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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국민·야당과의 소통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아야 할 2기 총리로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완구 후보에게서 연상되는 단어 두가지가 있다. '제2롯데월드'와 '일제 검문검색' 이다. 충청남도 지사 시절, 이완구 지사에게는 대기업 투자유치가 절실했다. 딱히 내세울 만한 레저 관광단지가 없는 충청권으로서는 '백제문화'의 발원지 부여에 복합 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은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대표적인 레저 그룹 롯데에게 열심히 구애를 했지만, 좀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백제문화'의 전통을 되살리고 충청권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뜻이야 좋지만, 민간 기업이 '공익'이라는 명분만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리조트 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룹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오너인 신격호 회장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도지사라고 하지만 '구순'을 앞둔 그룹 총수를 만나기는 쉽지
지난 15일 기자의 이메일에 흥미로운 자료가 도착했다. 위스콘신대학 한국 총동문회 신년회 개최 관련 보도자료였다. 발신자는 위스콘신대학 출신 여당의 한 의원실이었다. 주요 내용은 총동문회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바뀐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고위 공직자들의 학맥이 중요한 관심사이긴 하지만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요란하게 이취임식까지 한다고 알리는 보도자료가 신선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총동문회는 야당의 유력정치인과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가 자랑스런 위스콘신 동문상을 수상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한국에서 학연과 지연은 인사에서 중요한 연결고리다. 오죽하면 매번 인사 때마다 지역 안배를 이야기하고 특정 대학의 독식 문제를 지적한다. 인사가 끝나면 인사권자든 관련자든 학연과 지연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해 설명하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부에서는 장관들이 총문회장을 겸임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산업재해와 관련해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는 게 있다.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인 하인리히가 산업재해를 분석한 결과 1명의 중상자가 발생하려면 29명의 경상자와 300명의 부상 관련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 내용의 골자다. 전조가 포착됐을 때 제대로 관리하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상점의 깨진 유리창이 도시의 황폐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나 유비무환을 강조한 속담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막는다'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에는 일찌감치 전조가 있었다. 지난 여름 통증을 호소하는 한 아이의 엄마가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일이 있고, 원장은 해당 교사에게 아이를 살살 다루라고 지시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배뇨장애가 생기기도 했고,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일파만파로 커진 대한항공 땅콩회항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한항
"엄마, 저 사람들 누구야? 왜 난리를 쳐?"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어린이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현장방문을 앞두고 어린이집 입구와 현관 복도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계기로 기획된 야당의 현장 방문이었다. 취재진과 국회 관계자들이 벗어놓은 신발로 현관이 어지러웠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다"며 불안해했다. "거긴 들어가면 안돼요. 차 좀 빼주세요. 삼각대 좀 치워주세요, 아이 신발을 넣어야 해요…." 어린이집에 들어오려던 아이들은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 겁을 먹고 멈칫거렸다. 들어오지 못하고서 가만히 취재진을 바라보는 아이, 엄마를 찾는 아이가 생겼다. 예민해진 부모들이 쏘아붙였다. "사전에 얘기도 없이, 아이들이 놀라잖아요." "국회의원들이 왜 오셔서 이렇게 행동하는지…." "설마 저분들이 아이들 공간에 들어가진 않는거죠?" 기자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10시30분이 되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비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차기 지도부를 뽑는 2·8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전국순회 합동연설회에 첫 모습을 나타냈다. 야권 성지인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다. 안 전 공동대표는 18일 전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화순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는 장하성 교수와의 간담회와 지역 연탄 봉사활동 등의 일정이 겹쳐서 (합동연설회에) 못 오다가 이번에 처음 시간이 맞아 시도당대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문병호 후보와 함께 이 자리에 왔다. 안 전 공동대표는 "문병호 의원은 제가 공동대표 시절 어려운 비서실장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신 분"이라며 "그래서 유세도 들어보고, 박수도 쳐주러 왔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최고위원 후보자 문병호 의원을 응원하기 위한 방문인 셈이다. 안 의원은 자신의 행보가 지지 선언으로 비쳐질까 조심스런 모습이었다. 안 전 대표는 거듭 "인간적 도리를 다하러 왔다"며 "(문 후보는
"외길 공직으로 43년을 지냈다. 김영삼정부, 김대중정부, 그리고 이명박정부 초기까지 공직에서 일한 경험으로 제가 드릴 말씀은…" 16일 국회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첫 국정자문회의. 김진표 의장의 발언 요청에 머뭇거리던 원로인사들은,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의 '쓴소리'를 시작으로 그간 쌓아둔 말들을 쏟아냈다. 전 전 장관은, 김 의장이 '혈죽(血竹)'이라고 소개하며 발언을 요청하자 작심발언을 했다. 야당이 진영논리에 빠져있고, 정책도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정당이라는 질책이었다. 그러나 '쓴 소리'를 넘어 실효성 있는 대안은 내놓지 못했다. 첫 회의라는 점을 감안해도, "43년 공직생활 경험"을 거듭 강조하고, 과거 자신의 경험 일부가 "신문 사설에 실릴만큼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다"고 말하는 등의 대목은 '내가 왕년에~'로 시작되는 훈계를 떠올리게 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원로들도 비슷했다. 한 인사는 "싸가지없는 정당"이라고 야당을 몰아세웠지만, 종국에는 "국민을 위해야
"처음 들었을 때는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후 과정을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김무성 대표 수첩' 사건의 한 가운데 있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한 얘기다.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해 12월18일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문건 유출 배후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월6일 김 대표에게 알렸다. 19일 만이다. 김 대표에게 왜 그렇게 늦게 알렸느냐는 질문에 이 전 비대위원은 "처음 들었을 때는 허무맹랑하다 생각했는데, 이후 진행 과정을 보니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수준이 아니라 (김 대표를) 슬금슬금 골탕 먹이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연초에 김 대표에게 '음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음 행정관 발언이) 완전히 신빙성 없으면 얘기 들을 가치가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국정농단이라고 생각했다"며 음 전 행정관을 겨냥했다. 이 전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취재진에 의해 포착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수첩속 메모 내용이다. 이 메모는 김 대표가 '청와대 문건파동' 배후가 본인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말한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을 전해 듣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모는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당청간 당내 계파갈등이 급속도로 고개를 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아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차기권력을 놓고 '친박'대 '비박' 갈등이 본격화됐다. '여전히 파워가 건재한 박 대통령과 이를 보필하려는 당내 친박계' 대 '구 권력을 딛고 새 권력으로 올라서려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새누리당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에 의한 친박계 공천학살, 그리고 살아 돌아온 친박계의 당내 장악. 이어진 19대 총선 '보복공천'이라는 극한의 갈등 역사로
12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연두 기자회견은 '예상대로' 그리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1년전 박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출입기자들과 미리 조율된 질문과 답변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 질문도 제대로 못하는 기자들'이라는 비판을 호되게 당했다. 이번에는 질문 내용과 순서를 일체 건네지 않기로 했다고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들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보안'이 지켜지리라고 생각은 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10시부터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는 동안, 다음 질문이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돌아다니며 또 다시 '각본 회견'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기자회견 직전이 아니라 이미 그 전날, 오후부터 질문 내용은 사이버 공간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실제로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회견 전날 순번에 따라 질문자를 정했고, 질문내용도 '배분'했다. 이 내용들이 소속 회사들로 정보보고를 통해 알려졌다. 이 정보보고 내용이 돌아다녔거나, 입 싼(손이 가벼운) 기자의 '선심용' 내지는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국회 본회의 처리가 2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여기저기서 ‘장기표류’라며 국회의원들의 무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란 법의 사회적 파장을 염두한 듯 지난 8일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는 어느 때 보다 심각한 논의가 진행됐다. 현장에서 만난 정무위 법안소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법안처리가 미뤄져서 받게 될 비판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법 제정 취지에 후퇴된 내용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회의장을 오가던 일부 의원들은 쉽지 않은 법안인데 국민적 관심이 높고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국회가 법안 처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한다며 불만 섞인 토로도 있었다. 전날만해도 법안처리 여부는 불투명했다. 여야 간사들은 권익위원회가 어떤 안을 가져올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일 오전 법안심사 소위 뿐만 아니라 관련 내용도 일체 비밀에 붙여졌다. 예측하기 힘들었던 법안 처리여부는 오전회의가 끝난 후 달라졌다. 김기식 새
정동영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대선후보까지 지낸 그가 다시 탈당했다. 1월11일. 숫자 1이 세 번 겹친 것도 인상적인데, 정동영의 '1월11일 승부수'는 이번이 세번째다. 시간을 19년 거꾸로 돌린 1996년 1월11일.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가 40대 남성의 손을 잡고 당사 기자실에 들어섰다. DJ가 직접 소개할 만큼 영입에 공을 들인 남자, 정동영이었다. MBC를 그만둔 '인기앵커' 정동영은 그날 입당 기자회견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에 이르기까지 '젊은 피'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 걸로 정평이 났다. 필생의 라이벌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재영입 경쟁도 벌였다. 그런 DJ였지만 영입대상자의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으로 동행한 것은 당시까지는 전례없던 일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기억이다. 그로부터 8년 뒤인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 전당대회가 1월11일이었다.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개최된 전대에서 초대 당의장에 정동영 의원을 선출했다. 참여정부 여권에
"정치권이 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지, 작은 기득권만 내려놓으면 뭐하나."(원희룡) "정치인의 유불리로 오해받을 것 같으면 말하지 말아야 한다."(안희정) 원희룡 제주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새해 벽두에 마주 앉았습니다. 9일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이 주최한 포럼에서 1대1 대담을 나눴습니다. 미래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이들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국가 아젠다부터 세월호 문제, 개헌, 지방자치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대변하듯 여야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정부가 선거에서 내세운 '100% 대한민국'과 경제민주화 등을 집권 핵심세력부터 포기하거나 의지가 약화된 것이 아닌 지 국민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여권에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안 지사는 "(세월호 사고에 대해) 모든 것이 정쟁이었다.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싸움을 방조했거나 방관하고 있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