산업 완성차·IT업계 엑소더스...“한국은 4차산업의 무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이 같은 기사들을 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거친 소용돌이 속에서도 기존 관습과 제도, 기득권에 막혀 옴짝달싹 못 하는 나라.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마주친 미래는 암울했다. 이날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4개 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승차공유)서비스에 반대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같은 이유로 택시 파업과 광화문 집회를 진행한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집회 현장에선 “택시 죽이는 카풀을 몰아내자” “카풀삭제법을 처리하라”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박살내자” 등 날선 구호와 육두문자가 쏟아졌다. 이들은 카풀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정
지난 14일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여행업계간 교류행사장. 오후 4시를 넘기면서 행사에 참석한 한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술렁거렸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시장 영향력이 큰 씨트립이 판매를 재개한다는 것은 사실상 당국의 온라인 판매 승인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여기저기서 기대 섞인 대화들이 오갔다. 하지만 고무된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 씨트립은 사이트에 올렸던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몇 시간 만에 다시 내렸다. 조용히 판매를 재개하려다 반응이 뜨겁자 다시 속도 조절에 나섰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지난해 3월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이후 다양한 경제 보복 조치들을 취했다. 일부 조치들은 해제됐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 그나마 해제되는 조치들도 느린 속도로, 불투명하게 진행된다. 이번처럼 해제했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경우도 있다. 시쳇말로 '지네
에너지는 언제나 에너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동이 전쟁터가 돼온 핵심요인이 석유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에너지는 국가간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반영한다. 중국이 세계 제1의 원전대국이 되려는 것도 유사시 미국이 석유 등 에너지 수송로인 말라카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다고 보고 고도의 지정학적 판단을 한 것이다. 유가가 오를수록 외환보유액(달러)을 더 많이 소모해야 하는 문제도 걸려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지난 13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일본 도쿄에 들러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며 두 나라가 원자력 발전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은 산업적인 수준을 뛰어넘는다.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원전을 짓지 않고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주춤한 사이 중국의 원전굴기와 러시아의 원전 육성은 속도를 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원전수출을 시도하며 헤게머니를 쥐려는 걸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미국과 일본 모두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내정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독특한 이력이다. 정치적으로 극단에 있는 두 사람(노무현과 박근혜) 모두의 선택을 받은 것만 봐도 분명 만만찮은 내공의 소유자다. 지난해 대선 전후로 보수 진영의 러브콜을 받은 수차례 받은 그는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난파선의 선장이 된다. 대선 직후 당 대표,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등 그의 이름이 거론될 때면 우연찮게 만나 궁금한 것을 물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의 답은 한결같았다. 화두는 ‘보수의 가치’였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보수 정당은 무슨 가치를 점하고 있느냐”를 묻고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게 ‘마이크’라고도 했다. 한때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했던 것도 당선보다 가치를 말 할 ‘마이크’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국정교과서를 예로 들었다. 총리 내정자 시절 “국정 교과서가 합당하고 지속될 수 있는가 의문”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그다.
“학교 공부에 충실했으면 어렵지 않을 겁니다” 올해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아침 교육 당국 관계자는 전 국민이 보는 생방송에서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거짓말이란 게 드러났다. “그 문제 풀어봤어?” 수능 종료 후 ‘1교시 국어 쇼크’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자 지인들이 ‘국어 31번’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기 시작했다. ‘이공계를 전공했지만, 풀기 어려웠다’ ‘물리 문제지 국어 문제가 아니다’…뜻하지 않게 국민들은 올해 가장 악명 높았던 수능 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솔직히 글 쓰며 먹고 사는 기자 생활 19년째지만,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머리를 싸매고 몇 번이나 지문을 이해하려 했지만 포기했다. 지인들의 얘기는 자연스레 프랑스의 고등학교 졸업시험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로 넘어갔다. ‘올해는 어떤 문제가 나왔을까?’ 매년 6월 프랑스 국민들이 궁금해하며 기다린다는, 대학입학 자격시험 성격의 ‘프랑스판 수능’이다. 수능에 대한 제각각의 주장이 나올 때
“암 투병만으로 힘든 사람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 또 다른 고통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9월말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이 증인으로 나온 보험사 직원을 질타하며 한 말이다. 암으로 고통받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에게 암의 직접치료냐, 간접치료냐를 따져가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가슴으로 들으면 이 의원의 비판은 백번이고 만번이고 옳다. 하지만 차가운 머리로 들으면 이 의원의 논리엔 빠진 대목이 있다. 암에 걸리지 않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다른 수많은 암보험 가입자들에 대한 고려다. 보험사는 사람들이 암에 걸릴 확률과 암 치료시 드는 비용을 과거 통계로 추산해 보험료를 책정한다. 약관은 소비자가 낸 보험료로 보상이 되는 비용을 설명해놓은 것이다.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금을 지급할지, 말지 심사하는 것도 보험료에 반영된 질병 치료나 손실 복구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보험료에 반영되지 않은 치료나 복구 비용이라고 판단하면 보험사는
어른들은 소년에게 글러브를 끼라고 말한다.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란다. 혹시나 얻어맞을지도 모르니 마우스피스도 필수다. 하지만 소년은 트렁크를 입고 사각의 링에 오르기보다는 튀튀(발레 스커트)나 토슈즈에 더 끌린다. 영화나 뮤지컬로 널리 알려진 ‘빌리 엘리어트’의 내용이다. ‘빌리 엘리어트’의 배경은 1980년대 중반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이다. 소년 빌리가 복싱 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접하고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동명의 영화도 인기를 끌었고 뮤지컬로도 세계적으로 약 1100만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성장의 세례를 맛보며 이제는 뒤안길에 머무는 어른들은 실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청년들이 나약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가 널렸는데 그렇지 못 하다고도 한다. 기름때 묻은 굵은 팔뚝과 공장 굴뚝, 모니터를 응시하는 안경 속 시선 등을 연상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쏟아내는 생산라인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