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현장 소식과 심층적인 국제 이슈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글로벌 시각을 넓혀주는 코너입니다. 최신 국제 뉴스, 현지 취재 리포트,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이 세계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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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있었다. 미국 공립 초등학교 정문에서 불과 30미터 떨어진 곳에 총기상점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전직 특수부대 참전용사들이 운영하는 한 총기상점이 인근 도시에서 옮겨온 것인데, 지역 주민들은 상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분노를 표했다. 주민들은 "총기상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문제는 상점의 위치"라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지역 경찰서장이 직접 총기상점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했다. 결론은 '문제 없음'이었다. 시 경찰당국도 이 총기상점이 이곳에 문을 연 사실은 미처 몰랐지만, 연방 및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주 경찰의 승인을 받아 문을 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미국은 '총기의 나라'다. 미 수정헌법 2조는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들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국 초기 독립전쟁 등을 겪으면서 미국인들에게 총기 소지는 역사와 전통을 통한 문화가 됐다. CNN이 스
지난 7월 중국 정부는 학업과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쌍감'(雙減)' 정책을 발표하며 사교육을 금지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시진핑 국가주석은 '사회주의의 본질적 요구'라며 공동부유를 띄웠다. 한쪽에서는 대기업 규제를 통해 부의 편중을 막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줌으로서 중산층과 그 이하 계층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이 조치 이후 부유층 일부에서 명문대 졸업생들을 입주 가사도우미로 포장해 1대1 과외를 시키는 편법을 고안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대다수 인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교육 평등을 통해 계층간 사다리가 복원될 거라는 기대에서다. 중국 정부가 단순히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자고 사교육 시장을 해체한 건 아니다. 핵심은 저출산 문제 해결이다. 사교육비가 출산을 방해하다고 본 건데 이는 매우 보편타당한 견해에서 비롯됐다. 경제학자 게리 베커의 자녀 수요에 대한 경제모형 이론에 따르면 부모가 몇 명의 자녀를 낳을지 결정할 때 자녀가 우수한 역량을 갖
이달 1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을 통틀어 '시중쉰(習仲勳, 1913~2002)의 가풍'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시중쉰은 전 국무원 부총리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친이다. 기사가 게재된 날은 시 전 부총리의 생일이었다. 시 주석 가문의 가풍을 본받자는 내용이었다. 공산당 8대 원로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 시중쉰 전 부총리 삶은 그 자체로 중국 현대사의 축소판이다. 그의 나이 15살 때이던 1928년 3월12일 쑨원 서거 3주기 기념 집회에 참가했다가 투옥되고 옥중에서 공산당에 가입했다. 1930년에는 서북군에 입대, 공산당조직공작 활동을 전개했다. 시중쉰은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마오쩌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다. 2차 국공내전이 시작된 1946년 7월부터 11월까지 마오쩌둥은 시중쉰에게 모두 9차례 친필 군사 작전 편지를 보냈다. 신중국 선포 2개월 후인 1949년 12월 마부팡 추종세력들이 샹첸과 반란을 일으켰을 때 시중신이 단지 군대만 동원했을 뿐 싸우
"잠시만... 이게 지난주엔 8달러였는데 왜 11달러가 됐지?" 얼마 전 방문한 대형마트의 계산대에서 직원이 뭔가 이상하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장바구니에 담은 식료품의 가격을 다시 찍어보고는 고개를 젓는다. 그리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가격이 다 오르는 것 같네" 미국 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상당하다. 매일 지나는 길 옆 주유소에 붙은 휘발유 가격만 봐도 알 수 있다. 구인난도 심하다. 어디를 가든지 상점 앞에는 '직원 구함'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이 많다. 식당은 일손이 부족해 주인이 혼자 1인3역(서빙, 조리, 계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재 미국 현지에 대형 공장을 건설 중인 한국 대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생산 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못 구해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인난 속에서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한달 동안 미국 내 시간당 평균 임금은 0.6%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상승한 것
"뉴욕에 BTS가 왔다고 하던데 왜 온 거야? 혹시 공연이라도 하는 거니?" 미국인 동네 이웃이 BTS에 대해 물었다. 솔직히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서울', '김치', '불고기' 정도인 사람이 BTS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미국에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사람도 BTS가 한국의 뮤지션인 것을 안다. 미국 현지의 팬들은 BTS의 이번 뉴욕 방문에 열광했다. BTS는 이번 유엔총회에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미국에 왔다. 구체적 일정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열성적인 팬들은 공항에 나가 입국장을 지켰다. 뉴욕시는 올해 '아시안 증오범죄'로 시끄러웠다. 뉴욕시경(NYPD)가 이달 초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말까지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5% 증가했다. 이런 갈등의 장소에 한국의 BTS가 와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사실 자체가 '힐링'이다. 유엔총회
1984년 10월, 제12기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은 "효율이 공평에 우선한다"고 말했다. 분배를 하더라도 국가적 부(富)부터 우선 쌓자는 '선부론(先富論)'의 요체다. 이후 중국은 동부 연안지역과 제조업 중심 성장에 몰입했다. 지역간, 계층간, 도농간 발전 속도와 소득격차 확대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가계보다는 정부와 기업으로 성장 과실이 몰렸다. 기업에 산업용 토지와 에너지를 싸게 제공하고 임금상승은 억제했다. 국유기업들에 돈이 쌓이고 쌓였다. 조력자로서 금융은 제역할을 다했다. 예대금리 규제로 가계로부터 헐값에 자금을 조달(예·적금)하고 싼값에 기업에 돈을 뿌렸다. 국유기업들은 독과점적 지위를 깔고 앉아 떵떵거렸다. 이들에게 지대추구는 일상이었다. 시골 청년들이 그나마 돈 좀 벌겠다고 도시로 오려 해도 길목이 막혔다. 농민의 도시 이동을 후코우(戶口)라는 '합법적' 수단으로 차단했다. 그래도 인민들은 별 불만이 없었다. 적어도 마오쩌둥 시대보다는 나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 40
최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의 헤드라인 뉴스는 단연 '탈레반'이다. 미국은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부었고 이 과정에서 미군 2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랜 시간에 걸친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결국 '헛수고'가 됐다는 현실에 미국인들은 허탈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의 결정에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혼란과 희생이 불가피함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 단호하게 '단절'해야 할 시간이 왔다는 것이다.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돌아선 바이든 대통령의 뒷모습은 왠지 힘겨워 보였다. 미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을 '손절'해야 했을까. 아무리 물심양면 지원해도 이곳에선 답이 안 나온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저서 '정치적 부족주의'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에게 탈레반은 그저 여자아이들이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세상이 변한 지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한국은 사상 유례없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갔다. 한국을 떠날 때 이런 날이 올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올해 1월 말 뉴욕 JFK공항을 통해 미국 땅을 밟았다. 공항 입국장은 텅 비어있었고, 모두 코로나19의 공포에 떨고 있었다. 아무도 만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거의 반년이 지났다. 7월 첫째 주 평일 오후 2시, 늦은 점심식사를 위해 뉴저지주의 한 식당에 갔다. 만석이어서 대기표를 받았고 40분을 기다린 후에야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뉴욕 맨해튼 지역의 인기 식당들은 이미 예약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식당들은 아예 예약을 받지 않아, 건물 밖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만들어진다.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해리포터 스토어'가 브로드웨이에 문을 열었는데, 평일에도 3~4시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붐빈다. 텅 비었던 맨해튼의 거리는 이제 행인들로 가득하다. 마스크를
'WE ARE HIRING' (직원 구합니다) 미국 경제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안내문이 여기 저기 보인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에 힘입어 경제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5월 비농업 분야 신규 채용이 한달 동안 55만9000명 늘어나면서 미국의 실업률은 전달대비 0.3%포인트 떨어진 5.8%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과 업주들은 새로운 근로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노동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은 오른다. 최근의 임금 상승 움직임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자연스러운 결과다. 맥도날드, 아마존, 월마트 등 미국 대기업들은 최근 임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관대한 실업급여도 이같은 임금 인상에 영향을 줬다. 최근 만난 한 경영인은 "굳이 일을 안 해도 실업급여를 받아 (일을 했을 때와) 비슷한 수입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사람들을 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