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인사이드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은 중견·중소기업들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이들 기업은 수천번 실패하면서도 혁신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저마다 영화나 드라마같은 사연을 품고 있는 배경이다. 그들의 혁신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본다.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은 중견·중소기업들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이들 기업은 수천번 실패하면서도 혁신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저마다 영화나 드라마같은 사연을 품고 있는 배경이다. 그들의 혁신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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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방문한 충남 아산시 삼성로지피아의 제조동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쇳덩이들이 부딪히는 소리와 안전 경고음에 압도되는 사이 5미터가 족히 넘는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조물은 용접과 부품 조립을 마친 '모듈형 산업용 리프트'(이하 모듈러 리프트)의 일부로 삼성로지피아의 실적을 책임질 혁신 '게임 체인저'다. 삼성로지피아는 2004년 삼성물류시스템으로 출발해 2011년 현재 법인을 설립한 물류장비 전문기업이다. 지게차 렌탈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오다가 최근에는 리프트·스태커 등 산업설비를 현장 맞춤형으로 설계·제작·설치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현대·LG·한화·롯데·농협·SK 등 1만3000여개 기업과 거래한다. 삼성로지피아가 2024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모듈러 리프트는 공사 현장에서 화물을 위아래로 옮기는 산업용 승강기다. 기존 용접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동안은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용접을 반복하며 처음부터 승강기를 세워 올리는 방식을 썼다. 모듈러 리프트는 공장에서 구조체를 제작해 도장과 검수까지 마치고 현장에서는 조립·설치만 한다.
지난 6일 오전, 경기 고양에 있는 4000㎡ 규모의 '더채움' 공장의 내포장실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향이 강하게 풍겼다. 피칸과 땅콩, 크랜베리, 피스타치오, 블루베리 등 5가지 견과류가 섞여 25g이 되고 더채움의 대표 제품 '하루한줌 E25g 견과'가 탄생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현장은 더채움이 메인비즈협회의 경영혁신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공개됐다. 1998년 '부림농수산'으로 출발한 더채움은 세계 최초로 하루한줌 견과를 개발한 견과류 전문 기업이다. 권영기 더채움 대표는 1970~1980년대 땅콩 같은 견과류를 큰 봉투에 담아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견과류의 하루 적정 섭취량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1984년부터 견과류 업계에서 일해온 권 대표는 '왜 좋은 견과를 기름에 튀기고 소금으로 덮는가'란 의문을 품고 창업을 했다. 그는 "견과류 회사에 취직했는데 아몬드에 기름을 붓고 소금을 뿌리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며 "견과류의 45~99%가 불포화 지방인데 이걸 또 기름에 튀기
"안녕하세요! 오늘 오전, 컨디션 다들 어떠신가요?" 방송 시작을 알리는 '큐' 소리에 이어 여성의 낭랑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가 한 스튜디오에서 울려퍼졌다. 지난 28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커머스 전문기업 유니토아의 스튜디오에선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시작됐다. 스튜디오 안엔 각종 방송 장비들과 환한 각양각색의 조명들이 가득했다. 이날 판매 상품은 하기스 기저귀였다. 여성 호스트는 노련하지만 환한 표정으로 기저귀 제품 설명을 했다. 이 공간은 이커머스 전문 기업 유니토아만의 차별화된 노하우와 핵심 역량이 담긴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다. 2004년 설립된 유니토아는 이커머스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유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주요 브랜드의 판매 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 운영 대행을 맡고 있다. 유니토아는 지난해부터 삼성동에 100평 규모의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를 오픈, 테마 별 스튜디오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유니토아는 2021년 라이브팀을
"이런 장비는 전 세계에서 우리만 만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테크에듀'의 표준이 되겠습니다."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만난 김창일 아이지(IEG) 대표는 "'K테크에듀'를 확산시키는게 궁극적인 목표"며 이같이 말했다. '테크에듀'란 반도체·스마트팩토리 등 주요 제조설비에 대한 맞춤형 교육 장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 제조하는 분야로 교육과 현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2009년에 설립된 아이지는 스마트팩토리 기반 직업훈련 교육장비 분야에선 국내 점유율 1위 업체다. 2013년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인 '이노비즈 확인'을 받았다. 국내 대표 기술신용평가기관 나이스디앤비로부터도 '기술평가 T-2등급'을 획득했다. 이날 아이지 본사 3층에 들어서자 VR(가상현실) 고글을 낀 한 직원이 기계 앞에 서서 허공에 손을 뻗고 있었다. 옆에 놓인 모니터를 살펴보니 그는 관련 공정을 구현해놓은 가상공간 속에서 장비를 작동시키는 중이었다. 이는 공정의 흐름과 현장 실무를
"전 세계 방수 기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합니다." 지난 22일 경기 여주 공장에서 만난 이종용 리뉴시스템 대표(사진)는 "누수는 불편함을 넘어선 재난"이라며 대표 제품인 방수재 '터보씰(Turbo Seal)'을 이같이 소개했다. 실제로 터보씰은 고점착 비경화형 방수재로 리뉴시스템이 기존 방수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했다. 경화로 인해 굳는 기존 방수재와 달리 영구적으로 굳지 않고 겔 상태를 유지해 균열과 누수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이날 800평 규모 부지의 공장에 들어서니 터보씰이 한창 생산 중이었다. 완제품 검은색 터보씰은 종이 상자에 담겨 일렬로 이동했다. 이 터보씰 1통의 무게는 20kg으로 3평을 시공할 수 있는 분량이다. 여주 공장에선 연간 30만평을 작업할 수 있는 터보씰이 나온다. 1999년 설립된 리뉴시스템은 첨단 방수 신소재 제조업체다. 이날 찾은 공장 곳곳엔 '마른 수건도 다시 쥐어짜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누수는 재난, 방수는 안전'이란 리
#경북 포항에서 제철산업이 성장하던 1975년. 포항제철(현 포스코) 인근에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한 곳이 설립됐다. 철강산업과 태동을 함께 한 이 업체는 석유화학·반도체 등으로 연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1999년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이어 2005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도 초고순도 질소와 같은 가스를 공급하는 등 사세는 계속 커졌다. 최근엔 삼성전자 평택공장까지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50년만에 매출 8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이 됐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어퍼스트 얘기다. 에어퍼스트의 전신은 독일계 린데그룹의 한국법인인 린데코리아다. 2019년 국내 유명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린데코리아를 인수해 이름을 바꿨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에어퍼스트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양한용 대표는 "에어퍼스트의 성장은 대한민국 산업발전과 함께 이뤄졌다"고 운을 뗀 뒤 "최근엔 이차전지와 같은 차세대 산업과 희귀 가스 영역까지 사업
디지털 엑스레이 전문기업 젬스헬스케어(이하 젬스)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2025 CES'에서 모기업 포스콤과 함께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초경량·초소형 휴대용 엑스레이 'XLITE'(출품명 'AirRay-Mini')를 개발한 덕분이다. 엑스레이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투시 촬영장치와 이동형 엑스레이 등 고품질 영상진단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두 상을 한꺼번에 받은 건 이 업체가 처음이다. 해외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현재 100여명의 직원들이 60여개국으로 각종 엑스레이 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67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해 '제61회 무역의날' 행사에서 수출 500만불탑 상도 거머쥐웠다.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 위치한 젬스 본사에서 만난 박종래 의장(사진)은 "크기가 작은 덴탈 엑스레이부터 포터블 엑스레이와 모바일·일반·산업
한 중소기업이 바닥 두께는 그대로인데 어떤 유형의 소음이든 차단하는 '공식'을 찾아내니 종합 건설자재 대기업(KCC)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지난달 21일에 만난 김상열 지오웨이 대표(사진)는 이같은 층간소음 차단구조(SGO-V4)가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지어지는 래미안 2차 아파트 550 세대에 적용된다고 소개했다. 무거운 물체가 '쿵' 떨어지는 중량 충격음, 가벼운 물체가 반복적으로 내는 경량 충격음 모두 교회나 공원, 시골만큼 조용한 37dB(데시벨) 이하로 줄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소음 유형별 차단 시험에서 전부 1등급을 받은 바닥 설계다. 층간소음은 바닥을 한없이 두껍게 지으면 막을 수 있다. SGO-V4는 바닥 두께를 유지하고 소음은 줄여 '혁신 설계'로 인정받았다. 개발에 각별한 비결은 없었다. 지오웨이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 대표는 "바닥설계를 시공해보고, 소음을 측정하고, 다시 뜯어내고를 3년 동안 되풀이했다"고 회고했다. 소음을 막는 소재는 여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