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FTA 타결 땐 美중심 무역 벗어나"

"EU와 FTA 타결 땐 美중심 무역 벗어나"

박응식 기자
2007.06.04 12:27

[인터뷰]남영숙 외교통상부 통상교섭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EU FTA 협상이 체결될 경우 대미 중심의 무역패턴을 벗어나는 효과가 있어 지역적인 균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한미 FTA보다는 민감한 분야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의 FTA 협상에서 규제분야(지적재산권, 경쟁, 정부조달) 분과를 맡고 있는 남영숙 외교통상부 통상교섭관(46)은 EU측이 오히려 FTA 협상을 서두르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U와의 협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만큼 협상 자체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대경제권과의 협상을 통해 어떻게 우리나라 경제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남 교섭관은 지난번 한미 FTA 협상시 통신분과 협상에서 통신사업자의 기술표준을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미국 측의 요구에 '나를 밟고 가라(over my dead)'며 버텨 정부의 기술표준 정책 권한을 지켜내 권오규 부총리로부터 '최고의 협상가'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EU 이외에도 아세안과 인도를 상대로 FTA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남 교섭관은 "일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중요한 시기에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인 남 교섭관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국제개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이 대학에서 지역협력학 강의를 하다 지난 95~97년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OECD최초의 한국인 정규직원이며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OECD 종신 계약직을 마다하고 귀국해 2003년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거쳐 정보통신부 지역협력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2월 외교부로 자리를 옮겼다.

EU와의 FTA가 한국경제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물었다. "EU는 경제규모면에서는 세계 1위의 지역입니다. 특히 EU 27개국 가운데 동구권은 신흥시장이므로 우리나라 입장에서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유럽 서비스 산업의 국내 진출이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현재 외교통상부 본부에서 근무하는 여성으로서는 최고위직에 해당하는 국장급인 남 교섭관은 진행중인 FTA 협상을 잘 마무리 하고 후배들을 잘 이끄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늘 시대적인 핫이슈를 다루어서 일복이 많은 편"이라고 소개한 남 교섭관은 전공을 살려 장차 개발협력 분야에서 연구 및 정책개발을 하는 것이 꿈이다.

"세계은행 장학금을 받아 스탠포드에서 저개발국의 경제개발을 공부하면서 국제기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 어떤 정책을 펴면 빈곤, 환경 등 글로벌 이슈의 해결에 기여하고 제3세계 국가가 더 잘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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